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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버원-22화 (22/378)

< -- 22 회: 소환수를 얻다 -- >

마을에 도착한 헨리가 문득 아쉬운 표정을 지으며 입맛을 살짝 다셨다.

"생각보다 속성 저항이 잘 안생기는걸?"

미친듯이 사냥했음에도 불구하고 전격 속성 저항을 익히지 못했다.

불속성 저항을 쉽게 익혀서 전격 속성도 쉽게 익혀질줄 알았다.

하지만 그건 지나친 바람에 불과했다.

사실 속성저항은 최소 하루, 최대 한달 동안 그에 관련된 마법데미지를 부여 받아야지만 익힐수 있도록 설정되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헨리는 운좋게도 단 하루만에 불속성 저항을 익혀버렸다.

그 탓에 속성저항이 쉽게 익혀지나 싶었던 것이다.

"비록 전격속성 저항은 익히지 못했지만, 어느정도 수확은 있었어."

헨리의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헨리는 자신의 손안에서 영롱하게 빛을 발하고 있는 [영혼의 결정체]를 쳐다보았다.

대호를 잡으면서 획득한 아이템이었다.

영혼의 결정체.

넘버원 곳곳에 흩어져 있는 신비로운 아이템으로 영혼의 결정체가 있으면 소환수에 관련된 퀘스트를 받을수 있다.

소환수에 관련된 퀘스트는 랜덤으로 진행되며, 좋은 소환수가 걸릴수도 있고, 나쁜 소환수가 걸릴수 있다.

영혼의 결정체를 벗겨내는것은 자유. 플레이어들과 거래도 가능하다.

"이 참에 소환수나 한번 키워봐야겠다"

레오를 했을때는 소환수를 키울래야 키울수가 없었다.

무엇보다 소환수를 키우게 되면 소환수에게 들어가는 경험치가 장난 아니게 많이 든다. 그래서 랭커들은 다른 플레이어들과는 달리 소환수를 멀리하곤 했다. 레오 또한 마찬가지였다.

만약 레오로 영혼의 결정체를 먹었다면 망설임 없이 팔았을 것이다.

하지만 헨리로 영혼의 결정체를 먹은 상태라서 망설일 까닭이 없었다.

게다가 생전 처음 해보는 소환수 퀘스트라서 괜한 흥미마저 생겨났다.

더욱이 헨리는 랭커와는 거리가 먼 캐릭터였고 아직 초보자였기 때문에 서포터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수 있는 소환수가 나타난다면 많은 도움이 될 것이었다.

헨리는 한껏 기대하면서 영혼의 결정체를 조심스레 벗겨냈다.

25때 하고자 했던 퀘스트는 이미 뒷전이었다.

띠잉!!

[영혼의 결정체를 벗겨냈습니다.]

[영혼의 결정체에서 저주 서린 묘지 퀘스트가 나왔습니다.]

[저주 서린 묘지 퀘스트를 수행하시겠습니까?]

퀘스트 제목부터가 고레벨 스멜을 줄기차게 뿜어내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전 처음 보는 퀘스트라서 절로 호기심이 갔다.

헨리는 망설임없이 예라고 크게 소리쳤다.

그러자 캡슐내부에서 다시금 안내멘트가 흘러나왔다.

[저주서린 묘지 퀘스트를 수락하셨습니다.]

[할란드 마을의 스루나 NPC를 찾아가시면 퀘스트를 수행하실수 있습니다.]

마침 헨리가 있는 곳이 할란드 마을이었다.

헨리는 비교적 쉽게 스루나 NPC를 찾아낼수 있었다.

헨리가 말을걸자 예쁘장한 여성이 반색을 해왔다.

그녀가 바로 스루나 NPC였다.

띵!

[스루나 NPC를 찾아내셨습니다.]

[<저주서린 묘지 퀘스트 두루마리>를 스루나에게 건네주었습니다.]

"안녕하세요 헨리님? 저는 소환수 전용 NPC인 스루나 라고 해요.

다름이 아니라 제가 기르는 백구라는 개가 한마리 있는데요.

요 며칠전 산책을 나갔다가 실종이 되고 말았지 뭐에요?

이렇게 부탁드릴테니 우리 백구를 좀 찾아주세요. 꼭 부탁해요!"

띵!

간만에 퀘스트에 관련된 정보창이 생성됐다.

[할란드 마을 스루나의 부탁]

[할란드 마을의 달빛요정 스루나의 애견 백구가 실종되고 말았습니다.

스루나는 전직 퀘스트를 수행중이라 백구를 찾을수 없어 당신에게

백구를 찾아달라고 부탁했습니다. 백구는 저주서린 묘지 부근에서

실종되었습니다. 저주서린 묘지 근방을 수색해주세요.]

퀘스트 요구조건= 백구를 찾아 할란드 마을 스루나

NPC에게 데려다 주자.

시간제한 X

퀘스트 난이도- G급

저주서린 묘지의 몬스터 레벨은 자그마치 30에 육박한다.

헨리는 몬스터들을 퇴치해 달라고 하면 어쩌나 노심초사 하고 있었다.

다행히도 몬스터 퇴치 퀘스트가 아닌 백구 찾기 퀘스트로 진행되자 헨리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실로 천만 다행이었다.

*  * *

저주서린 묘지는 할란드 마을에서 제법 먼곳에 위치하고 있었다.

헨리는 텔레포터의 힘을 빌어 묘지 앞에 당도했다.

묘지에 도착한 헨리는 순간적으로 소름이 돋는걸 느꼈다.

몸까지 저릿저릿해져 왔다.

(으으으 엄청 오싹한걸?)

눈앞에 수백개의 묘가 자리하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새하얀 안개들마저스멀스멀 피어오르고 있었다. 아무리 게임이라고는 하지만 실로 엄청난 생동감이 느껴졌다.

마치 저승사자라도 튀어나올것 같은 그런 기분까지 들었다.

(예상했던대로 개미새끼 한마리 보이지 않는군아무래도 좀비전사 때문에 사람들이 이곳을 피하는것 같은데……)좀비전사.

레벨 33의 몬스터로 묘지몬스터들중 유일하게 시독 스킬을 구사하는 좀비다.

시독에 한번 걸리면 체력이 지속적으로 빠져나가는 탓에 넘버원 초보자들사이에서는 기피대상 몬스터 1호로 당당히 이름을 올려놓고 있었다.

게다가 설상가상으로 레벨에 비해 생명력도 무척이나 높았다.

더욱이 선공형 몬스터다. 아이템이라도 좋은걸 주면 모르겠지만, 드랍하는 아이템도 좀비전사의 검밖에 없다. 능력치는 거의 쓰레기 수준이였다.

말그대로 플레이어들이 싫어하는 조건을 모두 갖추고 있는 그런 몬스터가 바로 좀비전사였다. 그래서 플레이어들은 저주서린 묘지를 기피하고 동레벨대의 수정동굴에서만 사냥을 하며 레벨을 올렸다.

그때문에 저주서린 묘지는 무척이나 썰렁했다.

(어쩔수 없지. 일단 수색이나 한번 해볼까?)그나마 다행인건 몬스터 퇴치 퀘스트가 아니라 수색퀘스트라는 점이다.

달빛요정 스루나의 애견 백구를 찾기만 하면 퀘스트는 끝난다.

헨리는 숨을 한번 깊게 들이마신뒤 저주서린 묘지쪽으로 천천히 걸음을 내디뎠다.

우우우우~~~!~!

우우우우~!~!

기괴한 괴성이 들려옴과 동시에 수십마리의 까마귀들이 폐허를 휩쓸면서 하늘위로 붕붕 날아올랐다. 정말이지 귀신이라도 튀어나올것만 같은 그런 느낌이었다.

(으으으. 정말 소름 돋아서 못해먹겠네.)마음 같아선 퀘스트건 뭐건 다 때려치우고 싶은 심정이었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달빛요정 스루나와의 친밀도가 마이너스가 되어버린다.

NPC와 친밀도를 낮춰서 좋을건 없기 때문에 헨리는 어쩔수 없이 퀘스트를 완료하기 위해서 백구를 수색하고 또 수색했다.

다행히 이동속도가 빨랐던 탓에 선공형 몬스터들 사이를 가로지르며 수색을 할수 있었다. 그렇게 1시간이 훌쩍 지나갔다.

오랫동안 수색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백구의 모습은 어디에도 보이질 않았다.

(이상해. 왜 안보이는거지?)

저주서린 묘지 필드는 생각보다 무척 좁다. 대호산맥에 비하면 거진 3분의 1 정도밖에 되지 않아서 30분이면 필드 전체를 충분히 파악할수 있을 정도였다. 헨리는 혹시나 싶어서 두번이나 필드 곳곳을 샅샅히 뒤져보았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백구는 커녕 백구의 하얀 털조차 발견할수 없었다.

(설마 아까 봤던 동굴안에 백구가 있는건가?)저주서린 묘지 중심부에 자그마한 동굴이 있었다. 1시간동안 수색했음에도 불구하고 백구가 보이지 않다는건 필드에 백구가 없다는 소리다.

그렇다는건 동굴에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말이된다.

결국 헨리는 묘지 중심부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중심부에 당도하자 동굴입구가 모습을 드러냈다.

입구는 성인 한명이 간신히 들어갈 정도로 무척이나 비좁았다.

헨리는 몸을 꾸역꾸역 밀어 넣으면서 동굴안으로 진입을 시도했다.

(크윽. 뭐가 이렇게 어두워?)

묘지에서는 시야라도 분간할수 있었지만, 동굴내부에선 시야분간이 무척이나 힘들었다.

그만큼 동굴속은 지극히 어두웠다.

헨리는 예전에 햄스터 퀘스트를 하면서 습득해두었던 눈의강화를 사용했다.

그러자 조금이나마 시야가 밝아졌고 사물을 분간하는데 어려움이 없어졌다.

시간이 지나면서 헨리의 시야는 더욱더 또렸해졌다.

암순응 효과가 제거된 탓이다.

헨리는 조금씩 조금씩 동굴내부로 걸음을 옮겼다.

뭐가 튀어나올지 모르기 때문에 조심에 조심을 거듭해야만 했다.

그의 얼굴에 긴장한 빛이 역력히 배어 나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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