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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버원-16화 (16/378)

< -- 16 회: 건드리면 안되는 사람 -- >

헨리를 격살하는데 성공한 레오나가 비릿한 미소를 지으며 꺌꺌 거렸다.

"살려준다는 말을 믿고 귀환스크롤을 찢다니.

정말이지 엄청 순진한 녀석이야."

레오나는 곁에 있던 길드원을 빙 둘러보며 물었다.

"어때? 드랍된 아이템 있어?"

아이템이 드랍이 되긴 드랍이 ㅤㄷㅚㅆ다.

하지만 드랍된 아이템은 다름아닌 쌀과자 40개가 전부였다.

소운의 얼굴이 처참하게 일그러졌다.

"싸,쌀과자 40개가 드랍되었네요."

"어쩔수 없지뭐. 그나저나 마스터 오빠는 뭐한다고 이렇게 늦는거야?"

"아무래도 회의가 길어지나 봅니다."

"아 사냥하고 싶어 미치겠는데~!"

"일단 대기하라는 명령이 떨어졌으니 대기할수 밖에 없어요."

"어쩔수 없지 뭐. 그럼 초보자들이나 죽이고 놀자."

레오나는 곁에 있던 길드원들을 데리고 다음 타켓팅을 물색했다.

저 멀리 초보자 세명이 보였다.

방금전 죽인 헨리와 마찬가지로 3인파티였다.

그녀의 얼굴에 미소가 어렸다.

초보자들이 뜻밖에도 고급아이템을 착용하고 있어서였다.

"저런 병신들에게 죽을줄이야! 으아아악!!!"

끓어오르는 분노를 억지로 삼켜냈다. 지금 화를 내봤자 해결되는것은 아무것도 없다. 냉장고에서 냉수 한사발을 꺼내 마신뒤 다시금 캡슐안으로 들어갔다. 캡슐에 들어가자 안내멘트가 흘러나왔다.

-넘버원에 오신걸 환영합니다.

초기 가동 중입니다. 홍채 인식과 더불어 지문 인식을 시작하겠습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위이이잉!

맞은편에서 인식기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가볍게 지문인식란에 손을 얹은후 홍채인식까지 완료했다. 그러자 캡슐안에서 다시금 안내멘트가 흘러나왔다.

-기존에 플레이 하던 캐릭터가 두개 있습니다.

-캐릭터 <헨 리>는 현재 패널티에 놓여 있습니다.

따라서 플레이 하실수 있는 캐릭터는 < 레 오 > 가 전부입니다.

레오로 접속 하시겠습니까?

나는 생각할것도 없다는듯 예라고 우렁차게 대답했다.

레오가 마을에 등장하자 몇몇 플레이어들이 레오를 알아보고 검을 빼들었다.

레오는 플레이어들이 안중에도 없었다. 텔레포터가 있는쪽으로 성큼성큼 이동할 뿐이었다.

"죽여주마! 모조리 다 죽여줄테다!! 와하하하하!!!"

그시각 레오나가 이끄는 레드길드원들은 산맥에서 대호를 잡고 있는 초보 파티들을 습격하며 아이템을 갈취(?)하고 있었다.

그들이 갈취한 아이템은 무려 이십여개에 달했다.

레오나는 미친듯이 마법을 구사하며 초보들을 태워죽였다.

그러기를 어언 30분.

무언가를 깨달은듯 레오나가 갑자기 소운에게 철수 명령을 내렸다.

소운이 알수 없다는 눈길로 레오나를 쳐다보았다.

"초보자들이 저렇게 많은데 그냥 간다고요?"

"우리가 죽였던 놈들중 고수들의 세컨캐릭터가 반드시 있을거야.

만에하나 놈들이 우리 레벨을 상회한다면 우린 죽고말아.

그러니까 빨리 이곳을 떠야해."

놈들을 죽였을때 제법 돈되는 아이템들이 드랍되곤 했다.

고수들의 세컨아이디일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소리다.

초보자는 쉽게 죽일수 있지만 고렙 유저들은 다르다.

자칫 잘못했다간 길드 싸움으로 번질수 있다.

그렇게 되면 여간 골치아픈게 아니다.

"좌우지간 내말듣고 얼른 애들을 물리도록해."

"아,알겠습니다."

소운은 흩어져 있는 길드원들에게 할란드성에 집결하라는 메세지를 남긴뒤레오나와 함께 귀환스크롤을 찢었다.

"레,레오! 네,네가 어째서 이곳에?"

레드길드에 속해있는 그는 유노라는 닉네임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겁에 질린듯 다리를 벌벌벌 떨고 있었다.

그도 그럴것이 눈앞에 있는 남자는 랭커 10위에 속해있는 레오였다.

정면대결은 애시당초 무리였다.

무엇보다 레벨차이가 200 이나 났다.

검을 쓴다고 한들 명중된다는 보장도 없었거니와, 레오에게 순삭될 공산이 컸기에, 유노는 좋은말로 레오를 달래려 했다.

"하,하하하. 마,만나뵙게 되어 영광…"

유노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이었다.

레오가 던진 화살이 그의 눈가에 박혔다.

"크아아악!!"

[플레이어 레오님에게 실명화살을 맞으셨습니다.]

[HP가 절반으로 줄어들었습니다.]

[2초동안 실명상태가 됩니다.]

캡슐 내부가 온통 깜깜해졌지만 유노는 당황하지 않고 안약을 눈속에 뿌렸다.

레오에 대한 대처법을 어느정도 숙지하고 있었던 탓에 그의 행동은 무척이나 빨랐다.

'보,보인다!'

안약을 뿌리자 시야가 비춰졌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였다.

또다시 실명화살이 날아왔다.

이번에는 독화살까지 유노의 몸속에 박혀버렸다.

[플레이어 레오님에게 실명화살을 맞으셨습니다.]

[HP가 절반으로 줄어들었습니다.]

[2초동안 실명상태가 됩니다.]

[독데미지로 인해 HP가 지속적으로 감소됩니다.]

[HP가 10퍼센트가 되었습니다. 위험하니…]

안내멘트가 채 이어지기도 전이었다.

[플레이어 <레오>님에게 격살당하셨습니다.]

[아이템 <나이츠 대검>을 드랍하셨습니다]

[경험치를 5퍼센트 잃으셨습니다.]

[사망패널티로 인해 12시간 동안 <유노>를 플레이 하지 못합니다.]

[카오틱 패널티가 부여됩니다. 6시간 동안 추가로 플레이 하지 못합니다.]

[18시간 이후에 접속해주십시오]

그야말로 순삭<순간삭제>이었다. 레오는 유노가 떨군 나이츠 대검을 마법배낭속에 챙겨넣은뒤 다음 타켓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그가 향한곳은 헨리가 죽었던 산맥 부근이었다.

'없군.'

산맥 전체를 둘러봤음에도 불구하고 레드 길드원들은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결국 레오는 할란드 성으로 걸음을 옮겼다. 유노 하나만으로는 도무지 분이 풀리지가 않았다. 레드 길드원들을 모조리 족쳐야 분이 풀릴것만 같았다.

'12시간 내내 모조리 족쳐주마!'

헨리를 하려면 12시간을 기다려야한다. 마땅히 할것도 없었던터라 레오로 복수계획을 짰다. 일명 레드 말살작전이 바로 그것이었다.

*  * *

"정말이야? 정말 유노가 레오에게 습격당했어?"

"그,그렇습니다. 뿐만아니라 성 근처에 있던 자스민과 연웅이도 놈에게 당했습니다."

소운의 보고에 레오나가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녀가 알수없다는 눈길로 되물었다.

"너,너는 그 사실을 어떻게 안거야?"

"화장실 때문에 잠시 캡슐을 빠져나갔는데 녀석들에게 카톡이 와있더군요.

저도 그걸 보고 알았습니다."

"그,그래?"

"그,그리고 보고드릴것이 있는데요."

"뭔데?"

"재수없게도 나이츠의 대검을 드랍하고 말았답니다.

이일을 어찌하면 좋을까요?"

나이츠의 대검. 기사들이 애용하는 검으로써, 국민템으로 알려진 검이다.

현 시세는 150만원에 육박하고 있다.

"거,검을 드랍했다고!?"

레오나의 안색이 급격히 어두워졌다.

(크,큰일이야. 이일을 어떻게 하면 좋지?

마스터 오빠에게 보고하면 한소리 들을텐데……)현재 길드원들이 끼고 있는 아이템은 전부 길드 재산에 속해 있다.

더욱이 사냥을 하기위해선 검이 필요했다.

때문에 어떻게 해서든 검을 다시 맞춰놔야만 한다.

그럴러면 150만원을 투자해서 나이츠의 대검을 사야만 했다.

이 사실을 마스터에게 보고했다간 추궁이 이어질게 뻔했다.

(어,어쩔수 없어. 일단 레오에게 죽었다고 보고를 올리수밖에…)회의장으로 걸음을 옮겼다. 드래곤과의 전쟁으로 말미암아 혈맹에 속한 길드마스터들이 모두 모여 회의를 하고 있었던 까닭에 시간이 꽤나 지체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회의가 끝나기만을 손꼽아 기다렸다.

대략 1시간이 지나자 길드마스터 유레카가 모습을 드러냈다.

레오나는 유레카에게 전후사정을 전부 말해주었다.

"그게 정말이야?"

"미,미안해 오빠. 괜히 나때문에."

"그러길래 내가 얌전히 있으라고 했잖아!"

유레카가 버럭 소리를 질렀다.

잘못을 했기 때문에 레오나는 무어라 반박할수가 없었다.

그저 유레카의 잔소리를 듣고만 있을 뿐이었다.

"우리는 전부 카오상태라고! 카오상태에서 죽게되면 패널티가 무척 많다는것쯤은 너도 잘 알고 있잖아!?

그래서 내가 경거망동 하지말고 성안에 있으라고 한거고!

왜자꾸 멋대로 행동해!?"

"미,미안…"

레오나는 괜시리 기가죽었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사람이 저렇게 많이 보고있는데 소리를 버럭 지를줄은 꿈에도 몰랐다.

"아…"

유레카는 자신의 실착을 알아차리곤 레오나를 집무실 안으로 데리고 들어갔다.

"내가 너무 화를 냈구나. 미안하다 나도 모르게 그만…"

"아냐. 나때문에 150만원 잃었으니 당연한거지."

"하아…"

유레카는 느닷없이 한숨을 내쉬었다. 레오나가 왜 그러냐며 물어왔다.

"큰일이다 정말."

"왜그러는데…?"

"애들을 죽인게 레오라면서?"

"응.그게 왜?"

"레오는 랭커 10위 자리에 있는 초고수 플레이어야.

게다가 생소한 독공을 사용해서 모든 이들이 꺼려하는 플레이어기도 하지.

그런그가 행방이 묘연하다가 갑자기 우리 레드길드원들을 죽이기 시작했어.

이게 뭘 의미하는지 알아?"

"자,잘모르겠는데…?"

"아무래도 너희가 죽였던 초보자 캐릭터중에 레오의 세컨이 있었던것 같아."

유레카는 무척이나 예리한 남자였고, 추리력또한 일품이었다.

게다가 머리까지 좋았다. 지금 상황을 유추해낸것만 봐도 그가 얼마나 머리가 좋은지 알수 있는 대목이었다.

레오나는 비로소 뭔가를 깨달을수 있었다.

레오가 갑자기 나타난것도 그러했고, 레드 길드원만 죽이고 있는것도 뭔가가 찜찜했던 찰나였다.

유레카의 말을 들어보니 일리가 있었다.

"그,그렇다면?"

"확실한건 놈이 우리들을 노리고 있다는거지.

하아… 정말 골치 아프게 되었구나. 곧있으면 드래곤과 전쟁도 치뤄야하는 마당인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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