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내 딸이 천마인데 나는 무림맹주-39화 (39/130)

39. 복명복창한다. 우리의 결의!

우철이가 오만상을 찌푸리며 투덜거렸다.

“진짜 왜 자꾸 그러십니까! 술 아깝습니다!”

······문제가 그거였냐?

얻어맞은 걸 항의하는 게 일반적인 대응이 아닐까 싶은데.

알고는 있었지만 이놈도 정상은 아니다.

“운상이가 네 친구냐? 나이 차이가 얼만데 이놈이.”

나무라는 뜻으로 말한 건데 우철이가 오히려 더 목소리를 높였다.

“어? 사부님. 왜 부정 안 하십니까. 이거 진짜로-”

그놈 참 끈질기네.

“아냐, 임마. 걔는 지금 선계에서 잘 먹고 잘 살고 있을 거야.”

“그러면 마교 놈들이 말하던 그게 참말입니까?”

“왜? 소문이 어떻게 났길래 그래.”

대강 예상은 됐지만 궁금했다.

우철이가 머리를 긁적였다.

“저희 쪽에서야 사부님이 백가놈 삼도천 보내고 등선하셨다, 은거하셨다 이런 식으로 말이 돌았고 십만대산에서는 정확히 그 반대였습니다. 허어, 어떻게 천마가.”

“그러게 말이야. 그게 되더라고.”

우철이는 도저히 못 믿겠다는 눈치였다.

그러면서 의문에 찬 눈으로 나를 보며 물었다.

“한데 그러면 사부님은 왜 안 하신 겁니까.”

“뭘.”

“등선 말씀입니다.”

“하고 싶어도 못했을 수도 있잖아. 내가 운상이한테 목 날아갔을 거라는 생각은 안 드냐?”

“절대 그럴 리 없습니다.”

취해서 불그레진 얼굴인데도 그렇게 단언하는 어조만은 또렷했다.

기특한 놈······.

술을 잔에 가득 채워 입에 털어놓은 후에 속풀이 하듯이 말했다.

“그냥 하기가 싫더라고. 우철아, 생각을 해 봐라. 말이 좋아 선계지 거기 가서 내가 어떻게 변할지 알고. 그건 아무도 몰라. 이거 해 볼 만하다고 후기 쓴 놈이 아무도 없다 이거지.”

“확실히 후기 없는 제품은 구매하기가 망설여지는 법이지요. 저도 주로 베스트 상품 중에서 고르는 타입입니다.”

우철이가 고개를 주억거렸다.

“대자연과 하나가 되어서 천하만물을 굽어살핀다? 힘들게 무공 익혀서 잘 먹고 잘 살고 있었는데 내가 왜 그래야 하지? 그럴 바에야 사람으로서 사람을 기억하고, 사람으로서 죽고 싶었다. 그게 다야.”

“그렇습니까······.”

“그 얘기는 이만하고 이제 본론으로 한 번 들어가보자. 내가 처음부터 이야기를 해줄게.”

“네. 말씀하십시오.”

“올 봄에 나랑 우리 딸이랑 집에서 김치찌개 먹고 있을 때였는데······.”

이어진 이야기는 한 시간이 지나서야 끝났다.

“그렇게 된 거다. 어우, 말 많이 했더니 목이 마르네.”

술잔을 드는데 우철이 눈에 눈물이 맺힌 게 얼핏 보였다.

어이가 없어서 물었다.

“지금 우냐?”

“사부님······, 정말로 고생,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우철이가 손을 꼼지락거렸다.

내 어깨라도 두들겨주고 싶은 것 같아 한쪽 어깨를 테이블 앞으로 슬쩍 내밀었다. 우철이의 손이 내 어깨에 얹혔다.

따뜻한 온기가 느껴졌다.

세상 모두가 나를 욕해도 너만큼은 끝까지 내 편이구나. 고맙다, 제자야.

감동적으로 술잔을 부딪치고 쭉 들이켰다.

우철이가 안주 하나를 집어먹고 함박웃음을 지었다.

“저는 진천군 그놈 흠씬 두들겨 주신 게 제일 통쾌했습니다. 몇십 년 묵은 원한이 내려가네요.”

마음이 조금 아팠다.

괜히 변명해 주듯이 말했다.

“걔도 알고 보니까 그래도 나쁜 구석만 있는 건 아니더라고. 아무튼 내가 이 이야기를 왜 했냐면······.”

그리고 나는 마침내, 가장 근원적인 의문을 꺼내놓았다.

“너 환생이란 게 정말로 있다고 생각하냐?”

***

내가 살던 전생은 현대보다도 훨씬 신비로운 것들이 많았던 시기다.

용을 닮은 영물이 있었는가 하면, 우화등선이라는 것이 실제로 존재했다.

지금처럼 원인 모를 마나란 걸로 힘만 세지는 게 아니라,

무공과 법력과 주술이 정말로 신에 맞닿아 있던 때였다.

“그런데도 환생이라는 건 없었다. 단 한 명도 못 봤어. 너는 지가 예전에 뭐였다, 라고 주장하는 놈 본 적 있냐? 땡중들이 미륵불의 환생이니 뭐니 떠벌리는 거 빼고.”

“아뇨, 본 적이 없습니다.”

“그렇지? 그럼 생각을 한 번 해보자. 그때도 없었던 게 지금은 있다고? 이런 시대에? 그러면 원인을 찾아보는 게 합리적이지 않겠냐 이 말이야.”

우철이가 미간을 좁히며 이야기 흐름을 이었다.

“사부님은 그 원인이란 게 지현 아가씨일 거라고 생각하시는 겁니까?”

“그렇지. 근데 지현 아가씨가 뭐냐. 그냥 지현이라고 해. 너도 내 제자인데 따지고 보면 지현이가 네 사매뻘이잖아.”

“제가 어찌 감히······.”

우철이가 쑥스럽게 말했다.

오늘 하루만에 급격하게 신분상승을 이뤄서 그런지 제자 대우 받는 게 좀 어색한가보네.

차차 익숙해지겠지.

“얼마전에 찾아낸 건데 이거 봐라. 물증도 있다.”

나는 휴대전화로 기사 하나를 찾아 우철이에게 보여줬다.

정확히 13년 전의 2월 어느 날.

지구에 처음으로 괴수라는 존재가 알려진 날이다. 그리고······.

“지현이가 11월생이거든. 역산하면 얼추 그쯤 나온다.”

보통은 생일만 기억하니까 눈치를 못 챘었는데 이런저런 생각을 다 해 보다가 깨달은 사실이다.

“와······. 사부님 저 지금 소름돋는데요.”

우철이가 팔을 슥슥 문질렀다.

“그리고 우리 딸이 전생에 그거도 했다며. 십만대산에서 불덩어리 모시는 무당. 내가 운상이한테 들어보니까 성화 그게 진짜로 어마어마한 거라더만.”

“그렇습니까?”

“대충 들어서 잘은 모르는데 그렇다더라고.”

내가 볼 때는 백운상이도, 그 전대의 천마도, 어쩌면 초대까지 올라가도 그게 정확히 뭐하는 물건인지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이 없을 거다.

역으로 생각해 보면 역대 천마들조차도 진실한 정체를 모른다는 점에서 그 불덩어리가 보통 수상한 물건이 아니라는 걸 알 수가 있지.

하지만 단 하나 확실한 게 있다.

“이서준이도 그랬거든. 우리 딸이 그거 억제하는 과정에서 어떤 씹어먹을 새끼인지 몰라도 비겁하게 암습해서 성화가 폭주했다고. 그러면 얼추 연결고리가 나오지 않냐.”

성화, 지현이, 환생자.

더불어서 던전과 게이트, 괴수들까지.

그리고······.

우철이뿐만 아니라 어느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일이지만,

내가 그렇게 생각하는 근거는 하나 더 있다.

온 우주에서 오직 두 사람, 나와 애 엄마만 알고 있는 비밀이.

“솔직히 난 괴수 어쩌고까지 무조건 다 건드려야 된다는 생각은 없다. 그냥 지현이 주변에 이상한 일만 안 생기게 하고 싶은 거지.”

“그러면 어떻게 하실 계획이십니까.”

“아직 디테일까지 다 정해진 건 아닌데 대충은 생각해 둔 게 있어.”

소주 한 병을 새로 주문하고 그걸 다 비울 때쯤이 돼서야 내 설명이 끝났다.

아까는 눈물을 흘리던 우철이가 지금은 박수를 쳤다.

“계획대로만 된다면 정말 잘 풀리겠습니다.”

“그래? 잘 될 것 같냐?”

“네. 엔딩신의 감동과 속편에 대한 기대감까지 완벽합니다.”

뭐라고? 이놈이 지금 속편이라고 한 건가?

“무서운 소리 하지 마라. 속편 같은 거 없어. 그걸로 끝이야.”

“물론이죠. 저도 최선을 다해 사부님을 보필해 드리겠습니다.”

“그래, 고맙다. 오늘은 너무 늦었으니까 일어나고, 내일 다시 보자. 내일은 소개해 줄 사람도 있고.”

자리를 정리하고 계산대에서 카드를 꺼내는데 우철이가 기겁을 했다.

“사부님, 계산은 제가-”

“됐어. 오랜만에 봤는데 내가 사야지. 나중에 돈 많이 벌어서 사주면 된다.”

그냥 되는대로 한 말이었는데 우철이가 엉거주춤 서서 말했다.

“돈은 지금도 제가 더······. 아닙니다.”

내가 게슴츠레하게 쳐다보니 그제서야 계산대에서 물러난다.

거 스승님이 사주겠다고 하면 아무 말 안 하고 얻어먹을 것이지 말이야.

밖에 나오니 열대야라 푹푹 쪘다.

어차피 내일도 볼 거니까 대강 인사하고 우리 집 쪽으로 향하려는데 우철이가 나를 불렀다.

“사부님.”

“어? 왜.”

“하나만 더 여쭤도 되겠습니까.”

“뭔데 뜸들여. 말해봐.”

“그게 그러니까······, 백가. 백운상 교주랑은 그······.”

망설이다가 결국 말끝을 흐린다.

“아닙니다. 실없는 질문이었습니다.”

나도 담백하게 답했다.

“그래. 잘 들어가고. 옛날 생각 하지 말고 오늘은 푹 자라. 내일 보자.”

홀로 밤거리를 걸었다.

우철이가 뭘 물어보려고 했는지, 사실 나도 알고 있다.

백운상. 운상이.

아니, 백희령.

이제는 흘러간 옛날의 기억이 떠올랐다.

‘요즘 태호 주변에서 그리 아리따운 미인이 뱃놀이를 자주 즐긴다던데. 그 소문이 사실인가?’

‘네. 천하제일미라고 소문이 파다합니다. 공자님처럼 풍류를 즐기시는 분이라면 한 번 정도 말을 걸어보실 만도 하지요.’

가벼운 호기심.

‘거기 소협?’

‘나를 불렀소?’

‘그럼 여기 당신 말고 사내가 또 있나요.’

‘어디를 봐도 널린 게 사내이오만.’

‘적어도 내게는······, 그자들은 사내가 아니랍니다.’

‘아, 원래 백희령. 백 소저셨군요. 저는 하가 사람으로 이름은 무린이라 합니다.’

‘무린. 하무린······. 멋진 이름이네요.’

첫 만남.

‘와아. 저를 위해 가져오신 건가요?’

‘백 소저의 아름다움에 혹여 누가 되지나 않을까 걱정일 뿐입니다.’

만남에 만남을 덧대어 쌓아올린 무언가.

‘······어린 마종이 나를 속였구나! 처음부터 내 목을 가져갈 생각이었나?’

‘정파 쭉정이들 중에 하씨 성을 가진 어린 놈이 제법 기개가 있다 하여 살펴보려 했건만, 지금 꼬락서니를 보니 소문이 과했구나.’

진실, 혹은 오해.

‘이봐, 하무린. 나는 반드시 교주위에 오를 거다.’

‘나보고 어쩌란 거야. 자랑하는 거냐?’

‘내가 교주위에 오르고 나면 네놈 따위는 나와 다시는 얼굴 마주할 일조차 없겠지. 알고 있나?’

‘······하고 싶은 말이 뭔데.’

‘너는 맹주라도 되는 게 어때. 그 정도는 되어야 격에 맞지 않겠느냐.’

일생을 건 제안.

‘일단 맹주 되는 것도 귀찮을뿐더러, 내가 알기로 천마는 원하면 죽을 때까지 해먹는 거라던데. 그러면 나보고 평생 맹주직 틀어쥐고 있으란 말이냐?’

‘그거야 네놈 하기에 따라 달린 것 아니겠느냐. 하기야 뭘 하건 네놈 마음이겠지만. 그리고······.’

‘그리고 뭐.’

‘시간이 지나고, 아주 많이 지나고 나면 혹시 아는가? 네놈과 내가 무공으로 신이 되어 선계에서는 같이 바둑이나 둘 지.’

‘실없는 소리 하기는.’

마음으로 나눈 약속.

‘하가야.’

‘왜 불러. 또 말해주랴? 등선 안 한다니까?’

‘어째서지? 이유라도 말해.’

‘죽기 싫어서. 나는 사람으로 살 거야.’

‘······그래. 무슨 말인지 알겠구나. 좀 더 솔직했으면 좋았겠지만, 네놈은 예전부터 입만 열면 거짓말이었으니까.’

‘누가 할 소릴.’

‘이제는······, 이제는 너무 멀리 와버렸구나.’

사람으로서 사람을 기억하고 싶었다.

나눴던 약속. 그걸 지키고 싶어 악착같이 올라갔다.

권력을 틀어잡고, 놔주지 않고, 내 붓이 흐르는 곳과 내 칼이 움직이는 곳마다 피를 뿌렸다.

내가 지킨 목숨도 있을 것이며, 나로 인해 거둬진 목숨 역시도 있을 것이었다.

그리고 돌아보니 어느새 약속보다 피가 무거웠다.

설령 마음으로 올바름을 품었다 하여도 무엇이 달라질까.

흘린 피는 그런 것으로 씻기지 않는다.

나는 내가 했던 약속도, 내가 저지른 일도 모두 다 잊고 싶지 않았다.

단지 그뿐이었다.

그리고······.

이제는, 모두 옛날 이야기였다.

술기운을 빌어서 하늘을 올려다보며 말했다.

“백가야, 보고 있냐? 날 보고 있다면 정답을 좀 알려줘라.”

하늘은 언제나 그랬듯이 묵묵했다.

***

“서로 인사해라.”

방음이 잘 되는 카페에서 남녀 두 사람이 얼굴을 맞댔다.

나는 주선자였다.

“이쪽은 정철우. 이쪽은 이수민.”

“······.”

“왜 그런 눈으로 날 봐. 알겠다, 알겠어. 다시 소개해줄게. 이쪽은 우철이고 이쪽은 진천- 어허. 야! 둘 다 동작 그만!”

나동그라진 의자를 주섬주섬 정리했다.

도로 자리에 앉히고 말했다.

“둘이 안면 있지? 그래도 오랜만인데 인사나 좀 해라.”

“정철우 씨가 우철이었다고?”

“나는 사부님에게 들어 이미 알고 있었지만 네놈 낯짝은 과히 볼 만하군.”

“사부? 사부라.”

이수민이 조소했다.

“남출어청 우철이 협검무제를 사부라 부르는 날도 오고, 두 번 살다 보니 이런 일도 다 있네.”

“아이고······.”

남출어청은 우철이 별호라고 해야 하나.

주로 마교 애들이 부르던 멸칭 같은 거였다.

청출어람이 아닌 남출어청.

협검무제가 데리고 있다는 놈이 어떻게 저것밖에 못하지? 그런 의미인데 그걸 여기서 부르냐.

우철이 얼굴을 슥 봤다.

뜻밖에 별로 타격이 없어 보였다. 심지어 태연하게 반격까지 한다.

“진천군. 사부님에게 떡이 되도록 맞았다면서? 네 신세가 아주 볼 만하구나.”

“너 이놈······!”

이래가지고는 될 일도 안 되겠다 싶어 일단 둘 사이를 가로막았다.

양쪽으로 전음을 보냈다.

‘천군아. 너 진짜 이럴래? 내가 하는 말 잘 따라주기로 했잖아. 우철이 쟤가 가슴에 맺힌 게 많아서 그래. 이쁘고 싸움 잘하는 네가 좀 이해해라.’

‘우철아, 제자야. 진짜 이 사부 죽는 꼴 보고 싶어서 그러냐? 진천군 저 새끼가 깐족대는 거 있으면 어디다 적어뒀다가 나중에 나한테 일러. 내가 혼쭐을 내줄 테니까. 대신에 지금은 좀 참아주라. 응?’

그리고 아무 일 없던 듯이 경쾌하게 말했다.

“자, 악수! 우리 잘해보자! 둘이 친해지길 바래!”

그래도 전음이 효과가 있었던지 둘 다 머뭇거리지 않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각자 손을 내밀었다.

둘 다 왼손이었다.

“······둘 다 뭐하자는 거냐?”

우철이가 답했다.

“저놈이 제 오른팔 잘라가서 저는 왼손밖에 못 내밉니다.”

이수민이 답했다.

“잘 아네. 나도 그래서 왼손 준 건데.”

지금은 멀쩡하잖아. 왜 오른손 놔두고 왼손을 내미냐고.

숨을 한 번 크게 내쉬었다.

참아야 한다. 여기서 내가 성질대로 두들겨 패면 죽도 밥도 안 돼.

시작부터 꼬일 순 없다.

내가 말했다.

“둘 다 양손 교차시켜서 손 내밀어.”

이수민과 우철이가 내가 시킨 대로 했다.

나도 같은 자세를 취하고는 둘 사이에 品자로 들어가 삼각형을 만들었다.

그리고 손을 잡았다.

오른손으로는 이수민.

왼손으로는 우철이.

“너네도 잡아라.”

셋이서 그러고 있으니 꼴이 요상했다.

아랑곳않고 외쳤다.

“지금부터 복명복창한다. ‘우리의 결의’”

“······.”

“안 하는 놈은 다른 놈한테 때려주게 할 거야. 빨리 말해라. 우리의 결의!”

“우, 우리의 결의······.”

하나. 우리는 어린이를 보호하며 조국안전의 역군이 된다.

둘. 우리는 실전과 같은 훈련으로 괴수전의 승리자가 된다.

셋. 우리는 항렬을 준수하고 상관인 나의 명령에 절대복종한다.

넷. 우리는 명예와 신의를 지키며 전우애로 굳게 단결한다.

“이상이다. 이 모범적인 원칙에 혹시 불만 있냐? 있으면 지금 말해라.”

누구도 말하지 않았다.

감격이 온몸을 휘감았다.

내가, 내가 드디어 해냈다.

역사적인 정마합작이 이 순간 이루어졌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