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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버원-9화 (9/378)

< -- 9 회: 어그로꾼 헨리 -- >

"파이어볼!"

성인 머리통만한 붉은 화염구가 리나의 손에서 생성되었다.

리나는 생성된 파이어볼을 가차없이 내던졌다.

화염구가 쏘아진 방향은 여우들이 밀집해 있는쪽이었다.

"깨갱!"

파이어볼에 격중당한 여우들이 배를 뒤집고 쓰러졌다.

"리나님 여우모피 나왔어요!"

헨리가 재빨리 아이템을 주워들었다. 그리곤 리나에게 건넸다.

리나는 드랍된 여우모피를 도로 헨리에게 건네주었다.

헨리가 알수 없다는 눈길로 물어왔다.

"또 저한테 주나요?"

"일종의 방어구 수리비라고 생각해주세요."

"아~ 스플래쉬 데미지 때문에 그런가보군요??"

그녀가 쓰는 파이어볼은 불속성 계열 마법이다. 더욱이 스플래쉬 특성까지 지니고 있다. 헨리의 이동속도가 여우보다 빠르다고 하지만 아주조금 빠를 뿐이다. 때문에 파이어볼의 스플래쉬 데미지를 전부 피하진 못했다.

그래서 헨리는 리나가 파이어볼을 날릴때면 어김없이 10의 생명력를 잃어야만 했다. 리나는 그점이 마음에 걸려서 드랍된 아이템을 전부 헨리에게 건넸다.

"정말 죄송해요. 아직 레벨이 낮아서 사용할수 있는 마법이 파이어볼밖에 없거든요."

"에이 괜찮아요. 어차피 모피를 전부 저에게 주시잖아요?

그러니 마음쓰지 말고 열심히 잡으세요. 전 어그로만 끌테니까요."

여우모피를 상점에 내다팔면 개당 100골드를 얻을수 있다.

생명력 10 을 내주고 100골드를 버는 셈이다.

더욱이 헨리에겐 생명력을 회복시켜주는 쌀과자가 있었다.

로하스 마을에서 햄스터 생포작전을 하고 받은 것들이었다.

때문에 이정도의 피해는 감수할 자신이 있었다.

더욱이 그녀와 사냥을 하면서 레벨을 3 이나 올리지 않았던가?

이미 헨리의 레벨은 13이 되어있었다.

헨리는 모아두었던 스탯포인트 9개를 모조리 dex에다가 투자했다.

몸놀림은 더욱 빨라졌고, 이동속도가 +1 이 증가했다.

그러자 아까보다 파이어볼의 스플래쉬 데미지가 조금 적게 들어왔다.

"휴우. 조금 쉬었다가 할까요?"

대략 1시간동안 사냥만 한탓에 마나홀이 고갈되었다. 사두었던 마나 회복 아이템은 이미 동이난지 오래였다. 더욱이 무기의 내구력도 바닥을 보이고 있었다. 헨리또한 주구장창 쌀과자를 섭취한 터라 체력회복 아이템이 동이난 상태였다. 게다가 파이어볼의 스플래쉬 데미지 때문에 방어구들이 너덜너덜해졌다. 그 때문에 내구력 복구가 매우 시급했다.

"좋아요. 그럼 잠깐 쉬도록 해요."

"그럼 5분뒤에 이곳에서 뵙도록 할게요. 그럼 그때봐요."

스태프의 내구력을 복구시키기 위해 리나는 무기상점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리나와는 반대로 헨리는 방어구 상점으로 걸어갔다.

주구장창 도망만 쳐댔기 때문에 무기 내구력은 그대로였고, 방어구들만 거의 걸레가 되어 있었다.

"총 350골드라네"

"에엥!? 300골드 아니에요?"

로하스 마을에서 수리를 맡길땐 300골드를 받았다. 그런데 할란드 마을에선 350골드를 받는것이다. 단돈 50원의 차이였지만, 계산은 정확해야 했다.

헨리가 따지고 들자 npc가 화롯불을 가리켰다. 헨리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화롯불?"

"자네의 방어구들은 몬스터들에게 물어 뜯긴것이 아니라 불에 의해 그을려졌다네. 그래서 추가적인 수수료가 들어간 것이지.

내가 보기에는 파이어볼에 그을린듯 한데 맞나?"

npc가 정확히 맥점을 짚자 헨리가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그사실을 어떻게?"

"30년동안 이 생활만 하다보면 저절로 알게 되는법이지.

좌우지간 수리할건가? 말건가?"

헨리는 어쩔수 없다는듯 350골드를 지불하고 말았다.

"4300골드네. 여기있으니 받게나."

헨리는 잡화상점에 들려 여우모피 43개를 팔아치웠다.

예상대로 모피의 가격은 개당 100골드였다.

덕분에 헨리는 4300골드를 손에 넣을수 있었다.

헨리는 그 돈으로 쌀과자를 100개 샀다. 수중에 남은돈은 총 20950골드였다.

정산을 해보니 사냥을 통해서 950골드의 흑자를 남길수 있었다.

헨리는 거기에서 그치지 않고 마나회복 포션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이건 한개당 얼마인가요?"

책정된 세율에 따라 포션의 값이 달라지기 때문에 가격은 천차만별이다.

운좋으면 싸게 구할수 있는것이고, 운 나쁘면 비싸게 구입해야 한다.

npc가 덤덤하게 말을 받았다.

"개당 100골드네."

"9개만 주세요."

헨리는 자신을 기다리고 있던 리나에게 9개의 마나포션을 건넸다.

리나의 눈동자가 살짝 커졌다.

"이,이건?"

"받아요. 생각나서 사온거니까."

"이,이러지 않으셔도 되는데"

"여우모피 팔아서 남은돈으로 사온거에요. 그러니까 얼른 받아요.

자꾸 빼면 나 화냅니다?"

헨리가 짐짓 엄숙한 표정을 짓자 리나는 그제서야 마나 포션을 받아들었다.

그녀가 빙그레 미소지으며 고개를 살며시 숙여왔다.

"호호 고마워요."

* * *

헨리가 몬스터들 사이로 뛰어들면 선공형 몬스터들이 헨리에게 공격을 가해왔다. 헨리는 놈들의 포위망을 벗어나면서 도주에 도주를 거듭했다.

그런사이 리나는 캐스팅 해두었던 파이어볼을 몬스터들에게 발사했다.

스탯 특성이 인트(iNT)라서 리나의 파이어볼은 실로 무시무시할 정도의 파괴력을 지니고 있었다.

여우와 늑대는 리나의 파이어볼을 배겨내지 못하고 배를 까뒤집기에 바빴다.

하지만 개중에는 죽지 않고 버티는 몬스터들도 있었다.

그럴땐 헨리가 나서서 빈사상태에 빠진 여우와 늑대들을 상대했다.

리나와 헨리가 파티사냥을 한지 어언 다섯시간이 지났을 무렵이었다.

헨리에게 반가운 소식이 전해져왔다.

[띵!]

[당신에게 불에 대한 내성이 생겨났습니다. ]

[불에 대한 데미지가 1퍼센트 감소합니다. ]

[고유특성 <불속성 저항>을 습득하셨습니다.]

[INT가 1 증가합니다!]

(어? 불속성 저항이라고?)

헨리는 깜짝 놀랐다. 생각치도 못하게 불속성 저항을 익힌탓이었다.

레오를 키우면서 바람 속성 저항밖에 익히지 못한 헨리가 어떻게 불속성 저항을 익히게 된것일까?

이유는 간단했다. 지속적으로 파이어볼 데미지를 받았기 때문이다.

넘버원의 특성상 파티원이라고 할지라도 데미지가 전파된다.

말인즉 스플래쉬 데미지도 받을수 있고,팀킬도 가능하다는 소리다.

그 때문에 넘버원 플레이어들은 파티를 걸더라도 항상 조심해야했다.

자칫 잘못했다간 파티원을 죽일수도 있기 때문이다.

(서,설마 계속해서 파이어볼을 맞아서 그런가?)스플래쉬 데미지를 자그마치 5시간 내내 맞아왔다.

아무래도 그때문인것 같았다.

다른 이유는 납득이 되지 않았다.

헨리는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어떻게 하면 속성저항을 익힐수 있는지 감을 잡았다.

이런 패턴이라면, 물속성과 바람속성, 그리고 전격속성등을 모조리 배울수있을 것이다.

(레오로 풀지 못한 과제를 헨리로 풀게 될줄이야.

이건 정말 엄청난 수확이군!)

레오를 플레이할때는 철저하게 기습을 감행하며 플레이어들을 죽여왔다.

때문에 플레이어들에게 공격당할일도 별로 없었고, 공격을 당한다고 한들한두대 맞는게 전부였다. 이처럼 5시간 내내 데미지를 입었던 적이 단 한번도 없었기 때문에 고유속성을 익히질 못한 것이다.

"헨리님?"

리나가 불렀음에도 헨리는 자신만의 생각에 도취되어 있었다.

(흐흐흐흐 이건 정말 엄청난 정보야. s급 정보와도 진배없다고!)속성 저항을 전부 100까지 올리면 그야말로 사기캐릭이 된다.

예를들어 불속성 저항을 100까지 올리면 불 데미지가 100퍼센트 감소하는것이다.

그말인즉 드래곤이 구사하는 헬파이어도 버틸수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현재 속성저항을 전부 100까진 올린 이는 전무하다.

속성저항을 배운 사람도 드문판국이다.

다들 레벨을 올리는데 혈안이 되어있어 속성저항을 등한시 하는 거다.

"헨리님!!"

리나가 귀여운 얼굴을 불쑥 내밀었다.

헨리는 저도 모르게 뒷걸음질을 쳤다.

"아 예?"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하세요?"

불속성 저항을 익힌건 헨리 자신밖에 모르는 상황이라서 속성저항에 대한 생각에 잠시 멍을 때렸다.

리나입장에선 사냥하다말고 멍한 표정을 짓는 헨리가 이해되지 않았다.

"아,잠시 뭐좀 생각하느라. 하하하"

"제가 이런말씀 드리긴 죄송한데, 사냥할때 만큼은 집중해주시면 안될까요?"

몰이사냥을 하는 중이다. 자칫 잘못했다간 둘다 죽을수도 있는 노릇이었다.

뿐만 아니라 헨리와 리나가 상대하고 있는 몬스터들은 버서커 몬스터들이 아니던가? 일반 필드 몬스터들보다 1.5배의 강함을 자랑하고 있다.

그 때문에 집중에 집중을 거듭해야만 했다.

더욱이 넘버원의 패널티 또한 무척이나 가혹하다. 만에하나 죽게되면 최대 하루동안 접속을 하지 못하는 불상사가 발생할수 있다.

리나의 잔소리 (?) 덕분에 헨리는 그제서야 퍼뜩 정신을 차렸다.

"죄,죄송합니다."

"헤헤 죄송할것 까진 없어요. 자! 그러면 다시 시작해볼까요?"

"하하 네 그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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