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색마(色魔) 방호윈(4) >
대전쟁 이후 대략 32년이 지났다. 수많은 괴수가 나타났고 사라졌지만, 인류 역사상 SSS랭크의 괴수가 출현했던 적은 열 손가락에 꼽을 정도로 그리 많지 않았다. 그러나 인류는 기억하고 있다. SSS랭크의 괴수가 나타날 때마다, 역사에 크나큰 상처를 새기고서 사라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늘만큼 든든했던 적이 또 있을까.
SSS랭크의 무림인 설중연과 방호윈.
두 최강자가 선두에 당당히 서 있는데 말이다.
하지만, 정말 유감스럽게도.
방호윈이 스켈레톤 드래곤을 상대할 이유는 전혀 없었다.
-지금부터 바인딩 팀과 탱커 팀이 나뉘어 움직인다. 원거리 타격이 가능한 초능력자들은···.
지휘본부에서 무전이 흘러나오자, 방호윈은 슬그머니 설중연을 바라보았다. 살기와 기운을 최대한 숨기고서, 기습하여 단 한 번이라고 공격을 맞출 수만 있다면 무조건 그녀를 쓰러뜨릴 수 있다.
‘그래, 그대로 서 있으라고···.’
방호윈이 씨익 웃으며, 기운을 서서히 끌어모으려는 그때.
-치직! 비상사태! 갑작스레 무림인이 아군을 공격한다!
“···뭐?”
황급히 고개를 돌려보니, 설중연이 어느 사이엔가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기습은 물건너갔다. 방호윈은 이를 악물고서 뒤를 돌아보았다.
암영미소. 그가 검은색 에테르 블레이드를 마구잡이로 휘두르며, 헌터와 무림맹의 무림인들을 타격하고 있었다. 자세히 보면 치명상은 입히지 않았다. 거동과 생명에 전혀 지장이 없는 정도의 타격.
즉, 그는 일부러 무림회향회와 미국 헌터 사이에서 갈등을 유발하고 있는 것이다.
‘저 자식이 갑자기 왜······!’
이유는 알 수 없다. 다만, 해야만 하는 일은 변하지 않는다.
설중연. 그녀를 사로잡기만 하면······.
쐐액···퉁!!
“큭!”
갑작스레, 목을 노리고서 서슬퍼런 기운이 날아들자 방호윈은 급히 주먹을 들어 방어하였다. 어찌나 강력한 일격이었는지, 급하게 막았다지만 현경의 고수인 방호윈의 팔뚝에서 피가 뚝뚝 떨어지기 시작하였다.
“무, 무림맹주가 무림회향회에게 반격하였다!”
-원정대는 응답하라! 중국의 무림회향회가 배신하였다! 반격을 허가한다!
-엿같은 테러리스트놈들! 그럴 줄 알았지!
애초부터, 무림회향회가 거대균열에 입장한 것 자체가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했다. 회주 방호윈이 바로 테러리스트였기 때문. 4년 전에 그가 벌인 사건을 아직도 사람들은 기억하고 있었다.
그러나 무려 SSS랭크 수준의 거대균열이다. 고양이 손이라도 필요한 와중인데, SSS랭크의 무림인이 자체적으로 돕겠다는데 누가 말리겠는가? 해서, 미국측에서는 애초에 거대균열의 원정이 끝난 뒤 방호윈에게 따로 책임을 물을 생각이었다.
그 사실을 방호윈이라고 모를 리는 없었으나······ 애초부터 차원이동을 통해, 무림으로 도망칠 생각을 하고있었기에 전혀 신경쓸 게 없었다.
미국인들이 무림회향회를 견제한다는 사실을 이용해, 암영미소가 뒷수작을 부리기 전까지는.
‘썩을 자식!’
아직 내공이 제대로 돌아오지 않았다. 4년 전, 늙은 고수의 생피를 통째로 빨아먹어서 어느 정도의 내공을 회복하였지만 당시에 너무나도 크나큰 상처를 입었으니까. 그래서 기습을 통해 우위를 점하려고 했지만, 물건너갔다.
-무림맹! 무림맹은 아군이다!
암영미소가 쏘아올린 자그마한 공은 그렇게 거대한 눈사태가 되었고, 기습을 통해 우위를 점하려던 그들은 갑작스레 시작 된 싸움에 조금씩 밀리기 시작하였다. 무림맹측에도 고수가 상당히 많았으며, 이 자리에 있는 초능력자들 역시 대인전에 취약할지 몰라도 숫자가 상당히 많았으니까.
‘그래봐야, 내가 설중연을 제압하면 그만이다!’
그리고 그들의 싸움을 지켜보며, 유서담은 크게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누님, 어서 뒤로 물러나세요!”
세상 모든 일이 계획대로 흘러가지만은 않는다.
방호윈의 기습? 예상은 하고 있었다. 그런데, 설마 지금 바로 공격을 할 줄은 몰랐다.
‘아직 스켈레톤 드래곤이 날아다니고 있는데··· 젠장!’
유서담의 ‘차도살인지계’는 꽤 유명하다. F랭크의 헌터였던 당시에도 S랭크의 괴수를 이용하여 폭주 초능력자를 처치한 적이 있으며, 수많은 무림인들을 모아서 절대지존을 쓰러뜨린 적도 있으니까.
즉, 이번에도 역시 유서담이 차도살인지계를 사용하지 말라는 법은 없다. 그렇기에 방호윈은 유서담이 무슨 수를 쓰기도 전에, 먼저 공격을 하려고 한 것이고.
천만 다행으로 방호윈의 기습은 실패했으며, 스켈레톤 드래곤의 신경이 다른 곳으로 돌아가버렸지만······. 설중연이 방호윈에게 대뜸 결투를 걸어버리다니.
“누님! 당장 물러서세요! 제가 싸우겠습니다!”
차라리 자신이 싸우면 된다. 계획이 어긋나버렸지만, 어떻게든 방법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설중연은 고개를 저었다.
어떻게 그러겠는가.
유서담이 지난 반 년 동안 얼마나 노력해왔는지 안다. 자신을 위해, 피땀 흘려가며 구르고 또 구르던 그의 모습을 단 한시라도 잊은 적이 없다. 그러나 그는 결국 S랭크에 불과했고, 오늘 방호윈을 본 순간 그녀는 깨달을 수 있었다.
‘저자를 상대로, 서담은 오래 버틸 수 없다.’
위험할까봐 대신 싸워준다? 기특하다. 정말로 기특하다.
허나, 설중연은 유서담의 계획을 전부 알고있다. 그렇기에 그가 얼마나 무모한 도전을 하는지 또한 잘 알고있다. 그가 그런 위험을 감수하면서 자신을 위해 싸우려고 하는데, 언제까지고 뒤로 물러나서 그에게 모든 것을 맡기고 숨어서 지내야만 하는가?
‘색공은 분명 위험해.’
색마가 사용하는 색공은 아주 독특한 무공이었다. 과연, ‘무공(武公)’이라고 불러도 되는지조차 의문이 갈 정도로. 무림에 색공은 참으로 다양하였으나, 동급의 고수조차 쉽사리 흔들어버릴 정도로 상대방의 마음을 조종하는 데에 특출난 저런 색공은 역사상 단 한 번도 등장한 전례가 없었다.
유서담이 걱정하는 것도 당연한 일.
하지만, 괜찮다.
“······나는 색공이 어떻게 발동되는지 알고 있다. 걱정말거라.”
그녀가 단호하게 말하자, 결국 서담도 수긍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 알고있다. 여태 수많은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무수히 많은 여인들을 보아왔지 않았던가.
절망의 구렁텅이 속에서도 한 줄기 희망에 의지하여 삶을 포기하지 않았던 여인, 모든 것을 잃어버렸음에도 꿈을 쫓던 소녀, 모두가 아니라고 할때 혼자서 끝까지 자신의 신념을 밀어붙여 마침내는 세상을 구했던 여인까지.
설중연 또한 마찬가지다. 그녀는 그 누구보다도 위대한 여인이었다.
‘···나 같은게 감싸고 돌 정도로 그릇이 작은 분이 아니야.’
그렇다고 해서 그녀를 혼자 둘 생각은 없었다.
“저도 돕겠습니다.”
여전히 자신은 S랭크에 불과하다. 평생 사람과 싸워온 현경의 무림인에게 있어서는 그저 모기만도 못한 존재. 하지만, 그저 귀찮게라도 굴 수 있다면 결코 물러서지 않을 것이다.
그는 슬쩍 무전기를 들어서, 균열의 외부에서 대기중인 첼레스테에게 말했다.
“작전은 잘 진행되고 있어. 너는 걱정말고, 내부로 안 들어와도 돼.”
-······네.
원래 이 장소에 어나더 리그의 길드원들은 단 한명도 데려오지 않으려고 했다. 그러나 첼레스테가 꼭 오고 싶다고 말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그녀만 데려온 상황. 아직 A랭크의 승격 심사조차 보지 못한 그녀가 거대균열로 들어갈 수는 없으므로, 외부에서 대기중이었다. 그 점이 얼마나 다행인지.
‘저런 괴물에게 덤볐다가는, 첼레스테도 순식간에 당할 수 있어.’
한편, 상황이 꽤 만족스럽게 돌아가자 방호윈은 입꼬리를 슬그머니 올렸다.
‘어리석은 년.’
설중연이 당당히 나와준다면야, 그에게도 좋다.
모든 사람에게는 ‘애(愛)’의 형태를 띈 마음이 반드시 존재한다. 사랑의 형태를 띈 이 마음은 태어났을 때는 빈공간이나, 살아가면서 서서히 주변 인물로 채워나간다. 가족, 형제, 친구. 그리고 나중에는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사랑하는 연인으로.
그러나 마음의 빈틈은 반드시 존재하기 마련. 방호윈이 사용하는 ‘심극미염공(心隙美艶功)’은 그런 마음의 빈틈으로 파고들어, 모든 공간을 자신으로 채워버려 완전히 상대방을 홀려버린다.
가히 악마의 사술이라 불릴만한 무공!
···사실, 그것은 ‘무공’이라기엔 차라리 ‘마인드 컨트롤’에 가까웠으나 무림의 그 누구도 그런 것까지는 전혀 알지 못했다.
휘오오···!!
현경과 현경의 기운이 서로 맞닿자, 허공에 파직! 스파크가 튀기 시작하였다. 주먹을 들어올리고서 방호윈은 설중연의 눈을 노려보았다. 그러나 그녀는 자신의 눈을 제대로 마주치지조차 못한 채 발끝만을 바라보았다.
‘그래, 나에 대해 안다 이거지? 하지만 소용없다.’
현경의 경지에 오른 방호윈은 정말 다양한 방법으로 상대방에게 미염술을 걸 수 있다. 가장 좋은 건 역시 피부의 접촉, 시선 맞추기지만······ 간단한 손동작이나 행동만으로도 이성의 마음을 잠깐이나마 사로잡을 수 있었다.
순수한 실력으로 따지면, 솔직히 설중연이 압도적으로 강하다. 마공으로 오른 현경은 너무나도 불안정했기 때문.
하지만 그녀는 방호윈의 사소한 손동작 하나하나도 신경써야만 했으며, 눈을 마주하여 다음 수를 읽어내는 심리전조차 불가능하다. 이런 상황에서, 과연 누가 유리하겠는가?
“흐읍!!”
투슝!!
방호윈이 발을 박차자, 마치 탄환이 발사된 것처럼 순식간에 설중연에게 접근하였다. 그는 상대방이 자신의 움직임을 제대로 읽을 수 없다는 점을 파악하여 최대한 사각지대를 공략하였다. 어깨, 눈, 머리 등 상체를 위주로 타격하는 것은 물론이요, 그녀가 공격하는 타이밍에 최대한 맞춰서 간단한 ‘손동작’을 하였다.
움찔!
순간적으로 동공이 풀려버린 설중연. 고작 0.1초도 되지 않는 사이에 원래대로 돌아왔으나, 고수들간의 대결에서는 그 잠깐의 틈새가 어마어마하게 커다랬다.
‘지금!’
그녀의 머리를 붙잡기 위해 손을 뻗는 순간.
타앙···!!
지척에서 총성이 울리더니, 방호윈의 오른팔에 적중하였다.
“큭!”
고통은 그다지 크지 않았지만, 무언가 이상하다.
뚜둑, 뚜두둑!!
총알에 맞닿은 부분이 마치 돌처럼 굳어가기 시작하는 것! 내공을 살짝 흩뿌리자 금세 그 수상한 ‘사술’은 사라졌지만, 영 거슬리기 그지없었다.
‘그래··· 마법이라고 했던가?’
쐐액!
이내 경직이 끝난 설중연이 검을 휘두르자, 방호윈은 무릎을 굽혀 피한 뒤 아래쪽에서 그녀의 상체를 향해 손을 뻗었다. 흠칫, 무심코 고개를 숙여서 여유롭게 막아내려던 설중연은 눈을 마주치는 것을 염려하여 뒤로 크게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
거기까지 예상한 방호윈은, 그대로 유서담의 앞으로 이동하였다.
[육감이 발동됩니다!]
“······!!”
준비동작조차 없다. 전조도 없다. 그저, 정신을 차리면, 현경의 고수는 지척까지 도달하여 손을 내뻗고 있는 채였다.
하지만 이제는 알고있다. 현경의 고수에게 육 개월이나 맞고, 또 맞고, 맞다보니 ‘직감’적으로 공격이 온다는 사실 정도는 파악할 수 있게 된 것. 잽싸게 바닥을 구르며 허공에 수류탄을 대충 흩뿌리자, 그 폭발마저도 뚫고서 방호윈이 재차 주먹을 휘둘렀다.
그러나 그 사이 접근한 설중연이 검으로 팔을 노리자, 옆으로 피할 수밖에 없다.
‘둘이서 아주 귀찮게도 구는군.’
방호윈은 직감적으로 저 둘이 같이 전투를 해본 적이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하긴, 현경의 고수와 고작 초절정의 수준에 그치는 하수가 같이 싸울 일이 얼마나 있겠는가. 하지만 저 둘은 이상하게도 마음이 잘 맞았다. 서로가 서로의 빈틈을 아는 것처럼, 그 틈새를 메꾸어주는 것이다.
그러나.
싸움은 너무나도 일방적이었다.
설중연은 방호윈의 동작을 제대로 보는 것도 불가능했으며, 간단한 ‘손동작’조차도 예의주시해야만 했다. 또한 유서담은 방호윈이 자신을 노리는 순간 모든 것을 포기하고서 도망쳐야만 했는데, 만약 상대방이 마음만 먹는다면 10초 안에 자신을 따라잡으리라.
콰앙···!!
“윽!”
주먹을 간신히 검끝으로 막아내었으나, 복부에 큰 타격을 입고 말았다. 울컥! 피를 쏟아내며 뒤로 물러서보았지만 어깨로 짓쳐들어오는 권격을 방어해낼 수 없었다. 회오리치는 내공이 신체의 내부로 파고들며, 기혈이 뒤틀렸다.
덜덜···. 오른손이 떨려온다. 본디 오른손잡이인 그녀에게 있어서 오른팔의 타격은 굉장히 커다랬으나, 검을 놓을 수는 없었기에 왼손으로 서둘러 고쳐잡았다.
‘아직은 할 수 있다.’
자꾸만 상처가 늘어간다.
그래, 분명 버틸 수는 있다.
버틸 수는.
그런데······.
이렇게 버텨낸다고 해서, 과연 승산이 있는가?
유서담은 방호윈에게 유효타를 전혀 먹일 수 없다. 여기에서 그에게 타격을 입힐 수 있는 자는 오로지 설중연, 자신뿐이라는 의미.
그녀는 유서담의 계획을 안다. 하지만, 스켈레톤 드래곤을 쓰러뜨리기도 전에 발생한 이 난전 속에서 그 계획을 실행하기란 어려워보인다. 그라면 분명 빠른 시일 내에 방법을 찾아내겠지만······.
‘내가, 조금 더··· 분발해야 한다.’
하지만, 어떻게?
손가락을 가볍게 튕기기만 해도, 자신은 강제로 움직임이 멈춘다. 눈을 마주치면? 그대로 모든 마음을 빼앗기고 만다. ‘마음의 틈새’를 파고드는 그의 색공에 대항할 수 있는 내공은 무림에 전혀 존재하지 않았다. 그런 색공이 역사상 전혀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때, 문득.
어떤 생각이 들었다.
그건 너무나도 터무니없고, 말도 안 되는 생각이었다. 그런데 어쩐지, 가능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고의 경지에 오른 현경의 직감?
아니, 이건 여자의 직감이었다.
“······.”
숨을 크게 들이쉬고서, 설중연은 왼손으로 검을 치켜들어 방호윈에게 겨누었다. 그는 몇 합을 나누었음에도 거의 지친 기색이 없었다. 설중연이 제대로 공격할 수 없었기에.
그녀는 눈을 천천히 감았다. 방호윈이 눈썹을 꿈틀거리는 그 순간.
다시 눈을 떠서.
눈을 마주친다.
“······아, 안돼!!”
멀리서 유서담의 목소리가 들려왔으나, 늦었다.
설중연의 동공에 힘이 풀리며 그대로 움직임이 멎어버렸기 때문이다. 이 상황이 썩 어처구니가 없었지만, 결국 마음 속 깊은 곳에서부터 환희가 차오른 방호윈이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
“크, 흐흐, 으하하하-!!”
그 웃음은 가히, 소림의 사자후에 비견될 정도였기에 거대균열 내부에 쩌렁쩌렁 울려퍼졌다.
모두가 싸움을 멈출 수밖에 없었고, 자연히 시선이 방호윈과 설중연을 향해 돌아갔다.
검을 축 늘어뜨린 채 멍한 눈으로 허공을 바라보는 설중연.
그리고, 웃음을 터뜨리는 방호윈.
모두가 그 의미를 알 수 있었다.
방호윈이, 설중연에게 ‘심극지배술’을 거는 데에 성공한 것이다!
“하···. 결국 이렇게 될 것을, 귀찮게 저항이나 해대고 말이야.”
그는 아연실색한 채 총을 늘어뜨린 유서담을 힐끗 쳐다보고선 전의를 상실한 미국의 헌터와 무림맹, 그리고 무림회향회를 향해 외쳤다.
“우리의 승리다! 동지들이여, 이제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되었다!”
환호성.
고향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무림인들이 소리를 질러대었다. 그보다도 더 큰소리로, 방호윈이 외친다.
“현대 사회에 굴복한 어리석은 무림맹이여. 무림맹주는 결국 내 눈을 마주치는 것조차 불가능했단 말이다! 이제 누가 옳은지 알겠는가?”
약육강식, 강자지존의 세계. 결국, 승리한 자가 옳다. 그것이 무림의 법도였다.
그는 상처투성이의 설중연을 향해 서서히 걸어가기 시작하였다. 그 광경을 카메라가 생생히 담고 있었다.
“그래, 현대 문물이라는 건 참으로 편하단 말이지···. 모두의 앞에서, 결국 너희가 믿었던 무림맹주가 어떤 꼴이 되는지 생생히 보여주도록 하겠다.”
이윽고, ‘심극흡정공’을 완성하기 위해 방호윈이 손을 내뻗는 순간.
······서걱!!
설중연의 검이 쏜살같이 휘둘러지더니, 방호윈의 양물(陽物)과 함께 왼팔이 잘려나갔다.
< 색마(色魔) 방호윈(4)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