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18 회: 건드리면 안되는 사람 -- >
"연지야!! 그만하라니까?"
레오나는 유레카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고집을 꺽지 않고 길드원들을 소집하기에 이르렀다. 소집에 응한 길드원들은 소운을 비롯해 자그마치 수십명에 달했다.
"무슨 일이라도 있습니까?"
부마스터가 중앙광장으로 모이라고 해서 모였을뿐이다.
자세한 내막을 전혀 몰랐기에 소운의 물음은 당연했다.
레드의 마스터 유레카가 소운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해주었다.
소운이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레오나를 쳐다보았다.
"누나. 지금 레오랑 1:1로 싸우겠다고요?"
"내가 질거 같아?"
"소운아 네가 좀 연지를 말려봐라. 도무지 말을 듣지 않는다."
소운을 비롯해 광장에 모여있던 길드원들은 레오나의 무모함에 할말을 잃고 말았다. 그도그럴것이 레오나의 레벨은 고작해야 300에 불과하다.
레오의 레벨이 500이 넘는다는건 세상사람들이 다 안다.
스탯차이만도 자그마치 600개에 달한다.
그런데 레오를 이길수 있다고 큰소리 치는 것이다.
"스탯차이가 600개나 나는데 어떻게 레오를 이긴다는 겁니까?"
"녀석의 주특기는 독이잖아? 마법사는 독을 해독할수 있어.
그러니까 충분히 할만한 싸움이야."
"연지야 네가 단단히 착각하고 있는 모양인데 레오의 공격력은 보통이 아냐.
독 데미지를 제외한다고 해도 너는 한방에 죽는다니까?"
CON기사인 유노가 레오에게 세방에 죽어버렸다.
물론 뒤치기를 당해서 크리티컬이 터졌다고는 하지만 그는 엄연히 CON기사다.
즉 여타의 직업군들보다 HP가 무척 많다는 소리다.
게다가 레벨또한 레오나와 같은 300레벨이었다.
그런 그가 세방에 죽었으니 독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한들마법사인 레오나는 레오에게 최소 두방이면 죽을터였다.
"오빠는 왜 아까부터 나만 무시해?"
자존심 강한 그녀로서는 자신을 무시하고 레오만 추켜세우는 유레카가 너무도 얄미웠다. 레오나의 성격을 잘 알고 있었던 터라 유레카는 좋은말로 그녀를 타이르기 시작했다.
"너가 그렇게 생각했다면 미안하다.
하지만 나는 너가 죽는것을 바라지 않아.
그러니까 그만하고, 레오와 대화를 나눠보자.
녀석은 말이 통하는 녀석이니 잘만하면 무사히 넘어갈수 있을거야."
곧 있으면 드래곤과의 싸움이 벌어진다. 자칫 잘못했다간 레오로 인해 많은 피해를 볼수 있었다. 그 때문에 어떻게 해서든 레오와의 화해가 시급했다.
그래야 마음놓고 드래곤을 사냥 할수있다.
"누나 지금은 유레카 형 말대로 해요.
이러다가 정말 길드가 와해될지 몰라요."
"언니 유레카 오빠 말이 맞는거 같아요.
마음씨 좋은 언니가 한번만 양보하세요"
"간섭하는건 아니지만, 한달전 제우스 길드장 투신이 레오와 거래를 했다고 들었습니다. 다행히 레오가 약속을 지킨탓에 제우스 길드원들을 건드리지 않고 있죠. 보아하니 레오와의 관계가 원만하지 않은것 같은데 왠만하면 레오와 화해 하도록 하세요. 차라리 그게 속편합니다."
지나가던 크라우드 길드원 하나가 넌지시 조언을 건네자 곁에 있던 루시퍼 길드원과 풍월 길드도 팔을 걷어 붙혔다.
최악의 경우 자신들에게 불똥이 튈수도 있어서 레오나를 설득하는 것이다.
막말로 골빈년 하나 때문에 혈맹 전체가 피해를 볼수 없지 않은가?
레오나는 기가막혔다. 길드원은 둘째치고 혈맹원들까지 나서서 화해를 하라고 하니 어이가 없었다.
"혈맹원들까지 나서서 이렇게 조언해 주시잖아? 그러니까 머리 한번 숙이고 레오에게 사과하자. "
"…"
[플레이어 < 유레카 >님께서 플레이어<레오>님에게 편지를 보내오셨습니다]
레오는 유레카에게 온 편지를 펼쳐보았다.
별다른 내용은 없었다. 일단 한번 만나서 대화를 나누자는것이 전부였다.
하지만 레오는 유레카를 만날생각이 전혀없었다.
무엇보다 헨리가 살아나려면 9시간이 지나야한다.
그동안 레오를 하면서 레드놈들을 괴롭힐 생각이었다.
그는 편지를 과감히 삭제해버렸다.
그리고는 요레이의 망원경으로 레드 놈들의 동태를 파악했다.
운좋게도 멀찍이 떨어져 있는 여자 마법사 하나를 발견할수 있었다.
레오는 곧바로 행동개시에 나섰다.
"뭐,뭐라고?! 서연이가 죽었다고?"
"그렇습니다 마스터님."
길드원들에게 독단적으로 행동하지 말고 뭉쳐서 행동하라고 명령을 내렸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살인사건이 발생해 버리고 말았다.
유레카가 알수 없다는 눈길로 물었다.
"어째서 서연이가 죽은거야? 분명히 애들끼리 뭉쳐 있으라고 했잖아!?"
"형이 레오에게 편지를 보냈다는 소식을 듣고 길드원들이 사냥을 나가기 위해 준비하고 있었어요 근데 하필이면 그틈에 당해버리고 만거죠"
사실 유레카는 레오가 편지를 받자마자 할란드 마을에 올줄 알았다.
보상금으로 2천만원을 준다고 미리 언질을 넣어놨기 때문이다.
하지만 예상과는 달리 레오는 할란드 마을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길드원을 또다시 죽여버렸다.
"드랍된 템은 있었어?"
"다행히 템은 드랍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유레카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다시한번 레오에게 편지를 보냈다.
할란드 마을에서 만나 조용히 이야기를 나누자고 말이다.
하지만 레오는 요지부동이었다.
레오에게 답이 없자 유레카는 다시한번 길드원들에게 명령을 내렸다.
"답장이 올때까지 기다린다. 일단 모두 성내에서 대기하도록!"
"유레카는 어디있나?"
"집무실에 계십니다. 마스터님."
레오와의 관계문제 때문에 혈맹에 속한 길드마스터들이 유레카를 찾아오기에 이르렀다. 먼저 말문을 연것은 크라우드 길드마스터였다.
"도대체 어쩌다가 레오와 원수지간이 된겁니까?"
"레오가 랭킹 10위라는건 아실텐데요?
더욱이 우리는 지금 아르키우스와 전쟁을 치르고 있어요!"
"앞으로 3시간 후면 버서커 모드가 발동됩니다.
그 전에 아르키우스의 레어로 이동해야 합니다!"
버서커 모드가 발동되면 몬스터들의 공격력이 무지막지하게 강해진다.
그렇게 되면 드래곤에게 접근하는것조차 쉽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3시간 전에는 아르키우스의 레어에 당도해야만 했다.
그래야 레이드가 수월해진다.
"지금 중요한건 레이드가 아닙니다."
"뭐라고요?"
"아르키우스와 싸운다고 한들 레오에게 습격을 당할 공산이 큽니다.
그렇게 되면 피해가 더욱 커지게 되죠.
최악의 경우엔 놈에게 버서커모드 시간대를 알려주게 될수도 있습니다.
아쉽지만 레오와의 관계개선이 이루어지지 않는 이상 레이드는 잠시 중지시켜야 할것 같군요."
버서커 모드 시간대를 알아내기 위해 얼마나 많은 공을 들였던가?
지금 당장 진격한다면 레오에게 버서커 모드의 시간대를 제공해줄수도 있는 노릇이었다.
"제 생각도 같습니다.
지금은 레이드 보다도 레오와의 관계개선이 시급합니다."
"내 생각도 그렇습니다. 일단 후방의 적을 없애고 난 뒤에 아르키우스와 싸워야 합니다."
풍월을 제외하곤 모두 생각이 같았다.
레이드를 못해서 화가 났는지 풍월이 대뜸 유레카를 보며 소리를 빽 질렀다.
"지금 도대체 뭐하자는 겁니까?"
"예?"
"지금 당신네들 레드 길드 때문에 이게 무슨꼴이냐는 겁니다!!
왜 우리가 당신네들 때문에 피해를 봐야합니까?!"
"……"
유레카는 입이 천개라도 할말이 없었다.
풍월은 주위에 있던 길드마스터들을 두루 쳐다보며 말을 이어나갔다.
"쯧쯧쯧. 이래서 카오 길드랑은 손을 잡으면 안된다는 겁니다.
내가 뭐라고 했습니까? 이들은 해가 되면 해가 되었지, 절대로 득이 되지 않는다고 말하지 않았습니까?"
"어허! 풍월 마스터 그만좀 하십시오!"
크라우드 길드장이 짐짓 엄숙한 표정을 지으며 풍월을 나무랐다.
풍월은 그제서야 입을 닫았다. 하지만 그의 눈동자는 여전히 유레카를 괄시하고 있었다.
크라우드가 조용히 그를 불렀다.
"유레카 마스터."
"말씀하시지요."
"마스터께서 아실지 모르겠지만 제우스 길드의 투신이 레오와 거래를 했다는 소문이 있습니다."
"예 그건 들어서 알고 있습니다."
"이런말씀 드리기 뭐하나, 현재 우리는 아르키우스와 전쟁을 치르고 있습니다. 더욱이 드래곤볼이 개입되어 있는 만큼 레이드를 서둘러야만하는 입장이지요. 그러니 마스터께서도 투신이 그랬던 것처럼 레오에게 금전적인 보상을 베푸십시오. 그렇게 화해를 하고 난 뒤 아르키우스를 정벌한다면 그것보다 월등히 많은 돈을 벌수 있습니다"
말인즉 레오에게 많은돈을 주고 빨리 사과해라.
그돈은 레이드로 메꿀수 있다! 이런의미였다.
유레카는 착잡한 표정을 지었다.
그도그럴것이 현재 길드에 남아있는 재산이 고작 3천만원 밖에 없었다.
레오가 2천만원을 거절했으니 그보다 많은 돈을 줘야한다.
그렇게 된다면 길드를 운영하는데 많은 애로사항을 겪게될 터였다.
유레카가 선뜻 결정을 내리지 못하자 풍월이 다시한번 그를 압박했다.
"뭘 그렇게 고민하고 있습니까? 지금 당장 레오와 화해하십시오!!"
여러 마스터들도 이번에는 풍월의 편을 들어주었다.
"일단 충분한 보상을 하십시오. 지금으로서는 그 수밖에 없습니다."
"크라우드님의 말씀이 옳습니다. 유레카님."
생각보다 일이 이렇게 커질줄은 꿈에도 몰랐다.
괜시리 레오나가 원망스러워진 유레카였다.
============================ 작품 후기 ============================
오늘은 여기까지..
내일도 한 5-6편 올릴게요
<건드리면 안되는 사람 파트가 끝이나면 대학 오티 파트와 강의내용. 그리고 윤지에 대해 나올듯 싶습니다.
즉. 대학교 내용이 등장하고 나서부터 많이 달라진다는 말이되지요기대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