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넘버원-31화 (31/378)

< -- 31 회: 오티를 가다 -- >

3조에 처음 발을 디뎠다.

사방을 둘러봐도 남자라는 인간은 오로지 나 하나뿐..

공교롭게도 3조는 5명이 전부 여자였던 것!

(아놔. 페이랑 윤지는 도대체 어딜간거야!!)아무래도 이야기가 길어지는 모양..

쭈뼛쭈뼛 3조 방안으로 들어가서..

미스코리아 마냥 손을 들어 "안녕" 이라고 해주니윤지처럼 빵빵 터지는 여자아이들.

아놔..

"꺄르르르르!"

"푸핫 저 오빠 진짜 웃겨!!"

윤지도 그러더니 왜 내가 인사할때마다 배를 잡고 웃는거지..?

모르겠다.

흠흠..다음에 시간나면 거울보고 인사한번 해봐야것네.

"오빠 윤지랑 페이씨는요!?"

나에게 서스럼없이 오빠라고 하는 그녀.

바로 이윤정.

아마도.. 윤지에게 내 나이를 전해 들은듯 싶었다.

"곧 오지 않을까...요?"

"오빠 스물셋이라고 윤지한테 들었어요그러니까 말 편하게 해요~"

역시 그랬군.

"그럴까...요??"

주위에 있는 여자아이들을 두루두루 쳐다보면서 정말 그래도 되는지 어필하는중!

그랬더니 피식 피식 웃어보이는 아이들.

"하하 그러지 뭐!"

"여자는 찬데 앉으면 몸에 해롭대 그러니까 여기에 앉아."

"아.응 고마워.."

어디서 구해왔는지 담요 하나를 뒤뜰에 깔아주는 페이.

"불러내서 미안해. 방안에 계속 있으면 애들이 자꾸 찾아와서 말야."

현직 아이돌 가수라는걸 입증하듯, 녀석과 친해지기 위해 여자아이들이 적극적으로 1조를 찾아왔다.

벌써 7명이 다녀간 상태..

윤지와 단둘이 방안에 있다간 무슨 오해를 살지 몰랐기에 방안에 있을수가 없어서..

페이는 추운 날씨를 이용해 바깥에 있는 자그마한 뒤뜰에 윤지를 불러냈고, 마음 착한 윤지는 옷을 겹겹이 입고선, 페이와 함께 바깥으로 나가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야기의 내용은 무척이나 간단했다.

사는곳은 어디인지, 어떻게 넘버원 학과에 지원하게 ㅤㄷㅚㅆ는지, 그리고 강혁이 형을 어떻게 알게 되었는지가 전부였다.

윤지는 페이가 질문한 내용에 답변만 할뿐 페이에게 단 하나의 질문조차 하질 않았다.

페이는 내심 약이 올랐다.

다른 여자들은 자신과 단둘이 있으려고 발악을 하는데 눈앞에 있는 윤지라는 여자아이는 전혀 그렇지가 않아서였다.

보통 여자들과는 너무나 다른 윤지였다.

"너 정말 예쁘다. 여자아이돌과 비교해도 전혀 손색이 없어.

아니 오히려 더 예쁜걸?"

여자들은 칭찬에 약한법.

그점을 노려 페이는 윤지에게 잘 보이기 위해 칭찬 세례를 퍼부었다.

다른 여자아이들 같았으면 얼굴을 붉히면서 배시시 웃어주었을 것이다.

하지만 윤지는 다른여자들과는 전혀 다른 스타일이었다.

웃기는 커녕. 대뜸 진지한 표정을 짓더니

"그건 아닌것 같아"

라고 말하질 않는가!?

오히려 뻘쭘해진건 페이였다.

"그,그러니?"

"그런데 할말 다한거야??

"응?"

"미,미안한데, 나 지금 많이 추워서 말야.

그리고 언니랑 오빠가 너를 3조 숙소로 데려오라고 해서 빨리 가봐야해. 기다리는 사람 생각해서라도 빨리 들어가는게 예의가 아닐까 싶어.."

"그,그래?"

"응. 미안해."

"아,아냐. 오히려 내가 더 미안하지.

그럼 빨리 3조 숙소로 가자.

"응."

눈에 흠뻑 젖은 담요를 들고선, 1조 숙소에 내팽개친후.

3조 숙소로 후다닥 걸음을 옮기는 페이였다.

"형 저 왔어요!"

"어 왔냐?"

"우와 페이씨다!!"

"꺄악!!"

내가 숙소에 들어갔을땐 뻘쭘히 앉아 있기만 하던 여편네들이 페이가 오자마자 비명을 지르는중..

이거참 차별대우가 이만저만이 아닌걸!?

"페이씨 여기 앉아요!"

리나씨..아니..윤정이는 아예 대놓고 환영연(?)을 벌이면서 페이의 손을 잡고 자신의 옆자리로 끌어당겼다.

자고로 용기있는 자가 미남(?)을 쟁취하는법.

윤정이의 확고한 태도에 몇몇 여자아이들은 그저 부럽다는 시선만 보내는중..

개중에는 페이에게 사인을 요청하는 아이도...

"오빠 저 왔어요."

"어?"

빈 옆자리에 윤지가 앉았다.

그나저나 얼굴을 보니 표정이 썩 좋지 않다.

고갤 돌려 페이를 쳐다보니, 페이 또한 뭔가 시무룩한 표정.

둘 사이에 무슨일이라도 있었던 건가..?

"그러니까..윤지가 널 싫어한다는 것 같다고??"

"아무래도 그런것 같아요 형."

페이에게 자초지종을 전부 들었다.

뒤뜰에서 이야기한 내용을 비롯해, 윤지에게 들었던 말까지 전부...

"칭찬을 해줘도 무표정이고, 질문은 모조리 제가 다하고.

대답하는것도 그냥 간단하게, 어! 응! 이말만 한다니까요?

나원참! 답답해 미치는줄 알았어요!"

"윤지 성격이 원래 그런게 아닐까?

걔 엄청 소심하고 내성적인 성격이잖아?"

"그건 그런데, 너무 소심하니까 답답한거죠.

다른 여자애들은 제가 말하면 리액션도 잘해주고 저를 엄청 좋아라 해주는데 윤지는 너무 달라요!

아 이런경우는 처음인데 괜히 짜증이 나네요."

"음. 내가 보기에는 너가 생각을 좀 바꿔보는게 좋을거 같아"

"생각을 바꾸라고요??"

"넌 유명한 아이돌이잖아? 아이돌이라는 간판과 너의 실력 때문에 팬이 많은거야. 즉 너를 좋아하는 여자들이 많다는 거지.

이번에는 반대인거 같아. 적어도 내가 볼땐 너가 윤지에게 첫눈에 반해서 좋아하는것 같다는 소리지.

그러니까 팬을 대하듯이 윤지를 대하지 말고, 니가 좋아하는 한 여자를 대하듯 정성스럽게 윤지를 대해봐."

"팬을 대하듯 하지말고 좋아하는 여자를 대하라..."

"핵심은 그거지. 내가 해줄수 있는 말은 그게 전부인것 같아"

"… … "

갑자기 침묵을 지키는 녀석.

뭔가를 골똘히 생각하는 모양..

"형."

"응?"

"윤지가 좋아할만한 뭔가가 없을까요?"

"윤지가 좋아할만한거?"

[꺄하하~ 그만해~ 그만해 ㅤㅂㅞㄺ구야~]

문득 ㅤㅂㅞㄺ구가 태어났을때 잔디밭을 뒹굴며 기분좋게 놀고 있는 윤지가 떠올랐다. 그땐 정말 행복한 미소를 지으면서 ㅤㅂㅞㄺ구랑 놀았었는데..

그러고보니 여자들은 대부분 귀여운 것을 좋아하지않나?

시간이 흐르고...

펜션 강당에 모여 교수님들을 기다리고 있는중.

그나저나 이자식은 도대체 어딜 간거람!?

단짝인 페이는 어딜갔는지 몇시간 전부터 행방불명 상태고..

1조원들은 조마조마한 심정으로 페이가 나타나기만을 기다리고 있는중..

이럴줄 알았으면 미리 폰번호라도 물어볼걸 그랬다.

그순간.

드르르륵!

철컥!

강당의 문이 열림과 동시에 모습을 나타낸 페이.

성큼성큼 내 옆자리로 오더니 엉덩이를 탁! 하고 내려놓는다.

그리고는 뭔가 좋은 일이 있었는지 갑자기 음흉한 미소를 짓더니 손으로 브이짜를 그리기 시작한다..

"뭐 좋은일 있냐?"

"물론이죠 형님 흐흐흐"

"그나저나 40분 내내 어딜 싸돌아 댕긴거야? 너 찾느라 애들이 이 추운날 얼마나 고생한줄 알아?"

"후후 마음을 얻기 위해 40분간 수련에 수련을 거듭했습죠.

아무튼 그점은 죄송합니다."

넌지시 자리에서 일어나

조원들 하나하나에게 미안하다고 인사를 건네는 페이.

그래도 예의범절은 잘 지키는것 같아 다행이었다.

"교수님들보다 빨리 도착해서 망정이지.

다음부턴 혼자 싸돌아 댕기지 말도록 해!

알겠어!?"

"흐흐. 알았어요 형."

드르륵!

철컥!

페이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다시금 강당의 문이 열렸다.

모습을 드러낸 빛나리들.

아니 우리 넘버원 학과 교수 5인방.

이어진것은 지루한 일정보고와

학교에 대한 과정 설명.

그리고 초빙 교수들의 간략한 강의를 지나서 마지막으로 주의사항 전달..

혼자 싸돌아 댕기지 마라.

단체 행동을 해라.

술을 너무 많이 먹지 마라.

잠을 잘땐 꼭 동성친구끼리 자라. 등등!!

아주 기본적인 내용을 무려 5시간동안 풀어대는 5명의 교수님들이다.

"여러분들이 보다 더 친구들과 잘 어울릴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럼 이상입니다!"

"친목도모용 장기자랑은 식사를 마치고 밤 9시부터 이어지니까그때까지 모든 준비를 완료하길 바랍니다."

남아 있는건 고작해야 4시간.

4시간동안 어떻게 장기자랑을 하라는 건지

영 감이 잡히질 않았지만

우리에겐 에이스 페이가 있었다.

아이돌을 내세울수 있기 때문에 애시당초 장기자랑에 대한 부담은 제로에 가까웠다.

하지만 뜻밖의 변수가 발생하고 말았으니...

"뭐라고!? 장기자랑 안할거라고!?"

"무대에서 지겹게 불렀어요.

여기까지 와서 노래를 부르고 싶진 않아요"

녀석을 설득하기 위해서 평소엔 하지 않던 어깨동무를 하고.

놈을 꼬시고 또 꼬셨다.

하지만 아무리 말을 해도 요지부동.

흐흐흐 니가 그렇게 나온다면 나도 다 생각이 있지!!

"흠. 그럼 어쩔수 없지 뭐. 알았어 우리들이 알아서 해볼게."

"미안해요 형. 대신 형이랑 함께 장기자랑 무대에 같이 서줄…"

"윤지가 라이브 잘하는 남자 진짜 진짜 좋아하던데~더불어 운동 잘하는 남자도 좋아하고 말야.

엄청 좋은 기회인데 차버리다니. 뭐 어쩔수…"

턱!

나의 어깨에 대뜸 손을 올리는 페이녀석.

그리고는 정말로 진지한 표정을 지으며 나에게 묻는다.

"레알임?"

"ㅇㅇ"

"하겠음"

"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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