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4 회: 햄스터 퇴치작전! -- >
"후우~!"
오랜만에 들른 로하스 영지마을.
레오를 시작했을때 들렸으니 대략 1년만에 이곳을 찾은 셈이었다.
"사람들이 무척 많구나."
주위를 한번 둘러보니 생전 처음 캡슐게임을 접해본듯 여러 초보들이 사방팔방을 뛰놀며 신기해 하고 있었다.
"하긴 처음이면 신기할만도 하지."
주변에 있는 산과 마을.
그리고 돌아다니고 있는 NPC를 보면 저것이 정말일까? 하는 착각이 들정도로 섬세한 그래픽이었다. 마치 현실안에서 또다른 현실을 접하는 그런 느낌이랄까?
"일단 로하스 성으로 가서 버프를 좀 받아야겠다"
신기해하는 초보들을 뒤로한채 마을 정 중앙에 위치한 텔레포트 존으로 향했다.
신규유저라 그런지 텔레포터는 수수료 10원을 받아들고 이동시켜주었다.
"히야~ 역시나 사람이 많은걸? 다들 퀘스트를 받기 위해서 모인거겠지?"
광장에는 사람들이 빼곡하게 들어차 있었다.
이곳에 사람들이 많이 모인 이유는 드래곤볼 퀘스트를 받고 신관에게도 버프효과를 받기 위해서였다.
그 때문에 로하스 성에는 항상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고 있었다.
헨리는 많은 인파를 헤치고 비너스 신관에게 퀘스트를 받기 위해 성안으로 걸어 들어간뒤 비너스에게 말을 걸었다.
-드래곤 로드 드라이언을 포함해 일곱마리의 드래곤들이 마법의 힘으로
드래곤 구슬 (드래곤볼)을 만들어 냈습니다.
드래곤들이 만들어낸 드래곤볼에는 엄청난 양의 마나가 깃들어 있다고
하는데요.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드래곤볼을 찾아와 주시지 않겠습니까?
드래곤볼 퀘스트는 7개의 드래곤볼을 모아 드래곤로드 드라이언에게 가져다주는 퀘스트다. 퀘스트를 성사 시키면 어떠한 소원이든 한가지를 들어주기 때문에 플레이어들은 드래곤볼을 모으는데 혈안이 되어 있었다.
"YES!"
헨리는 생각할것도 없다는듯 고개를 끄덕이며 퀘스트를 수락했다.
그러자 신녀 비너스가 활짝 웃었다. 뿐만 아니라 마법지팡이를 꺼내들더니 헨리를 바라보며 주문을 외워 주었다.
헨리의 몸에 새하얀 기운들이 잠식해 들어갔다.
[비너스의 축복을 받으셨습니다!]
[비너스의 축복: 생명력 20 상승]
[비너스의 축복: 마 나 20 상승]
[비너스의 축복: 공격력 5, 방어력 5 상승]
<<비너스의 축복은 3시간 동안 지속됩니다.>>
비너스에게 받은 퀘스트는 사실 드래곤볼 퀘스트의 분기점에 불과하다.
먼저 비너스에게 퀘스트를 받은후 퀘스트를 완료하고 나서 드라이언 퀘스트로 이어지는 것이다. 여기 모인 사람들은 드래곤볼 퀘스트를 수행하기 위해 모였다기 보다는 비너스의 버프를 받기 위해서 모였다는게 정확했다.
헨리 또한 마찬가지였다. 수많은 마을중에 로하스를 선택한 이유도 바로 이점 때문이었다. 로하스 마을에서 로하스 성지의 거리가 제일 가까웠고, 텔레포트 비용도 절감할수 있었던 까닭이었다.
"스탯창."
헨리의 외침과 동시에 현재의 스탯창이 모습을 드러냈다.
닉네임: 헨리 종족:인간
레벨:1 직업:-
생명력:150+20 마나:100+20
STR(힘)= 10 INT(지능)=10
DEX(민첩)= 10 WIS(마나)=10
CON(생명)= 10 LUK(운) =10
공격력=10+5 방어력=5+5
상당히 빈약한 스탯창이었다. 특성은 단 하나도 없었고, 독 이라는 스탯자체는 아예 보이질 않았다. 매번 레오만 하다가 헨리를 하려니 무척이나 어색했다.
다른 메뉴창도 마찬가지였다. 가방에 있는 아이템이라고 해봤자 기껏해야 생수와 밀빵, 그리고 단검 하나가 전부였다.
그것도 초보에게 주어지는 공격력 + 10짜리 단검이었다.
헨리는 혀를 내둘렀다. 그도 그럴것이 레오를 하다가 헨리를 하려니 적응이 되지 않았다. 결국 그는 아이템을 새롭게 맞추기로 마음을 정했다.
"안되겠다. 일단 아이템부터 새롭게 맞추고 시작해야겠다."
레오와 같은 계정을 쓰고 있기 때문에 돈을 옮기는것이 가능했다.
잠시 헨리를 빠져나온뒤 레오에 접속했다. 레오가 마을에 모습을 드러내자 몇몇 플레이어들이 레오를 알아보고 검을 빼들었다. 개중에는 지레 겁을 먹고 도망치는 자들도 있었다.
"레오 이놈! 너에게 결투를 신청한다!"
"덤벼라 이놈!"
레오는 철저하게 놈들을 무시한채 자신의 할일만 하고 접속을 종료한뒤다시 헨리로 접속을 시도했다. 그리곤 접속을 하자마자 마을 창고지기로 걸음을 옮기고 돈을 빼냈다.
창고에서 빼낸돈은 자그마치 20만원 이었다.
헨리는 20만원으로 초보들이 낄수 있는 무난한 장비들을 사들였다.
장비들은 죄다 레벨 제한이 없는 아이템들이었다.
레벨 제한이 없는 아이템이 사고파는데 훨씬 용이하기 때문에 일부러제한이 없는 템을 산 것이다.
"일단 이정도로만 맞춰놓자."
이천만원에 달하는 돈이 있었지만 헨리는 20만원만 투자했다.
템을 너무 잘맞춰놓으면 악명(카오틱)유저에게 습격을 당할수도 있기 때문에 어느정도 조절을 해야만 했다.
"스탯창!"
헨리는 스탯창을 훑어보았다.
닉네임: 헨리 종족:인간
레벨:1 직업:-
생명력:200+70 마나:150+45
STR(힘)= 25 INT(지능)=10
DEX(민첩)= 15 WIS(마나)=10
CON(생명)= 10 LUK(운) =10
공격력=25+5 방어력=15+5
아까와는 달리 힘과 민첩을 비롯해, 모든 능력들이 조금씩 상승되어 있었다.
헨리의 얼굴에 미소가 어렸다. 스탯창을 보고 만족스러운 것이다.
"흐흐흐 이제부터 시작이다. 자!~ 내가 간다 넘버원이여!! 핫핫핫핫핫!!!"
게임을 처음 시작하면 플레이어들에게 가르침을 주는 NPC가 있기 마련이다.
헨리는 광장 근처에 있는 노인에게 천천히 다가갔다.
레오를 했을때 봤으니 거진 1년만에 가지는 만남이었다.
"안녕하세요?"
"보아하니 신규유저인 모양이로군 헐헐헐!"
노인NPC 카룬이 웃으며 말했다.
"예 그렇습니다. 그나저나 카룬님은 여전하시네요 하하하"
"응? 나를 아는가?"
헨리는 순간적으로 아차 싶었다. 그는 재빨리 둘러댔다.
"워,워낙 카룬님이 유명하시다보니 이런저런 소문이 들리더군요.
성격 좋으시고 호탕하시다고 말이죠."
"허허 그렇군. 그나저나 나를 찾아온것을 보니 가르침을 받기 위해서 온것 같은데 내 말이 맞나?"
헨리가 고개를 끄덕이며 대꾸했다.
"바로 그렇습니다."
"그렇군. 그렇다면 본론으로 들어가서 자네가 이곳에서 뭘 해야 하는지 가르쳐 주도록 하지."
헨리는 귀를 쫑긋 세우며 카룬의 말을 기다렸다.
카룬이 헛기침을 한번 하더니 열변을 토해내기 시작했다.
"자네같은 초심자들은 대개가 마을밖에 나가 사냥을 하기 마련이지.
넘버원에서 레벨이 높으면 높을수록 스탯을 많이 받을수가 있기 때문이야.
하지만 나는 레벨을 올리는것보다는 마을에 있는 NPC들로 부터 각종 퀘스트를 받아 퀘스트를 수행하는걸 추천한다네. 왜냐하면 퀘스트를 수행하면 각종 보상과 더불어 특수 능력치들을 전수받을수 있기 때문이지."
"특수 능력치요?"
"그렇네. 예를 들자면 독이라던지, 속성 저항이 대표적이지. 퀘스트를 한다면 이처럼 고유의 특수 능력치를 얻을수가 있다네. 현재 자네의 스탯창을 보면 속성 저항같은 특수 능력치가 없지?"
"아.예"
"퀘스트를 통해 신비한 능력들을 새로히 얻을수가 있네. 더불어서 추가적으로 보너스 스탯을 받을수도 있고 말일세."
"그렇다면 밖에 나가서 사냥을 하는것 보다는 일단 퀘스트를 하는게 낫겠군요?"
"퀘스트를 하다보면 게임의 흐름을 알수 있어서 초보자들에겐 많은 도움이 된다네. 그래서 나같은 도우미 NPC들은 초심자들에게 퀘스트를 추천하는것이지.
무엇보다 선택은 자네가 하는것이니 심사숙고해서 결정하기 바라네.
나는 단지 조언을 해주는것 뿐이니까 말일세."
헨리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레오를 했을때는 랭커에 들기 위해 퀘스트를 거의 접하지 않았다. 카오가 되기 전까지 중요한 퀘스트만 수행했을 뿐이다.
이번에는 무작정 레벨을 올리기 보다는 퀘스트를 수행하면서 헨리를 육성해보고 싶어졌다.
"퀘스트를 한번 해보겠습니다. 혹시 제가 할만한 퀘스트가 없을까요?"
"그전에 자네에게 묻고 싶은것이 있네."
"무엇입니까?"
"자네는 어떤 직업으로 전직을 할 생각인가?"
"예? 전직이요?"
아직까지 뭘 키워보겠다고 생각하진 않았다. 그래서 카룬의 질문에 당황하는 것이다.
"직업에 따라 퀘스트의 방향이 달라진다네. 예를 들어 전사계열쪽은 힘에 관련된 퀘스트를, 그리고 마법사계열 쪽은 지능에 관련된 퀘스트를 주는것이지. 즉 자네의 입맛대로 퀘스트를 골라서 수행할수 있다네."
1년전과는 사뭇 다른 전개였다.
레오로 플레이하면서 카룬에게 퀘스트를 받았을때는 그저 카룬이 시키는대로 퀘스트를 수행했었는데…
'아무래도 패치로 인해 조금 달라진 모양이군.'
구체적으로 뭘 키워보겠다고 마음을 정하진 않았다.
그래서 헨리는 잠시 고민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