< -- 40 회: 엘프의 숲으로 -- >
"윤정아! 윤지야! 여기야 여기!!"
윤지와 윤정이가 모습을 드러냈다.
쉽게 말하면 페이가 불렀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
나와 페이를 보자 반갑게 인사하는 아이들..
그나저나 이녀석이 무슨 생각으로 윤지와 윤정이를 부른걸까?
"오티때 윤정이가 쩔을 해주겠다고 했거든요.
마침 형도 윤정이랑 윤지에게 쩔을 받고 있는 입장이라면서요?"
"오티전에 한번 받은적이 있었지."
"그럼 잘됐네요. 윤정이랑 윤지가 쩔해준다고 했으니까 같이 받아요 형"
아무래도 나와 함께 쩔을 받으려고 부른 모양이다.
하지만 할일이 있기 때문에 지금 당장 쩔을 받을순 없는 노릇이었다.
그래서 가볍게 거절의사를 밝혔다.
"에이 다같이 이야기 하면서 육성하면 좋잖아요?"
"오빠가 우리들 한테 미안해 하는것 같은데 그러지 않아도 되요. 그러니까 다같이 캐릭터 키워요."
물론 미안한 감도 없지 않아 있었지만, 지금은 스루나의 퀘스트를 깨는것이 더욱 급해서 계속 사양의 제스쳐를 취했다.
그러자 이유가 뭐냐고 물어온다.
일행들에게 스루나 퀘스트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을 말해주니표정이 참 가관이다.
놀라워서 입을 쩍벌리는 페이녀석과..
그런 퀘스트를 왜하냐면서 다짜고짜 승질을 내는 윤정이다.
"강혁오빠 지금 제정신이에요? "
"오빠 정말로 엘프의 숲으로 가신다고요?"
놀라는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현재 엘프들과 인간들이 치열하게 전쟁을 벌이고 있는만큼, 엘프의 숲으로 간다는건 그야말로 사지로 뛰어드는 겪이다.
그런데 그곳을 혼자서 가겠다고 말하니 어처구니가 없을수밖에..
"지금 엘프와 인간은 한창 전쟁중이에요. 게다가 오빠는 레벨이 낮기 때문에 혼자 가면 틀림없이 죽고 말거라구요"
"녀석들은 궁을 무기로 사용해요.
만약 저격이라도 당하면 어쩌실려고요?"
"스캔을 펼칠수 있는 ㅤㅂㅞㄺ구가 있으니 어떻게든 되겠지 뭐."
"아무리 그래도 ㅤㅂㅞㄺ구의 레벨이 낮기 때문에 구사할수 있는 범위가 얼마 안되잖아요?
궁술의 사정거리는 그것보다 더 길다구요."
인간들이 주로 검술을 구사하는 반면 엘프들은 90퍼센트가 궁술을 구사하고 있다. 특히나 엘프들은 숲을 터전으로 살아가는 존재.
숲에서 매복하고 있다가 저격이라도 당하게 되면 목숨이 위태로워진다.
윤정이는 그점을 걱정하고 있었다.
"퀘스트를 수행하더라도 레벨을 조금더 높히고 나서 하시는게 낫지 않아요?"
"넘버원 최초의 퀘스트라서 빨리 클리어 해보고 싶어.
지금은 그 생각뿐이야."
말투를 보아하니 어떻게 해서든 꼭 깨보겠다는 말투였다.
막말로 지가 하고 싶다는데 하지말라고 윽박지를수도 없는 노릇이라서 윤정이와 윤지는 결국 헨리의 의사를 존중해 주기로 했다.
헨리는 다음을 기약하기로 하고 할란드 마을 중심부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근데 엘프라는 녀석들이 그렇게 세?
그리고 ㅤㅂㅞㄺ구는 또 누군데?"
"아 그건 말야… "
* * *
"수리공구를 싸게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허스틴 아저씨!"
"매번 우리 상점에 와서 수리를 해주는데 이정도는 해줘야지!"
엘프의숲 리프레는 NPC 구성원들이 전부 엘프로 되어있다.
한창 전쟁을 치르고 있는 만큼 인간과 대화도 하지 못할뿐더러 엘프 NPC들에게 물건을 구매조차 하지 못한다.
그렇기 때문에 할란드 마을에서 미리 필요한 물품들을 사가지고 가야만 했다. 다행히 할란드 NPC들과 친밀도를 많이 올려놓은 탓에 제법 싼값에 아이템들을 구매할수 있었다.
"그나저나 엘프의 숲에 간다고?"
"어쩌다보니 그렇게 되었어요."
허스틴이 혀를 끌끌찼다.
"쯔쯔쯔. 어쩌다 그렇게 위험한 퀘스트를 하게 되었누.
부디 몸조심 하고 잘 다녀오도록 해."
"예 아저씨. 그럼 물건 많이 파세요"
물약도 빵빵히 챙겼고,
수리공구도 몇개 사들였으니 이제 여행을 떠나는 일만 남았다.
헨리는 리프레로 이동하기 위해 텔레포터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예? 리프레로는 이동할수 없다고요?
"현재 엘프와 인간은 전쟁을 치르고 있습니다.
엘프영토에 속한곳은 공간이동을 할수 없는 상태이며, 왠만해서는 엘프의 영토로 가지 않는것을 당부 드립니다."
ㅤㅂㅞㄺ구의 레벨이 높았다면 녀석을 타고 이동할수 있겠지만, 아쉽게도 놈의 레벨은 13에 불과하다.
플라이는 커녕 제대로된 마법조차 구사하질 못한다.
"그렇다면 엠틀란트 성으로 이동시켜주세요."
"엠틀란트 성으로 공간이동 하려면 수수료 3500골드가 발생합니다.
괜찮으시겠습니까?"
"예"
"엠틀란트 성으로 이동시켜 드리겠습니다. 즐거운 여행 되세요."
리프레 숲에서 그나마 가장 가까운 영토가 바로 엠틀란트였다.
헨리는 엠틀란트에 도착하자마자 마(馬)상점으로 걸음을 옮겼다.
마차를 타고 엘프의 숲으로 이동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그 일은 시작부터 무척 꼬여버리고 말았으니…
"우리더러 엘프숲까지 마차를 태워달라니!? 당신 정신 나갔소? "
"엘프와 인간은 현재 전쟁중이오! 지금 나더러 같이 죽자고 말할셈이오!?"
"아무리 돈이 중요하다고 한들 목숨이 더 소중한 법이오!
나는 억만금을 준다고 해도 가지 않겠소!"
헨리의 표정이 급격히 어두워졌다.
설마 싶었지만 이토록 단호하게 거절할줄은 꿈에도 몰랐다.
돈을 많이 준다고 해도 안간다고 하니 실로 미칠노릇이었다.
(젠장 이렇게 되면 걸어가는 수밖에 없나?)엠틀란트에서 리프레숲까지 최소 4시간은 이동해야 도착할수 있다.
문제는 그뿐만이 아니다. 관도를 따라 이동한다고 하더라도 몬스터들이 습격해 올수도 있는 노릇이었다.
더욱이 엠틀란트에 분포되어 있는 몬스터의 레벨은 평균이 40이다.
헨리보다 무려 7이나 높은 수치였다.
[주인. 일단 레벨을 좀더 올리고 엘프의 숲에 가는것이 어떻겠나?]
ㅤㅂㅞㄺ구의 말마따나 레벨을 올리고 가면 엘프의 숲까지 안전하게 당도할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헨리는 지금당장 퀘스트를 수행하고 싶은 마음이었다.
넘버원 최초로 수행하는 퀘스트인 만큼빨리 끝을 내고 좋은 아이템을 가지고 싶은 욕심이 그의 마음을 지배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 헨리는 ㅤㅂㅞㄺ구의 조언도 무시하고 길을 나섰다.
믿는 것은 오로지 하나!
자신의 빠른 몸놀림 뿐이었다.
* * *
"지금 어딜 가시려는 겁니까?"
엠틀란트 성을 빠져나갈때 경비병 제이슨이 앞을 가로막으며 물어왔다.
헨리는 별생각없이 엠틀란트 필드에서 사냥을 하러 나간다고 둘러댔다.
"현재 엠틀란트 몬스터들에게 엘프족의 축복이 깃들어 있습니다.
그러니 조심해서 사냥 하도록 하십시오."
엘프족의 축복은 고위급 엘프들이 선공형 몬스터들에게 걸어주는 마법으로 방어력 증가와 생명력 증가 효과를 지니고 있다.
전적으로 플레이어들의 사냥을 방해하기 위해 엘프들이 펼치는 방해공작과도 같았다.
헨리는 별생각없이 바깥으로 빠져나갔다.
지금 중요한건 놈들을 사냥하는것이 아니라 엘프의 숲으로 이동하는 것이다.
녀석들의 방어력이 오르던 생명력이 오르던 헨리에게는 하등 별상관이 없었다.
"크와와!!"
"캬오오오!"
관도를 따라 이동한지 어언 3시간째.
각종 선공형 몬스터들이 눈에 불을켜고 헨리에게 달려들었다.
야행성 버프를 받은 상태라서 녀석들이 더욱더 사납게만 느껴졌다.
(젠장 마차를 타고 이동했더라면 도착하고도 남았을텐데!)현재 헨리는 리프레 숲으로 뛰어가고 있는중이었다.
숨이 턱끝까지 차오르면 그때 간간히 걸어가곤 했다.
3시간동안 뛰고 걷고를 반복하다보니 스탯 [지구력]이 생성되었고, 체력이 무려 +3이나 올랐다.
생성창에 새로운 아이콘들이 생겨나자 부쩍 힘이 생겼다.
[내가 성체가 되었다면 쉽게 날아갈수 있었을텐데… 미안하다. 주인]
"괜찮으니 신경쓰지마."
헨리는 배낭에서 지도를 꺼내들었다.
엠틀란트에서 리프레 숲까지 이제 한시간 정도만 걸어가면 될것 같았다.
"자 가자 ㅤㅂㅞㄺ구야!"
[알겠다 주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