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28 회: 소환수를 얻다 -- >
"네에? 요녀석이 드래곤이라고요?"
예상했던대로 리나와 윤지도 조금 놀란표정이다.
그도그럴것이 눈앞에 있는 ㅤㅂㅞㄺ구가 전혀 드래곤으로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무엇보다 드래곤은 파충류중에서도 도마뱀과 비슷한 이미지다.
하지만 놈은 강아지(개과)와 너무 흡사했다.
"털이 있는것도 조금 신기하네요. 아직 태어난지 얼마 안되서 그런걸까요?"
"몬스터 도감을 봤는데 드래곤 헤츨링에 관련된 정보는 거의 없더라고요.
그래서 그점에 대해선 저도 잘 모르겠어요. "
"확실히 드래곤이 맞긴 맞아요?"
헨리는 윤지와 놀고 있는 ㅤㅂㅞㄺ구를 스리슬쩍 쳐다보면서 리나에게 대꾸해주었다.
"설명창에 화이트드래곤 에레니아의 사촌뻘이라고 씌어있더군요."
"설명창에 나와있다는건 100퍼센트 사실이에요. 그렇다면 ㅤㅂㅞㄺ구는 틀림없이 드래곤이 맞을거에요."
"흠…"
"꺄하하~ 그만해 ㅤㅂㅞㄺ구야~"
윤지와 ㅤㅂㅞㄺ구는 잔디밭을 뒹굴면서 기분좋게 놀고 있는중이었다.
윤지의 얼굴에는 미소가 한가득 피어있었다.
이유는 바로 ㅤㅂㅞㄺ구 때문이었다.
여자들은 흔히 강아지를 좋아하기 마련이다.
그때문에 개헌팅 이라는 말이 생겨났을 정도였다.
개헌팅.
쉽게 말해서 개를 이용해 여자의 번호를 따는 방법이다.
서울을 기준으로 잡자면 한강을 예로 들수 있겠다.
한강 산책로에 귀여운 강아지를 한마리 데리고 나가봐라.
그러면 여자들이 지나가다가 [어머 강아지 귀엽네요~ ]하면서 한번 쓰다듬기 마련이다. 왜냐고?
여자들중 99퍼센트는 귀여운 강아지를 좋아하거든.
그사이 [하하 우리 강아지 귀엽죠~?] 라고 말하면서 자연스레 여자들과 대화를 나누면 된다. 그리고 핸드폰 번호를 물어보는것이다.
이렇게 하면 열에 여서 일곱은 번호를 준다.
이처럼 여자들은 강아지들을 배우 좋아하는 경향이 있다.
윤지 또한 마찬가지였다.
귀여운것을 워낙 좋아하는터라 그녀는 ㅤㅂㅞㄺ구를 자신의 애완견 다루듯 다루고 있었다. ㅤㅂㅞㄺ구 또한 리나보다는 윤지를 더 마음에(?)두고 있었던 터라 윤지와 노는것이 무척이나 즐거웠다.
성질 사나운 주인(헨리)보다 백배천배 더 좋았다.
(재수없게 남자주인이 걸리다니! 흑흑!)처음 눈을 떴을때 남자가 보이자 그 얼마나 상심이 컸던 ㅤㅂㅞㄺ구였던가?
다행히도 주인은 눈앞에 있는 윤지라는 여성과 매우 친한듯 보였다.
ㅤㅂㅞㄺ구는 주인을 팽겨치고 오로지 윤지랑만 어울렸다.
윤지와 ㅤㅂㅞㄺ구의 친밀도는 어느새 200을 넘어서고 있었다.
반면 헨리와 ㅤㅂㅞㄺ구의 친밀도는 고작 10 이 전부였다.
실로 엄청난 차이였다.
(저 망할 ㅤㅂㅞㄺ구새끼가?)
ㅤㅂㅞㄺ구는 틈만나면 윤지의 풍만한 젖가슴에 얼굴을 파묻고 부비부비를 시도했다. 윤지는 그 모습이 귀엽기만 할뿐이었다.
헨리는 ㅤㅂㅞㄺ구가 윤지랑 노는게 영 못마땅했다.
무엇보다 가슴에 파고드는 꼴을 도저히 두고 볼수가 없었다.
"ㅤㅂㅞㄺ구와 좀 친해진듯 싶으니 이제 슬슬 사냥하도록 해요. 벌써 시간이 꽤나 지났네요."
헨리는 리나의 말을 듣는둥 마는둥 ㅤㅂㅞㄺ구와 윤지에게 터벅터벅 걸어갔다.
그리고는 잘 놀고 있는 ㅤㅂㅞㄺ구의 목덜미를 우악스럽게 잡아챘다.
[뭐,뭐하는 거냐 주인!]
[이제 놀이는 끝이다 새꺄!!]
[시,싫다! 난 윤지랑 조금더 놀거다!]
[이제부터 사냥하러 갈거니까 닥치고 따라와 임마!!]
[사,사냥을 간다고? 호,혹시 윤지랑 같이가는건가 주인?]
[그래 임마!]
ㅤㅂㅞㄺ구는 그제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실로 천만다행이라는 표정이었다.
그 모습에 헨리는 괜시리 배알이 꼴렸다.
[새꺄 너의 주인은 나라고! 나!]
[주인을 바꿔주면 안되나? 난 윤지의 펫이 되고싶다]
헨리는 ㅤㅂㅞㄺ구를 냅다 잔디밭에 던져버렸다.
ㅤㅂㅞㄺ구의 인상이 팍 일그러졌다.
[환수를 사랑으로 보살펴야 하는거다 주인! 주인은 나쁜사람이다!!]
헨리는 ㅤㅂㅞㄺ구의 말을 들은채도 하지않고 곁에 있던 윤지의 손을 잡아당겼다.
"자 우리끼리 사냥갑시다!"
"ㅤㅂㅞㄺ구는 어쩌구요?"
"저딴자식 따라오던지 말던지 내 알바 아닙니다. 그냥 버려둬요."
"그,그래도."
"지가 오고싶으면 따라오겠죠 뭐. 자 갑시다!"
ㅤㅂㅞㄺ구에게 마을 풍경도 보여주고, 걸음마 연습도 시켜줄겸 해서 몇시간동안 놈에게 시간을 할애해 주었다. 하지만 이제 그것도 끝이었다.
[칫. 주인 삐졌나?]
헨리는 아무런 말이 없었다. 그저 리나와 윤지를 질질 끌고 묘지던전으로 향할 뿐이었다.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은 ㅤㅂㅞㄺ구는 그제서야 쫄래쫄래 그들을 따라갔다.
[가,같이가자 주인!]
[알아서 달라붙어 새꺄!]
셋은 묘지던전으로 향했다. 같은 레벨대인 수정동굴과 스로프의 산맥이 있었지만 거기에는 사람이 무척많다. 그래서 쩔을 해봤자 많은 경험치를 획득하기가 어려웠다. 하지만 묘지던전은 달랐다. 일단 근접캐릭터들이 전혀 없는 상태였고, 더욱이 밤시간대인지라 몬스터들의 능력치가 무려 30퍼센트나 올라가 있었다.
묘지 몬스터들의 특성상 오후 7시가 지나면 능력치가 상승되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뿐만아니라 능력치가 오른만큼 잡았을때 획득하는 경험치의 양도 증가한다. 그래서 그들은 묘지던전으로 걸음을 옮겼다.
[으으으. 너무 음산하다 주인.]
ㅤㅂㅞㄺ구로서는 생전 처음 와보는 묘지던전이었다.
더욱이 태어나자마자 묘지에 들렸으니 무서움이 한층 더 진하게 느껴졌다.
"니 얼굴이 더 음산해 새꺄"
[흥! 이래뵈도 내가 인간으로 폴리모프를 하면 주인보다 더 잘생겼다!]
"폴리모프라고? 너 폴리모프도 할줄 아냐?"
폴리모프.
드래곤이 이미지를 형상화시켜 다른모습으로 탈바꿈 하는것을 일컫는다.
드워프로도 변신이 가능했고, 엘프와 인간으로도 변신할수 있다.
못하는 변신이 없을정도였다.
[아직 레벨이 안되서 지금은 못하지만 레벨이 높아지면 충분히 할수있다.]
"흥 행여나"
[지금 날 무시하는건가 주인?]
"입다물고 있어. 이제 본격적으로 사냥 시작할테니까."
[칫.]
"새끼 또 삐지기는.
아무튼 내가 레벨 올려줄테니까 잠자코 지켜보고만 있어.
괜히 나대다가 묘지 몬스터들에게 죽지 말고"
아무리 드래곤이라고 하나 방금 막 태어난 신생아에 불과했다.
더욱이 레벨이 1인 상태다. 자칫 잘못하면 한방에 죽을수도 있다.
[오호? 지금 날 걱정해주는건가 주인?]
"일단은 내 소환수잖아? 그러니 걱정하는건 당연한거지."
[……]
헨리는 자신의 몸속에 활력을 불어넣은뒤 묘지몬스터들에게 접근을 시도했다.
넘버원의 특성상 한대라도 쳐야 경험치가 들어오기 때문에 가만히 있으면 경험치 자체를 습득 할수가 없었다.
헨리는 상점에서 사온 표창을 좀비전사에게 던졌다.
덱스 자체가 높았던 탓에 표창 명중률이 제법 높았다.
10번을 던지면 여서 일곱번은 박힐정도였다.
* * *
파티원들이 상대하고 있는 몬스터는 전과 마찬가지로 박쥐나, 해골, 좀비전사등이 전부였다.
가까이 다가가면 위험한 몬스터지만 원거리에서 공격을 가할경우 쉽게 처리할수 있기 때문에 그렇게 위험한 몬스터는 아니었다헨리는 전투가 시작되면 표창을 한발 던지고 나서 뒤로 황급히 빠졌다.
그러면 리나와 윤지가 마무리를 가했다.
간혹 세네마리씩 달려들 경우에는 헨리가 직접 나서서 어그로를 끌었다.
컨트롤이 보통을 넘어서고 있었던 탓에 몬스터들은 헨리에게 제대로된 공격한번 하지 못하고 대지에 몸을 뉘였다.
[주인 컨트롤이 대단하다. 어디서 배웠나?]
적진을 휩쓸면서 동에번쩍 서에번쩍 하는 헨리의 움직임을 보고 가만히 있던 ㅤㅂㅞㄺ구가 감탄사를 토해냈다.
1년동안 레오를 하면서 익힌 컨트롤이 이렇게 도움이 될줄은 꿈에도 몰랐다.
소환수의 칭찬 때문인지 헨리의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흐흐흐 이정도야 눈감고도 펼칠수…"
그때였다.
느닷없이 튀어나온 좀비전사에게 헨리는 그만 일격을 허용하고 말았다.
퍼어억!
[좀비전사에게 일격데미지를 받았습니다!]
[크리티컬 데미지를 허용하셨습니다!]
[시독 효과가 발생합니다!]
HP가 쭉쭉 빠지더니 대번에 55퍼센트가 되어버렸다.
시독 한방에 거의 절반에 가까운 HP가 빠지자 헨리는 기겁하고 말았다.
"헨리씨 빨리 뒤로 빠지세요!"
리나의 목소리에서 분노가 전해져왔다. 왜 나대다가 한방 맞았느냐는 그런 뉘앙스였다. 헨리는 재빨리 좀비전사의 곁을 빠져나온뒤 리나의 곁으로 후다닥 뒷걸음질 쳤다.
"죄송합니다."
"헨리씨는 컨트롤의 달인이잖아요?
그러니까 방심하지 말고 집중해서 잡아주세요"
"아,알겠습니다."
리나는 기분이 상하지 않도록 헨리를 배려하면서 방긋 웃었다.
[키키킥. 주인이 혼나는거 보니 매우 웃기다.]
[너때문에 방심하다가 맞은거 아냐 임마!]
[지금 방심한걸 내탓으로 돌리려는건가 주인?]
[으으. 아니다! 내가 너랑 무슨 말을 하겄냐!]
[핑계 잘대는 인간치고 성공하는 인간못봤다 주인.]
[시끄러워 임마!]
[칫]
헨리는 ㅤㅂㅞㄺ구의 말을 가볍게 묵살한후 다시금 사냥에 집중했다.
그러기를 어언 수십차례.
시간은 벌써 12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때마침 캡슐내부에서 반가운 메세지가 전해졌다.
[플레이어<헨리>님의 레벨이 32가 되셨습니다.]
[스탯 포인트가 3개 생성되었습니다.]
[당신에게 불에 대한 내성이 생겨났습니다. 내성수치가 3이 됩니다.]
[불에 대한 데미지가 3퍼센트로 감소합니다. ]
띵!
[소환수 <ㅤㅂㅞㄺ구>의 레벨이 9가 되었습니다.]
[소환수 <ㅤㅂㅞㄺ구>의 스탯포인트가 2개 생성되었습니다.]
운좋게도 불속성 저항 내성이 1 증가했다.
스플래쉬 데미지를 워낙 많이 맞아서였다.
뿐만 아니라 ㅤㅂㅞㄺ구와 헨리가 동시에 레벨업 했다.
헨리는 일단 3개의 스탯을 모조리 체력에 투자한뒤 ㅤㅂㅞㄺ구를 보며 물어왔다.
"ㅤㅂㅞㄺ구야 너 스탯 어디에다가 올려줄까?"
ㅤㅂㅞㄺ구는 조금 고민하더니 지능(inT)에 스탯을 올려달라고 말을 건넸다.
헨리는 ㅤㅂㅞㄺ구의 스탯 두개를 지능에 투자한뒤 상태창을 꺼버렸다.
리나가 다가왔다.
"후아~ 이제 32시죠?"
"네 덕분에 32를 찍었네요."
"그러면 레벨을 7 올린셈이군요."
"예 리나씨는 몇이신가요?"
"저도 1업해서 43이 되었어요."
5시간동안 고작 1업을 했다는 말 때문에 헨리는 리나에게 미안해졌다.
만약 레벨에 맞는 사냥터를 찾아서 파티사냥을 했다면 최소 3업은 했을터였다.
더욱이 ㅤㅂㅞㄺ구의 출현으로 인해 두명을 쩔해주는 셈이 되어버렸다.
그래서 헨리의 레벨업도 조금 늦춰진 것이다.
헨리가 고개를 숙이며 미안한 표정을 짓자 리나가 당치도 않다는듯 손사래를 쳤다.
"에이 제가 원해서 그런건데요 뭘."
"맞아요 헨리씨. 우리가 해주고 싶어서 해드린거니까 너무 미안해 하지 않으셔도 되요."
"그래도 미안한건 어쩔수가 없네요."
"호호 그러면 레벨업 열심히 하세요."
"그래야죠. 그나저나…"
두 여자를 바라보니 스태프를 모두 해제한 상태였다.
"나가시게요?"
"스태프 내구력이 바닥을 보이고 있어서 말이죠.
스태프를 고치고 접속을 종료 하려고 해요.
그리고 내일 윤지랑 어디 갈대도 있고 말이에요2박 3일동안은 접속을 하지 못할것 같네요.
그때동안 열심히 레벨업 하고 계세요!"
"내일 어디가세요?"
"네. 일이 좀 있거든요. 아침 일찍 모여야 해서 지금 빨리 자둬야해요."
"아 그렇구나. 저도 내일 2박 3일동안 여행을 가거든요.
일종의 모임이랄까? "
"호호 신기하네요. 그럼 우리 3일 뒤에 다시 게임상에서 뵙도록 해요!"
"네 그럼 편히 주무세요."
"저도 끌게요 헨리씨. 다음에 봐요."
그말을 끝으로 윤지와 리나가 귀환 스크롤을 꺼내들었다.
그때였다.
헤어지기 아쉬운듯 ㅤㅂㅞㄺ구가 윤지의 품속으로 달려들었다.
윤지는 ㅤㅂㅞㄺ구에게 살짝 입맞춤을 한뒤 ㅤㅂㅞㄺ구를 헨리에게 건네주고 미련없이 귀환스크롤을 찢었다.
[흑흑. 2박3일동안 윤지를 보지 못하다니!! 슬프다 주인! ]
[윤지의 가슴을 보지 못해서 슬픈거겠지 이 변태 드래곤 새꺄!]
[그건 아니다 주인!]
[아니긴 개뿔…]
헨리가 힐끔 쳐다보며 비아냥 거리자 ㅤㅂㅞㄺ구가 켕기는것이 있는지 재빨리 화제전환을 시도했다.
[아! 그러고보니 주인도 2박 3일동안 어딜 간다고 하지 않았나!?]
사실 내일이 바로 오티날이었다.
신입생들 전부 아침 9시까지 서울역에서 모여 경기도 가평에 위치하고 있는 펜션으로 가기로 했다.
그래서 일찍 자둬야만 한다.
[내일 대학교 오티가 있어서 나도 지금 자둬야겠다.]
[대학교 오티가 뭔가 주인?]
[대학교 들어가기전에 하는 작은 모임이랄까? 그냥 모여서 안면 익히고 노는거야.]
[그럼 주인도 3일뒤에 오는건가!?]
[아무래도 그렇겠지.]
[큭. 오랜만에 바깥공기를 마셨는데 또다시 잠을 자야만 한다니…]
[아무튼 나도 이만 꺼야겠다. 그동안 잠이나 푹 자고 있어라 ㅤㅂㅞㄺ구야]
[알겠다 주인.]
그말을 끝으로 ㅤㅂㅞㄺ구는 마법배낭속으로 슬그머니 기어 들어갔다.
"후우.."
캡슐 장치에서 빠져나오고
시계를 보니 밤 12시 10분이다.
내일 아침 9시까지 서울역에 가려면 최소 8시에 일어나야만 했다.
그래서 서둘러 잠을 청하기 위해침대에 눕고, 가만히 눈을 감았다.
두근거리는 심장을 꼭 끌어안고……
============================ 작품 후기 ============================
소환수 파트는 별다른 변경사항없이 그냥 ㅤㅂㅞㄺ구로 했습니다.
원래는 오티파트를 먼저 넣고 소환수 파트를 넣으려고 했는데 글을 쓰다보니까 소환수를 넣은후 오티 파트를 넣는게 자연스러워보여서 변경을 하게 되었네요.
내일은 새롭게 오티 파트로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