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10 회: 윤지 -- >
[띵!]
[당신에게 불에 대한 내성이 생겨났습니다. 내성수치가 2가 됩니다.]
[불에 대한 데미지가 2퍼센트로 감소합니다. ]
리나와 파티사냥을 한지 어언 6시간이 흘렀을 때였다.
또다시 불속성 저항력이 상승했다. 헨리의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그토록 올리기 어렵다는 속성저항을 벌써 2개나 올린 까닭이었다.
현재 헨리의 레벨은 20을 넘어서고 있었다. 여우와 늑대의 레벨이 15에 불과했지만, 버서커 상태에 빠져 있어서 실질적인 레벨은 거의 20에 육박한다. 그래서 20까지는 손쉽게 올릴수 있었다.
하지만 레벨이 20 이 넘어가자 상황이 판이하게 달라졌다.
경험치는 둘째치고, 몬스터들이 비선공 몬스터로 바뀌어 버린 까닭이었다.
게다가 여우와 늑대의 눈에 비춰지던 빨간색 그래픽이 사라져버렸다.
헨리가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리나에게 물었다.
"놈들의 상태가 이상한데요?"
"아무래도 버서커 상태가 풀린 모양이에요."
드래곤이 최강의 생명체라곤 하지만 마법을 계속 펼치면 마나를 소모하고 기력이 떨어지기 마련이다. 현재 아르키우스는 모든 마법을 해제하고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그래서 버서커모드가 죄다 풀려버린 것이다.
리나는 이같은 고급정보를 거리낌없이 헨리에게 말해주었다.
헨리는 그제서야 수긍한다는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군요."
(내가 모르는 정보들이 이토록 많을줄이야….)레오를 하면서 왠만한 정보들은 죄다 습득했다고 자부하고 있었다.
랭커 10위 자리에 오르면서 산전수전 다 겪어보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가 모르는 사실은 무척이나 많았다.
그만큼 넘버원이라는 게임이 무척이나 방대하다는 증거였다.
"버서커가 언제 발현될지는 아무도 몰라요.
이참에 사냥터를 옮기는것이 나을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그렇게 하죠"
"호호 그럼 마을로 가서 잠시 정비 하는게 어떨까요?"
사용하고 있는 스태프의 내구력이 얼마 남지 않았다. 그래서 내구력 복구가 시급했다. 헨리또한 방어구의 내구력이 거의다 닳아 있는 상태였다.
"좋아요. 그럼 마을에서 정비하죠."
둘은 각자 사용하고 있는 아이템을 수리한뒤 마을 초입지역에서 다시 만났다.
"현재 리나님의 레벨이 24고, 제가 20이니까, 대호를 잡는게 좋을거 같아요.
대호가 있는 필드로 가실래요?"
대호는 큰 호랑이를 일컬으며, 할란드 마을 산간지역에 출몰하고 있다.
레벨은 헨리와 리나보다 높은 25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과 헨리는 자신만만한 표정을 지었다.
리나의 화력과 자신의 민첩을 더하면 대호쯤이야 상대가 되지 않는다.
"아…헨리님 정말 죄송해요."
"예?"
"제가 약속이 있어서 나가봐야 할거 같아요."
넘버원에 내장 되어있던 시계를 보았다.
시침이 정확히 7을 가리키고 있었다.
아무래도 저녁약속을 잡은 모양이다.
"하하 그렇군요. 그럼 어쩔수 없죠 뭐."
"헤헤 미안해요."
"미안할것 까지야… 저도 식사나 좀 해야겠네요."
헨리는 그말을 끝으로 접속을 종료하려 했다.
그러자 리나가 재빨리 헨리의 옷깃을 잡아챘다.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친구추가 할수 있을까요?"
"친구추가요?"
"헨리님과 호흡이 척척 맞아서 사냥이 무척 편했거든요. 부탁드릴게요."
눈앞에 있는 리나는 레벨에 비해 높은 마력을 지니고 있다.
척 보기에도 세컨캐릭터를 키우고 있는것 같았다.
저런 상대와 친구추가를 맺는다면 많은 도움이 된다.
헨리는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리나를 친구로 등록했다.
리나가 배시시 웃으며 꾸벅 인사를 건네왔다.
"호호 고마워요."
"별말씀을…"
"그럼 전 나가볼게요. 다음에 봐여!"
"네 수고하세요~"
"휴우. 내가 모르는 정보들이 이렇게 많을줄은 꿈에도 몰랐는데?…"
캡슐 장치를 빠져나오며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저녁식사도 뒷전이었다. 재빨리 컴퓨터 앞으로 다가갔다.
내가 알고 있었던 초급정보들이 너무 많이 바뀐 탓에 공부를 하지 않고서는 헨리를 키우기 어려울것 같았다. 다행히 초급정보들은 돈을 내지 않고도 열람이 가능했다. 나는 사이트에 올라와 있는 초급정보들을 하나도 빠짐없이 머릿속에 주입시키면서 공부에 매진했다.
양이 무척이나 많은탓에 하루가지곤 어림도 없을 정도였다.
"그래. 마음은 정했니?"
"으응."
"우와 정말!?"
"응. 처음이니까 잘 가르쳐줘"
이윤정의 입가에 미소가 떠올랐다.
드디어 동생을 설득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정말이야? 정말 할거야?"
"이미 S대 프로게이머 학부에 합격한 상태라서 빼도박도 못하잖아?
이왕 합격한거 열심히 다녀볼려고. 그러니까 언니가 잘 인도해줘.
그녀의 동생 이윤지는 공부를 무척이나 잘했다.
더욱이 서울에서 가장 유명한 S 고등학교에서 모든 과목 만점을 받고 졸업한 수재였다. 그녀의 주변인들은 하나같이 그녀가 잘될거라고 생각했다대한민국에서 유명한 P 대학과 Y대 그리고 K대를 비롯해 S대에도 충분히 들어갈수 있을거라 생각한것이다.
하지만 대학입학은 그렇게 만만하지 않았다.
서류전형까지는 쉽게 쉽게 흘러갔다.
스펙이 워낙 좋았던 탓에 대학에서 이윤지를 전부 받아준 것이다.
하지만 면접이 이어지자 이윤지는 하향세를 타고 말았다.
어릴때부터 워낙 소심했던터라 낯을 무척이나 가렸고, 사람들 앞에서 말을 잘하지 못하는 성격 때문에 면접때마다
고배의 쓴잔을 들이켜야 했다
그 때문에 그녀는 S대를 제외하고는 모든 대학에서 낙방을 하고 말았다.
이제는 S대 면접만이 남아 있는 상태였다.
사실 이윤지는 S대에 진학할 생각이 애시당초 없었다S대에 마음에 드는 과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S대는 아예 넣을 생각조차 하질 않았다.
그런 상황에서 언니인 이윤정이 새로 신설된 프로게이머 학부에 지원을 해보라고 권유를 했다.
어릴때부터 게임과는 거리가 멀었던 터라 이윤지는 고개를 내저었다.
하지만 언니인 이윤정은 끈질기게 동생을 설득했다.
"난 이미 프로게이머 학부에 지원했어. 너도 한번 넣어봐바.
너랑 나랑 같이 대학 다니는 것도 좋잖아?"
"으음."
"요즘 넘버원이 한창 떠오르고 있어서 취업 걱정도 없어.
제법 괜찮은 학과야. 말 그대로 돈도 벌고 게임도 하고.
그리고 잘만하면 넘버원 회사에 취직할수도 있다니까?
그러니까 한번 해보자 응!?"
결국 쌍둥이 언니의 계속되는 설득아래 이윤지는 마지못해프로게이머 학부에 지원했다.
다행히 1차 서류전형은 합격이었다.
고3 시절 수능 만점을 비롯해 전과목 만점을 받은 그녀가 서류전형에서 탈락할 리가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면접이었다.
P대와 Y대 그리고 K대도 면접에서 모조리 떨어지고 말았다.
이제 남아있는건 S대의 프로게이머 학부뿐.
여기서 떨어진다면 1년간 재수를 해야한다.
"재수를 하고 싶진 않아."
언니인 이윤정도 동생의 재수는 바라지 않았다.
그녀는 여동생에게 자신감을 가지라고 조언해주었다.
하지만 성격이 워낙 조용한터라 잘 고쳐지지가 않았다.
성격을 쉽게 고칠수 있다면 고민할 필요조차 없었다.
쉽게 고쳐지지 않으니까 고민하는거였다.
'안되겠어. 성격을 좀 고쳐봐야겠어.'
남아있는 시간은 단 10일!
10일뒤 면접이 이어진다.
그때까지 무슨수를 써서라도 성격을 조금 개조시킬 요량이었다.
결국 이윤지는 친구인 혜림이의 힘을 빌어 유명하다고 장평이 나있는 치킨집에서 단기알바를 시작했다.
유명한 치킨집이니만큼 또래의 친구들이 많이 올테고, 일을 하면서 성격이 조금 변하지 않을까 싶어서였다.
하지만 성격이 변하기는 커녕 오히려 더 움츠러들고 말았다.
남자들이 주구장창 작업을 걸어온 탓이었다.
얼굴이 무척이나 앳되었고, 무엇보다 몸매가 그야말로 일품이었다.
타칭 베이글녀가 바로 이윤지였다. 그 때문에 그녀를 노리는 하이애나들이 무척이나 많았다. 그녀를 한번 꼬셔 보려는 심산에서였다.
작업을 걸어오는 남자들은 대개가 20대 중후반 남자들이었다.
어떨때는 30대까지 그녀에게 들이대곤 했다.
그때마다 그녀는 어찌할바를 몰라했다.
오히려 그 때문에 남자기피증까지 생길 정도였다.
개중에는 술을 먹고 진상을 떠는 손님들도 있었다.
성격을 고치기 위해 알바를 한것이 오히려 역효과를 가져오고 만것이다.
그녀는 결국 일주일만에 일을 때려치우고 말았다.
남아있는 시간은 고작 3일.
3일간 이윤지는 이윤정의 지도아래 면접을 착실히 준비했다.
이제 막다른 길에 내몰렸으니 어떻게 해서든 합격을 해야만하는 처지에 놓였다.
이윤지와 이윤정은 서로에게 면접에서 나올만한 질문을 번갈아 하면서 면접에 대비하고 또 대비했다.
그리고 마침내 면접당일이 찾아왔고, 이윤지는 떨리는 몸을 진정시키곤 자리에 앉아 면접관들의 질문에 또박또박 대꾸했다.
막다른 길에 내몰렸다고 생각하니 초인적인 힘이 나왔다.
질문에 막힘이 없었고, 오히려 면접관들이 웃으며 이윤지를 대해주어불안감마저 떨쳐내 버릴수 있었다.
언니인 이윤정 또한 이윤지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면접을 잘 봐서인지 일주일이 지난후 합격통지서가 날아왔다.
꿈에 그리던 S대 프로게이머 학부 넘버원 학과에 최종합격을 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윤지의 표정은 썩 밝지가 않았다.
자신이 원하는 과에 가지 못하고 새로 신설된 프로게이머 학부에 입학을 하게 된것이 가장 큰 원인이었다.
돈문제도 매우 심각했다.
"왜 그렇게 표정이 굳어있어? 아직도 내키지 않는거야?"
"아니 그런건 아냐. 다만…"
"다만?"
"캡슐 가격 때문에 부모님한테 미안해서 말야.
안그래도 등록금이 550 이라 비싼판국인데…"
등록금 550. 캡슐가격 천만원.
두개를 합치면 1550이다. 더욱이 한달 정액값 50도 빼놓을수 없다.
토탈 1600만원이라는 거금이 들어가는 것이다.
이 모든것은 이윤지의 부모님이 부담해야 하는 금액이었다.
"지금 당장에는 돈이 많이 들지만, 너가 레벨업하고 게임내에서 조금만 경험을 쌓는다면 충분히 돈을 벌수 있을거야."
"그,그런가?"
"응 다 이해해 주실거야.
나중에 돈 벌어서 부모님에게 모두 갚아드리자."
"응! 당연히 그래야지!"
"그렇게 하려면 과에서 열심히 배우고 열심히 게임을 해야겠지??"
"응."
"그래 그럼 된거야. 이제 네가 사용할 캡슐을 먼저 주문해 보자.
어머니가 돈은 대준다고 했으니까 그걸로 캡슐을 사고 게임을 먼저 시작해 보는거야."
"지,지금 당장 말야?"
"곧 오티가 열리는건 알고 있지?"
"응 언니"
"거기가서 동기생들과 어울리려면 게임에 대해 조금은 알고 가는게 좋아.
그러니까 캡슐이 오면 그때부터 바로 게임을 실행해보도록해.
너 아직 아이디도 없잖아?"
"음. 그것도 그러네… 알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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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라는 여자를 상세하게 다룬이유는..
다들 아시죠?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