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넘버원-38화 (38/378)

< -- 38 회: 엘프의 숲으로 -- >

"7000골드만 주세요~"

"원래 1만 골드 아닌가요?"

소환수의 먹이 [대]는 개당 100원이라서 100개면 1만골드를 지불해야 한다하지만 스루나는 어찌된 영문인지 7000골드만 받았다.

"헨리님은 저희 오빠를 도와주신 은인이세요. 그런만큼 30퍼센트 할인해드리는것이죠. "

NPC와의 친밀도에 따라 아이템의 가격은 천차만별이다.

친밀도가 마이너스가 되면 오히려 가격이 올라간다.

최악의 경우 아이템을 사지 못할수도 있다.

레오로 플레이 했을당시에도 플레이어들에게 물약을 사서 조달한 지강혁이 아니던가? 그렇기 때문에 NPC와의 친밀도는 매우 중요한 요소로 작용되곤 했다. 말을 해도 곱게 해야했고, 특히나 욕설은 절대 금물이었다.

"하하 고맙습니다."

"그런데 헨리씨는 환수를 여러마리 키우시나봐요?"

"네?"

"제가 분명히 소환수의 먹이[대]를 100개 드렸었는데…"

보통 소환수들은 먹이를 거의 30분에 하나씩 먹곤한다.

하지만 어찌된 영문인지 ㅤㅂㅞㄺ구놈은 거의 5분에서 십분마다 하나씩 먹이를 먹어댔다.

헨리는 소환수에서 드래곤이 나왔고, 드래곤의 식성이 다른 소환수들과는 다른것 같다면서 스루나에게 그간의 있었던 일들을 자세히 말해주었다.

드래곤이야기가 나오자 스루나가 믿을수 없다는 표정으로 소리를 빽 질렀다.

"드,드래곤이라고요!?"

"까,깜짝 놀랐네! 왜그렇게 놀라고 그래요?"

덩달아 놀란 헨리였다.

"저,저기 실례지만 그 드래곤을 좀 보여주실수 있으신가요?"

ㅤㅂㅞㄺ구를 보여주는건 아주 간단한 일이여서 헨리는 별다른 망설임없이 ㅤㅂㅞㄺ구를 스루나에게 내밀었다. 녀석은 밥을 못먹어서인지 축늘어져 있었다.

스루나는 자신이 판매하고 있는 최고급 소환수 먹이를 ㅤㅂㅞㄺ구에게 먹였다.

포만감이 차자 ㅤㅂㅞㄺ구가 이내 활달한 성격으로 되돌아왔다.

[꺼윽! 잘먹었다. 이렇게 맛있는 먹이는 처음이었어!]

스루나는 ㅤㅂㅞㄺ구를 요리조리 살펴보았다.

전체적으로 하얀 빛을 감도는 비늘들이 온몸을 뒤덮고 있었고 새하얀 꼬리가 길게 쭉 늘어져 있었다. 양쪽 날개는 형태가 완전하지는 않았지만 드래곤의 그것과 매우 흡사했다.

전체적인 형상을 봤을땐 기다란 하얀 도마뱀같은 느낌이었다.

스루나는 눈앞에 있는 ㅤㅂㅞㄺ구가 화이트드래곤 이라는것을 어렵지 않게 유추해낼수 있었다.

"분명하군요. 이 소환수는 화이트 드래곤이에요 정말 놀랍군요."

레벨 1때만 해도 완전 강아지 처럼 생겼다. 마치 진돗개를 보는듯해서 이름까지 ㅤㅂㅞㄺ구로 짓지 않았던가?

하지만 레벨이 5가 넘어서자 녀석이 본연의 형태로 모습을 바꾸기 시작했다.

지금은 척보기에도 아~ 저녀석이 화이트드래곤이구나.

라고 알아차릴 정도였다.

"헨리님은 정말 운이 좋으신 플레이어세요. 환수에서 드래곤이 나올확률은 거의 천만분의 1에 속하거든요."

"처,천만분의 일요?"

"네. 정말 복을 타고나신거 같아요."

그때였다. 잠자코 있던 ㅤㅂㅞㄺ구가 한동안 스루나를 살펴보더니

헨리에게 말을 걸어왔다

[조금 의외다 주인.]

"응? 뭐가?"

[나한테 먹이를 준 스루나라는 녀석은 엘프 NPC다.

스토리텔링 설정상 엘프는 절대로 인간과 공존할수 없다고 입력되어있다.

그런데 엘프가 어떻게 인간의 영토에 있는건지 이해할수가 없다.]

"엘프가 인간의 영토에 있는게 뭐가 어째서?"

ㅤㅂㅞㄺ구가 한심하다는 눈초리로 헨리를 쳐다보았다.

주인이 멍청해도 저렇게 멍청할줄은 꿈에도 몰랐다

"눈초리를 보니 날 깔보는거 같다?"

[그것보다 주인에게 묻고싶은것이 있다.]

"뭔데?"

[혹시 주인은 넘버원의 스토리텔링을 잘 알고 있나?]

"자세히는 모르지만 어느정도는 알고 있어.

플레이어들 끼리 서로 1인자가 되기위해 치열한 혈투를 벌인다.

뭐 이런 의미아냐?"

[그게 전부인가?]

"내가 아는 한도내에서는 이게 전부지. 그런데 왜?"

[넘버원의 스토리텔링에 대해서 말하자면 먼저 넘버원의 프롤로그 역사를 알아야 한다. 간략히 설명하자면…]

ㅤㅂㅞㄺ구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이었다.

스루나가 헨리의 옷깃을 잡아당겼다.

[엘프가 주인에게 뭔가 할말이 있는 모양이다. 나는 듣고 있을테니 한번대화를 나눠보는게 좋을것 같다 주인.]

"그럴 생각이었어 임마"

[칫]

헨리는 ㅤㅂㅞㄺ구를 잠시 옆에 세워두고 스루나를 쳐다보았다.

스루나는 그제서야 입을 열었다.

"환수와 얘기를 나누셨나봐요?"

"녀석이 말이 좀 많거든요. 그나저나 무슨용무로?"

"실은 헨리님. 아니 헨리님이 기르고 있는 화이트드래곤의 힘이 좀 필요해서요. 저기…실례가 되지않는다면 제 이야기를 조금 들어주시겠어요?"

[스루나의 이야기를 듣게 되면 퀘스트가 수행됩니다.]

[퀘스트를 수행하시겠습니까?]

헨리는 살짝 고민했다.

사실 헨리가 이곳에 온 이유는 ㅤㅂㅞㄺ구와 함께 물약을 조달하고 연계퀘스트를 진행하기 위해서였다.

넘버원의 특성상 각 플레이어마다 연계퀘스트를 진행할수가 있는데 연계퀘스트를 완료하게 되면 명성치와 더불어 특수능력치, 그리고 보너스 스탯과 질좋은 아이템을 공짜로 얻을수 있다.

그래서 모든 플레이어들은 레벨이 25가 되는 시점에서부터 연계퀘스트를 시작하곤 한다.

헨리 또한 그들처럼 연계퀘스트를 하려고 했지만 리나의 쩔과, 소환수 ㅤㅂㅞㄺ구의 출현등이 이어져 그때마다 번번히 퀘스트 타이밍을 놓쳐버리고 말았다.

지금도 마찬가지였다.

척보기에도 스루나가 자신에게 퀘스트를 주려는 모양새다.

만약 이퀘스트를 허락한다면 연계퀘스트는 또다시 지연될수 밖에 없었다.

(일단 이걸 먼저 해볼까?)

생각끝에 헨리는 스루나 NPC의 퀘스트를 먼저 깨기로 마음 먹었다.

무엇보다 연계퀘스트는 언제든 클리어 할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에 나중에 시작하면 된다.

"한번 이야기를 들어 보겠습니다."

헨리가 허락하자 장황한 프롤로그 컨텐츠가 나타났다.

프롤로그

[인간들이 살아가는 세상 넘버원은 창조(創造)의 신 벨제부로가 만들어낸 세상이다. 벨제부로는 넘버원 세상 뿐만 아니라 여러 유사인종들을 탄생시켰다. 숲의 종족 [엘프]를 시발점으로, 물의 종족 [나가], 무기를 만들고 손재주가 뛰어난 종족 [드워프], 그리고 단합심과 지능이 뛰어난 [인간]. 마지막으로 각종 몬스터들까지.

모든것을 창조해낸 벨제부로는 마지막으로 인간계를 조율할수 있는

[드래곤] 이라는 강력한 몬스터를 창조해낸후, 드래곤에게 막대한 힘을 불어넣어주었다. 그 막대한 힘이란 바로 마법을 일컬었다.

마법이란 드래곤의 권능이자 힘을 뜻하는 것으로, 드래곤들은 분쟁의 씨앗이 될만한 종족들을 발견하면 마치 재판장인마냥 그들에게 스스럼없이 벌을 내렸다.

[벨제부로님의 명을 받들어 너희들을 벌하겠노라]

드래곤이라는 강력한 생명체 앞에서 각 종족들은 하나같이 허리를 굽힐수 밖에 없었다. 그들이 곧 벨제부로이자, 벨제부로가 곧 그들이었기 때문이었다.

벨제부로는 드래곤들에게 마법이라는 권능(힘)을 하사한것과 마찬가지로 여러 유사인종들에게도 힘을 부여했다. 뿐만아니라 몬스터들에게도 각각의 능력을 하사했다. 중형몬스터의 대표격인 트롤에겐 어마어마한 재생력을, 오우거에겐 강인한 체력과 엄청난 힘을, 오크에게는 절대로 굴하지 않는 투지를 선물한 것이다.

능력을 하사받은것은 인간들도 마찬가지였다. 인간들이 하사받은 능력은 수십,아니 수백가지에 달했다. 물론 능력을 사용할수 있는 이들은 극소수에 불과했다. 벨제부로의 능력을 모든인간들이 전수 받는다면 자연의 이치를 파괴할 공산이 컸기 때문에 극소수의 선택받은 인간들에게만 능력을 하사한 것이다.

벨제부로가 모든 종족들에게 능력을 하사한 이유는 넘버원 세상에 살고 있는 자신의 매개체들이 서로 공존하면서 사이좋게 지내고, 보다 편리한 삶을 살수 있도록 배려하기 위해서였다.

종족들은 한동안 아무런 불화 없이 넘버원 세상 곳곳으로 퍼져나간뒤 나름대로의 삶을 영위하게 되었다.

그렇게…어느덧 천년이라는 시간이 훌쩍 지나가버렸다.

고대의 인간들은 자신들을 창조해낸 벨제부로를 마음속 깊히 숭상하며 성배해왔다. 인간들 뿐만 아니라 다른 여타의 유사인종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은 벨제부로가 의도한대로 서로 공존하며 오랫동안 평화롭게 살아갔다.

각 종족 간에 아무런 다툼과 불화없이 조화롭게 살아간 것이다.

그러나 천년의 세월이 흐르자 종족간에 분쟁의 씨앗이 싹트기 시작했다.

천년의 세월동안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버린 개체수 문제 때문이었다.

자고로 적은 공간에서 여러명이 공존하며 살순 없는법. 개체수가 많으면 지배하는 영토가 넓어야만 했다.

각종족들은 서로의 안위와 종족간의 이익을 위하여 영토싸움을 개시했다.

벨제부로가 하사한 각종 능력들을 총동원하여 전쟁을 치르는 것이다.

서로 공존하면서 사이좋게 지내고, 보다 편리한 삶을 살수 있도록 배려하기 위해 능력을 하사한것이 이같은 화를 부르고야 말았다. 벨제부로의 바람이 작금에 깨어지고 만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인간계의 분쟁을 조율하는 드래곤은 수면기에 접어든 상태였다. 천년의 세월동안 종족들을 다스리며 힘을 많이 소진한터라 마력을 보충하기 위해선 어쩔수 없는 선택이었다.

종족간의 분쟁을 조율하는 드래곤이 모두 잠들자 각 종족들은 거칠게 없어졌다. 영토를 점령하려면 지금이 최적기였다.

분쟁의 시발점은 역시나 인간들이었다. 지능이 뛰어난 종족 답게 그들은 간사하게도 여러종족들의 영토를 야금야금 정벌해 나갔다. 오크와 오우거를 비롯해 각종 몬스터들은 인간들의 야비한 계략에 속아 넘어가 후퇴에 후퇴를 거듭했다. 힘으로는 인간들을 압도 했지만 지능 차이가 너무도 지대한탓에 속수무책으로 밀리고 만것이다.

영토전쟁은 결국 인간들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그로인해 몬스터들은 음지나, 각종 산악지역으로 모습을 감추기에 이르렀다. 인간들은 거기에서 그치지 않고, 이번에는 엘프족과 나가족, 그리고 드워프족을 습격했다.

이참에 넘버원 세상의 모든 영토들을 자신들의 발밑에 두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세 종족은 인간들이 상대했던 몬스터들과는 사뭇 달랐다.

지능면에서도 인간들에게 뒤쳐지지 않았고 무엇보다 개개인의 능력들이 인간들보다 월등히 뛰어났다. 더욱이 세 종족이 힘을 합쳐 대항하니 인간으로서는 도무지 감당하기가 어려웠다. 결국 인간들은 세종족에게 크나큰 보상과 더불어 화합요청 사신을 보냈다. 이대로 간다면 종족의 보전을 장담키가 어려웠기 때문이었다.

"감히 우리들을 습격한것도 모자라, 이젠 전세가 불리해지니 화합을 요청하는군. 역시 인간들은 매우 간악한 존재다!

이참에 반드시 인간들의 씨를 말리고 말것이다!"

나가족의 수호성자 [젤나가]는 가당치도 않다는듯 사신을 쫓아내버렸다.

드워프 족장에게 갔던 사신은 되례 목이 잘려버리고 말았다.

엘프숲으로 발걸음을 옮겼던 사신도 별 수확없이 돌아오고야 말았다.

그는 인간들의 우두머리 베르니카 5세에게 엘프 족장에게 받은 서신을 건네주었다. 서신에는 이렇게 씌여 있었다.

[선제공격을 감행할땐 언제고, 수세에 몰리니 화합을 하자고??

인간들의 간악함은 잘 보았다. 우리 엘프들은 너희들과 공존할 생각이 추호도 없으니 어서 빨리 항복하라!

그렇다면 편히 죽음을 맞이할수 있도록 해주겠다]

베르니카 5세의 얼굴이 참담하게 일그러졌다. 엘프족장의 진노가 서신에 고스란히 배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얼마나 화가났으면 온화한 성격의 엘프들이 저렇게 호전적으로 변했을까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였다.

'엘프들은 온화하다고 들었는데 다소 호전적이군.

하긴.. 이번 정복전쟁으로 말미암아 쌍방의 피해가 워낙 컸으니 화가 날만도 하겠지. 그나저나 큰일이로군.

이렇게 되면 우리 인간종족은 고립된것과 마찬가지이거늘..'

그렇게 전쟁은 계속되었다.

쌍방의 피해는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더욱 커져갔고, 이제는 드래곤들의 수면기가 끝이나는 시점이라 전쟁은 인간들에게 더욱더 불리하게 작용될 것이다.

넘버원의 프롤로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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