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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버원-20화 (20/378)

< -- 20 회: 건드리면 안되는 사람 -- >

"뭐지?"

"너 또한 바쁜듯 하니 단도직입적으로 말하겠다.

부디 우리 길드원을 용서해다오. 이건 그에 대한 보상금이다."

"용서라니?"

레오는 일부러 시치미를 뗏다.

유레카가 마치 다 안다는 식으로 레오에게 말했다.

"아무래도 우리 애들이 너의 세컨캐릭터를 죽인듯 싶다.

이건 그에 대한 보상이라고 생각해도 좋다. 그러니 이걸 받고 부디 우리 길드원들을 용서해주기 바란다."

레오는 속으로 깜짝 놀랐다.

놈들이 세컨 아이디를 들먹일줄은 꿈에도 몰랐기 때문이었다.

(이놈들봐라? 생각보다 예리한 구석이 있는걸?)유레카의 말대로 레오는 레오나에게 빚이 있었다.

세컨 아이디인 헨리를 죽인 장본인이 바로 눈앞에 있는 레오나였다.

레오는 유레카는 거들떠보지 않고 레오나 쪽으로 시선을 옮겼다.

레오나는 레오의 시선을 회피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녀는 살기를 내뿜으며 레오를 응시하고 있었다.

레오가 재미있다는듯 껄껄거리며 웃었다.

"눈에서 레이저 나오겠다 이년아. 왠만하면 눈깔아라 앙?"

(이,이새끼가?)

레오나는 순간 움찔했다. 여기서 레오를 자극하면 모든 일이 허사로 돌아간다. 그렇기 때문에 경거망동할순 없었다. 그녀는 억지로 화를 삼키며 시선을 돌렸다. 레오가 만족한 빛을 띄며 말했다.

"망할년 진작 그럴것이지!"

레오나는 속으로 피눈물을 흘렸다. 수치심 때문에 얼굴까지 화끈거렸다.

마음같아선 거래고 뭐고 눈앞에 있는 레오를 쳐죽이고 싶은 심정이었다.

(두고봐. 내가 반드시 너를 뛰어넘어서 오늘날의 치욕을 갚고 말테니까!)

"골드가 무척 많은걸? 이봐 유레카 이거 얼마정도 하는거지?"

레오가 침을 질질 흘리며 물었다. 유레카가 언짢은 표정으로 대꾸했다.

"2천 5백만 골드다."

그야말로 꽁돈 2500만원이 생겨버렸다. 이건 정말이지 뜻밖의 수확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레오의 표정은 전혀 밝아지지 않았다.

사실 돈을 벌기 보다는 그저 마음 편하게 헨리를 키우고 싶었던게 레오의 바람이었다. 그런데 결국 레오나로 인해 그같은 바람이 무참히 깨져버리고 말았다. 그의 시선이 다시 레오나에게 닿았다. 지금 중요한건 돈이 아니라 레오나에 대한 복수였다.

"안되겠어. 이정도 가지곤 마음에 차지 않아."

2천 5백만 골드면 충분히 될줄 알았는데 놈이 거절하자 유레카의 얼굴이 싹굳어졌다. 참다 못한 소운이 유레카를 대신해 레오에게 물어왔다.

그의 목소리는 한껏 격앙되어 있었다.

"그럼 도대체 뭘 원하시는겁니까!? 그걸 말씀해주십시오!"

레오는 아무런 말없이 유레카의 곁에 시립해 있던 레오나를 가리켰다.

레오나의 얼굴이 마치 벌레 씹은것 마냥 일그러졌다.

레오에게 지적 당한건 결코 유쾌하지 못한 일이었다.

"왜 저를 가리키는 거죠?"

"간단해. 네년으로 인해 내가 죽었기 때문이지"

초보자들을 많이 죽였으니 누가 누군지 분간하지 못할터였다.

그래서 레오는 대놓고 레오나를 지목했다.

"레오나를 어쩌려고 그러는거지?"

"단지 저년에게 사과를 받고 싶을뿐이야.

그리고 나의 요구조건을 하나 들어줘.

그러면 너희들의 요구를 들어줄게."

사과를 하는건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문제는 레오가 뭘 요구하는지 짐작할수 없다는 거였다.

"네가 원하는게 뭐지?"

"조건은 간단해. 그저 나와 함께 식사를 한번 해주면 되는거야"

예상외로 무척이나 간단한 요구라서 유레카는 어안이 벙벙했다.

그정도면 생각할 필요조차 없었다.

유레카는 레오나를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레오와 식사를 하라고 눈짓을 건넨 것이다.

눈짓을 받은 레오나는 별생각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요. 당신과 함께 식사를 하죠."

(말미잘 같은 새끼! 그래도 보는눈은 있어가지고! )레오나는 자신의 미모에 엄청난 자신감을 가지고 있었다.

그도그럴것이 남자들에게 수많은 대시를 받아왔기 때문이었다.

넘버원 내에서도 그녀의 실물을 본 남자들이 여신이라면서 그녀를 추켜세우기에 이르렀다. 레오 또한 남자이다보니 자신을 어떻게 해볼 요량으로 접근해온듯 싶었다.

(하여튼 남자들이란…)

곧 있으면 엄청난(?) 일이 벌어질 거라는걸 꿈에도 모른채그녀는 한껏 도도한 표정을 지으며 레오가 하고 있는 요리를 감상하고만 있었다.

"이,이,이걸 머,머,먹으라는거에요?"

커다란 냄비에는 온갖 흉물스러운 것들이 가득 들어차 있었다.

바퀴벌레의 머리를 비롯해, 도마뱀의 머리통과 박쥐의 머리통. 뿐만 아니라 지네와 지렁이까지. 마계에서나 볼수 있을법한 몬스터들이 그릇안에 가지런히 놓여 있는 것이다. 바로 레오나를 골탕먹이기 위해서 만든 레오의 요리였다.

그는 배워두었던 요리스킬들을 십분 발휘해 마물들을 요리했다.

그 결과 10분만에 마계탕을 완성시킬수 있었다.

레오는 푹삶겨져 있는 바퀴벌레의 머리와 지렁이를 국자로 떠서 그릇에 옮겨담았다. 그리고는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그것을 레오나에게 내밀었다.

그릇을 쳐다보던 레드 길드원들의 얼굴에는 질린 기색이 역력했다.

마스터인 유레카는 급기야 얼굴을 홱 돌리기에 이르렀다.

보는 사람이 그정도 일진데 먹어야 할사람은 오죽하겠는가?

(이,이럴수는 없어! 이,이건 말도 안돼!)사실 레오나는 레오가 자신을 좋아하는줄 착각하고 있었다.

그래서 요리를 제안하나 싶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엄청난 착각에 불과했다.

레오나의 얼굴은 그야말로 사색이 되어 있었다.

마치 까무러치기 일보 직전의 모습이었다.

남의 속도 모르고 레오는 무척이나 태연한 표정이었다.

레오는 마계탕에서 정체모를 무언가를 꺼내들더니 그것을 레오나에게 다시 들이밀었다.

"이건 데스나이트의 거시기야. 여성들의 피부미용에 그만이지. 어때?

이것도 한번 먹어보겠어?"

넘버원의 그래픽은 단연 최고를 자랑하고 있다. 그 때문에 레오가 구현한 마계탕은 그야말로 상세히 묘사되고 있었다. 거의 현실에서 구현한것과 진배없는 것이다. 레오나는 치밀어 오르는 욕지기를 참을래야 참을수가 없었다.

급기야 그녀는 자리를 박차고 여관을 빠져나가려 했다.

레오가 그런 그녀를 순순히 놓아줄리 없었다.

"니가 나가면 거래는 끝이다."

그 한마디로 인해 레오나는 결국 자리에 돌아올수 밖에 없었다.

레오가 괴소를 지으며 껄껄 거렸다.

"이 순간을 내가 얼마나 기다렸는지 알아? 흐흐흐흐 자자 빨리 먹으라고."

"오오오! 하느님 부처님!! 신님!! "

급기야 그녀는 평소에 찾지도 않던 신을 들먹이기에 이르렀다.

그녀의 시선이 유레카에게 닿았다. 그녀의 눈빛에는 살려달라는 무언의 빛이 가득 담겨 있었다. 눈치 빠른 유레카가 그걸 모를리가 없었다.

"이,이봐 레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여자에게 그런걸 먹이다니?

부탁인데 다른 요구조건은 안되겠나?"

"이년은 반드시 이 음식을 먹어야해. 그렇지 않으면 거래는 없어."

레오는 완강하게 고개를 저었다.

결국 거래를 성사 시키기 위해선 음식을 먹어야만 했기에 유레카는 어쩔수 없이 레오나를 설득하는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다른 길드원들도 하나같이 레오나를 응원(?)하기 시작했다.

"레오나 힘들겠지만 그냥 눈 딱감고 먹어버려."

"누나 어차피 게임이에요. 진짜로 먹는게 아니니까 그냥 한입만 삼키세요."

"언니 힘내세요!"

마음같아선 늬들이 먹어봐! 라고 소리치고 싶었으나 차마 그럴수가 없었다.

자신이 레오의 세컨을 죽여서 이같은 일이 벌어졌으니 자신의 손으로 이일을 마무리 지어야만 했다.

결국 그녀는 두 눈을 꼭감고 데스나이트의 거시기를 두손으로 집어들었다.

마치 남자친구의 물건을 만지는듯한 느낌이었다.

최연지는 캡슐에서 빠져나가자마자 화장실로 직행했다.

"우웨웩!!"

화장실에 들어간 최연지는 급기야 저녁에 먹었던것을 게워내기 시작했다.

아무리 가상공간이라곤 하나 실제와 다를바 없는 공간에서 데스나이트의 거시기를 먹어버렸다. 토하지 않는것이 오히려 이상할 정도였다.

"으아아앙!!"

급기야 그녀는 울음을 터뜨렸다. 레오라는 새끼한테 무참히 당했다고 생각하니 분통이 터져 미칠것만 같아서 울지 않고는 버티지 못할것 같았다.

그녀는 화장실에서 장장 10분간 흐느끼며 레오에 대한 복수를 다짐하고 또 다짐했다.

"흑흑 두고봐 나쁜새끼! 반드시! 반드시 복수하고 말거야! 흑흑!"

============================ 작품 후기 ============================

복수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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