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8 회: 어그로꾼 헨리 -- >
"히야~! 역시나 사람이 많은걸?"
몬스터 한마리에 두세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들러 붙고 있었다.
어느정도 예상은 했지만 이건 상상을 초월할 정도였다.
마치 PC게임에서 오토를 돌리는듯한 모습이랄까?
더욱이 초보자 필드인데도 불구하고 30레벨이 넘는 플레이어들이 필드를 꿰차고 있었다.
"아무래도 룰렛 시스템 때문에 이곳에 모인듯 한데…."
룰렛시스템
넘버원에서 가동하는 프로그램으로, 레벨에 상관없이 몬스터들을 100마리씩 잡을때마다 룰렛을 돌릴수 있게끔 다트 하나를 제공해 준다.
다트가 있으면 마을에 있는 룰렛을 돌릴수 있는데, 룰렛을 돌릴때 마다 각종 아이템을 지급해 준다. 때문에 플레이어들은 레벨이 낮은 몬스터들을 주로 잡으며 다트를 모으곤 했다.
현재 헨리가 있는 필드에는 다람쥐들이 주로 출몰했다. 다람쥐는 기본적으로 레벨 10의 몬스터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레벨 30대들이 필드를 꿰차고 있는 모습이었다.
"쳇! 30레벨 놈들이 왜 이곳에서 다람쥐를 잡는지 모르겠군!"
"다트를 모으려고 일부러 이곳에 온모양이야"
"사냥하기 무척 힘드네. 다른 사냥터로 가야하나?"
초보 플레이어들이 불만을 토로했다. 그도그럴것이 30레벨 사람들이 계속 몬스터를 스틸하는 바람에 제대로된 사냥을 할수가 없어서였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비너스 신관의 버프 때문에 로하스 필드에는 중견고수들이 자리를 꿰찬지 오래.
결국 대다수의 초보자들은 다른마을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30레벨들과 경쟁 해봤자 질게 뻔했고, 최악의경우 놈들에게 죽임을 당할수도 있기 때문에 미연에 방지를 한것이다.
헨리는 그들틈에 섞여 텔레포터가 있는곳으로 이동했다.
제아무리 랭커 10위라곤 하지만, 그건 레오로 플레이 했을때의 이야기다.
현재는 초보자 신분이기 때문에 몸을 사려야했다.
헨리가 이동한곳은 로하스 마을과 제법 떨어진 할란드 마을이었다.
마을 밖 필드에는 여우와 늑대들이 출몰하고 있었다.
놈들의 레벨은 전부 15였다.
헨리의 레벨이 10이라는걸 감안한다면 결코 만만한 상대가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헨리는 자신만만한 표정을 지으며 필드 앞으로 나아갔다.
"덱스가 벌써 40에 육박하고 있어 그러니까 왠만한 공격은 회피할수 있을 거야."
20만원치 현질을 한덕에 다른 초보들보다는 월등히 좋은 능력치를 가지고 있는 헨리였다. .
더욱이 로보로브스키를 잡아 민첩을 올려주는 장화도 착용하고 있는 상태!
여우의 몸이 반으로 갈라지는걸 상상하며 헨리가 기세좋게 철검을 내질렀다.
그 순간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으잉!?"
여우는 가볍게 몸을 돌려 헨리의 공격을 회피했다.
헨리는 다시한번 철검을 내질렀다.
아까와 마찬가지로 여우는 또다시 헨리의 공격을 회피했다.
"끼야앙!!"
퍼어억!
"커억!"
오히려 얻어터졌다. 빠져나간 생명력은 자그마치 15나 되었다.
기겁한 헨리가 재빨리 거리를 벌려놨다. 이동속도가 여우보다 빨랐기 때문에 도주하는데는 문제가 없었다. 다행히 사정거리를 조금 벌려놓자 여우가 추격을 포기하고 뒤돌아섰다.
헨리는 그제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쉴수 있었다.
"헉헉. 이,이럴리가 없는데?"
헨리는 지금 레오를 키웠을때처럼 사냥터를 옮겨 다니고 있는중이었다.
레오가 레벨 10일때는 무리없이 여우를 잡았다. 템빨로만 본다면 오히려그때의 레오를 능가할 정도로 헨리의 템셋팅은 완벽했다.
그런데 놀라운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
그때보다 템셋팅이 더 좋은대도 불구하고 여우를 잡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헨리가 말도 안된다는듯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현실을 부정하고 있을때였다.
"필드사냥은 처음이신가 봐요?"
헨리가 뒤돌아보니 여자 하나가 성큼성큼 걸어오고 있었다.
제법 예쁘장하고, 얼굴이 무척이나 앳되보이는 그녀였다.
"누구?"
"인사가 늦었네요. 전 리나라고 해요. 레벨은 17이구요."
"아 예. 전 헨리라고 합니다. 레벨은 10 이죠."
"레,레벨이 10 이라구요?"
생각보다 상대방의 레벨이 무척 낮았다.
리나는 눈앞에 있는 헨리가 최소 15는 될줄 알았다.
그런데 뜻밖에도 10이라고 하지 않는가?
"왜 그렇게 놀라시죠?"
"저,정말 10 이세요?"
"네."
(이상하네. 레벨이 10 인데 어떻게 이동속도가 저렇게 빠른거지?
속도로만 따지면 거의 30레벨의 플레이어인데…)"
기동력의 장화 덕분이었다. 장화에는 무려 이속증가+10을 차지하고 있었다.
그래서 여타의 플레이어들보다 훨씬 빨리 움직일수 있었던 것이다.
그사실을 알턱이 없었기에 리나의 놀라움은 당연했다.
사실 리나는 우연찮게 여우에게 쫓기는 헨리를 보게 되었다.
여우는 넘버원 초급 몬스터들중에서 민첩이 가장 빠르다고 소문이 자자한 몬스터.
말인즉 여우로부터 쉽게 도망칠수 없다는 결론이 나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눈앞에 있는 초보유저는 별다른 어려움없이 여우를 떼어놓았다.
더욱이 레벨도 자신보다 훨씬 낮은 초보자가 아니던가?
그녀가 단도직입적으로 헨리에게 물었다.
"같이 여우랑 늑대를 잡아볼래요?"
"여우랑 늑대를요?"
헨리가 문득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되물었다.
그도그럴것이 눈앞에 있는 리나가 그렇게 쌔보이지가 않아서였다.
둘이 파티를 한다고 한들 몬스터 하나 잡을수 있을지 걱정이었다.
"그것보다 리나님에게 여쭤보고 싶은게 있습니다."
"뭔가요?"
"여우와 늑대의 레벨은 15라고 알고 있습니다.
제 레벨이 10이라고는 하지만 여우를 잡는데 무리는 없다고 생각했죠.
하지만 막상 때려보니 검이 박히지 않더군요."
"아~ 이유는 간단해요. 놈들이 버서커 상태에 걸려있기 때문이랍니다."
"버서커 상태?"
"현재 할란드 공작성을 차지하고 있는 크라우드 길드와 블랙 드래곤 아르키우스가 전쟁을 벌이고 있어요."
크라우드 길드라면 헨리가 잘 아는 길드였다.
레오를 플레이 했을 당시 크라우드 길드원 몇명을 반병신으로 만들어놨던 그가 아니던가?
"놈들… 아니 크라우드 길드원들이 전쟁 선포라도 했단 말입니까?"
"자세한 사항은 잘 몰라요. 제가 아는 사실은 [드래곤볼이 개입되어있다.]
이정도 뿐이죠."
"드래곤볼요?"
"초보자라서 잘 모르시겠지만, 드래곤볼 퀘스트를 완료하면 어떠한 소원이든 한가지를 들어주거든요. 그래서 길드마다 드래곤볼 쟁탈전으로 혈안이 되어있어요. 크라우드 길드도 마찬가지고요."
"그랬군요. 그나저나 몬스터들이 버서커에 걸려 있다고 하셨는데…"
"좀전에 말씀 드린대로 크라우드 길드와 블랙드래곤이 전쟁을 치르고 있어요이곳 할란드 공작성은 아르키우스의 영토와 매우 인접해 있죠.
전쟁선포로 인해 아르키우스는 인간들을 증오하게 되었고, 인간들의 사냥을 방해하기 위해 주변 몬스터들에게 죄다 버서커를 걸어놨어요. 그 때문에 몬스터들이 평소보다 1.5배정도 강력해진거죠. 여우와 늑대들이 선공을 가한 이유도 바로 그 때문이에요."
원래 여우와 늑대는 비선공 몬스터다.
하지만 버서커 상태에 빠지자 선공형 몬스터로 바뀌어버렸다.
헨리는 그제서야 모든 상황을 이해할수 있었다.
"그랬군요…"
"이젠 제 물음에 대답해 주세요."
헨리는 잠시 고민했다.
눈앞에 있는 리나와 파티사냥을 할까 말까 심사숙고 하는 것이다.
"그런데 제가 도움이 되긴 되나요?"
"헨리님의 이동속도는 발군이세요.
그 이동속도를 십분 활용해서 어그로를 끌어 주시면 제가 파이어볼로 여우들을 잡을수 있답니다."
"마,마법사 셨어요?"
"이래뵈도 전 매직나이트(magic night)에요.
일종의 마검사와 같은 클래스죠"
레오를 플레이 했을 당시 매직나이트 몇몇을 죽여봤기 때문에 헨리도 매직나이트에 대해선 잘 알고 있었다.
"그렇군요. 그러면 전 어그로만 끌어주면 되는건가요?"
리나는 아직 저레벨이라서 맷집이 매우 취약했다.
그점을 헨리가 보완해주면 파티사냥이 무리없이 진행될터였다.
리나가 황급히 고개를 끄덕였다.
"네에!"
"그럼 한번 해보죠 뭐. 어그로 쯤이야……"
"호호호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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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97편 모두 지우고 다시 수정작업하는중..
일단 18편까지 올려볼게요.
오늘 올리는건 별다른 특이사항이 없습니다.
<코멘트 보니까 읽고있는데 지워져서 당황스럽다고 하신분 봤는데..
ㅈㅅ요 ㅋㅋㅋ...수정 하고있는데 보고계셨던듯..ㅈㅅㅈ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