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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버원-2화 (2/378)

< -- 2 회: 대학교 면접을 보다 -- >

"대학입시? 이건 못봤던 내용인데?"

"아 이거 말이냐?"

진영이가 서류를 다시 펼치며 나에게 설명해 주었다.

"이번에 서울 S대에서 새로운 과를 창설했지 뭐야."

"새로운 학과를? 무슨 계열인데?"

"IT쪽이긴 한데 따지고보면 게임계열이야.

쉽게 말하면 프로게이머 학부랄까?

말 그대로 게이머 육성을 위해 만든 신설 학부지.

그 안에 여러 게임과들이 있는거고"

대한민국에서 가장 유명한 S대에서 프로게이머 육성을 위해새로운 학부와 학과를 신설했다니…

생전 처음 들어보는 소리였다.

어렸을때부터 게임만 주구장창 해왔던 터라 괜한 호기심이 생겨났다.

"저,정말로 게임학과가 만들어졌다는 거야? 무슨 게임을 주로 하는 과인데?

그리고 거긴 어떻게 들어가?"

"너 설마 지금 대학교에 가려고 그러는거냐?"

내나이 23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군대를 다녀온 뒤로부터 넘버원을 1년동안 한탓에 어느덧 23살이 되어 있었다.

만약 내가 대학교를 입학한다면 일반 학생들 보다 나이가 세살 많은 형으로 입학하게 된다. 진영이는 그게 조금 마음에 걸렸는지 표정이 썩 좋지가 않았다.

"니가 게임 잘하는건 아는데 굳이 대학을 가야하냐?

지금 당장 먹고 살 돈도 없잖아?

더욱이 S대라면 대학 등록금이 한학기에 500 에 달하는데 너 그만한 돈이라도 있냐?"

지난 1년간 많은 돈을 벌었기에 돈은 문제되지 않는다하지만 진영이는 그 사실을 전혀 모르는 상황이라서 나를 걱정해 주고 있었다.

"수중에 2천정도 있다. 나름대로 일을 하면서 벌어둔거지."

수중에 모아둔돈은 총 3억이지만 믿어줄 놈도 아니고 굳이 알려주기도 싫어서 약간의 거짓말을 해버렸다.

"그러니까 니말은 그 돈으로 S대 게임학과에 다니겠다고?"

"아직 다니겠다고 마음을 정하진 않았다. 그냥 흥미가 있는것 뿐이야"

막말로 신청서를 낸다고 해도 합격한다는 보장도 없다.

고3 시절 공부도 반에서 딱 중간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더욱이 수능시험도 봐야하지 않은가?

대학이니 만큼 성적은 어디에서나 반영을 할터.

내가 신청을 한다고 해도 될 확률은 거의 제로에 가까울 것이다.

"S대 프로게이머 학부랬지? "

"새끼 벌써 마음이 그쪽으로 기울었네. 니가 정 하고 싶으면 해보던가 다행히 수능성적은 일체 반영되지 않고 고3 성적과 면접으로만 이루어진다니까너에게도 약간의 희망은 있어 보인다."

"진짜냐? 진짜 수능 성적 안봐?"

"정 못믿겠으면 니가 집에가서 자세히 확인을 해봐. 내가 보기엔 그게 나을듯 싶은데?"

뜻밖의 낭보였다. 수능 성적을 보지 않고 고3 성적과 면접만 본다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

"아무튼 니가 하고 싶은 일이니 니가 처신 잘하길 바라고 마음 먹은거 잘해봐라"

"그래. 응원해주니 고맙다"

"이제 게임 이야기는 그만하고 한잔 하고 술이나 먹자.

내가 쏘는거니까 많이 먹고."

간단하게 건배를 하고 맥주를 입속에 털어넣었다.

그나저나 귀속시스템과 S대 프로게이머 학부와 게임학과라…

집에 가면 정보조사좀 해봐야겠다.

[S대에서 프로게이머 학부를 신설하였습니다]

[게임학과는 여러가지로 나뉘어져 있으며 각각의 게임회사들과 별도의 계약을 마친 상태입니다.

전문적인 교수들이 모여 강의를 하는만큼 많은 도움이 될것으로 생각하는바관심있는 여러분들의 뜨거운 호응과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고3 성적과 게임내 이력. 그리고 면접으로만 학생들을 뽑고 있습니다.

수능성적은 전혀 반영되지 않습니다.

좋아하는 게임을 하면서 돈을 벌고 싶은 여러분들을 위해 만들어진 프로게이머 학부입니다.

저희 교수진도 열과 성의를 다해 여러분들을 지도할 것이니 마음껏 문을 두드려 주십시오!>

많은 내용들이 적혀져 있었지만 가장 중요한 부분은 위의 두가지 내용들이었다.

나이제한도 없고, 게임을 하면서 돈까지 벌수 있게 해준다!

물론 지금의 나라면 굳이 대학을 가지 않고 돈을 벌수는 있다.

하지만 누구나 가는 대학을 한번쯤은 가보고 싶었다.

게다가 서울에서 가장 유명하다는 S대가 아니던가?

그래서 마음을 다잡고 대학을 등록신청 했다.

등록란에 씌어있는 이력내용에 여지껏 했던 게임들을 적어놓고 고3때의 성적을 기입했다.

1차 서류전형을 무사히 마친 나는 손꼽아 S대의 연락을 기다렸다.

그리고 마침내 꿈에 그리던 S대의 연락이 나에게 전해져왔다.

[프로게이머 학부에 지원한 지강혁 학생 맞으신가요?]

[예 그렇습니다.]

[다름이 아니라 S대 프로게이머 학부 1차 서류전형 합격소식을 전해드리기 위해 전화를 드렸습니다. 2차는 면접으로 이루어지니 3일뒤 오후 2시 S대 면접장에서 뵙겠습니다. ]

두근두근.두근두근

심장이 요동친다.

살면서 이렇게 떨어본 적이 없었는데 오늘따라 왜이렇게 심장이 요동치는 걸까.

그건 아마도… 내가 꿈에 그리던 S대에 입학할수 있다는 설레임 때문일 것이다.

철컥.

문이 열리고…

"578번 지강혁 학생"

나를 부르는 여자의 목소리에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녀가 방긋 웃는다.

"지강혁 학생이신가요?

"네? 네 그렇습니다.'

"면접실로 들어가세요."

콩닥콩닥 뛰는 가슴을 부여잡고 면접실로 걸어 들어갔다.

5명의 노인네. 아니 잘생긴 형님들이 눈에 들어왔다.

가지고 간 비타 500 박스를 열어제끼고 면접관에게 하나씩 돌리니어처구니 없다는듯 피식 웃는 면접관도 보였고, 필요없다는듯 비타민을 옆으로 멀찍이 밀어내는 면접관도 눈에 들어왔다.

바로 제일 중앙에 앉아있는 면접관이다윗머리가 훌러덩 벗겨져내린 양반이 성격꽤나 있어뵌다.

"지강혁씨 비타민 그만 돌리고 자리에 앉아요"

"아 예."

비타민 박스를 의자 옆에 살며시 놔두곤, 바싹 긴장한채 자리에 앉았다.

그러자 빛나리 아저씨가 나의 학급내역서를 꺼내들고선 하나하나 질문을 건네기 시작한다.

"음. 프로게이머 학부에서 넘버원 학과를 선택하셨군요?"

"그렇습니다."

"다른과와는 달리 넘버원 과가 한창 뜨고 있는 추세인건 아시죠?

경쟁이 제일 쌔다는것도 말이에요."

"잘 알고 있습니다"

"흐음. 고3때의 성적은 35명중 17등. 전교 45퍼센트 수준.

그야말로로 평범하기 그지없군요."

"…"

"우리 학부에 지원한 학생만도 수만명에 달하지만 이런 성적은 성적축에도 끼지 못하는 성적입니다.

그건 잘 알고 계시지요?"

"예? 아 예… "

프로게이머 학부에 지원한 학생의 수는 총 18900명.

오늘 이루어지는 면접자만 대략 천오백명이었고, 면접을 보는 사람들이 하도 많아서 면접만 2주일동안 행해질 정도였다.

그중 80퍼센트는 고3때의 성적이 거진 상위 10퍼센트 이내의 성적 우수자들이다.

막말로 성적만 놓고 따진다면 어느학과를 가도 뒤떨어지지 않을 정도의 실력자들인 것이다.

사실 나도 놀랍긴 했다.

고3때의 성적이 좋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1차 서류전형이 통과할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으니까.

"그래. 부모님이 전부 돌아가셨다고요?"

"아. 그렇습니다."

"그런데 군대를 다녀왔군요? 혹 군대를 다녀온 이유라도??"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많이 괴로워했습니다.

방황도 많이 했고, 많이 울기도 했죠.

점점더 폐인이 되어가는 제 자신을 보면서 이건 아니다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몸과 마음을 단련시킬겸 제 스스로 군대를 지원하게 된 것이죠."

한치의 거짓없이 사실 그대로만을 말했다.

그러자 면접관들이 조금 놀랍다는 표정을 지어보였다.

빛나리 또한 그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제는 피식 웃기까지 한다.

다행히도 면접 분위기는 매우 좋아보였다.

"우리가 왜 당신을 1차합격 시킨지 아십니까?"

"1차 서류전형 말씀이신가요?"

"그렇습니다."

"소,솔직히 말씀드리면 잘 모르겠습니다."

빛나리도 그럴줄 알았다는듯 양 팔짱을 끼더니 담담하게 말을 이어나갔다.

"사실 우리는 1차 서류전형때 고3때의 성적을 좀 많이 봐왔습니다.

아무래도 대학이니 만큼 머리에 든게 있어야 강의도 잘 따라올수 있을테니까요.

그래서 지강혁씨 같은 분들은 걸러내고 또 걸러냈지요.

하지만 지강혁씨는 다른분들과 달리 조금 독특한 이력을 지니고 있더군요."

"독특한 이력이요?"

"두가지가 있었습니다. 한가지는 바로 게임능력이었죠.

서류전형에 씌어있는 이력내용을 보아하니 정말 미친듯이 게임만 하셨더군요."

순간적으로 저게 칭찬인지 욕인지 몰라서 멍하니 빛나리를 쳐다보고만 있었다.

"온라인 게임 레이나드로를 육성하여 랭커자리.

온라인 PC게임 TON 랭커자리. 스루이드 랭커자리.

유명하다고 소문난 게임에는 전부 랭커 아이디를 하나씩 가지고 있더군요.

랭커를 유지하려면 미친듯이 게임만 했을텐데 정말 대단해요.

그렇게 미치도록 게임만 하기에도 힘들텐데 말입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유명한 S대답게 그들은 지강혁에 대한 사전 조사를 철저히 완료한 상태였다.

게임회사에 직접 연락을 취해 지강혁 본인이 맞는지 조사함은 물론이거니와 지강혁이 단 한번의 현질도 하지 않고 랭커자리에 올랐다는 일까지 전부 조사를 통해 알아낸 것이다.

"이력이 독특해서 사람을 시켜서 알아봤는데 지강혁씨의 이력은 사실로 판명되었습니다 면접관님."

그 때문에 관계자들은 지강혁의 성적이 낮았음에도 불구하고 1차 서류전형을 합격 시킨것이었다.

"당신의 게임에 대한 열정이 1차 서류전형을 합격시킨겁니다.

그리고 또 한가지 이유는 바로 성적 향상이었죠"

빛나리가 서류를 뒤적거리더니 나의 성적표를 보면서 다시금 말을 이었다.

"고1때 평균 성적이 22점이었더군요. 고2때는 24점이었구요.

말그대로 게임 폐인생활을 하면서 놀았다는건데.

어떻게 고3때 평균을 70점 까지 끌어올린겁니까?

저는 그 점이 매우 신기하더군요."

고1때와 고2때는 거의 전교 꼴지수준이었으나단 1년만에 평범한 사람으로 돌아온것이다면접관들은 지강혁의 이점을 매우 높히 사고 있었다.

"사실 중학교 시절에 부모님이 돌아가셨습니다.

그리고 서울로 상경해서 할머니와 함께 고교시절을 보냈지요.

고1때와 고2때는 방황을 많이 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할머니 마저 고2때 돌아가셨죠.

그때 할머니께서 남기신 유언이 평범하게만 살아달라는 것이었습니다.

딴길로 새지않고, 착하게 살라고 말이지요.

그래서 그때부터 게임을 하지 않고 고3 시험을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미친듯이 공부해서 아이들과 비슷한 수준이 되었지요."

"흠. 그런 속사정이 있었군요."

"저도 모르게 옛일을 들춰서 말이좀 많아졌습니다. 죄송합니다 면접관님"

"아니,아니에요. 새롭고 흥미로워서 좋았습니다.

자 이제 마지막으로 포부를 한마디 들어볼까요?"

"게임에 대한 인지도와 더불어서 어르신들과 부모님, 하물며 여성부 사람들은 게임을 안좋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S대에서 이번 프로게이머 학과를 창설하는데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고 들은바.

어렵사리 창설된 학과이니만큼 많은이들이 게임을 부정적으로 보지 않고 나아가 게임으로도 충분히 자신을 어필할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겠습니다"

"좋습니다. 대기자가 많으니 면접은 이것으로 마치죠.

합격 통지는 추후에 발표되니 기다리시면 됩니다."

"예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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