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3. Epilogue.
“언니, 나 말할 거 있어.”
유치원 가방을 둘러멘 동생이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
“오구, 우리 지희 뭔데? 언니한테 말해봐.”
동생을 끌어안으며 뺨을 부볐다.
“갑갑해······.”
아니나다를까 동생이 표정을 찡그리며 밀어냈지만 아랑곳않고 뽀뽀를 했다.
이게 바로 세상에서 제일 귀여운 동생을 둔 언니의 특권이지.
도저히 참을 수가 없어서 확 끌어안으니 동생이 내 등을 쓸어내린다.
자주 있는 일이라 동생한테 말했다.
“지희 또 언니한테 미안하다고 하려구?”
“그럼 미안한 걸 어떡해······.”
풀죽은 목소리.
우리 동생은 미안하다는 말을 엄청 자주 한다.
나한테는 등을 어루만지면서 말하고, 아빠한테는 가슴 쪽에 손을 대면서.
엄마랑 타샤한테도 자주 하지.
수민 언니라던가, 가끔 타샤가 피곤하다고 할 때 몸 움직이는 성화한테는 그런 말을 안 하는데 우리 네 명한테만 미안하단다.
솔직히 왜 그러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러는 것도 귀엽다.
“아우, 우리 지희는 진짜 귀여움 우주 콘테스트를 나가야 돼. 그런 거 없나?”
“그런 거 없어······.”
찡그리며 말하는 얼굴.
도저히 못 참겠어서 다시 이마와 뺨에 뽀뽀를 했다.
소매로 얼굴을 닦으며 동생이 말했다.
“언니 나 말할 거 있다니까?”
“응, 우리 지희 말해. 그러고 나서 언니랑 아이스크림 사먹으러 가자?”
“······그건 좋아.”
다시 끌어안을 뻔한 걸 겨우 참았다.
그리고 심호흡을 한 번 한 동생이 말했다.
“언니 진짜 오해하지 말고 들어? 내가 있잖아······, 사실은 신이란 말야? 언니는 선계라고 하면 혹시 알려나? 내가 거기서 제일 높은 사람이었는데- 언니 지금 하나도 안 믿고 있지.”
“아냐. 우리 지희 하고 싶은 거 다 해!”
싱글거리는 내 표정을 본 동생이 점점 울상을 짓는다.
“언니 진지하게 좀 들어줘. 나 신이라니까? 내가 선계의 신이라니- 그에엑!”
말을 끝내기도 전에 내 품에 파묻힌 동생이 숨 막힌다며 내 등을 두들겼다.
“응. 알았어, 알았어. 지희가 얘기해줘서 말하는 건데 언니는 사실 전생에 천마였다? 천마 알아? 천마군림보!”
“나 이거 다 기억해놨어. 나중에 올라가서 사과해도 안 받아줄 거야······.”
분한 듯이 중얼거리는 동생을 품에 안고 집을 나섰다.
“아이스크림 세 개 사줄 테니까 그걸로 용서해주라. 응?”
“······생각해 보구.”
동생이 답했다.
그래. 천마면 어떻고 신이면 어때?
내 동생인데.
-완-
< 완결 후기. >
안녕하세요. 알렉디마입니다.
현재 이 후기는 제주도의 한 리조트에서 작성하고 있으며 현재 시간은 오전 3시 24분입니다.
여행지에 와서 완결을 내고 후기를 작성하려니 다소 설레는군요.
이것으로 본편이 완결되었습니다.
이 글을 쓰면서 정말 즐거웠습니다.
쓰고 싶은 이야기를 쓰고 싶은 방식으로 적었습니다.
정말로 애착이 많이 가는 글이고, 애착이 많이 가는 등장인물들이고, 그들이 행복해지는 이야기를 적고 싶었습니다.
그런 만큼 글을 적는 매 순간마다 최선을 다하고 싶었고, 유료연재를 시작하는 사람으로서 제가 정말 좋아하는 이 글이 제 첫 번째 글일 수 있어서 정말 많이 행복합니다.
그리고 독자 여러분들이 응원을 해주심에 힘을 낼 수 있었습니다.
무료연재 때 관심을 가져주시고 때로는 질책해주신 독자분들.
유료 연재까지 와주신 독자분들.
달아주신 댓글들, 눌러주신 추천들, 올라가는 조회수.
하나하나 행복했습니다.
정말로 감사드립니다.
감사를 드려야 할 분이 또 계십니다.
담당 피디님.
지금이 새벽이라 성함을 밝혀도 되는지 여쭤볼 수가 없어 담당 피디님이라고만 적습니다. 정말 감사드립니다.
피디님께는 항상 감사드린다는 말을 하지만 그건 정말로 그렇게 생각하니까 그렇게 적는 겁니다. 후후.
그리고 제 친구들, 가족들, 지인들에게도 감사합니다.
수시로 격려해주신 제 지인 형님께도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근데······.
생각해 보니까 외전 계속 적을 건데 뭐가 끝나는 것처럼 말하는 것도 웃기는군요.
이게 완결 후기를 지금 쓸까 나중에 쓸까 고민을 했는데 솔직히 외전 구상해둔 것들 다 쓰더라도 다른 거 생각나면 또 적을 거라서요.
그렇게 되면 완결 후기를 대체 언제 쓸 수 있을지 기약이 없지 않겠읍니까?
그래서 진지한 척 한 번 해봤읍니다. 크흠······.
외전은 말씀드린 것처럼 한 에피소드 다 쓰고 업로드하는 방식으로 하겠습니다.
조만간 다음 글도 적을 건데 당분간은 병행할 수도 있겠군요.
이렇게 말은 하지만 솔직히 다음 글 뭐 적을 건지 아직 못 정했습니다.
학원물이긴 할 건데 디테일하게 가닥을 잡지는 않아서요;
대충 시작하면 외전 업로드하면서 은근슬쩍 작가의 말에 홍보하겠습니다.
괜찮으시면 한 번 봐주세요.
아무튼 그렇습니다.
지금까지 내 딸이 천마인데 나는 무림맹주를 봐주신 독자 여러분 감사드립니다.
외전에서도, 다른 글에서도 또 뵐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럼 20000!
< 외전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