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2. 외전/ 천마대전 ~행복한 하루~
계획상으로는 이번 여행에서 조금 더 진전이 있어야 했지만······.
‘생각보다 거부감이 심하네?’
유지현은 등을 토닥여주던 손을 조금 올려서 목 뒷부분에 대고, 그대로 어루만지듯이 쓸어내렸다.
열기를 담은 가운뎃손가락 끝이 부드럽게 타고 내려가 등허리의 단단한 뼈에 닿았다.
묘한 감각을 느낀 이수민이 잠시 몸을 뒤척였지만 빠져나오려고 하지는 않았다.
울다 지쳐서 그럴 경황이 없었거나, 썩 나쁘지 않은 기분이었거나.
혹은 둘 다이거나.
우선은 그걸로 만족하기로 했다.
서두를 것도 없었다.
시간은 자신의 편이었고, 결국에는 이수민도 알게 될 테니까.
가장 소중한 사람은 항상 곁에서 힘이 되어준 유지현이라는 사실을.
그런 후에 두 사람이 어떤 관계가 될 것인지는 아직 알 수 없었지만 최소한 지금처럼 힘들어하는 것보다는 나으리라.
‘이건 수민 언니가 나쁜 거야.’
전생의 인연.
현생에서의 재회.
유지현을 향한 집착적인 애정.
비밀의 방을 목격한 것.
자신의 아버지를 사랑한다는 고백.
지난 몇 년간 많은 일을 겪으며 순수하게 사부를 존경하고 사랑했던 마음도 조금씩 바뀌어나갔다.
스스로도 깨닫지 못한 채로, 백사장에 물이 스며 진흙이 되듯이.
다른 누구도 아닌 이수민이 그렇게 했다.
그리고 작년 5월.
이수민이 자신에게 입을 맞추려고 했다는 것을 알았을 때 생각했다.
그다지 싫은 느낌이 아니라고.
그것을 자각한 이상 이제는 스스로의 마음을 표현할 단어들을 달리 골라야 했다.
결코 이전과 같아질 수 없도록.
‘나를 이렇게 만들어놓고는······.’
정작 이수민은 다른 사람 때문에 힘들어한다니.
용납할 수 없는 일이었다.
이수민을 위해서도, 유지현 자신을 위해서도.
유지현은 고개를 숙였다. 자연스럽게 이수민의 이마에 입이 살짝 맞닿았다.
머리칼에 배인 담배 냄새가 왠지 모르게 좋았다.
‘언니는 나랑 행복하면 돼. 내가 그렇게 해줄 거야.’
어느새 흐느낌이 잦아들고 새근새근 숨소리만 들리는 고요한 방 안에서 유지현은 그런 생각을 했다.
***
털썩, 하고 땅바닥에 쓰러지는 소리가 났다.
애처로운 시선으로 유수현을 바라보던 차수희가 이내 기절한 듯이 고개를 떨궜다.
아빠의 품에 안겨 있기는 했지만 눈으로 직접 목격한 것처럼 상황을 파악하고 있던 유지희가 마음속으로 중얼거렸다.
‘하나도 안 아프면서.’
방어 자세를 조금 풀기는 했지만 그래도 대부분의 충격을 해소하고 맞은 것이다.
아플 리가 없었고, 일러바치기 위한 연출일뿐이었다.
굳이 대사로 바꾼다면 ‘오빠아! 방금 봤지? 운상이가 나 때렸어요!’ 정도일 터.
그리고 백운상도 마찬가지였다.
곧바로 기진맥진한 안색을 하더니 비틀거렸다.
입가로 흘린 핏줄기와 먼지투성이인 옷이 잘 보이도록 자세를 조정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둘 다 연기 잘하네?’
하지만 이미 끝장이었다.
쉽사리 속일 수 없는, 완벽한 타이밍에 도착하도록 신경 썼으니까.
들키지 않게 결계를 해제해주고 시간도 정확하게 맞췄다.
선계의 신인 자신이 노력한 그 모든 것들이 이 광경을 아빠에게 보여주기 위해서였다.
“아부우, 꺄아!”
아무것도 모르는 척 아빠의 품에서 장난을 치면서 유지희는 곧 이어질 장면들을 기대했다.
‘이런 걸 두고 팝콘을 씹는다고 했지?’
무대는 모두 갖춰졌으니 감상하는 일만 남은 것이다.
‘아빠, 여기서 기강 한 번 제대로 잡고 가야 해.’
유지희는 아빠가 진지하게 타이르거나 어쩌면 호통을 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갈등을 피해 줄타기를 하는 것도, 서로 대화를 통해 화해시키는 것도 통하지 않았으니까.
그러니 이제는 뭔가 보여줄 때였고 유수현의 선택은······.
“지희야. 집에 가자.”
“부우?”
선계의 신조차도 예상하지 못했던 뜻밖의 것이었다.
몸을 휙 돌린 유수현이 왔던 것과 반대 방향으로 걸었다.
기절한 척하고 있던 차수희가 눈가를 움찔거렸고, 백운상은 아예 놀라서 손을 뻗고 말았다.
‘진짜 간다고? 이 상황에서? 아빠! 그건 좀 너무하잖아!’
유지희가 몸을 뒤척였지만 통하지 않았다.
솜씨 좋게 딸아이를 어르며 유수현은 공원을 빠져나갔다.
정말로 뒤도 돌아보지 않고 단호히.
그리고 폐허가 된 공원에는 천마 두 사람만이 남았다.
“조사님 일어나요! 빨리 일어나라고!”
세차게 어깨를 흔들어 깨우는 백운상을 향해 한쪽 눈만 살짝 뜬 차수희가 물었다.
“오빠 진짜 갔어······?”
“그럼 진짜지 가짜겠어요?! 이거 어떡할 거예요. 엄청 화났잖아요!”
“저기 운상아. 일단 침착하자?”
“침착은 무슨 침착이야! 하무린이 저런 식으로 화내는 거 본 적 있냐구요. 없잖아!”
“그렇기는 한데······.”
사실 당황한 건 차수희도 마찬가지였다.
유수현은 언성을 높이며 화를 낸 적조차 없으니까. 한데 지금은 오히려 그것보다도 상황이 안 좋았다.
주섬주섬 몸을 일으킨 차수희가 백운상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집에 가서 사과하자. 당장은 말구. 조금만 있다가.”
원망 어린 시선으로 백운상이 고개를 끄덕였다.
“근데 조사님.”
“응?”
“세 대 때렸으니까 제가 이겼죠?”
“도중에 난입이 있었으니까 경기 중단이지.”
“웃기시네.”
진심이긴 했지만 긴장을 풀어내는 대화.
그리고 오후 여덟 시 무렵. 집에 도착한 두 사람은 그대로 얼어붙고 말았다
캐리어에 짐을 챙기고 있던 유수현이 말했다.
“왔어?”
***
마음속으로 되뇌었다.
나는 쓰레기다.
“오빠 어디 가려구?”
애 엄마가 당황해하면서도 애써 침착하게 물었다.
얼음장처럼 차가운 표정을 유지하면서 짧게 답했다.
“그냥.”
“그냥이 아니잖아. 오빠 진짜 왜 그래애.”
“하가야. 조사님이랑 내가 할 얘기가-”
“아냐.”
고개를 가로저으며 다시금 되뇌었다.
나는, 쓰레기다.
“이건 대화로 풀 수 있는 문제가 아냐. 내가 잠깐이라도 안 보여야 둘이 머리 식힐 시간이라도 있지.”
“오빠 아냐. 절대 아냐. 오빠가 왜 나가. 미안해, 이제 안 그럴 테니까-”
“하가야 잘못했다. 한 번만 기회를 다오.”
애 엄마가 내 팔을 부여잡았고 백운상이 재빨리 캐리어를 멀찍이 치워냈다. 아주 환상의 콤비네이션이었다.
못 이긴 척 쇼파에 앉으며 마지막으로 되뇌었다.
나는······, 나는 쓰레기다.
전생부터 그랬고 앞으로도 변치 않을 진실이었다.
사실은 애써 부정하려고 했다.
평온한 나날을 보내는 게 좋았으니까.
이대로 행복하게 살 수 있을 줄 알았다. 평화적으로 원만하게 해결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 결과물이 도저히 눈 뜨고 볼 수 없는 총체적 난국의 대참사라면, 이제는 인정해야 했다.
나에게 ‘좀 더 잘할 수 있는’ 방법이 남아있다는 것을.
악당에게는 악당 나름의 해결책이 있는 법이니까.
“나한테 미안한 마음이 조금이라도 있어?”
“응.”
“물론이다.”
“그런데 왜 그런······.”
죄책감을 불러일으키며 심리적인 우위를 확실히 다졌다.
여운을 주기 위해 구체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다.
그리고 질문했다.
“도대체 왜 그렇게 싸운 거야? 누가 ‘먼저’ 시작했는데?”
“운상이가-” “조사님이 자꾸 얄밉게-”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운상이가 나 때렸는데······.” “조사님이 시비 걸어서······.”
내가 일어선 것에 놀라면서도 이 말만은 꼭 해야겠다는 듯이 억울한 표정들이었다.
정황을 묻는 척하면서 성공적으로 갈등을 조장한 내가 낙담한 얼굴로 말했다.
“아직도 서로 탓할 거면 그냥 계속 싸우고 있지 그랬어.”
두 사람이 함께 고개를 떨궜고, 가슴속에 남은 마지막 양심이 ‘선 넘네?’라며 경종을 울렸다.
지금 나는 애 엄마와 백운상이 나를 사랑하는 마음을 염두에 두고 반응을 유도하고 있었으니까. 이런 상황에서도 서로를 탓하는 말을 할 수밖에 없게 만든 사람은 나였다.
명실상부한 인성파탄자의 방식이었고, 이것이 최선이었다.
“처음부터 말해줄래? 어떤 대화를 했고, 어떤 과정으로 오늘까지 이르렀는지.”
애 엄마와 백운상이 주저했다.
나 안 보일 때 어지간히 유치하게 싸웠나 보지.
하지만 여기서 마무리 지을 생각은 없었다.
대질신문을 시키듯이 모든 사실을 정확히 파악해 집안의 평화를 이룩해야 했다.
살짝 구슬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둘만의 일이 아니잖아. 우리 셋의 일이지. 그리고 듣고 나면 이해할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
원죄는 나에게 있지만 애 엄마도 백운상도 나를 탓할 생각이 없다. 애초에 고려조차 하지 않는 것이다.
그러니 지금의 갈등을 나를 포함한 세 사람의 문제로 확장하고, 죄책감과 미안함을 다른 감정으로 돌리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내가 화를 풀고 이 모든 사태를 수습하고 정리해줄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으로.
실낱처럼 버티고 있던 양심이 마침내 산산이 흩어지고 있었지만, 이게 옳았다.
“처음에 어떻게 된 거냐면-”
때로는 고개를 주억거리며 공감하고, 때로는 표정을 굳히며 긴장감을 높이면서 사건의 전말을 모두 들었다.
어느덧 오후 열 시를 훌쩍 넘긴 시간.
한 문장으로 정리하니 이런 것이었다.
“나랑 누가 잘 건지 정하려고 싸운 거라고?”
두 사람이 사이좋게 시선을 피하며 중얼거렸다.
“운상이가 자꾸 도발하잖아. 첫 번째가 어쩌구저쩌구.”
“나는 자기가 우위일 거라고 확신하는 조사님의 그 태도부터가 마음에 안 들어요.”
“사실인데?”
“오늘 내가 이겼잖아요!”
애들도 아니고 유치해도 너무 유치했다.
둘 다 원래 이런 성격이 아니건만······. 그리고 이 또한, 내가 감당해야 할 죄업이었다.
손을 뻗어 말다툼을 말리며 말했다.
“일단 씻고 와.”
말라붙은 핏줄기나 먼지 때문에 둘 다 몰골이 말이 아니었다.
“그러면 내가 안방 욕실 쓸 테니까 운상이가-”
“같이.”
“······응?”
“둘이 같이 씻어. 안방은 지희 잠 안 깨나 보면서 내가 써야 할 것 같아서.”
뭔가를 예감했는지 애 엄마 입꼬리가 살짝 씰룩였고 백운상은 뭔가를 골똘히 생각하는 것 같았지만, 내 서슬 퍼런 눈빛에 표면상으로는 별말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한 시간도 더 지나서야 욕실에서 나온 애 엄마와 백운상이 안방으로 들어왔다.
탁자에 술병을 올리고 있던 나는 태연한 표정으로 잔을 건넸다.
“딱 맞춰 왔네.”
“이제 화 풀렸어······?”
붉은빛 액체가 찰랑거리는 술잔을 들고 애 엄마가 물었다.
“아니.”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잔을 앞으로 내밀었다.
잔이 부딪치는 맑은 소리가 났고 함께 술을 마셨다.
그리고 두 사람이 탁자에 잔을 내려놓는 걸 확인한 다음, 침대로 밀어 쓰러뜨렸다.
“오빠?”
“하가야.”
활활 타오르는 눈빛으로 두 사람을 내려다보며 말했다.
“지희는 자니까 괜찮아. 피곤한지 아까부터 계속 자더라. 운상아, 성화는 뭐하고 있냐?”
“불러도 반응이 없긴 한데······.”
“걔도 피곤한가 보네.”
아까부터 눈치를 챘으면서도 애 엄마가 장단을 맞춰줬다.
“오빠 혹시-”
“아직 화 안 풀렸다고 했지?”
침대로 다가가서 두 사람이 입은 가운을 풀었다.
“누가 나랑 잘 건지 싸워? 그런 가소로운 생각을 했단 말이지?”
그리고 내가 입은 가운의 매듭을 풀었다.
가운이 침대 위로 떨어졌고 애 엄마와 백운상이 눈을 크게 떴다.
“내일 아침이 되면 앞으로 둘이 잘 협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들 거야.”
내 힘과 기술이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오늘 나는, 한 마리의 야수가 된다.
***
백운상의 몸에 깃들어 있던 성화는 쾌재를 불렀다.
‘흐흥. 자는 척이지롱!’
존재했던 모든 기억을 되짚어 본다면 이런 장면을 보는 것이 처음은 아니었다.
강호무림에서는 성화의 본령을 품고 있던 신녀 백운상과 하무린의 관계를 목격한 적이 있고, 현대에서는 차수희의 몸에서 삼 년 가까이 지냈으니까.
하지만 지금처럼 인격이 제대로 갖춰지기 이전.
정령에 가까운 존재였을 때의 일이었다.
‘흐흐. 그때는 아직 어려서 잘 몰랐다 이거야.’
진정한 의미의 직관은 이번이 처음인 것이다.
그렇게 기대감에 시선을 집중하던 순간이었다.
유수현이 입은 가운이 침대 위로 떨어졌고, 압도적인 위용에 성화가 경악스러운 심정으로 외쳤다.
‘용이다! 용이 승천하고 있어!’
유수현이 백운상과 차수희 쪽으로 다가왔다. 손을 뻗었다.
시각적인 정보와 청각적인 정보를 받아들이는 성화는 당혹스럽기 그지없었다.
‘와······, 저게 뭐야? 왜 이렇게 몸을 비비 꼬아? 저기는 또 무슨 소리를 저렇게-’
호기심과 감탄에 찬 생각을 이어나가던 그때였다.
티잉, 소리가 났다.
<이제 그만 봐.>
어디선가 들려온 목소리.
초롱초롱하던 성화의 의식이 어두워져 갔다.
‘어? 어······.’
<앞으로 엿보면 혼날 줄 알아.>
무어라 대답하기도 전에 성화는 완전히 정신을 잃었고 아늑한 요람에 몸을 누인 유지희가 천사처럼 해맑은 미소를 지었다.
***
“진짜지? 이제 안 없어지는 거지?”
기쁜 얼굴로 유지현이 물었다.
방금 전 ‘나탈리야’로 복귀했음을 알린 백운상이 고개를 끄덕였다.
“응. 가끔 피곤하면 성화라고 했나? 걔한테 맡기고 쉬긴 하겠지만. 나 멀쩡해.”
“다행이다. 진짜 다행이다······. 얼마나 걱정했는데!”
“걱정하게 해서 미안해?”
“아냐. 깨어났으니까 됐지. 그러면 이제 다시 학교도 다니고 하는 거야?”
백운상이 서둘러 답했다.
“그건 생각을 좀 해봐겠지만 여기서 계속 사는 건 확실해. 앞으로도 여기서 살 거야.”
“응!”
유지현은 그저 친구가 돌아온 것이 기쁜 모습이었지만 조금 떨어진 곳에서 이 광경을 지켜보던 이수민에게는 달리 해석됐다.
단 일 초라도 유수현 곁에 있는 시간을 늘리고 싶다고.
기실 화목하고 평화로운 광경이다.
두 친구가 다시 만났고, 귀여운 여아를 안은 사내와 팔짱을 낀 여인은 흐뭇한 표정이었다.
누가 봐도 행복한 장면이었으나 이수민은 이런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그러면 나는?’
사부의 명에 충실히 따른 자신도 얻을 게 있었다. 그럴 만한 자격이 충분했다.
이수민은 백운상의 얼굴을 유심히 바라봤다.
생기가 넘치고 윤기가 흘렀다.
자기도 모르게 입술을 깨물며 이수민은 생각했다.
‘목적하시던 일은 어느 정도는 이루셨나 보네.’
차수희를 제치고 넘버원 자리를 가져가는 정도까지는 아니더라도 소기의 성과가 있었던 모양이다. 그렇다면 마땅히 약속을 지켜야 할 터.
이수민이 백운상을 계속해서 바라봤고, 마침내 눈이 마주쳤다.
‘사부님!’
그리고.
백운상이 시선을 돌렸다.
“······!”
차갑게 외면하는 그 얼굴이 뜻하는 바가 너무 선명해서 이수민은 충격 속에 비틀거리며 뒷걸음질쳤다.
“사, 사부님. 약속을, 지키셔야-”
작게 중얼거린 말.
그러나 행복한 웃음소리에 묻혀 마치 없던 것처럼 사라져갔다.
이수민은 하늘을 올려다봤다.
겨울 햇살이 눈부시게 빛났다.
‘이 쓰레기들······.’
하지만 누구를 탓하겠는가.
뒷말이 슬프게 이어졌다.
‘모두, 내가 부족한 탓인데······.’
오늘은 2월 14일.
행복한 연인들의 기념일, 발렌타인 데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