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39 회: 엘프의 숲으로 -- >
"프롤로그 이야기에서 들으셨다시피 그 일로 인하여 엘프와 인간들은 왕래를 끊으면서 매번 전쟁을 치르곤 했답니다.
다행히도 드래곤들이 개입하지 않은 덕분에 양쪽 세력이 호각을 이루고 있지만, 곧 드래곤들이 수면기 상태를 해제하게 되면 인간들과 각 유사종족들은 다시한번 큰 싸움을 벌이게 될것입니다."
"제가 알기론 블랙드래곤 아르키우스는 깨어 있다고 들었습니다만?"
"몇몇 드래곤들은 보초를 서듯이 잠시나마 깨어있는 상태입니다.
인간들이 드래곤들의 레어를 습격할수도 있기 때문이지요.
만약 모든 드래곤들이 수면기를 마치면 그들이 수면기에 들어가게 될겁니다."
"저기 잠깐만요. 한가지 의문이 드는게 있어요."
"말씀해보세요."
"분명히 다른 프롤로그에서는 드래곤들이 인간들에게 드래곤볼을 하사하면서 7개를 전부 모아올때 소원을 들어주겠다고 했어요.
스루나 당신의 말이 맞다면 드래곤들이 왜 인간들에게 이처럼 호의를 베푸는거죠?"
"드래곤들은 인간에게 호의를 베풀기보다는 드래곤볼을 찾는 과정에서 인간들의 상잔을 노리고 있는거랍니다."
"인간들의 상잔?"
"인간들 개개인의 힘은 보잘것 없지만 단합을 하게 되면 엄청난 힘을 발휘할수 있게 되지요. 그 때문에 드래곤 로드 드라이언은 한가지 계책을 구사하기에 이릅니다."
"계책이요?"
"그것이 바로 인간들의 상잔이지요. 로드 드라이언은 인간들의 욕심이 끝이 없다는것을 알고 각각의 드래곤들에게 드래곤볼을 만들게 하여 그것을 일부러 인간세상에 퍼뜨려 놓았습니다.
<7개의 드래곤볼을 전부 모아오면 어떠한 소원 이라도 들어주겠다!> 라는 말과 함께 말이지요. 드래곤들이 거짓말을 할리 없다고 생각한 인간들은 그때부터 눈에 불을켜고 드래곤볼을 모으기에 이릅니다.
그로인해 인간들은 서로 상잔하면서 드래곤볼 쟁탈전을 벌여왔지요.
정확히 7개월전, 오딘은 엄청난 희생을 감수하면서 1성구를 손에 넣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수많은 인간들이 죽었지요.
드라이언은 바로 그것을 노린거랍니다."
레오를 하면서도 전혀 몰랐던 사실이었다.
"하,한가지 더 궁금한게 있어요. 프롤로그를 보니까 드래곤들은 심판의 역할을 한다고 했는데, 어째서 인간들이 위험하다는 겁니까?
오히려 드래곤들이 깨어나면 중재할수 있는 매개체가 생겨나는……"
"프롤로그에도 씌어있다시피 먼저 전쟁을 일으킨 종족에게 벌을 내리게 되어 있습니다. 말그대로 전쟁을 일으킨건 인간들이니 드래곤이 깨어나면 인간들이 벌을 받게 되는거지요."
"그,그렇군요."
"여기에서 헨리님의 힘이 필요합니다."
띵!
[스루나 NPC는 인간과 엘프 사이에서 태어난 하프엘프입니다.
그 때문에 인간과 엘프들의 전쟁을 원하지 않고 있습니다.
지금부터 헨리님께서는 엘프의 숲에 있는 수호성자를 찾아가
스루나의 서신을 전달하십시오.]
퀘스트 난이도: - 급(랜덤)
"이,이걸 나더러 하라고요!?"
이건 도무지 말도 안되는 퀘스트였다. 엘프와 인간들이 전쟁중인데 그곳으로 들어가서 퀘스트를 수행하라니!? 말그대로 죽을곳으로 뛰어들라는 소리와 진배없었다.
헨리는 평소와는 달리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격하게 거부반응을 보였다.
"헨리씨는 절대 죽지 않아요. 그러니 저를 믿으세요."
"아니 이봐요 스루나씨! 어떻게 그렇게 호언장담 하는겁니까!?"
이젠 말투까지 거칠어 지는 헨리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루나는 눈썹하나 까딱하지 않았다.
"바로 헨리씨의 소환수가 드래곤이기 때문이죠."
"에엥? ㅤㅂㅞㄺ구 때문에 제가 안죽는다고요?"
끄덕끄덕.
헨리는 멍하니 ㅤㅂㅞㄺ구를 쳐다보았다. 그의 얼굴에 불신의 빛이 감돌았다.
도무지 이 망할 ㅤㅂㅞㄺ구놈이 무슨 도움을 주기에 엘프숲에서 살아날수 있단 말인가?
"엘프들은 드래곤들을 지극히 숭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헨리님께서 화이트드래곤을 데리고 엘프의 숲에 당도한다면 엘프들은 결코헨리님을 적대하지 않을것입니다."
"저,정말이죠?"
"저는 거짓말을 하지 않으니 믿어주세요."
생긋 웃는걸 보니 거짓말 하는것 같진 않아보였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안한건 사실이었다.
마치 한국의 사신이 되어 북한길에 오르는 느낌이랄까..?
"사실 저는 오래전부터 이 서신을 전해줄 용사님을 찾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1년이 지나도록 단 한분도 자격을 갖추지 못하셨지요.
헨리님에게 처음으로 부탁하는 퀘스트인 만큼, 퀘스트를 클리어만 해주신다면 충분한 보상을 지원해 드리겠습니다."
2천만 넘버원 유저중 처음하는 퀘스트!
언제그랬냐는듯 헨리의 입가에 절로 미소가 그려렸다.
생전 처음하는 퀘스트이니만큼 엄청난 보상이 주어질수도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스루나npc 또한 보상을 빵빵히 해준다고 하질 않는가!?
"만약 엘프족과 인간종족이 화해를 하게 되면 나가족과 드워프족도 쉽게 설득 할수 있을 거에요. 그렇게만 된다면 드래곤의 징벌을 피할수 있게 되는 셈이죠. 헨리님의 어깨에 모든 인간들의 운명이 달려있으니 그점 각골명심하시고 퀘스트를 꼭 수행해 주시길 바랄게요."
다음날 아침.
눈을 떠보니 어느덧 아침 11시다.
새벽 4시에 잠을 청한탓에 조금 늦게 일어나 버렸다.
가볍게 아침겸 점심을 떼운후 PC앞에 앉아 자료조사를 시작했다.
내가 보고 있는 자료들은 대개가 엘프들과 관련된 내용들이었다.
성격은 매우 온순.
하지만 인간들에겐 매우 험악..
최소 레벨이 150이며, 최대 레벨은 맥시멈...
최소 공격력은 500.. 맥시멈은 무려 1만..
헨리의 HP가 1천이 안된다는걸 감안했을때..
최고 약한 엘프에게 맞는다고 해도 2방이면 황천길이었다.
더욱이 놈들은 대개가 궁(弓)을 사용하는 녀석들..
원거리 공격이다.
그에 반해 난 근거리 공격..
마치 18레벨 티모와 1레벨 가렌의 싸움이랄까..?
지랄이로군.
"엘프의 숲이 생각보다 가까운걸?"
지도를 보니 텔레포터의 공간이동을 활용하면 매우 쉽게 갈수 있는곳이 엘프 숲이었다.
이동하는덴 전혀 문제 될게 없었다.
게다가 이동경로도 매우 단조로웠다.
"조심해야 할것은 놈들의 선제공격이다."
전쟁으로 말미암아 중립을 지키던 엘프들이 인간종족에 대해선선공형으로 취급된다.
아까도 말했다시피 제일 약한 엘프에게 맞는다고 해도 난 두방이면 저세상이다.
그렇기 때문에 놈들의 사정거리에서 벗어나 ㅤㅂㅞㄺ구를 보여줘야만 했다.
"형 안녕하세요!"
"강혁이형 왜이렇게 늦게 들어와요?"
"오빠 안녕!"
"오빠 하이요!!"
오티가 끝나고, 가평역에서 대기했을때, 술을 권하던 현수 녀석이 프린트물 한장씩을 건네줬다.
거기에는 오티생들의 넘버원 아이디가 적혀 있었다.
그 때문에 친구등록창에 59개의 아이디가 모조리 등록되어 있는 상태였다내가 접속하자마자 반갑게 인사를 건네는 녀석들.
<형 어디에요?>
편지로 나에게 어디냐고 묻는 페이녀석..
할란드 마을이라고 대답하니 부리나케 할란드 마을로 달려온다.
내옆에 있던 ㅤㅂㅞㄺ구를 유심히 바라보는 페이..
"어? 형 옆에 있는 하얀 녀석은 뭐에요? 설마 소환수??"
고갤 끄덕이자, 페이가 ㅤㅂㅞㄺ구에게 다가가 녀석의 머리를 살짝 쓰다듬었다.
그때였다.
"아악!!"
난데없이 페이의 비명소리가 울려퍼졌다.
ㅤㅂㅞㄺ구가 페이의 손을 콱! 하고 물어버린 탓이었다.
얼마나 세게 물었으면 페이의 손에 ㅤㅂㅞㄺ구의 이빨자국이 선명하게 나타났다.
[건방진 인간이로군. 감히 위대한 드래곤 종족의 머리통을 만지다니!!]
페이는 죽어라 소리치며 데굴데굴 구르고 있는 상황..
보다 못한 헨리가 붕대를 감아 페이를 치료해 주니그제서야 아픔이 덜한듯 페이의 신음소리가 잦아들었다.
치료를 마친 헨리가 ㅤㅂㅞㄺ구를 보며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너 지금 남녀차별하냐? 응?"
윤지가 건드릴때는 좋아라 하더니 페이가 건드리니까대뜸 물어버리는 녀석.. 이녀석도 참 성격이 별난것 같다.
"그리고 임마 니가 개냐? 물긴 왜 물고 지랄이야!"
[난 개가 아니다 주인!]
"하는짓 보면 딱봐도 개구만 무슨.."
[쳇!!]
삐졌는지 마법배낭 속으로 들어가 모습을 감추는 녀석..
그때,
치료를 받고 정신을 차린 페이녀석이 날 보더니, 형 미친 개새끼 어디갔어요! 라고 역정을 낸다.
왜 내 주위에는 이런 애들밖에 없는건지...
"이놈의 개새끼!! 감히 내 손을 물어?
모습을 드러내기만 해봐라!
끓는물에 넣어서 탕을 만들어 버리고 말테다!"
아무래도...소환수에게 물렸다는 사실에 열이 뻗친듯...
평소답지 않게 승질을 바락바락 부리고 있는 페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