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그렇게 살면 행복해?
이수민은 꿈을 꿨다.
꿈속에서 그녀는 행복한 삶을 살았다.
다정하고 사려 깊은 남자를 만나 설렘과 편안함이 공존하는 연애를 하다가 마침내 결혼에 골인했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귀여운 딸을 낳았다.
딸이 너무 착하고 사랑스러워서, 세 가족이 사는 널찍한 단독주택에는 웃음이 그칠 날이 없었다.
“엄마, 엄마아!”
딸이 고사리손으로 이수민을 붙잡아 끌었다.
기대하라는 듯이 척 가리킨 곳.
정원 한 곳에 꽃이 이쁘게 피어 있었다.
“이거 봐! 어제까지만 해도 안 보였는데!”
“어머, 그러네?”
“나 매일매일 물 주면서 기도했다? 빨리 이쁘게 피라구!”
“우리 딸 잘했네.”
이수민은 딸과 정원을 산책했다.
행복한 시간이었다.
“나 왔어.”
“어? 아빠! 다녀오셨어요!”
사랑하는 남편이 퇴근해 돌아왔다.
앞치마를 두르고 부엌에서 요리를 하던 이수민이 종종걸음으로 현관으로 다가갔다.
“수고했어요.”
“응. 당신도.”
쪽.
가벼운 입맞춤에 딸이 장난스럽게 눈살을 찌푸렸다.
“진짜 언제까지 그럴 거야? 나 이제 중학생인데 딸 보기 안 부끄러워? 으응?”
말은 그렇게 하지만 딸은 엄마 아빠의 화목한 모습이 보기 좋은 듯했다.
남편이 웃으면서 답했다.
“글쎄? 평생?”
“으휴.”
한숨을 쉬는 딸.
내가 못할 말 했냐는 듯이 어깨를 으쓱이는 남편.
이수민은 흡족하게 생각했다.
‘멋있어······.’
성격도 침착한 면이 있어 믿음직스럽고, 자상할 때는 자상하고, 할 때는 확실히 하는 남편.
게다가 머리부터 발끝까지 멋졌다. 목소리도 끝내주게 좋았다.
이수민이 흐뭇하게 바라보자 남편이 의아한 기색으로 물었다.
“왜? 나 얼굴에 뭐 묻었나?”
“잘생김?”
다시 한 번 입맞춤을 한 후 남편이 평상복으로 갈아입고 거실로 나왔다.
하루 일과를 마무리하는 저녁식사 시간이었다.
딸이 부지런히 식기 세팅을 마치고 이수민에게 말했다.
“엄마 준비 다 됐는데?”
“이제 가!”
이수민이 양손으로 큰 접시를 들고 거실로 향했다.
딸이 물었다.
“오늘 메뉴 뭐야?”
이수민이 회심의 미소를 흘렸다.
오늘 저녁은 자신이 있었다.
힘차게 접시를 내려놓았다.
“이거!”
오목한 접시에 각종 유기농 채소들이 정갈하게 담겨 있었다.
원재료의 맛을 죽이지 않는 범위 내에서 감칠맛을 더하는 소스와, 그 아래에 숨겨진 파스타.
그리고 비장의 메뉴가 하나 있었다.
콩고기로 정성스레 만든 수제 채식 햄버거.
이수민이 숨길 수 없는 자랑스러움과 함께 말했다.
“많이 먹어? 오빠도 많이-”
“이게 뭐야?”
딸이 짧게 뱉은 한 마디.
손을 뻗어 햄버기를 들더니 이러저리 살핀다.
그리고 건조하게 말했다.
“이거 고기 아니네? 콩이잖아?”
“어, 어? 응. 그렇긴 한데······.”
딸이 젓가락으로 샐러드 파스타를 뒤적거린다.
“뭐야, 이거 뭐냐고! 순 풀떼기밖에 없잖아! 누굴 소로 보는 거야, 뭐야!”
“따, 딸······?”
분노에 차서 소리치는 딸의 모습이 이수민은 너무도 당황스러웠다.
지금까지 잘 먹었는데 갑자기 왜?
이수민의 다급한 시선이 남편 쪽으로 향했다.
남편은 팔짱을 끼고 탁자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러더니 말한다.
“이건 내가 단단히 교정해 줄 필요가 있겠군.”
남편이 손을 뻗고 외쳤다.
“이야압! 무적신공!”
빛이 뿜어져 나와서 요리들을 감쌌다.
펑! 퍼엉!
연기와 함께 이수민의 준비한 요리가 다른 무언가로 변해갔다.
브로콜리는 큐브 스테이크로, 파프리카는 닭날개로, 찐감자는 떡갈비가 되었다.
오이는······, 오이는 그냥 사라졌다.
남편이 조용히 읊조렸다.
“재는 재로, 풀떼기는 육식으로.”
그 말과 함께 스테이크가, 닭날개가, 떡갈비와 족발이, 탕수육과 삼겹살이 허공에 두둥실 떠올라 불길하게 흔들렸다.
그러더니 점점 이수민을 향해, 정확하게는 이수민의 입을 노리고 다가온다.
“오, 오빠! 지금 이게 무슨!”
“먹어봐. 먹어보면 맛있을걸?”
“시, 싫어!”
이수민은 저항하려고 했지만 밀려 들어오는 고기의 파도를 막을 수가 없었다.
입술을 비집고, 치아를 넘어서 혀에 닿는다.
“구와아악-!”
슬픔과 당황과 놀람과 경악.
그런 감정들이 소용돌이치면서 이수민은 눈물을 흘렸다.
대체, 대체 왜?
딸아이는 언제 화를 냈냐는 듯이 웃으면서 고기를 먹고 있다.
눈물로 시야가 흐려진 이수민이 손으로 눈물을 닦았다.
남편.
세상에서 가장 멋진 우리 남편이-
‘······어?’
지금껏 알던 남편의 얼굴이 바뀌어간다.
눈썹이 치켜올라가고, 콧볼이 살짝 넓어지고, 눈의 속쌍꺼풀이 더 또렷해진다. 턱선은 조금 더 각지게.
입가에는 남편이 그런 웃음을 지을 수 있을 거라고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비열한 미소.
이 역시도 잘 아는 얼굴이다.
지닌 바 인성과 정확히 대척점에 있다는 말을 들었던 그 얼굴.
남편이 이죽거린다.
“맛있냐? 맛있지?”
“읍, 으읍-!”
남편이 다가왔다.
손으로 이수민의 입을 강제로 움직인다.
으적으적.
씹히는 감촉.
여덟 살 연상의 남편.
아니, 불구대천의 원수 협검무제 하무린이 속삭인다.
“이수민 씨. 아직도 내가 유수현으로 보입니까?”
***
“으아아아악!”
기절해서 오만상을 찌푸리던 이수민이 갑자기 비명을 지르면서 몸을 벌떡 일으켰다.
정신없이 숨을 몰아쉬며 주위를 두리번거리길래 말을 건넸다.
“정신 좀 드냐?”
“허억, 허어억.”
“왜? 악몽이라도 꿨냐?”
냉장고에서 꺼내뒀던 물병을 이수민에게 건넸다.
이수민이 무심코 물병을 받아들다가 흠칫하더니, 내 얼굴을 보며 중얼거린다.
“오, 오빠?”
퍼억!
소름이 돋아서 한 대 후려갈겼다.
“누가 네 오빠야. 배분 안 지키냐? 이 버르장머리 없는 새끼가.”
“그, 꿈······. 오빠가, 지현이 아버님이, 하, 하무린이······.”
더듬거리는 꼴을 보아하니 아직 현실로 완전히 되돌아오지 못한 것 같았다.
강제로 인식시켜줬다.
“그래. 나. 유수현. 서른네 살. 지현이 아빠.”
여기에 새로운 정보가 하나 더 추가된다.
“그리고 전생에는 하씨 성 쓰고 이름은 무린이었다. 오랜만이네, 천군아? 반갑다야.”
“방금 전까지도 봤잖아!”
고개를 몇 번 흔들어 정신을 차린 이수민이 소리친다.
내가 부드럽게 받았다.
“아니이. 그때는 그때고. 지금이 우리가 완벽하게 재회하는 순간 아니겠냐. 정식으로 인사 한 번 해야지.”
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했다.
이수민이 가만히 있길래 억지로 손을 잡고 흔들었다.
이수민은 팔랑거리는 자기 손은 신경도 안 쓴 채 계속 중얼거린다.
“그래서 그때 지현이를 위해서······.”
“네가 뭘 생각하든 대충 다 맞을 거다.”
내가 당당하게 말했다.
“전부 우리 딸을 위해서. 가정의 평화를 위해서였지.”
“그걸 말이라고-”
퍼어억!
또 때렸다.
“말이 안 될 건 뭐야. 그러면 어? 우리 딸이 천마라는데, 나는 마교놈들이랑 죽자고 싸운 무림맹주였습니다. 그래도 아빠는 우리 딸을 사랑한단다? 내가 그럼 뭐 시발, 그렇게 말했어야 되냐?”
“그건······.”
“따지고 보면 천군이 네 지분이 크다고. 모르긴 몰라도 너 내 욕 무지하게 했을 거잖아. 맞아, 아니야.”
이수민은 묵묵부답이었다.
대답 못하는 거 보니까 어지간히 했나 보구만.
예상은 했지만 직접 알고 나니까 더 화가 난다.
그래도 지금은 참는 게 상책이다.
오늘 이 자리에서 전직 천마 이수민을 완벽하게 내 수족으로 만들어야 한다.
나는 부드럽게 혓바닥을 놀려나갔다.
“천군아, 수민아. 이수민 씨?”
“왜 불러······.”
흐음. 이 새끼 왜 이렇게 힘이 없지?
물론 충격을 받긴 했겠지만 생각보다도 훨씬 의기소침하다.
속인 것에 대한 분노나 패닉이 아니라, 뭔가 우중충한 감정에 사로잡혀 있는 것 같다.
내 얼굴도 똑바로 못 쳐다보고 있고.
“야야. 고개 좀 들어봐라.”
그제야 이수민이 얼굴을 들었다.
눈빛이 흔들리길래 이리저리 방황하는 눈동자를 따라 계속 시선을 맞췄다.
결국 이수민이 포기했는지 내 눈을 바로 바라본다.
내가 말했다.
“우리 협력하자. 한 팀 먹자고.”
“협력?”
“아까 쫓아낸 네 부하들. 사마군이랬나? 걔네 또 올 거 아냐.”
“······아마도.”
“적의 적은 아군이라는 말 있잖아. 그러면 우리 둘이 협력을 해야 한다 이 말이지.”
“어떻게 협력한단 말이지?”
“일단 11월에 있었던 일 서로 다 말해보자. 하나도 숨기지 말고 빠짐없이- 잠깐만?”
휴대전화가 울리길래 이수민한테 양해를 구했다.
발신인이······, 애 엄마다.
“야. 가만히 있어. 아무 소리내지 말고 가만히 있어라.”
이수민에게 엄중히 경고한 후에 잽싸게 통화버튼을 눌렀다.
“응, 당신. 왜?”
<······오빠 늦네?>
“아, 일이 쪼오금 생겨서. 당신한테 연락한다는 게 그만. 지금 설명해줄-”
<거기서 설명할 시간에 조금이라도 빨리 집에 오는 게 훨씬 좋은 선택 아닐까?>
“그, 그러네. 당신 말이 맞지. 나도 당신 보고 싶어서 막 눈물 나려고 하는데. 빨리 갈게!”
<응. 지현이도 방금 들어왔으니까 오빠도 들어와서 얘기해.>
지현이가 방금 들어 왔다고?
아까 지하철 타고 집에 바로 갔으면 삼십 분 안에 도착했을 텐데.
미심쩍었지만 지금은 집에 있다고 한다.
그러면 현재 우리 집 죄인은 나밖에 없군.
최대한 빨리 돌아가야 했다. 혼자 맞는 매는 쓸쓸한 법이니까.
“알겠어. 나 금방, 십 분 안에 갈게. 조금 있다 봐, 사랑해 당신! 으응, 끊어어. 쪼옥.”
휴대전화를 다시 주머니에 넣고 이수민에게 말했다.
“일단 시간 너무 늦었으니까 내일 다시 얘기하자. 설마 그러지는 않겠지만 혹시라도 우리 딸한테 내 정체가 어쩌니 말하기라도 하면 너 죽고 나 사는 거야. 똑똑히 명심하고. 그리고 너는 오늘은 어디 안전한 데서- 너 지금 뭐하냐?”
이수민이가 아무 말 없이 나를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다.
오묘한 표정.
한심하게 보는 거 같기도 하고 안타까워하는 것처럼도 보였다.
“너 눈을 왜 그렇게 뜨냐? 나 마음에 안 들어? 그거야 그럴 수도 있는데 지금은-”
“그렇게 살면······, 행복해?”
“갑자기 뭔 개풀 뜯어먹는 소리냐?”
“그렇게 살면 행복하냐구.”
그러더니 혼자 구시렁거린다.
나였으면 어쩌구저쩌구.
이거 웃기는 놈이네.
너는 결혼하면 뭐가 다를 것 같냐?
이수민에게 다가갔다.
어깨를 툭 짚으니까 갑자기 사시나무 떨 듯이 떤다.
내가 말했다.
“당연히 행복하지. 그러면 안 행복하겠냐? 우리 와이프랑 지현이랑 셋이서 내가 얼마나 행복하게 사는데.”
“······그래.”
단 하나의 거짓도 없는 온전한 진심이었다.
“그래도 있잖아. 천군아.”
다시 한 번 진심을 담아 말했다.
“결혼 그거 꼭 할 필요는 없어. 혹시 나중에 할 때 되면 잘 생각해서 결정해라.”
“······그럴 일 없어.”
“내일 보자. 급한 일 있으면 바로 연락하고.”
손을 휘적이고 자리를 떠났다.
이수민은 대답하지 않았다.
***
“진천군 그놈을 꼭 확보해야 돼요.”
천유화가 굳은 의지로 말했다.
혁련휘가 물었다.
“이쪽에서 어떻게 할 수는 없나?”
“안 돼요. 함부로 건드리다가 큰일 날지도 몰라요.”
그리고 짜증스럽게 덧붙였다.
“괜히 이상하게 연결되는 바람에.”
“어딜 가나 성화가 말썽이군.”
“어머. 성화는 아무 문제 없어요. 진천군 자질이 형편없었던 게 문제죠.”
그랬다.
성화와의 불완전한 연결.
그것이 진천군을 안전하게 제압해야만 했던 이유였다.
천유화가 정리했다.
“지금 상황에서 새로운 신녀는 나올 수가 없어요. 연결이 되다 말아서, 말하자면 현관 앞에 진천군이 떡하니 버티고 있는 상황이라서요.”
“그래서 전대 교주를 먼저 끌어내야 한다 이 말인가?”
“그렇죠. 게다가 운혜가 지금 어디에 있는 건지도 진가놈한테서 단서를 얻을 수 있을지도 몰라요. 꼭 찾아내서 데려와야 해요.”
“그래. 그러면 오늘은 이만 쉬자꾸나.”
싸움이 있은 후 자리를 빠져나온 사마군은 가지고 있던 돈으로 일단 숙소를 잡았다.
실컷 얻어맞아서 만신창이가 된 곡비령과 진태호는 침대에 던져놓았고 혁련휘와 천유화 두 사람이서 대책회의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전대 교주도 생각이 없지는 않을 테니 찾기가 쉽지 않을 거야. 하지만 반드시 찾는다.”
“물론이죠. 오라버니와 제가 힘을 합치면 해낼 수 있어요. 그 이상한 헌터도 상대할 방법을 찾아볼게요.”
“그래. 유화 네가 있어서 든든하구나.”
“에이, 뭘요.”
천유화가 살풋 웃으며 혁련휘를 바라봤다.
분위기가 왠지 이상하게 흘러가는 걸 느낀 혁련휘가 헛기침을 했다.
“그러면 이제 정말로 휴식을-”
“네. ······어?”
대답하던 천유화가 묘한 소리를 냈다.
가지고 있던 휴대전화를 열더니 유심히 무언가를 바라본다.
그리고 혁련휘에게 말한다.
“오라버니. 저번에 보고 받았던 거 기억하세요?”
“보고?”
“저희가 마법 가르쳐준 사람들이 이상한 사람이랑 만났다고 한 거.”
“기억하지. 한데 그건 왜?”
천유화가 휴대전화를 들어서 혁련휘에게 보여줬다.
혁련휘가 얼굴을 살짝 찌푸렸다.
“나는 아직 이곳 언어를 잘 모른다.”
“맞다. 그랬죠.”
천유화가 민망해하며 휴대전화를 도로 집어넣었다.
“그냥 말로 설명드릴게요. 그 사람이랑 만났다네요?”
“정말인가?”
“정확히는 만난 건 아니고요. 또 목소리만 들리고 명함 주는 거만 쏙 빼갔다네요.”
“흐음.”
처음에는 놀라운 기세를 보여줬다고 하고 이번에는 허공섭물의 자유로운 구사.
그렇다면 최소한 절정 이상의 고수일 것이다.
혁련휘가 말했다.
“연락이 오면 한 번 만나보도록 하지. 우리 편으로 끌어들일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
“네. 소식 들어오면 바로 말씀드릴게요.”
그리고 같은 시각.
자기 방 침대에 누워 있던 유지현은 조용히 기억을 되새기고 있었다.
사부인 이수민의 집 가장 구석 방에서 보았던 광경.
무수한 그림들.
잘 만들어진 피규어들.
보내지 않은 애달픈 편지와 글귀들.
그 모든 대상이 유지현 자신이었다.
압도적인 내리사랑.
숨이 막혀서 저도 모르게 욕을 내뱉고 말았다.
정말로 몸살이 났던 것뿐이었는지 이수민에게서 걱정 끼쳐서 미안하다는 연락이 왔지만 답장을 하지 않았다.
‘무, 무서워.’
메시지 앱과 전화번호를 차단하지 않은 가장 큰 이유는.
그렇게 해 버리면 그 방에서 잠자고 있던 애정이 직접적으로 자신을 노릴까 두려웠기 때문이다.
유지현이 있는 힘껏 고개를 흔들었다.
‘아냐. 사부님이 나를 너무 아끼셔서- 너무 아끼셔서······.’
그리고 속으로 뒷말을 이었다.
‘너무 아끼셔서 그만 미쳐버리신 거야······.’
당장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알 수가 없었다.
이어지는 불안함을 떨쳐버리고 싶었던 유지현은 침대 맡에 있는 작은 종이 하나를 손에 들었다.
‘연락해볼까?’
이수민의 집에서 나와서 지하철을 타고 가다가 속이 너무 갑갑해서 날아간 공터.
전처럼 마법사들이 수련을 하고 있었다.
숨어서 말을 걸었더니 한 번 연락이나 해달라고 그쪽에서 전해준 명함.
유지현은 조용히 명함을 만지작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