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6 회: 햄스터 퇴치작전! -- >
헨리가 창고로 들어서자 제이슨이 말했다.
"저는 가게 일때문에 가봐야 할것 같습니다. 퀘스트를 완료하시면 다시 저를 찾아 주십시오."
"알겠습니다."
"그럼 저는 이만."
제이슨이 나가면서 얼른 창고 문을 닫았다. 햄스터들이 탈출하기라도 한다면 가게를 습격할수 있기 때문에 미연에 방지를 한것이다.
문을 닫자 어둠이 몰려들었다.
"이런! 무척 어둡잖아!?"
밝은곳에서 어두운곳으로 이동했으니 암순응 효과가 나타나는것은 당연했다.
이럴때는 시간이 지나기만을 기다려야 했다.
"뭐,뭐지 저건?"
그때였다. 헨리의 눈앞에 붉은빛들이 하나둘 나타났다.
아직까지 시야문제 때문에 제대로된 사물분간이 되지 않았다.
"서,설마!?"
쐐애애액!
-햄스터에게 공격 당했습니다. 데미지를 받았습니다!
뭔가가 급속도로 달려오더니 헨리의 발을 물어뜯었다.
기겁한 헨리가 재빨리 장소를 옮겼다. 그와 동시에 빨간 빛무리들도 서서히 이동을 시작했다. 바로 헨리가 이동한 쪽이었다.
"햄스터인가?!"
아직까지 어둠이 짙은 상황이다. 햄스터의 모습이 전혀 보이지가 않았다.
단지 빨간빛으로만 놈들의 위치를 파악할수가 있었다.
"이대로 당할순 없지 에라이!!"
헨리는 빨간 빛무리쪽으로 뛰어들었다. 그리고는 빛무리 쪽으로 손을 내밀더니 마구 휘젓기 시작했다.
한마리정도는 잡히겠지 하는 생각으로 휘저은 거였지만, 손에 걸리는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오히려 헨리는 빨간 빛무리들에게 포위를 당하고 말았다.
햄스터들이 마구잡이식으로 헨리를 물어뜯기 시작했다.
눈깜짝할 사이 헨리의 생명력이 30이나 줄어들었다.
기겁을 한 헨리는 재빨리 높은곳을 찾아 이동했다.
시간이 조금 지난탓에 사물이 조금씩 눈에 들어왔다.
"남은 생명력은 240! 아직까지 할만 하다!"
순간적인 판단미스로 30의 데미지를 입었지만 아직까지 240의 생명력이 남아있었다. 헨리는 포기하지 않고 매의 눈빛으로 햄스터들을 주시했다.
시야가 확보된 탓에 이제는 햄스터들의 모습이 전부 눈에 들어왔다.
"햄스터들이 뭐가 이렇게 다양해?"
햄스터들의 종류는 천차만별이었다.
성격이 온순하고, 털색이 하얀 펄 종류도 있었고, 화이트 로보로프스키를 비롯해 사파이어,그리고 사람들이 많이 기르는 정글리안의 모습도 보였다.
"이왕이면 큰놈을 노려야 겠군!"
헨리는 나름대로 머리를 굴렸다.
퀘스트 내용이 50마리의 햄스터를 생포하는것이지.
종류별로 50마리를 잡으라는게 아니었다.
말인즉 큰놈으로 50마리를 잡아도 퀘스트를 끝낼수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그래서 헨리는 햄스터중에서 가장 큰 햄스터에 속하는 골든햄스터를 노렸다.
덩치가 제일 작은 로보로브스키는 이미 안중에도 없었다.
무조건 골든햄스터만 노리는 것이다.
"이야압!!"
헨리는 골든햄스터가 밀집해 있는곳으로 뛰어들었다. 그리고는 양손을 이용해포옹을 하듯이 바닥을 쓸어담았다. 온몸을 내던진 탓에 제법 빠르다고 장평이나 있는 블루 사파이어 한놈을 잡을수가 있었다.
하지만…
콰지직!
"응?"
뭔가 콰직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와 동시에 넘버원 내에서 알림말이 같이 흘러나왔다.
[골든햄스터 한마리가 플레이어님의 발에 깔려 죽고 말았습니다.]
[퀘스트가 실패로 돌아갑니다.]
[다시 도전하시려면 제이슨을 찾아가십시오.]
아아아악!!!!!!!!!
"지금 햄스터를 죽이셨다고 하셨습니까!!?"
제이슨이 역정을 냈다. 그도 그럴것이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제이슨의 성정 때문이었다.
[제이슨과의 친밀도가 1 하락하였습니다.]
헨리는 괜시리 기가 죽었다. 나름대로 열심히 하려고 온몸을 내던진것인데 그게 그만 역효과를 가지고 오고 말았다.
헨리가 쥐죽은듯 조용하자 제이슨 또한 괜시리 미안했는지 헨리에게 사과의 말을 건넸다.
"제가 흥분했군요. 죄송합니다."
"퀘스트를 다시한번 주시지 않겠습니까?"
솔직히 말하면 퀘스트를 만만히 본 경향이 강했다. 초심자 퀘스트이니만큼어려우면 얼마나 어렵겠냐고 생각한것이다. 하지만 햄스터 생포작전은 무척이나 어려운 퀘스트였다. 무엇보다 햄스터에게 공격을 하지 못한다. 햄스터의 공격을 피하면서 놈들을 하나하나 생포해야 하는것이다. 차라리 퇴치작전이라고하면 쥐어패기라도 할수 있지만, 햄스터 생포작전은 말그대로 놈들을 죽이지않고 철창에 담아놔야 했기에 퀘스트가 더 어렵게 느껴졌다. 그것도 한마리가 아니라 무려 50마리를 잡아야한다. 결코 호락호락한 퀘스트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헨리는 다시한번 도전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괜시리 오기가 발동해서였다.
* * *
"젠장. 뭐가 이렇게 비싼거야!?"
캡슐을 빠져나와 넘버원 홈페이지를 둘러보았다. 뿐만 아니라 넘버원에 관련된사이트란 사이트를 모조리 뒤져보았다. 하지만 원하는 정보들은 유료 정보사이트에 올라가 있는 것들 뿐이었다. 사이트에 올라와 있는 정보중 제일싼 정보료가 무려 150만원에 달했다. 햄스터 생포작전 정보는 애시당초 올라와 있지도 않았다.
'하긴 레벨 올리기 바쁜 놈들이 자질구레한 퀘스트를 하겠어?'
무엇보다 햄스터 생포작전은 난이도가 상당하다. 더욱이 로하스 마을을 벗어나고 레벨이 10이상이 되면 퀘스트 자체를 접할수가 없다.
로하스 마을로 이동한뒤 바깥에 나가서 30분만 사냥하면 10이상은 찍을수가 있기 때문에 사람들은 퀘스트를 하는것 보다는 바깥에 나가 사냥하는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더욱이 로하스성의 비너스 신관이 버프까지 주고 있다.
그 까닭에 퀘스트를 접하는 사람들이 그렇게 많지가 않았다.
제이슨이 헨리를 무척이나 반겼던 이유도 바로 그 때문이었다.
"결국 알아낸거라곤 재빠른 햄스터를 많이 잡을수록 보상이 좋아진다는 사실 하나뿐이다. 이럴게 아니지. 지금 당장 접속해야겠다!"
시간은 금이다. 1분 1초라도 낭비해서는 안된다.
다시 헨리로 접속했다.
정보조사를 통해 재빠른 햄스터를 많이 잡을수록 보상이 좋아진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헨리는 제일 느리고 덩치가 큰 골든햄스터에겐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헨리가 노리는것은 단 하나.
제일 빠른 로보로브스키였다.
"이번에는 절대로 햄스터를 죽이시면 안됩니다!"
제이슨의 신신당부가 이어졌다. 헨리는 비장한 각오로 다시한번 곡물창고로 걸음을 옮겼다.
끼이익!
창고문이 닫힘과 동시에 다시 어둠이 몰려왔다. 헨리는 재빨리 높은곳으로 이동했다. 이미 창고의 지형지물을 눈에 익힌 상황이다. 게다가 두번째 이동이라그런지 적응도 완벽하게 이루어졌다. 그순간 넘버원 내에서 알림말이 흘러나왔다.
[플레이어 <헨리>님이 어둠의 빛줄기들을 극복하셨습니다.]
[플레이어 <헨리>님의 눈이 강화됩니다.]
[강화된 눈은 어둠에서도 쉽게 적응할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눈의 강화 1/100]
"오옷!?"
생각치도 못한 수확에 헨리는 기뻐 어쩔줄을 몰라했다.
그도 그럴것이 레벨 1부터 눈의 강화가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눈의 강화는 강화수치가 100이 되면 다음 레벨로 넘어갈수 있다.
더욱이 어두운 공간에서 사물분별을 쉽게 할수 있도록 도와주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런 능력이 레벨 1부터 생긴 것이다.
"미약하지만 조금더 잘보이는것 같은데?"
두번째로 창고에 들어와서인지, 아니면 눈의 강화가 이루어져서인지, 아까보다는 확연하게 햄스터들의 모습들이 눈에 들어왔다.
햄스터가 모습을 드러내자 망설일게 없었다. 헨리는 모든 햄스터들을 제외하고 오로지 로보로브스키에게만 달려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