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내 딸이 천마인데 나는 무림맹주-58화 (58/130)

58. 무거운 사랑.

물론 입신경의 고수이자 차기 교주가 확실시되던 진천군에게 드러내놓고 그런 말을 하는 이는 없었다.

함께 교주위를 놓고 경쟁하던, 그러나 사실은 진천군의 충실한 오른팔이던 사제 영호경을 통해 건너건너 들었다.

어느 날 영호경이 부르길래 갔더니 벌써 독한 술을 몇 병이나 들이킨 영호경이 씩씩거리며 털어놓은 것이다.

‘어우, 분통 터져! 내 성질이 뻗쳐서 원!’

‘경아. 왜 그러냐?’

‘노친네들 말입니다.’

‘그쪽 꼰대들이 또 뭐라더냐? 교주 자리 노려보라고?’

‘그런 거면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렸죠. 아주 말도 마십시오. 저번 계승의식 가지고 뭐라고 하는지 아십니까?’

잠시 말을 멈춘 영호경이 술을 한 잔 마셨다.

그리고 한풀이처럼 말했다.

‘글쎄, 사저 보고 힘만 센 꼴통이랍니다. 신교의 하무린이래요.’

하무린이라는 이름 석 자를 입에 담는 영호경의 눈빛이 분노로 이글거렸다.

천마신교에서 제일가는 미남자로 더없이 수려한 외모를 가졌으나 영호경은 소리내어 웃는 적이 드물었다. 어떤 날을 기점으로 벌어진 일이다.

정확하게는 무림맹에서 남궁세가 여식과 화산파 여제자를 동시에 꼬드기다가 하무린에게 걸린 그날부터.

웃으려고 입을 크게 벌리면 부러진 앞니 두 개 사이로 바람이 들어왔는데 그 감촉이 진저리치게 싫었던 것이다. 장본인인 하무린이야 그보다도 훨씬 더 싫었고.

때문에 존경하는 사저가 그와 비교된 것에 영호경은 치를 떨었다.

본래 앞니 두 개가 있어야 할 빈 공간까지 거침없이 드러내며 열변을 토하는 영호경의 모습이 조금은 우스웠으나 진천군은 내색하지 않고 답했다.

‘그치들이 보기엔 그리 보였을 수도 있지.’

‘사저! 아니, 누님! 분하지 않으십니까?’

영호경이 놀라 외쳤다.

진천군의 평소 성정이라면 도무지 있을 수 없는 반응이었기 때문이다.

허나 진천군은 영호경 앞에 털썩 퍼지르고 앉아서는 술잔만 내밀었다.

쪼르륵.

가득 찬 술잔을 한 번에 비우고 진천군이 말했다.

‘어쨌든 이어 받았잖니? 성공했으니 됐다. 나는 이제 성화는 신경도 쓰기 싫구나······.’

진천군은 주먹으로 자기 가슴을 탕탕 두드렸다.

‘여기 있으니 됐다. 그걸로 된 거야······.’

‘누님······.’

한 번도 보지 못했던 사저의 풀 죽은 모습에 영호경이 눈물을 글썽였다.

그랬다.

역대 최악의 신녀 진천군.

지금은 이수민으로 다시 태어났지만 별반 달라질 건 없다.

방금 한 번 본 것으로도 알 수 있었다.

성화와 자신은 여전히 끔찍하게 안 맞았다.

육체의 문제라기보다는 영혼이랄까.

요컨대 정신적인 문제에 가까웠다.

‘지금이라고 잘 될 리가 없어.’

오히려 전생보다 더 처참하지나 않으면 다행이다.

진천군이 그나마 계승의식을 성공할 수 있었던 건 입신경에 들어선 월등한 무공 덕분이었다.

경지에 달한 천마신공의 힘을 이용해서 우격다짐으로 밀어붙인 것.

힘을 상실한 지금은 그 방법도 못 써먹는다.

“운혜야, 어서!”

“주군. 이리로 오시지요.”

“가만히 있기만 하면 돼. 다시 신녀가 되면 기억이 되살아날지도 몰라!”

사마군의 눈이 기대감으로 불타올랐다.

‘기억이 되살아난다?’

그게 이수민을 데리고 온 진정한 목적 같았다.

사마군 입장에서야 이제 성화를 누가 모셔도 아무런 상관이 없으니까.

원하는 거라고는 오직 하나.

이수민이 설운혜로서의 기억을 되살려 자신들과 재회하는 것.

‘이 미친놈들아! 나 운혜 아니라고!’

허나 애초에 속인 게 자신이었으니 누굴 탓할 수도 없는 일이다.

떨리는 발걸음으로 이수민은 한 발 한 발 다시 앞으로 다가갔다.

“제가 어떻게 하면 되죠?”

천유화가 설명을 위해 일어섰다.

그리고 한 손으로 성화를 가리켰다.

“운혜 너는 그냥 있으면 돼. 저 불. 성화를 모시는 신녀가 지금은 나인데, 그걸 너한테 이어줄 거거든. 네가 거부하려고 하지만 않으면 성화와 심령으로 연결되는 게 느껴질 거야. 천마신공 운용하고 있으면 더 좋구.”

이수민은 우선 최선을 다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계승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지는 게 가장 좋았다.

기억이야 돌아오지 않았다고 하면 그만이고.

성화를 이어받는다고 문제가 생기지는 않을 거다.

지난 여름까지 벌어진 사건들은 여러 가지 불상사가 겹친 것이니까.

성화의 계승은 신교 내에서 수백 년 동안 무탈히 이루어졌다.

두려움을 가질 필요는 없다.

물론 신녀가 될 수 있을 때의 이야기다.

‘만약에 실패하면······.’

이수민이 침을 꿀꺽 삼켰다.

퇴로도 막힌 공터.

지금의 자신과 최소한 동급이거나 그보다 강한 고수가 넷.

들킨다면 벗어날 방법은 없다.

‘천유화 저년은 성화에 대해서 잘 알 거야. 어떻게 속이지?’

기억이 없다, 환생을 했다, 천마신공을 잘 다루지 못한다 등등.

핑계거리야 있지만 이수민이 보기에도 전생 때 제자가 보여준 자질이라면 그런 건 별 문제도 안 될 것 같다.

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다.

‘해보자!’

마침내 이수민이 천유화 앞에 다가가 손을 내밀었다.

“이러면 될까요?”

“응! 그러고만 있으면 돼.”

아주 입이 귀에 걸려서 천유화가 친절하게 말했다.

“기억이 돌아오는 건 너무 걱정 안 해도 돼. 지금의 이수민이라는 사람이 없어지는 게 아니야. 혼란스럽지 않도록 언니가 잘 해줄 거고.”

‘이 사기꾼 같은 년이 어디서 약을 팔아!’

환생을 경험해본 것도 아니면서 구슬리는 꼴이라니.

천유화 입장에서야 나름대로 믿는 바가 있어서 한 말이지만 이수민에게는 고깝게 들릴 뿐이다.

‘처음부터 전생이니 기억이니 하는 거 무섭다고 말할걸······.’

높은 곳에 앉아 있었니, 거기서 본 사람들을 좋아했니 어쩌니 한 주제에 지금 와서 못하겠다고 뺄 수도 없다.

이수민은 결국 내민 손을 거두지 못했다.

천유화가 그 손을 마주 잡았다. 그리고 성화가 있는 곳 바로 앞으로 두 사람이 함께 걸었다.

“그러면 시작한다?”

계승의식 자체는 복잡할 것도 없다.

기존의 신녀인 천유화가 성화와 연결을 끊고, 이수민이 그걸 받아들이기만 하면 된다.

그리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어?”

천유화의 입에서 어리둥절해 하는 음성이 흘러나왔다.

이수민이 속으로 절규했다.

‘내가 이럴 줄 알았어!’

공터에 모인 다섯 사람 사이로 정적이 흘렀다.

미리 폭죽까지 꺼내뒀던 진태호는 뜻밖에 싸한 분위기에 도로 주섬주섬 집어넣었다.

천유화가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얼굴로 말했다.

“운혜야. 다시 한 번 해볼래? 심호흡하고 침착하게. 새파란 불이 들어오고 가슴속을 따뜻한 기운이 감싸는 게 느껴질 텐데 그걸 밀어내지만 않으면 돼. 하나도 어려울 것 없어. 우리 다시 해보자?”

‘뭔 개소리야!’

새파란 불이고 따뜻한 기운이고 뭐고 아무것도 안 느껴지는데 대체 뭘 하란 말인가.

전생보다도 더 참혹한 결과였다.

그때는 살짝 느낌이라도 왔는데······.

그래도 조금이라도 변화가 있을까 싶어서 이수민이 있는 힘껏 천마신공을 끌어올렸다.

천유화가 세차게 외쳤다.

“지금!”

‘지금 뭐! 어쩌라고!’

여전히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후우우.”

천유화가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자아. 침착하고 다시 한 번 해보자.”

“네······.”

“어때? 느껴지니?”

잔뜩 집중하고 있는지 이마에 땀이 맺힌 천유화가 물었다.

마찬가지로 등에 식은땀이 줄줄 흐르고 있는 이수민이 고개를 저었다.

“아뇨, 아무것도.”

“그럴 리가, 그럴 리가 없는데······?”

“왜? 뭐가 잘못됐어?”

사태가 심상치 않게 돌아간다 싶었던지 진태호가 물었다.

천유화가 앙칼지게 말했다.

“가만히 못 있어요? 오라버니 때문에 집중 안 되잖아요!”

“나 방금 처음 말한 건데······.”

“운혜야. 한 번만 더 해보자. 다시 한 번만.”

기약없는 시간이 흘렀다.

이제 이수민은 오로지 한 가지 생각만 했다.

‘좆됐다. 진짜 좆됐어!’

구경하다 지친 진태호는 저기 구석에 몸을 기대고 있고 곡비령은 걱정스럽게 쳐다보고 있다.

혁련휘는 묵묵히 한 마디도 하지 않고 있었다.

‘지현아, 사부님. 나한테 힘을 줘······.’

“안 되겠어.”

문득 들려온 차가운 목소리.

이수민이 흠칫 놀라 고개를 돌렸다.

표정을 잔뜩 굳힌 천유화가 이수민을 바라보고 있었다.

“왜, 왜 그래요?”

이수민이 긴장해서 물었다.

들킨 거라면 선빵부터 치고 바로 뛰쳐나가야 했다.

“최후의 수단을 써야겠어.”

“······최후의 수단이요?”

다행히 들킨 건 아니었지만 더없이 불길한 단어선택이었다.

천유화가 설명했다.

“지금까지는 내가 제어권을 놓지는 않고 있었거든. 운혜 너는 성화 계승에 대해서 잘 모르니까. 근데 이대로는 안 되겠어.”

“······그러면요?”

천유화가 이수민의 어깨를 잡았다.

그리고 안심하라는 듯이 말했다.

“걱정 마. 운혜 너는 그냥 가만히 있으면 돼. 언니가 다 알아서 할 테니까.”

이수민이 뭐라 대답할 틈도 없이 천유화가 양손을 하늘로 들었다. 그 손에서 녹색의 마력이 뿜어져 나와서 성화를 감싸안았다.

사람 몸통만 했던 푸른 불길이 집채만하게 커져서 폭발하듯이 높이 타올랐다.

천유화가 쩌렁쩌렁하게 외쳤다.

“성화여! 내게 오기 전, 원래 있던 곳!”

‘야, 잠깐만! 그거 나 아니-’

“있어야 할 곳으로 돌아가!”

힘차게 외치면서 천유화가 손을 내리쳤다.

이수민 쪽을 향해서.

그리고.

푸른 불길이 눈앞으로 다가오고.

“으아아악!”

찢어질 듯한 비명과 함께 이수민은 까무룩 정신을 잃고 말았다.

***

“엄마. 나 잠깐만 나갔다 와도 돼?”

“또 어딜 가려고.”

“산책.”

거실에서 티비 보고 있는데 애 엄마와 지현이 대화 소리가 들렸다.

애 엄마가 타박하는 어조로 말했다.

“산책 어디?”

“그냐앙, 동네 한 바귀 돌려구.”

“너무 늦지 말고 조금만 있다 와?”

“응!”

이미 옷을 다 챙겨입었던 지현이는 곧장 현관문을 빠져나갔다.

설거지를 끝낸 애 엄마가 손을 닦으며 나를 바라봤다.

나도 고개를 끄덕이고 집을 나섰다.

목적은 미행.

목표는 당연히 지현이다.

흐음, 저기 있네.

지현이가 마침 골목길을 도는 중이었다.

저기로 돌아가면 으슥한 공원밖에는 안 나온다.

우리 동네 사는 누구도 저 코스로 산책을 하고 싶진 않을 거다.

사각지대에 몸을 숨긴 채 숨죽이고 지켜봤다.

그리고.

파아앗!

빠른 속도로 허공에 솟구치는 그림자를 목격할 수 있었다.

엄마 아빠 말이라고는 지지리도 안 듣는 우리 집 사고뭉치가 확실했다.

나도 조금 더 시간을 두고 날아올랐다.

지현이보다 더 높게. 은신술을 이용한 스텔스 모드로.

***

한편 유지현 입장에서는 오늘 의심을 산 건 다소 억울한 바가 있었다.

평소처럼 서울을 수호하려고 날아간 게 아니었으니까.

오늘은 공익을 위해서가 아니라 다소 개인적인 용무가 있었다.

‘수민 언니 연락을 안 받아······.’

낮에 왔던 메시지.

‘소설을 아예 내려버리는 게 어때?’ 라는 충격적인 내용.

순간적으로 너무 화가 나서 답장도 하지 않았지만 나중에 확인하니 보낸 메시지가 더 있었다.

안 좋은 댓글이 많이 달릴까봐 걱정된다,

지금 내용이 마음에 안 드는데 계속 놔두면 오히려 마음에 부담이 될 테니 차라리 일단 내리고 나중에 더 잘 써서 올리는 게 어떻겠나,

적극적으로 피드백을 해주겠으니 말만 해라.

그런 메시지가 구구절절 이어졌다.

‘나는 그런 줄도 모르고······.’

사과를 해야겠다 싶어서 그제서야 답장을 보냈지만 읽지 않았다.

한 시간 정도 기다린 후 유지현이 떨리는 마음으로 전화를 걸었다.

그리고 전화는 받았지만,

<······여보세요? 수민 언니?>

<누구시죠?>

수화기 너머 상대가 이수민이 아니었다.

왠지 낯설게는 들리지 않았지만, 얼음장처럼 차가운 음색.

억양도 조금 이상했다.

유지현은 쩔쩔매며 답했다.

<아, 저, 수민 언니 아는 동생인데요······. 언니가 연락을 안 받아서요······.>

<지금 몸 안 좋아요. 나중에 연락하라고 할게요.>

<네? 무슨 사고라도->

<그런 거 아니고 그냥 몸살이에요. 끊을게요.>

그 후에는 아예 전화기가 꺼져 있었다.

안절부절 못하고 기다리다 결국 집으로 한 번 찾아가보기로 한 것이다.

‘전화 받은 사람 말투 이상했지?’

꼭 보이스피싱 하는 사람 같았다.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유지현은 퍼뜩 겁이 났다.

물론 이수민을 힘으로 위협할 수 있는 사람을 찾기 어렵다는 건 알지만······.

‘소설 보면 그런 거도 있었지? 중국에서 우리나라 헌터를 노리고, 막 그런 거.’

전생의 국가 정체성 따위는 이미 헌신짝처럼 버린 지 오래인 유지현이 더욱 망상을 키워나갔다.

게다가 이수민이 몸이 안 좋다는 것부터 이상하다.

일단 각성만 하고 나면 그 후부터는 어지간한 잔병치레는 겪을 일이 없다.

한데 이수민 수준의 헌터가 몸살이라니.

더욱 더 의심이 들었다.

‘일단 집에 한 번 가보자. 가서 확인해 보는 거야.’

다행히 이수민의 집 비밀번호는 안다.

게다가 누군가 불의의 습격을 한다고 해도 지금의 자신이라면 능히 이겨낼 수 있다.

‘언니 만나면 사과할 거야······.’

귀찮게 했던 것.

답장을 하지 않은 것.

그 외 이런저런 것들까지 포함해서 사과하고 화해할 계획이었다.

비온 뒤에 땅이 굳어진다고 사제지간이 더욱 돈독해지겠지.

있는 힘껏 날았더니 이수민이 사는 고급 맨션이 이제 코앞이었다.

들키지 않게 조심하며 유지현은 지상으로 내려섰다.

아파트 출입구 비밀번호를 누르고,

엘리베이터에 타서,

두근두근하는 마음으로,

이수민의 집 현관까지 열었다.

끼이익-

불이 하나도 켜지지 않은 집 안은 공기가 싸늘했다.

현관의 신발장에서 유지현이 목소리를 냈다.

“저기요- 언니! 수민 언니! 나 왔어요!”

아무런 대답도 없었다.

유지현은 신발을 벗고 거실로 진입했다.

‘아무도 없나?’

거실과 부엌.

욕실과 침실.

옷방과 서재.

모두 찾았지만 흔적이 없었다.

‘진짜로 납치······.’

스스로가 한 생각에 놀라 유지현이 고개를 마구 흔들었다.

‘그럴 리가 없어. 아닐 거야······.’

하지만 불안한 마음이 가시지 않았다.

연락도 안 받고, 집에는 아무도 없고, 심지어 이제는 전화기까지 꺼져 있는데.

유지현의 시선이 어딘가를 향했다.

아직 단 한 곳.

열어보지 않은 방이 있었다.

처음 놀러 왔을 때 이수민이 말했다.

<다른 데는 다 들어가도 되는데 저기는 금지! 알겠지?>

그래도 지금은 비상사태니까.

손발이 묶인 채 눈물을 흘리며 갇혀 있는 사부의 모습이 불길하게 어른거렸다.

‘확인해 봐야 돼.’

만약에 저 방에도 아무것도 없으면 열어본 건 혼자만의 비밀로 하자.

바로 집에서 나와서 김유진이라던가 누군가에게 알리고 도움을 청하는 거야.

유지현은 그렇게 결정을 내렸다.

‘수민 언니······. 사부님······.’

마음속으로 이수민의 이름을 간절하게 되뇌인 유지현이 가장 안쪽 방을 향해 다가갔다.

문고리를 잡았다. 잠기지 않았다.

달칵.

문고리를 돌리고, 열었다.

그리고.

끼익- 하는 소리와 함께.

‘이, 이거······.’

도무지 감당하기 힘들 만큼 무거운 사랑이 유지현을 맞이했다.

“끄아아아악! 시발 이게 뭐야아!”

그 무게를 견디지 못한 유지현이 비명을 질렀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