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9. 외전/ 칠주야의 만남 (7)
***
‘사저께서 공연한 걱정을 하시는구나.’
환하게 뜬 달빛을 호롱불 삼아 걸으며 영호경은 그렇게 되뇌었다.
마른 나뭇잎을 밟아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났다.
그조차도 악공의 연주인 양 기껍게 여기며 생각을 이어나갔다.
‘내 아무리 아리따운 여인들과 교분을 쌓는 것을 좋아하기로서니 무림맹에 와서까지 여인 하나에 넋을 놓을까.’
책잡히기 그만큼 쉬운 일도 찾기 어려울 터인데.
바보 천치가 아니고서야 그리 얼빠진 짓을 할 리가 없지 않나.
진천군에게 있어 사제 영호경이란 대체 어느 정도나 얼간이였던가, 자신을 되돌아보며 영호경이 계속해서 걸었다.
일다경이 지나 도착한 곳은 무림맹 본단의 구석진 숲 어귀. 나무들로 가려져 어둑한 호숫가였다.
특이하게도 호숫가의 물 표면으로 새하얀 김이 모락모락 피어나고 있었다.
‘땅에서 더운 물이 솟는 곳을 찾아내어 호수처럼 만들었다고 했던가?’
받은 서찰에 분명 그리 쓰여 있었는데.
신교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사치스러운 광경이었다.
옛날 4대 교주였던 위지혁의 시절에는 중원 못지않게 향락을 부리는 자들이 더러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으나 사부인 백운상의 대에 와서는 그러한 일이 없었다.
그리 할 여력이 있고 물자가 있다면 무공을 모르고 척박하게 살아가는 민초들에게.
그나마도 더 챙기지 못함을 사부는 안타까워했다.
잠시간 십만대산에서 추위에 떨고 굶주리고 있는 자들을 떠올린 영호경이 손을 들어 인사했다.
호숫가 근처로 네 사람이 보였다.
청년이 한 명, 아직 아이 티를 못 벗은 남아가 한 명, 여인이 둘.
모두 아는 얼굴이었다.
제갈정명, 우철, 남궁세가 직계 남궁서연과 화산파 매화검수 유은설.
‘그래. 어찌 여인 하나에 넋을 놓겠는가. 둘은 되어야지.’
거기에 더해 제갈정명과 우철이라는, 앞으로 수십 년을 경쟁자로 살아갈 것이 거의 확실한 두 사람까지 함께였다.
그쯤 되어야 밤마실을 나온 수지가 맞았다.
일행들 쪽으로 가까이 다가선 영호경이 정중히 포권했다.
“낮에는 결례를 보였습니다. 영호경이라 합니다.”
“남궁서연이에요.”
“유은설입니다.”
이미 통성명을 한 바 있던 제갈정명과 우철과도 적의 없는 낯빛으로 인사를 했다.
그도 그럴 것이 애초에 단순한 여흥으로 온 것은 아니었다.
알 만한 사람들끼리라도 낮의 참사를 대강 수습하자는, 어느 측면에서는 정치적인 의도가 담긴 자리였다.
‘게다가 사내놈 둘까지 다섯이 있으면 혹시나 추문이 생길 염려도 적을 테니. 사저께서 내 원대한 뜻을 알는지 모르겠군.’
사달은 진천군이 내고 수습은 자신이 하는 꼴이지만······ 그렇다 한들 어떤가.
이런저런 이유를 다 제쳐놓더라도 꽤 즐거운 시간이었다.
달빛이 환했다.
호수 표면으로 별이 비치는 것이 퍽 아름다웠다.
다섯 사람이 나룻배에 함께 올라 이야기를 나누었다.
처음에는 다소 어색했으나 한두 마디 말이 오가면서 모두 표정이 풀려갔다.
부러 언사를 거칠게 한 것을 제갈정명이 인정했으며, 우철이라는 아이는 가만있다가도 문득 한마디씩 하는데 제법 웃음이 나는 면이 있었다.
남궁서연과 유은설은 청아한 어조로 정마를 막론한 무의 경지에 대해 논했다.
그러나 나룻배에 오르고 반 시진이 지날 무렵.
영호경은 무언가 잘못되었음을 직감하기 시작했다.
가벼이 담소나 나누려고 온 것인데.
남궁서연이라는 여자. 자꾸 눈이 간다.
표정과 말투, 몸짓 하나하나에서 빛이 나는 것만 같다.
가슴이 쿡쿡 찔리는 듯하며 몸이 가볍게 뜨는 듯했다.
부지불식간에 남궁서연 쪽으로 고개가 돌아가는 것을 몇 번이나 참아냈다.
목소리가 과장되게 커지려 하고, 신경이 쓰인다.
이제껏 단 한 번도 겪지 못한 생경한 감정이었다.
이루 말할 수 없이 난처한 심정으로 영호경은 다시 한번 생각했다.
‘이리 될 것이 아니었건만······.’
***
첫 이틀과 달리 다음 이틀은 별다른 문제 없이 순탄히 지나갔다.
오늘이 백운상이 맹에 온 지 닷새째였다.
같이 점심을 들자고 부른 자리. 넓게 깔린 상에 산해진미가 가득 차려졌다.
하지만 백운상은 어쩐지 못마땅한 표정이었다.
솔직히 말하면 나도 대단히 심기가 불편했다.
“변변찮은 차림이나 백 교주께서는 사양 말고 드시지요. ······자네도.”
진천군 이놈이 굳이 졸래졸래 따라와 함께 자리한 것이다.
딴에는 전에 무례했던 것을 사죄하고 싶은 눈치긴 하나 그렇다면 차라리 처소에서 낮잠이나 자는 것이 옳은 방법이었을 텐데.
나를 곁눈질로 보았다가, 음식 그릇을 보았다가, 미간을 살짝 찌푸리는 게 대체 뭐하자는 건지 모를 노릇이었다.
······혹시 그건가?
슬쩍 손을 휘둘렀다.
내 근처에 있던 닭 요리가 진천군 쪽으로 향했다.
먹고 싶은 음식이 너무 멀리 있나 싶어 손을 쓴 것이다.
맹에서 수십 년 밥 먹고 살다 보니 어떤 음식이 맛있는지는 훤하고, 내가 직접 먹어본 바에 의하면 마교보다 무림맹 숙수 솜씨가 확실히 낫다.
절대로 저놈이 이뻐서 한 행동은 아니었다.
그래도 기왕 왔는데 맛있는 것 좀 먹으라는 뜻이지.
한데 풍미 좋은 닭고기 요리가 근처에 놓이자 이놈 표정이 한층 더 일그러졌다.
거 주면 주는 대로 먹을 것이지.
“제법 맛이 있다네. 식기 전에 들게나.”
“······.”
아무 대답도 안 하던 진천군이 나를 바라봤다.
다시 닭 요리에 눈길을 주다가, 젓가락 든 손을 움찔거리다가, 이내 한숨을 폭 내쉬었다.
이 자식······ 지금 편식하는 건가?
하는 짓을 보고 있자니 목덜미로 피가 쏠렸다.
천하에 버르장머리 없는 새끼가 어딜 놀러 온 줄 알고-
“이 아이가 육식을 안 하외다.”
백운상이 조용히 내게 일렀다.
차마 글로는 담지 못할 격한 언사를 떠올리던 나는 잠시 멍해졌다.
풀떼기만 처먹는 건 그렇다 치자.
그래, 그럴 수도 있지. 충분히 그럴 수 있다.
한데······ 그러면 우리 밥 먹는 데는 왜 따라온 거냔 말이다.
진천군과 눈이 마주치자 얼굴이 새빨개진 놈이 고개를 내린다.
행동거지 하나하나가 도무지 이해가 안 됐다. 뭐랄까, 마음에 안 든다기보다는 황당하다고 표현하는 게 맞았다.
꾹 눌러 참으며 손을 휘둘렀다.
멀찍이 풀떼기 담겨 있던 그릇이 진천군 쪽으로 놓였다. 내가 이어서 말했다.
“과일이나 좀 내오라 이르겠네.”
“······이거면 충분합니다.”
그제야 진천군이 음식을 먹기 시작했다.
심지어 잘 먹는다. 얼굴에 화색이 도는 게 꽤 맛있는 모양이었다.
가만 보면 하는 짓이 아주 밉상까진 아닌데······ 아무튼 묘했다.
이번엔 백운상에게 물었다.
“한데 제자 하나는 어찌 두고 오셨소.”
오늘 식사 자리에 따라온 건 진천군 한 명이었다.
둘째 제자인 영호경은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백운상이 답했다.
“귀맹의 젊은 아이들과 따로 약조한 바가 있다 하더이다.”
“으음······.”
굳이 다음 말을 듣지 않아도 어떤 놈들이랑 어울려 노는지 알 수 있었다.
제갈정명, 우철, 남궁서연, 유은설까지 네 명이겠지.
이틀째 밤에는 저들끼리 모여 뱃놀이도 했다던데.
싹수 괜찮은 아이들이 어울린다니 굳이 말릴 것까지야 없겠으나 그 자리에 유은설과 남궁서연이 함께한 것은 마음에 걸렸다.
계집애 둘이 원래부터 은근히 서로를 경쟁상대로 여겨온 데다가 저번에 보니 영호경과 주고받는 눈빛이 묘하더라고.
나와 비슷한 생각을 했는지 백운상이 이맛살을 살짝 찌푸리며 말을 이었다.
“그 아이가 바깥에 나온 것이 오랜만이라 들뜬 듯하외다. 따로 타일러두려 하니 맹주께서는 심려치 마시구려.”
“되었소이다. 치고받고 싸움질이나 하는 것보다야 살갑게 지내는 것이 낫지 않소이까.”
영호경이라는 놈, 제법 똘똘해 보였으니 알아서 처신을 하겠지.
물론 교분이 과하다 싶으면 끊어낼 필요는 있었다. 내가 하든 백운상이 하든.
다음에는 서로 목에 칼 들이대야 할 수도 있는데 고작 며칠 하하호호 지내봐야 크게 의미도 없을 테고, 혹여나 사리분간을 제대로 못 하면 앞으로 인생이 대차게 꼬일 수도 있으니까.
당장 백운상과 내가 삼십 년 가까이 이러고 있잖은가.
“한데 아이들이야 그렇다 치고 백 교주께서는······.”
내가 잠시 말을 멈추자 백운상이 고개를 살짝 기울이며 의아한 표정을 했다.
처마 그늘을 타고 어스름히 들어온 햇빛이 백운상의 얼굴을 비췄다.
눈가를 좁히며 나는 말을 이었다.
“십만대산으로 돌아가시기 전에 달리 청할 것은 없소이까.”
그러자 백운상이 살풋 웃었다.
옆에 앉아서 소채를 오물오물 씹고 있는 진천군은 모르겠지만 이따금 내가 백운상에게 이런 어조로 말을 건네는 일이 있었다.
힘들게 시간을 내어 역용을 하고, 며칠이나마 서로를 온전히 정인으로서 대할 때.
함께 저잣거리를 지나며 내가 이렇게 묻곤 했었다.
무언가 가지고 싶은 게 없냐고.
그럴 때면 백운상은 가판에 놓인 값싼 장신구를 가리키거나, 당과를 하나 사서 나눠 먹자고 청했다. 아니면 배시시 웃으며 내 팔을 끌어안고는 했다.
그리고 이번에도, 그녀는 그처럼 소박한 소원을 말했다.
“하면 칠주야의 마지막 날······ 맹주와 내가 어울려 검무나 추어보는 것이 어떻겠소이까.”
‘비무를 해 보자’라는 뜻으로도 읽힐 수 있는 말에 멀뚱히 듣고 있던 진천군이 눈을 휘둥그레 떴다.
그러나 나는 진의를 안다. 그저 추억이나 조금 더 쌓아보고자 하는 마음이리라.
기꺼운 얼굴로 답했다.
“그것도 좋구려. 그리 합시다. 사람들을 많이 모아서, 우리 검무나 한번 나누어봅시다.”
백운상이 맑게 웃었다.
***
부맹주 집무실의 문이 벌컥 열렸다.
바쁘게 업무를 보고 있던 남궁호가 고개를 들어 방금 무례하게 들어온 자를 보았다. 총군사 제갈경이었다.
화를 억지로 눌러 참는 얼굴로 제갈경이 대뜸 말했다.
“뭘 꾸미는 게요.”
“······무슨 뜻인지 도통 알 수가 없군. 알아듣게 설명을 해주시면 좋으련만.”
대놓고 추궁을 했음에도 남궁호의 표정에는 한 치의 흔들림도 보이지 않았다.
제갈경이 속으로 생각했다.
‘언제 봐도 재수가 없는 낯짝이구나······.’
지난 며칠간 제갈경은 몹시 바빴다.
하무린의 명령으로 백운상을 제거할 계획을 세우기 위함이었다.
가장 철저하며, 가장 은밀해야 했다.
하무린이 백운상의 목숨을 그 자리에서 거두어낸다는 전제하에 나머지 마교의 잔당들을 몰살할 수 있을 만큼 철저히.
그러면서도 일이 시작되기 전까지는 계획의 참가 인원들조차 그것이 백운상과 마교 절멸을 위한 함정이라는 것을 모를 만큼 은밀하게.
얼핏 불가능해 보이는 일이나 그에게는 가능했다.
지모로는 당대에 따를 자가 없다 일컬어지는 신산 제갈경은, 하무린이라는 칼을 손에 쥐여주기만 한다면, 그러한 함정을 능히 마련할 수 있는 군사였다.
한데 어제부터였다.
바쁘게 준비를 해 나가던 제갈경은 문득 맹 내부에 감도는 어떠한 흐름을 읽어낼 수 있었다.
크게 거슬리진 않으나 분명 자신의 통제에서 벗어나 있는 기류.
그 근원이 눈앞의 남궁호라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경거망동하지 않는 게 좋으실 거외다. 나야 경고만 하러 온 것이나 성질 더러운 맹주께서 어찌 반응하실지는 나도 모르는 일이니. 나 바빠서 이만 갑니다.”
그리고 제갈경이 집무실 밖으로 향하려던 그때였다.
등 뒤에서 싸늘한 질문이 던져졌다.
“도통 이해가 안 되는군그래.”
“뭐가 말이요.”
“천하제일이라 할 만한 재지. 맹을 통틀어 열 손가락 안에 꼽힐 무공. 제갈이라는 성씨. 대체 무엇이 아쉬워서 그자 아래에 계신지 알 수가 없단 말이외다.”
“······.”
“십여 년 전 맹주를 뽑을 때도 그랬지. 군사께서는 충분히 그 자리에 오를 수 있지 않았겠소?”
실로 그랬다.
비록 하무린이 당대 제일의 걸물이라 하나 맹 내의 입지를 따진다면 오대세가라는 배경을 등에 업은 제갈경도 그에 못지않았다.
남궁호의 말대로 제갈경이 맹주 자리에 올라, 불혹에 못 미치는 나이로 강호 무림을 호령할 가능성도 분명 있었다. 아주 약간만 억지를 부렸다면.
그러나 제갈경은 어떠한 술수도 없이 순수하게 하무린과 경쟁했고, 패배를 깔끔하게 인정했으며, 이후로는 하무린의 측근에 가까운 행보를 보였다. 해서 남궁호 자신이 제갈경을 대체할 인물로 급부상하게 된 것이다.
은근한 어조로 남궁호가 말을 이었다.
“내가 맹주가 되면 그대가 자연스레 부맹주가 될 것이오. 혹은 이 남궁 모는 계속 이 자리를 지켜도 괜찮겠지. 신산께서 맹주가 되어 강호무림을 ‘올바르게’ 이끌어주시겠다면야.”
협잡질이라고 하기에는 지나치게 파격적인 제안.
그러나 제갈경은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코웃음을 쳤다.
“나보다 싸움도 못 하고 더럽게 멍청한데 욕심만 많은 놈들 대장 노릇보다는, 나보다 싸움 잘 하고 그리 멍청하지도 않은 데다 욕심 없는 놈 일 도와주는 게 백 배는 낫지 않겠소?”
제갈경이 집무실 문을 열었다.
이번에야말로 문턱을 넘으며, 조소를 담아 일렀다.
“그걸 이해를 못 하니까, 그러니까 니가 평생 우리 밑인 거야.”
“······.”
“아무튼 나이 오십 먹고 뒤지게 처맞기 싫으면 허튼 수작 부릴 생각 마시오. 내가 하가 그 새끼한테 맞아봐서 아는데 진짜 더럽게 아프니까.”
문이 쾅 닫히고, 홀로 남은 남궁호는 손가락으로 탁자 끝을 몇 번 두드렸다.
그러면서 피식 웃었다.
물론 모욕적이기는 했으나 그보다는 기대감이 더 컸다.
고개 뻣뻣한 두 놈이 겨우 마련한 회담이 어그러질 것을 생각하면 절로 웃음이 나왔다.
‘허튼 수작 부릴 생각 말라니.’
이 또한 웃음이 나오는 말이었다.
수작이니 뭐니 할 만큼 거창한 것도 아니었으니까.
한편 집무실을 나서는 제갈경도 마음이 편치는 않았다. 말이야 호기롭게 했지만 걱정이 되는 것이 사실이었다.
하무린은 백운상의 눈이 흐려졌다고 말했으나······.
‘그리 말하는 하가 놈도 예전 같지는 않지.’
무공? 물론 독보적인 천하제일이다,
지모와 심계 역시 어느 누구 못지않았다.
‘그래서 문제지, 그래서 문제야.’
지천명이 얼마 남지 않은 이 시점.
하무린이라는 한 인간의 기량은 가히 절정에 이르러 있었다. 닿는 무엇이라도 베어낼 수 있는 천하의 명검처럼.
하지만 그러한 날카로움은 바꿔 말하면 깎여 나가고 있다는 뜻이기도 했다.
떨어지는 물방울이 바위를 뚫듯이 조금씩 닳아오다, 이제는 한계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증거.
‘이번 일이 성공해도 당분간 그놈은 제대로 쉬지도 못할 텐데. 차라리 번복이라도 한다면······.’
물론 화는 날 것이다.
경멸스러운 마음이 들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게 나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고개를 흔들어 잡념을 떨치며 제갈경이 결론을 냈다.
일단은 진행하는 것이 옳았다.
‘최대한 빨리 마무리 짓고 하가는 몇 달 요양이나 보내는 게 좋겠구나······.’
그러나 사태는 그리 낙관적으로 돌아가지 않았다.
하루가 더 지나 칠주야의 회담 중 엿새째.
제갈경조차 미처 예상하지 못한 사달이 일어나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