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내게 주인공은 살인이다-232화 (232/251)

< 607년 1월 19일(아스티엘라 광장) >

[607년 1월 19일]

눈을 뜨자, 방금까지 보고있던 낡은 뒷골목이 조금 더 낡은 형태로 바뀌어 있었다.

차원 이동과는 조금 다른, 시간 이동은 참으로 신기한 느낌을 가져다 주었다. 나에게는 정말로 잠깐의 시간이었을 뿐인데, 두 눈으로 보고있던 모든 것들이 나이를 먹었기 때문이다.

뒷골목에 붙어있던 수많은 전단지들은 바뀌거나 찢어져 있었고, 바닥이 움푹 패이거나 벽에 금이 가기도 했으며, 10년 전에는 막 뿌려놓았던 스프레이가 이곳에서는 거의 다 지워져 있기도 했다.

[주인공 파르텔 리안]

[레벨 109]

주인공의 정보를 확인해보니, 10년 사이에 레벨이 상당히 올라있었다. 여타의 주인공에 비하면 성장 속도가 부족한 것도 사실이었으나, 어린 나이부터 차곡차곡 지식을 쌓아가는 형태였기에 여태껏 만나왔던 그 어떤 주인공보다도 성장 한계치가 높은 주인공일 것이다.

대부분의 주인공은 자기 자신 스스로가 강해지는 데에서 그치는 반면에, 이번의 주인공은 아예 세상의 이치와 상식 및 문화와 기술마저도 뒤흔들어버릴 정도였으니까.

-정확한 날짜에 도착하셨네요.

-나도 이 정도로 정확한 날짜를 지정해서 시간을 여행하지는 못했는데··· 대단하군.

“허허······.”

내가 대단한 게 아니라 의뢰인이 대단한 거지만.

“겉으로 보기에는 그냥 동네가 좀 낡은 게 끝인데?”

동네를 천천히 둘러보았으나, 딱히 과학의 산물이 크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오히려 동네가 더 못사는 느낌만이 팍팍 들었다. 예전에는 그냥 달동네라는 느낌이었는데, 지금은 아예 모든 것이 낡아버린 채였다.

-아직은 과학이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전이에요. 최초의 과학자이자 전기의 신이라고 불리기도 하는 ‘파르텔 리안’이 역사에 최초로 모습을 드러낸 날이 바로 오늘이거든요.

“흠······. 10년이면 주인공 보정을 받았다는 전제하에 과하다 못해 충분한 시간이지.”

과학에 대해 완벽히 이해한 것은 물론이요, 아마 주인공 보정으로 인한 무수히 많은 발명품과 온갖 과학 장비로 무장했을 가능성이 높다.

아직까진 그렇게 레벨이 높지 않아서 내가 상대할 수 있는 정도의 수준이겠지만, 조금만 더 시간이 지나면 어떻게 될지 모르는 일이다.

현재 내가 사용하는 에테르 디스펜서 따위는 쓰레기통에 처박아야 될 정도로 과학기술의 차이가 날지도 모른다.

문명 수준으로는 지구조차 가볍게 압도하는 비비안타를 과학기술 하나로 제패한 기술력이니까.

-···제 입으로 말하기는 부끄러운 일이지만, 비비안타 제국은 마법에 대한 빈부격차가 극심한 편이었어요. 마법이라는 학문이 워낙 오래 존재했다보니, 오래 존재해왔던 가문은 자신들의 비전을 꽁꽁 숨기고서 혈족에게만 계승하였고, 가문이 없는 이들은 아무리 노력해도 결국 다다를 수 있는 한계가 있었죠.

“어딜 가나 똑같네. 우리 동네도 그래.”

아무래도 아라셀리는 최고의 명문가에서 태어났다보니, 자신의 입으로 말하기가 굉장히 껄끄러운 듯싶었다.

-그래서··· 가난한 사람은 계속 가난할 수밖에 없고, 부자인 사람은 계속 부자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 100년 가까이 유지됐다고 해요.

하층민들의 불만은 쌓일대로 쌓였고, 폭발하기 일보직전이 되었다. 그러나 이곳은 마법사들의 세계. 결국 하층민의 마법이, 상류층의 마법을 이길 수는 없었기에 그들은 그저 꾹꾹 눌러 담고 살아가거는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아주 간혹, 결국 참지 못한 몇몇 하층민들이 가끔 폭력적인 범죄를 저지르고는 했는데 오히려 그 덕분에 상류층이 하류층을 억압하는 계기가 되어버렸다고 한다.

그래서 현재.

“······달동네가 더 낡아버린 건 다 이유가 있다, 이거구나?”

쓰레기 굴러다니는 거리를 거닐다보니 새삼 10년 전과 상당히 바뀌었단 점을 체감할 수 있었다.

그땐 그래도 거리에서 꼬치도 팔고, 시끌벅적 생기 넘치는 사람도 많았는데 이제는 그조차도 거의 없었다.

활력을 잃은 사람들. 죽은 눈빛을 가진 사람들이 거리에 나와서 힘없이 오늘을 버텨내고 있을 뿐이었다.

-그런 와중, 과학이라는 신문물과 함께 파르텔 리안이 등장하게 되는 거죠.

마력에 대한 재능? 필요없다.

역사 깊은 가문의 마법? 필요없다.

누구나 배울 수 있다. 누구나 사용할 수 있다. 누구라도 공부만 한다면, 누구라도 도구의 버튼 누르는 법만 알고 있다면.

귀족들의 마법에 대항할 수 있었다.

-파르텔 리안은 ‘아스티엘라 광장’에서 최초로 과학의 정체를 드러내요.

607년의 새해가 밝아오는 아침.

“언제까지 짓밟히며 살아야 합니까! 어째서 우리는 마법을 배우지 못하는 환경에서 자라나며, 마법을 배우지 못했다는 이유로 핍박을 받아야만 한단 말입니까! 스스로의 힘으로 일어서, 그들에게 대항합시다! 과학의 힘이라면, 충분히 그들에게서 독립할 수 있습니다!”

어느덧 성인이 된 주인공, 파르텔 리안이 낡은 구조물이 차곡차곡 쌓아올려진 광장의 꼭대기에서 ‘마이크’를 사용하여 그 목소리를 쩌렁쩌렁 퍼뜨렸다.

마나를 전혀 사용하지 않았으나, 도구 하나만 있으면 누구라도 마법사의 음성확대 마법을 따라할 수 있었다.

그는 마이크 외에도 과학을 이용한 수많은 신문물을 이 자리에 있는 하층민들에게 선보였고, 대부분이 홀려버렸다.

하지만.

“이런걸로 마법에게 대항할 수 있다고 생각하나? 그건 절대 불가능해!”

아직 과학을 완전히 신뢰하지 못하는 부류도 있기 마련.

-그런데, 그런 부류를 포함하여 이 자리에 없는 이들조차도 과학에 현혹되게 만드는 사건이 발생해요.

광장의 하늘 위로, 로브를 펄럭이며 다섯 명의 마법사가 등장하였다.

“마, 마법사다···!”

“으, 으아아! 저놈들이 또 우리를 죽이려고 든다!”

마법사들은 거만한 표정으로 하늘에서 지상을 내려보았다. 공중을 부유할 수 있는 수준이라면, 최소한 5써클. 심지어 로브에 달고있는 마크가 심상치 않다.

-마탑의 마법사들이 찾아온 거예요.

파르텔 리안은 긴장한 듯 보였으나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말했다.

“······이 자리에 마법사들이 찾아오는 것 정도는 예상하고 있었지.”

그러더니 품에서 길다란 검은색의 장총을 꺼내들었다. 웬 푸른색의 튜브가 주렁주렁 달려있는 데다가 조준경도 불완전하고 생김새도 썩 형편없었으나, 나는 저것을 확실하게 이해할 수 있었다.

-교, 교수님 저건 대체···?

“······에너지 멜팅 건이야.”

몬스터의 피부에 코팅되어있는 보호막을 녹이기 위해 특수 개발된 총, 에너지 멜팅 건.

그러나 한 자루를 만드는 데에 드는 비용이 천문학적인 데다가 휴대가 불가능할 정도로 무겁다는 이유로, 결국 지구에서는 완전히 개발하지 못한 물건이었다.

그런데 저 주인공이라는 놈은 저걸 10년만에 개발한 것도 모자라, 아예 휴대까지 하고 있었다.

-미래의 안드로이드들이 사용하는 ‘마나 멜팅 캐논’의 초기 형태로 보이는군.

“미래에도 저게 있습니까?”

-있다마다. 마법사들이 쳐둔 광역 보호장 그 자체를 단 한 번에 뚫어버리는 무시무시한 기술이지.

파르텔 리안이 괴상망측하게 생긴 지팡이를 자신들에게 겨누었으나, 마법사들은 코웃음을 칠 뿐 실드를 둘렀다. 마나가 전혀 느껴지지 않는 일반인이 아티팩트를 사용할 수 있을 리는 없으니, 기껏해야 헛수작에 불과하다고 여긴 것이다.

이윽고 파르텔 리안의 총구에서 푸른색 레이저가 발사되었고, 푸른색의 섬광이 점멸하더니.

“어, 어···?”

마법사 한 명의 실드가 그대로 관통되어, 가슴팍이 꿰뚫려 절명하고 말았다.

“이···게 무슨······.”

당황한 마법사들이 뒤늦게 파르텔을 향해 공격 마법을 사용하려고 했으나, 광장의 뒤편에서 광선총을 뜬 인원 열 명이 더 나타나더니 마구잡이로 발사해대기 시작하였다.

비록 조준 실력은 형편없었으나 재빠르게 움직이지도 못하는 주제에 허공에 떠있던 마법사들 역시 레이저를 피할 수 없었고, 결국 10분이 채 지나지 않아 다섯의 마법사가 모두 사망하였다.

“아······.”

잠깐의 침묵.

“···아, 와아아아!!!”

그리고 함성.

마법을 다루지 못하는 하층민이, 마법사를 ‘과학’으로 물리쳤다!

물론 저들 대부분은 젊은 마법사들이었고, 고작 부유 마법으로 허세를 부릴 정도로 사실 그렇게 뛰어난 이들은 아니었지만 그건 중요치 않다.

어찌 되었든 마탑에 소속될 정도로 뛰어난 귀족가의 마법사들을, 하층민이 이겨냈다는 게 이 사건의 핵심 포인트였던 것이다.

-일반인도 과학 기술의 산물, 즉 ‘발명품’을 다룰 줄만 알면 마법사들에게 대항할 수 있다는 소식은 빠르게 퍼져나가요. ···이 자리에서, 마법사들이 전투에서 속수무책으로 패배한 게 결국 시발점이 되었던 거죠.

“쯧. 이래서 겉멋든 놈들이 문제라니까.”

실상 저 마법사들이 부유 마법을 사용하지 않았더라면, 이 싸움은 어떻게 됐을지 몰랐을 것이다.

“하긴. 마법사들이 굳이 허세를 부린 이유도 주인공의 극적인 승리를 위한 보정이겠지······.”

-네?

“아무것도 아니야. 아무튼, 여기서 마법사가 패배하지만 않으면 된다 이거지?”

마법만을 이용하는 전투는 썩 어색하지만, 그렇다고 자신이 없는 건 아니었다.

“마법사로서, 여기서 그냥 파르텔을 죽여버리면 ‘개연성’에도 어긋나지 않을 테니 문제는 없겠어. 바로 간다. 화분, 오랜만에 밥값 좀 하자.”

-···평소에 밥도 안 주면서······.

탓! 바닥을 박찬 뒤, 일부러 방금 전과 같은 극적인 연출을 위하여 공중 부유 마법을 사용하였다.

저 허접한 놈들은 제대로 부유 마법을 조절하지도 못하여 허무하게 당해버렸지만, 나는 저런 아마추어들과는 다르기에 이런 허세쯤은 얼마든지 부려도 좋다.

물론, 나는 싸움에 있어서 단 1%조차 방심하지 않는 타입이었으나······ 이 경우에는 자리에 모인 모든 이들의 이목을 모아야 했으므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큼큼, 목을 가다듬은 뒤 나는 일부러 크게 소리를 질렀다.

“파르텔 리안! 악마의 사술을 이용하여 백성들을 홀리려 하는구나! 100년 전, 위대한 영웅의 희생으로 인해 사라졌던 악마를 또다시 불러올 셈이냐!”

“뭐, 뭐?”

“악마라고···?”

“그게 무슨 소리야!”

사실 힘만 얻을 수 있다면 악마에게 영혼이라도 바칠 수 있는 게 바로 인간이라는 종족이었으나, 조금이라도 경각심을 주기 위해 MSG를 조금 첨가해봤다.

“너는······ 누구지?”

“나? 쟤들보다는 좀 더 프로페셔널한 마법사라고 봐주면 좋겠는데.”

“네가 누군지는 중요하지 않아. 마법사는 모두 죽인다.”

“아니 그럴거면 왜 물어봤냐.”

파르텔이 나를 향해 총구를 겨누었다.

‘야, 그거 준비 됐지?’

-으응······.

‘확실히 말해!’

-됐어···.

화분의 신호가 떨어짐과 동시에, 나는 손등을 휘둘렀다.

그러자, 파르텔이 발사한 푸른색의 광선이 그대로 휘어져서 허공을 갈랐다.

“···뭐, 뭐야?”

“쟤들은 수준 떨어지는 놈들이라 당해준 거지, 프로한테는 안 통한다는 거지.”

사실 광선류 공격을 카운터치는 방법은 여러 가지로 꽤 많았다. 프리즘을 중첩하여 빛을 굴절시킨다거나, 똑같은 빛을 사용하여 아예 공격을 상쇄시킨다거나.

하지만, 애초에 그럴 필요도 없다. 지금 파르텔이 사용하는 총의 순수 출력은 고작해야 D랭크 수준이었으며, 방어 관통력은 많이 쳐줘서 B랭크에 불과했다.

지금의 나는 그냥 평범하게 실드만 펼쳐도 막을 수 있단 말이다.

“젠장··· 다같이 발포해!”

사방에서 광선이 날아왔지만, 피할 필요도 없이 몸 주변에 푸른색의 장막을 두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막을 수 있었다.

‘휴대를 위해 출력이 많이 낮아진 것 같고······ 애초에 에너지 사출기의 기술은 지구의 것보다 뒤쳐지는데? 조준 보정도 없는 것 같고.’

분명 ‘에너지 멜팅’이라는 기술 자체는 지구의 것보다도 상위가 틀림없었다.

하지만 저 총을 구성하는 여타의 기술들이 조잡하기 그지없어서 제대로 된 출력을 내지 못하고 있었다.

마치 18세기의 증기기관 열차와 21세기 자기부상열차의 기술력이 엉성하게 합쳐져서 제대로 달리지 못한다고 보면 되겠다.

싸움은 일방적이었다.

나는 최대한 화려하고 실속은 없는 마법을 사용하여 파르텔의 부하들을 차례차례 제압해나갔다.

여기서 파르텔을 죽이면, 모든 게 정상으로 돌아온다.

‘최대한 빨리 죽여야······!’

광역 마법을 사용하는 한편, 주인공을 향해서는 최대한 살기를 담아서 마법을 집중포화하였다.

그러나 파르텔은 기묘한 에너지 방벽 슈트로 내 마법을 버텨내거나, 섬광탄이나 순간적으로 자신의 몸을 이동시키는 신발을 사용하는 등 묘한 과학 도구를 이용하여 요리조리 잘도 빠져나갔다.

하지만 거기에도 한계란 있기 마련. 결국 막다른 길에 몰린 파르텔을 향해 손을 뻗었다.

최후의 대화를 나눌 여유따위는 없다. 이 정도까지 보여줬으면 이미 미래는 충분히 바뀌고도 남았을 테니까.

‘제발, 죽어라.’

나는 그렇게 간절히 바라며 파르텔을 향해 새하얀 광선을 발사하였지만.

파앗! 슉! 슉!

갑작스레 허공에 기계인간 여러 개체가 등장하더니, 파르텔의 정면을 가로막았다.

쩌엉···!!

순식간에 생성된 에너지 실드가 마법을 막아낸다. 나는 표정을 굳히고서 재빠르게 메시지를 확인하였다.

[주인공에게 위기가 닥칩니다.]

[주인공 보정이 활성화되었습니다.]

“젠장!”

황급히 뒤로 물러나자, 무려 열 개체의 안드로이드가 나를 향해 흉흉한 붉은 안광을 부라렸다.

하나하나의 개체가 일전에 죽였던 놈과는 수준 자체가 다르다. 그 잠깐 사이에 검술을 파악했는지, 움직임조차도 더 유동적이고 날카로웠다.

-적 발견.

-과거의 역사를 보존하기 위해 적을 배제하겠다.

안드로이드를 지켜보던 사하르 공녀가 긴장된 목소리로 말했다.

-C타입이다. 저번에 죽였던 개체보다 최소한 두 단계는 더 업그레이드된 정예 개체라고 생각하면 된다. 그런만큼 에너지 파장이 커서 시간 이동에는 큰 제약이 따를 텐데, 어찌 열 개체나······.

“망할, 그놈의 주인공 보정!”

잽싸게 뒤로 물러나자, 안드로이드들의 광선이 내가 서있던 자리를 훑었다.

-말도 안 돼······. 안드로이드를 10개체나 100년 전의 과거로 보낼 수는 없어요!

-에너지가 부족하여 1개체를 보내는 것조차도 조심스러울 터인데, 어떻게······.

“이건 좀 심한 거 아니야? 여태 이런 적은 없잖아!”

그러자, 뒤늦게 의뢰인이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

<······서담. 주인공을 죽이기 위해서는 반드시 타당한 이유와 스토리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계실 겁니다.>

“당연하지.”

회귀자 주인공을 그냥 죽이면 안된다. 주인공 보정에 의해 회귀할 테니까. 전생자 주인공을 그냥 죽이면 안 된다. 주인공 보정에 의해 또다시 전생할 테니까.

그러므로 어떤 것이든간에 이유를 갖다 붙여서 죽을만한 타당한 스토리를 만들어내야만 했고, 여태까지는 꽤 그럴듯한 이야기를 만들어서 주인공을 사냥해왔다.

그런데 이번에, 처음으로 그 방법이 통하지 않았다.

<······추측컨데, ‘마법에게 패배하여 죽는다’는 스토리는 파르텔 리안에게 결코 말이 되지 않았던 겁니다, 유서담.>

“뭐 저런 말도 안 되는 놈이 다 있냐······.”

여태까지 사냥했던 모든 주인공들은 이렇게까지 사냥 조건이 빡빡하지 않았다.

마치 누군가가 의도적으로 주인공을 사냥하지 못하도록 이렇게 막아놓은 것만 같았다.

-아무래도 ‘스텔라 호라이즌’의 본부에서 무슨 일을 꾸미고 있는 것 같다. 놈들의 에너지를 저지하지 않으면, 과거로 끊임없이 안드로이드를 보내겠지

-그렇게 되면······ 과거를 바꿀 수 없겠죠.

즉, 그녀들 역시 가만히 앉아서 기다리고 있을 수만은 없다는 이야기였다.

만약 미래에서 어떠한 ‘주인공 보정’에 의해 과거로 안드로이드를 끊임없이 보낼 수 있게 된 것이라면.

그 에너지원을 찾아서 제거하면 될 뿐이다.

-우리도 움직이도록 하겠다. 유서담, 이번 시간대도 실패다. 자네도 어서 그 자리에서 벗어나도록.

-다음 좌표는 609년 3월 27일이에요! 서두르셔야 해요!

그 말을 마지막으로 두 여인의 목소리가 멀어졌다. 저 안드로이들의 능력치는 하나하나가 S랭크를 상회하는 수준이었기에 상대하기가 벅찼기에 결국 나도 도망치는 수밖에 없었다.

[···2년 뒤의 미래로 이동합니다.]

< 607년 1월 19일(아스티엘라 광장)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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