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17 회: 건드리면 안되는 사람 -- >
유레카는 크라우드 길드와 손잡고 아르키우스와의 대전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레오가 개입하게 된다면 많은 애로사항을 겪게 된다.
무엇보다 레오의 장기는 기습공격이다. 놈은 필시 드래곤과 싸울때를 노려뒤치기를 가해올것이다. 그렇게 되면 피해가 더욱 커질터였다.
레오와 협약(?)을 나누며 친분을 다져도 모자를 판국인데 되례 원수지간이 되어버렸으니 유레카의 고민이 큰것은 어찌보면 당연했다.
그의 표정은 시간이 지날수록 어두워져만 갔다.
"레오의 레벨이 너무 높아서 지금 우리로는 놈을 감당할수가 없어."
"놈의 레벨이 몇인데 그래?"
"확실히는 모르지만 500이 넘어."
"오,오백이나 된다고!?"
"전에도 한번 레오와 전쟁을 치른적이 있었어. 너는 잘 모르겠지만 말야."
정확히 5개월전. 사소한 시비를 토대로 레오와 레드길드원들이 전면전을 치른적이 있었다.
그때당시 레오의 레벨은 자그마치 350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레오는 레벨 100짜리 아이템을 끼고 있었다.
그 때문에 레드 길드원 하나가 초보인줄알고 겁도 없이 싸움을 걸어왔다.
싸움을 걸었던 길드원은 보기좋게 역관광을 당하게 되었고, 레오의 노여움까지 사버렸다. 그 이후 레오는 레드길드원들을 하나하나 습격하며 아이템들을 갈취(?)하기에 이르렀다. 피해가 계속해서 늘어나자 보다못한 유레카가 직접나섰다. 하지만 유레카 또한 레오에게 상대가 되지 못했다. 무엇보다 레벨차이가 무척이나 심했고, 독에 대한 내성이 없었기 때문에 공격한번 제대로 하지 못하고 누워버리고 만것이다.
사태가 점점더 심각해지자, 레드는 급기야 레오에게 사과를 하기에 이르렀다.
마음씨 좋은(?)레오는 보상금을 충분히 챙긴 연후에 레드길드를 용서했다.
그게 불과 5개월전의 일이었다.
"잠자는 사자의 콧털을 뽑아버렸구나. 이일을 어찌하면 좋을지 하아…"
사태가 점점더 심각해지자 레오나는 미안한 마음을 지울수가 없었다.
잠시 생각에 잠겨있던 유레카가 레오나를 보며 물어왔다.
"혹시 생각나는거 없어?"
"응? 뭐가?"
"너희들이 죽였던 초보들중에 제법 비싼템을 가지고 있었던 초보들 말야."
유레카는 비싼템을 가지고 있었던 초보가 레오라고 생각해서 그렇게 물었다.
하지만 원하는 답을 얻지는 못했다.
"그,그게…"
산맥에서 죽인 초보는 수백명에 달한다.
그것들을 다 기억할순 없는 노릇이었다.
레오나가 착잡한 표정을 지으며 대꾸했다.
"전혀 기억이…"
"녀석의 세컨을 알기라도 한다면 아이템을 돌려주고 사죄하면 될텐데…"
"녀,녀석이 사과를 받아줄까…?"
"예전에 한번 이야기를 해봤는데 말이 통하는 녀석이었거든.
충분히 보상 하고 머리를 숙인다면 사죄를 받아줄수도 있어."
"머,머리를 숙인다고? 오빠랑 내가?"
레오나가 기가막히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도그럴것이 누구에게 머리를 숙여본적이 단 한번도 없었던 그녀였다.
자존심 강한 그녀로서는 레오에게 머리를 숙인다는것 자체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싸우면 싸웠지, 절대로 머리를 숙일순 없었다.
"인정하기 싫지만, 레오 한놈이 가지는 역량은 어마어마해.
왠만한 중소길드보다 더 강력하니까 말야."
레오나는 믿을수가 없었다. 개인이 강하면 얼마나 강하기에 유레카가 저런소리를 하는건지 이해가 되지 않을 정도였다.
레오나는 괜시리 기분이 상했다. 자신을 한없이 낮추고, 레오를 한없이 추켜세우는 유레카의 말에 배알이 꼴린것이다.
"녀석이 강하면 얼마나 강하다고 그래?
일단 오빠는 잠자코 있어봐!"
"뭘 어쩌려고?"
"오빠가 그랬잖아? 레오가 우리를 노리고 있다고?"
"그.그런데?"
"내가 먼저 레오랑 싸워볼게. 그래도 안되면 그때 사과하자."
유레카는 기가막힌 표정을 지었다.
생각이 없어도 저렇게 없을줄은 꿈에도 몰랐다.
"멍청아 헛소리 하지 마! 사태가 더 심각해 질수도 있다고!!"
"그래봤자 기껏 독공 유저일 뿐이잖아?
놈이 독을 퍼뜨리면 해독하면 그만이야. 난 싸워보겠어!"
마법사의 해독은 모든 독을 제거할수 있다.
그 이유때문에 레오나는 레오를 완전히 얕잡아보고 있었다.
독이 쌔면 얼마나 쌜까 싶어서였다.
"너 자꾸 이럴거야? 왜 아이처럼 고집부리고 그래!?"
"싫어! 난 싸울거야!!"
레오나는 유레카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끝끝내 고집을 부리더니 급기야 집무실을 홱 빠져나가기에 이르렀다.
"야 최연지 너 거기 안서!!? 야 임마!!"
* * *
"<<드래곤볼 쟁탈전 때문에 현재 할란드 공작성을 차지하고 있는 크라우드 길드와 블랙 드래곤 아르키우스가 전쟁을 벌이고 있어요.>>
라고 리나 가 말했었지??"
헨리를 하기 위해선 10시간을 더 기다려야 한다.
서두를 필요는 전혀 없었다. 레오는 높은 산봉우리에 올라 할란드 공작성을 유심히 쳐다보았다. 크라우드 길드원들을 비롯해. 레드 길드원과 그들의 혈맹 루시퍼, 그리고 풍월 길드원들이 보였다.
죄다 이류에 속하는 길드원들이었다.
"흥. 고작 이류놈들이 드래곤을 잡겠다고?
어처구니가 없어 말이 안나오는군."
현재 넘버원에서 가장 유명한 오딘길드의 오딘또한 드래곤과의 싸움을 피할정도였다. 그런 상황에서 이삼류 길드들이 드래곤을 잡겠다고 설치고 있으니 어처구니가 없다못해 황당할 지경이었다.
"오히려 잘됐어. 난 그틈을 노려 놈들을 죽여버리면 되니까 말야."
어찌보면 전화위복이 된 셈이었다. 헨리의 죽음을 말미암아 놈들을 척살할수있는 명분을 만들게 되었고, 150만원에 달하는 나이츠 대검을 손에 쥘수 있었으니까 말이다. 더욱이 놈들은 드래곤을 노리고 있는 상황이었다.
놈들이 드래곤과 싸울때를 노려 뒤치기를 하면 된다.
그렇다면 엄청난 피해를 가할수 있을 것이다.
말그대로 다된밥상에 숟가락만 얹으면 된다는 소리다.
'일단 싸움이 벌어지기만을 기다리는 수밖에.
그나저나 레드길드녀석들 내가 노린다는걸 간파한건가?
계속해서 무리지어 행동을 하네."
레오의 말대로 놈들은 삼삼오오 무리지어 다녔다.
제 아무리 레오가 강하다고 한들 1:1에서나 통하는 말이다.
HP가 적은탓에 여러명이 달려들면 레오라고 해도 누울수밖에 없다.
그래서 레오는 철저하게 기습공격을 감행하며 1:1로 놈들을 상대해야 한다.
레오는 계속해서 놈들이 분산되기만을 기다렸다.
하지만 놈들은 떨어지기는 커녕 여럿이서 파티행동을 하며 붙어다녔다.
레오로서는 습격을 가할래야 가할수가 없는 처지였다.
최악의 경우 습격을 감행했다가 본인이 죽을수도 있었다.
그랬기 때문에 경거망동은 금물이었다.
"어? 저년은?"
한동안 할란드 공작성을 이리저리 둘러보던 찰나였다.
레오의 눈에 레오나가 들어왔다.
헨리를 죽였던 그 저주받을 계집이 모습을 드러내자 레오의 눈이 벌겋게 충혈되었다. 마음같아선 지금 당장 뛰쳐나가 모가지를 비틀고 싶은 심정이었지만 그는 억지로 화를 삭혔다.
"일단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겠군."
복수심을 삭히지 못하고 무작정 돌진하는건 하수나 하는짓이다.
레오는 좀더 상황을 살펴보기로 하고 마법배낭에서 유니크 아이템인
[요레이의 망원경]을 꺼내들었다.
좀더 자세하게 성내를 관찰하기 위해서였다.
"망할년. 조만간 싹싹 빌게 만들어 주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