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09년 3월 27일(두메산골, 소향촌) >
[609년 3월 27일]
주인공 파르텔 리안과 격전을 벌이던 그 장소 그대로 눈을 뜬 나는 가장 먼저 아라셀리에게 연락을 취했다.
“아라셀리. 들려?”
-······네. 방금 도착했어요.
“아깐 나보다 먼저 간다더니?”
-다른 시간대에서 이동하니까요. 709년에서 잠깐 일이 생겨서, 몇 시간 정도 다른 볼일 좀 보다 왔어요.
몇 시간이나? 나는 정말로 아주 잠깐의 찰나였는데.
“그래? 무슨 일 있었어? 목소리가 지쳐 보이는데······.”
그러자 눈앞에 희끄무레하게 아라셀리와 사하르의 형체가 나타났다. 둘 다 어쩐지 창백한 인상이었는데, 핏기가 싹 가신 얼굴이어서 걱정이 되었다.
-무슨 일이··· 있긴 있었어요. 709년에 문제가 터졌거든요.
“문제라면, 혹시······.”
-네. 저들의 시간 여행에, 제약이 거의 사라졌어요. 거의 무한한 에너지원을 얻었거든요.
“뭐? 어떻게 그럴 수가 있는데?”
그녀는 잠시 무언가 주문을 중얼거리더니 기억의 일부를 내게 전송해주었다.
심장이 잠든 계곡. 과학의 모든 에너지가 나오는 그 심장부의 가장 깊은 곳에, ‘헬 게이트’와 상당히 유사한 현상이 발견되었다.
“저건······!”
-···예상대로네요. 헬 게이트의 일부, 맞죠?
비슷하다 못해, 똑같다. 내 기억 속 헬 게이트와 똑같은 끔찍한 형상을 가진 저 구조물은 그야말로 인간이 가진 본능적인 공포심, 코스믹 호러를 자극하는 무언가가 있었다.
나 따위는 한없이 작아지는, 그 압도적인 위압감.
-저런 곳에서 대체 어떻게 몇 년을 버티신 건가요······?
“글쎄······.”
생각해보니 나도 정신병에 걸리지 않은 게 용하다. 그저 잠깐 바라봤을 때조차도 구역질이 나올 것 같은데, 저 안에서 몇 년이나 생활을 했으니까.
실제로 대부분 헬 게이트에 다녀온 헌터들이 정신병에 걸리거나 시름시름 앓다가 죽어간 것을 생각하면, 나는 상당히 운이 좋은 편에 속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대체 어떻게 비비안타에 헬 게이트가 있는 거지? 그건 지구에만 존재할 텐데······.”
-저도 잘 모르겠어요. 다만, 저 장소에서 다른 차원으로 연결되었던 통로를 발견했어요. 과학은 아직 공간학을 정복하지 못했으니, 과학이 아닌 다른 누군가의 도움이 있었다는 건데······ 저도 그게 누구인지를 전혀 알지 못하겠어요.
서로 다른 공간을 연결할 정도의 기술력을 가진 자는 지금 이 자리에 있는 세 명이 전부다. 미래의 마법은 오히려 퇴화해버린 상태였으니까.
-현재 공간은 닫힌 상태라서 괜찮긴 하지만······ 저대로 두면, 미래에서 끊임없이 안드로이드가 찾아와 사사건건 교수님을 방해할 거예요. 그래서, 저희가 이번 사건을 해결하기로 했어요.
“어떻게?”
-······어떻게 하긴요.
아라셀리는 사하르와 눈을 마주보며, 웃었다.
-직접, 저 발전소를 부수러 가야죠.
“뭐, 뭐라고? 잠깐! 그건 위험해! 내가 과거에서 알아서 해결할 수 있으니까 그냥 얌전히 있어!”
-아니, 그건 안 된다.
-······.
“뭐 때문에 안 된다는 겁니까?”
사하르는 조금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
-헬 게이트라는 곳에서 흘러나오는 에너지가 점점 더 강해지고 있다. 아마 조만간 더 많은 안드로이드가 과거로 가겠지. 그대의 교수님의 시간 여행을 감지하고서 끝까지 쫓아갈 가능성이 높다.
“미치겠네 진짜······.”
머리를 벅벅 긁으며 입술을 깨물었지만 도통 다른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다. 실제로 607년에서도 안드로이드의 방해 때문에, 과거의 역사를 못바꾸지 않았던가.
그러한 간섭이 점점 더 심해진다면 이번 임무는 무조건 실패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최대한 조심히, 몰래 들어가서 파괴해. 넌 차원 여행자고, 공녀님은 시간 여행자잖아요. 둘이 힘을 합치면 충분히 할 수 있겠죠?”
-당연한 말을.
-교수님이 제 세계를 위해 피땀 흘리며 뛰어다니시는데, 절대로 실패할 수야 없죠.
그러면서 아라셀리와 사하르는 어색하게 웃으며 말했다.
-가기 전에, 609년의 역사를 알려드릴게요.
“···응. 무슨 사건이 있었는지 말해줘.”
-사실··· 큰 사건은 없어요. 날짜 자체는 정말로 아무것도 아닌 날이거든요. 그런데, 결정적인 사건이 하나 일어나요.
“결정적인 사건?”
-네. 어떤 소녀가, 의문의 괴한에 의해 살해를 당하고 말아요.
“······그게 왜 결정적인 사건이야?”
사하르 공녀는 역사가 기록된 고서를 탁! 소리가 나도록 덮으며 말했다.
-그 소녀가, 미래의 인류를 승리로 이끌게 한 위대한 대마법사 ‘엘레임’이거든.
“······예?”
-과학은 마법에게 한 번 패배했었다. 엘레임은 위대한 대마법사 아라셀리 라인칼의 의지를 이어받은, 세 번째 대마법사였으니까.
그 부분에서 아라셀리는 소리나게 헛기침을 했다. 아무래도 대마법사라는 수식어가 부끄러웠던 모양이다.
-엘레임은 아라셀리가 남겨둔 서적을 독학하였고, 그녀의 신념과 마법을 모두 이어받아 세계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했다고 하더군.
그리고, 엘레임은 마침내 과학을 무너뜨리고 승리를 거머쥐게 된다.
-하지만 문제는······, 저들에게 시간 여행 기술이 있다는 것이다.
“설마······.”
-그래. 자신들이 패배하는 과거를 감지하는 즉시, 저들은 또다시 과거로 돌아가 미래를 바꾸었다. 어린 시절의 엘레임을 죽여버린 것이지.
“미치겠네 진짜.”
너무 복잡해서 미쳐버리겠다.
-이제 알겠는가? 그대의 역할은 엘레임을 보호하는 것. 우리가 일을 해결하기 전까지는 쉴 새 없이 안드로이드가 찾아갈 가능성이 높으니, 도망치는 편이 가장 현명하겠구나.
“언제까지 도망쳐야 되는데요?”
-우리가 저들의 심장을 파괴할 때까지.
-저들의 시간 여행은 우리와는 달라서, 마치 동아줄을 타고 과거로 내려오는 것과 비슷해요. 그런데 만약, 시간 통로를 공급해줄 에너지원이 사라진다면······.
“······강제로 모든 안드로이드가 귀환한다는 말이지?”
-맞아요.
거기까지 말한 아라셀리와 사하르 공녀가 갑작스레 뒤를 돌아보았다. 현재의 내 시간대가 아닌, 미래의 시간대에서 무슨 일이 벌어진 듯 보였다.
-······아무튼, 저희는 이만 가볼게요. 시간이 없거든요.
-부디 무운을 빌겠다. 이 일이 끝나면 진하게 포옹이나 한 번 하도록 하지.
-네? 잠깐, 저-
아라셀리가 무어라 말하려고 했으나 끝내기도 전에 사하르 공녀와 함께 안개처럼 사라져버렸다.
아무래도 시간 여행을 사하르 공녀의 힘으로 하는지라, 아라셀리에게는 딱히 선택권이 없어 보였다.
“후우, 호위 임무라······.”
호위 임무는 사실상 F랭크 헌터의 주종목이기도 하다. 탐지계 능력자가 아닌 이상, 대부분의 초능력자는 기습적인 암살에 대응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F랭크의 헌터는 아무래도 살아남기 위해 온갖 장비와 수단을 사용하는 터에 조금은 더럽지만 살아남는 방법을 그 누구보다 잘 터득할 수밖에 없었고, 그 경험을 토대로 여태 수많은 호위 임무를 진행해왔었다.
“······최첨단 기계 괴수를 상대로 호위해본 적은 없지만.”
어떻게든 되겠지.
여태 그래왔던 것처럼.
*
경치 좋고, 공기 맑고, 하늘은 창창하니 깨끗하고.
산새 소리 들려오는 한적한 두메산골, 소향촌.
마법의 제국 비비안타라고 해서 모두가 마법사이며, 모든 마을이 도시인 것은 아니다.
소향촌처럼 여전히 시골도 있으며, 마법사가 아닌 인간은 상당히 많다.
엘레임 역시 마법사가 아닌 순박하고 또 평범한 시골 소녀였다. 예쁘장하게 생긴 탓에 마을 청년들에게 인기가 상당히 많았지만, 당연히 그녀의 눈에 찰 리는 없다.
‘나는 도시로 가서 마법사가 될 거야. 그리고 멋진 남자를 만나서 결혼할 거야!’
주근깨가 고민이고, 머리카락 색깔이 붉은 게 고민이며, 마법은 무슨 공부나 하라며 다그치는 부모님이 원망스러운, 그런 철없는 평범한 10대 후반의 소녀 엘레임.
오늘도 농사를 짓는 도중, 부모님 몰래 빠져나온 엘레임은 들판의 버려진 오두막에 드러누워서 한가로이 독서를 즐겼다.
부모님은 독서를 그다지 좋아하시는 편이 아니었기에, 책 읽다 걸리기라도 하면 된통 혼나서 이런 비밀스러운 장소를 만들어야만 했다.
“흐응~”
콧노래까지 부르며 읽는 책은, 다름 아닌 위인전. 이 자그마한 마을에도 마법서는 존재했지만, 죄다 마을 이장의 개인 서고에 박혀있어서 엘레임이 꺼내서 볼 수는 없었다.
그런 탓에 그녀는 시간 날 때마다 위대한 대마도사 ‘아라셀리 라인칼’의 위인전을 읽고는 하였다.
100년 전.
저 하늘을 붉게 물들이며 나타난 지옥의 악마 군대를 단신으로 물러내고서 홀연히 자취를 감춰버린 신비로운 영웅.
그녀의 이야기는 지금도 음유시인들에 의해 끊임없이 각색되었고, 뮤지컬로 공연이 되고 있었으며, 아라셀리를 모델로 한 마네킹이나 석상 등이 끊임없이 세워지고 있었다.
어느 것에든 아라셀리라는 이름이 들어가면 긍정적인 이미지가 되는 탓에, 현 세대에 이르러서 아라셀리라는 이름이 가장 인기가 많아 너도나도 아라셀리가 되어버렸다는 웃지 못할 일도 발생해버렸다.
그만큼 흔한 이름이었지만, 엘라임은 자신의 이름도 아라셀리였다면···하는 그런 상상을 가끔가다 했다.
“엘라임! 엘라임! 너 여기에 있니!”
“헉!”
바깥에서 들려오는 아버지의 외침에 그녀는 바람까마귀에게 속은 미어캣처럼 고개를 번쩍 들었다.
“크, 큰일이다!”
허겁지겁 책들을 숨겨보았지만, 이미 늦었다. 아버지가 오두막의 문을 벌컥 열고서 들어온 것.
“···아, 아빠. 이건 그, 제가 다 설명드릴게요.”
“······.”
아버지는 낡은 오두막에 어지럽혀진 수많은 책들을 보더니 한숨을 내쉬었다. 괜시리 죄송해진 그녀가 고개를 푹 숙이자, 아버지가 다가와 엘레임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생각해보니 이번에 도시에 나갈 일이 있는데, 짐꾼이 한 명 필요하겠더군.”
“네, 네?”
나무랄 줄 알았는데, 뜬금없이 무슨 얘기를 하시는 거지?
그런 생각에 고개를 들자 아버지가 자상하게 웃으며 말했다.
“짐꾼에게는 일당으로 가지고 싶은 물건 몇 개를 사줄 생각인데···. 혹시 주변에 생각 있는 사람 있으면 소개 좀 시켜주려무나.”
“아······.”
도시. 그리고, 가지고 싶은 물건.
여태껏 엘레임이 동경해왔던 모든 것들이었다. 그녀는 아버지의 품에 와락 안겼다.
“아빠, 정말 고마워요!”
“그래. 그러니 오늘은 힘내서 열심히 일하자꾸나. 대신, 엄마한테는 비밀로 해야 한다?”
“네! 당연하죠!”
엘레임은 싱글벙글 웃으며 고개를 힘차게 끄덕였고.
아버지와 함께 오두막을 빠져나가려는데.
······콰쾅!!
갑작스레 오두막의 벽면이 완전히 붕괴되며, 검은색의 무언가가 침입하였다.
“꺄아악!”
“크윽···!!”
모래먼지로 인해 시야가 뿌옇게 가려졌다. 너무 놀란 나머지 엘레임의 다리가 풀려버리자, 아버지는 즉시 그녀를 끌어안아 구석에 앉히고서 낫을 단단히 쥐었다.
“누구냐! 목적이 뭐냐!”
그러자, 먼지 속에서 그 누군가가 모습을 드러냈다.
기잉, 기이잉!
붉은색의 안광. 기분 나쁜 고철 마찰음. 이목구비는 아예 존재하지도 않았으며, 온몸은 흑철로 도배되어 있었다.
“저, 저게 대체······.”
-목표 확인. 제거한다.
그것의 정체는 안드로이드.
안드로이드는 엘레임이 숨어있는 위치를 단번에 간파하더니 성큼성큼 그쪽으로 다가가기 시작하였다.
“이놈이 어디를 감히!”
아버지가 분통을 터뜨리며 힘껏 달려들어 낫을 휘둘렀지만, 안드로이드는 꼼짝조차 하지 않았다.
쩔그렁······.
오히려, 머리통을 맞춘 낫이 반토막 나버린 게 아니던가? 현대의 낫은 최첨단 합금으로 만들어져, 어지간해선 결코 부러지지 않거늘.
“이, 이런······!”
그것은 주먹을 휘둘렀고, 아버지는 대응조차 하지 못한 채 복부를 얻어맞아 구석으로 날아가 처박혔다.
추욱, 외마디 한 번 내지르지 못한 채 아버지가 그대로 늘어져 버리자 엘레임은 덜덜 떨리는 손으로 입을 틀어막았다.
“악, 으으······!”
기잉, 기이잉···철컥!
엘레임의 앞에 선 그것은 그녀의 머리를 향해 손을 뻗었다. 손바닥에서 기묘한 빛이 흘러나오는 것을 보며, 그녀는 죽음을 직감했다.
‘나, 난 이렇게······.’
그 순간, 반대쪽 벽이 부서지더니 웬 사내가 뛰어들어 안드로이드의 머리통을 후려쳤다.
쩌엉!!
아버지가 후려쳤을 땐 꼼짝도 안 하던 안드로이드의 형체가 옆으로 고꾸라졌다.
“후우··· 최신형 스포츠 마차까지 훔쳐가며 전력질주로 달려왔는데, 하마터면 늦을 뻔했네······.”
유서담은 식은땀을 훔치며 엘레임에게 다가왔다.
“엘레임, 맞지?”
“네, 네, 네에에······.”
“일단은 여기서 빠져나가야-”
쩌적, 쿠궁!
유서담이 무어라 말을 하려고 했으나, 안드로이드가 잔해물을 걷어내면서 일어나버렸다.
“젠장. 대화는 나중에 하고, 이거 걸치고 있어. 어지간한 충격에는 다치지 않을 거야.”
유서담이 코트를 벗어서 던지자 엘레임은 그것을 꼬옥 쥐었다. 그러다가, 구석에 쓰러져있는 아버지를 떠올리고서는 그곳을 향해 엉금엉금 기어갔다.
“아, 아빠···!”
“으윽······.”
다행스럽게도 심한 상처는 아니었는지 아버지는 무사하셨다. 엘레임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코트를 아버지의 몸에 둘렀다.
파앙!!
그 순간 안드로이드의 손바닥에서 레이저가 발사되더니, 엘레임의 귓가를 스쳤다.
“히익······!”
조금만 조준이 정밀했으면, 그대로 절명했다. 다행스럽게도 그러기 전에 유서담이 안드로이드의 팔을 비틀어서 살아남을 수 있었다.
“이 멍청한 꼬맹이가! 너 입으라고 준 걸 왜 다른 사람 입혔어!”
“제, 제 아버지라서······.”
“···아오, 젠장.”
그렇게 말하니 뭐라고 할 수도 없다.
쩌엉!!
안드로이드가 휘두른 주먹을 마찬가지로 주먹으로 막아낸 유서담. SS랭크에 도달한 그의 신체 능력은 이제 기계 인간과 힘싸움을 벌일 수 있는 수준이 되었지만, 이대로 시간을 끌어봐야 불리하다.
놈의 복부를 힘껏 걷어찬 뒤, 에테르 블레이드를 뽑아 휘두르는 척을 하자 안드로이드가 뒤로 물러나며 회피를 하였다.
그러자 그는 기다렸다는 듯이 바닥을 짓밟았고, 화분이 준비해둔 대지 마법이 발동되어 거대한 강철벽을 생성하였다.
잠깐의 시야가 차단된 틈을 타, 벽을 향해 윈체스터를 조준.
타앙!!
빠르게 발사하자 강철벽 사이에 틈새가 생기며 안드로이드의 머리통에 탄환이 적중하였다. 이후 잽싸게 유서담은 엘레임의 몸을 덮치며 외쳤다.
“숙여!”
······이윽고.
어마어마한 충격이 장내를 뒤흔들었다.
‘아윽···!’
소리내어 지른 비명일까. 아니면 비명을 내질렀다고 착각한 것 뿐일까.
삐이이-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 정신이 어질어질하고, 세상이 자꾸만 흔들거렸다.
‘일단 여기를 벗···나서··· 엘레···! 정신···려···!’
누군가가 소리를 질렀지만 제대로 이해할 수 없었다.
‘으···.’
결국 바닥에 쓰러진 엘레임은 가늘게 실눈을 뜨고서 자신을 향해 소리치는 사내의 모습을 눈동자에 담았다.
‘······그래. 일단은 편히 자라.’
이윽고, 그녀의 세상에 적막이 녹아들었다.
< 609년 3월 27일(두메산골, 소향촌)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