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내게 주인공은 살인이다-110화 (110/251)

< 검은 머리 성녀님의 로맨스(1) >

이른 오전, 햇살이 얼굴을 따갑게 간지럽히자 절로 눈이 떠졌다. 햇살을 받으며 일어나느니 아침이 상쾌하다느니 하는 그런 말도 안 되는 수식어가 내게 붙지는 않았지만, 꽤 개운하고 포근한 하루의 시작인 것은 사실이었다.

누구라도 그럴 것이다. 눈을 뜬 직후, 보인 것이 설중연의 얼굴이라면.

그녀는 내 품에 파묻힌 채 곤히 잠든 채였는데, 혹여나 내가 어딘가로 달아날까 싶어 양팔을 목에 두른 상태였다.

조용히 팔을 빼낼까 싶었지만, 너무 애처롭게도 매달려 있어서 차마 그러지도 못했다.

어젯밤 나와 연은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나는 내가 사실 차원 여행자였다는 사실을 밝혔으며 현재도 계속 여행을 하고 있다고 말했고, 연은 자신의 불우했던 어린 시절을 이야기해주었다. 따지고 보면 별것도 아닌 이야기가 많았다.

몇 살 때 처음으로 빵을 먹었는데 그게 너무 행복했다느니, 폭설이 오던 날 추위에 벌벌 떨며 쫄쫄 굶었을 때가 슬펐다느니. 그러나 그런 사소한 이야기를 나누면서도, 설중연은 행복해했다.

기본적으로, 설중연은 외로움을 많이 타는 편이었다. 스스로가 그렇게 말을 할 정도이니 실제로는 아마 더욱 그럴 것이다. 그래서, 나는 차마 잠든 그녀를 뿌리치고 일어날 수가 없었다. 어젯밤 그런 이야기를 들었는데도 무시할 정도로 냉혈한은 아니었으니까.

하는 수 없이 나는 자리에 누운 채로 그대로 설중연의 얼굴을 보며 시간을 보냈다.

지루한 시간은 아니었다. 햇빛의 움직임에 따라 분위기가 변화하는 그녀는 1초마다 또다른 매력을 내게 보여주었는데, 그야말로 천의 얼굴이라고 해도 좋았다.

<서담. 좋은 아침입니다.>

‘아, 그래. 미안. 어제는 바빠서.’

<예. 그런 것 같더군요.>

어쩐지 의뢰인의 목소리에 날이 서 있었다. 의뢰를 듣다 말고 딴짓해서 그런가? 살짝 미안해졌다.

<슬슬 의뢰를 진행해주시겠습니까?>

‘그렇게 급해?’

<시간이 흐를수록 그쪽 세계의 주인공을 사냥할 확률이 기하급수적으로 하락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무언가, 큼지막한 사건이 터진 모양이군요.>

그녀의 말에 따르면 『검은 머리 성녀님의 로맨스』 세계관에서 무언가 일이 있는 모양. 하지만 나는 아직 거기가 뭘 하는 덴지도 모른다.

그저 그곳이 ‘로맨스 판타지’ 장르라는 사실 외에는.

로맨스 판타지 장르는 아직 한 번도 가보지 못했고, 앞으로도 갈 일이 최대한 없었으면 했다. 그쪽 관련으로는 내가 아직 완벽히 섭렵하지 못하기도 했고, 기본적인 난이도 자체도 꽤 높을 테니까.

그래. 많은 준비를 해야만 할 것이다.

하지만.

나는 시선을 천천히 내렸다. 여전히 설중연이 푹 잠에 빠진 채 깨어날 생각조차 하지 않고 있었는데, 도저히 깨울 엄두가 나지 않았다.

아주 조금, 그녀가 깨어날 때까지만이라도.

‘잠깐만 쉬었다 가자.’

*

“브리핑해 봐.”

『검은 머리 성녀님의 로맨스』

#로맨스판타지 #책빙의 #역하렘

#순진여주 #하지만영악한여주

#무심작중최강남주 #집착황제남주

#능글마도사남주 #다정교황남주

<줄거리>

평소에 즐겨 읽던 소설 ‘시간을 되돌리는 악녀’ 속 세상에 환생했다.

그것도 남주들에게 사랑을 구애하다가 버림받고, 이기적으로 행동하다가 결국 비참하게 죽음을 맞이하는 성녀로!

맙소사, 어떻게 다시 살아났는데 다시 죽을 수는 없지.

기필코 남주들의 눈에 띄지 않고서 평범하게 살 테다!

“비앙카, 오늘따라 눈이 더 예쁘다.”

“어딜 가려고? 왜 자꾸 나를 피하는 거지?”

“오다 주웠다. 가져라.”

“힘든 일 있어? 나한테 다 털어놔.”

그런데 이 남자들, 왜 자꾸 나한테 집착하는 거야?!

길드 아지트로 돌아가는 길, 의뢰인의 브리핑을 받으며 나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앞길이 막막하다. 솔직히 말해서 로맨스 판타지 장르를 안 읽어본 건 아니다. 그런데, 그걸 ‘사냥’에까지 접목하기에는 뭔가 너무 난해한 감이 없잖아 있었다.

내가 주인공을 사냥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개연성’이 필요한데, 로판 장르의 여주를 죽이기 위한 개연성을 잘 모르겠다는 의미다.

“···가서 조사 좀 해보면, 어떻게든 방법이 나오겠지?”

<그···렇지 않을까요?>

시작부터 불안불안한 의뢰다. 인벤토리에 마법을 인챈트해둔 탄환 및 폭약과 이번에 새로 구한 총기 ‘Winchester 777’까지 챙겨넣은 나는 일전의 세계에서 구한 악세서리류 아이템을 빼놓았다.

연분홍색의 보석이 박힌 귀걸이는 설중연에게 선물했고, 금색 보석의 목걸이는 테일러에게, 큼지막한 진주 귀걸이는 예카테리나에게 주는 등 내 주변 사람들에게 각각 나눠주었지만 아직까지도 몇 개가 남아있었다. 그것을 보석함에 보관해둔 뒤 숨을 크게 들이쉬었다.

이곳에서 할 일은 대략적으로 끝냈다. 예카테리나의 정기도 100%로 완충해두었고, 당장 길드에 내 허락이 필요한 부분은 없었으니까.

“가자.”

[99(+165+171+158+161)레벨의 주인공 ‘비앙카’의 세계, 알타르 제국으로 이동합니다.]

[10···9···8···.]

어딘가로 빨려 들어가는 느낌과 함께, 세상이 뒤집어졌다.

[2···1···0]

[이동이 완료되었습니다.]

[당신은 ‘사하르 세레니티 공녀’의 수호기사가 되었습니다.]

쿠르릉, 콰쾅!!

도착한 장소는, 웬 오래된 저택이었다. 귀신이 나오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여기저기 찢어지고 헤지고 망가진 저택. 과거의 영광에 대한 흔적일까, 벽에는 고풍스러운 초상화가 걸려있었는데 그것들은 그럭저럭 관리가 되는 것인지 먼지가 쌓여있지는 않았다.

그 끝에는, 은색의 머리카락을 길게 늘어뜨린 보라색 눈동자의 여인이 희미하게 미소짓는 초상화가 있었다.

[세월과 계절의 여신 카데르의 신녀]

“여긴······.”

뚜벅, 발을 내딛자 바닥이 삐걱였다.

쏴아아아···!!

쿠르릉···!

바깥에서는 폭풍우와 천둥벼락이 몰아쳤고, 창문이 덜컹거리는 소리가 으스스하게만 들렸다.

“대체 무슨······. 주인공은 어디에 있어?”

<원래는 주인공에게 가장 가까운 곳으로 이동해야 하나···. 그러질 못했군요.>

“왜?”

<이쪽으로 오는 게, 주인공을 사냥할 확률을 더 높일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그녀의 말이 떨어지는 순간 어디에선가 흐느끼는 소리가 들려왔다. 조심스레 그곳으로 발걸음을 옮기자, 활짝 열려있는(혹은 고장나서 닫히지 않은) 문의 건너편에서 은색의 머리칼을 바닥에 길게 늘어뜨린 여자가 무릎을 끌어안은 채 창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콰르릉···!!

천둥이 순간 내려치며, 그녀의 옆모습이 환하게 반사되었다. 내 발소리를 들은 것일까, 그녀가 천천히 고개를 돌려 나를 바라보았다.

[악역 ‘여주인공 사하르 세레니티’]

“어···?”

그녀의 머리 위에 떠있는 선명한 문구가 나를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분명 ‘악역’이라고 적혀있는데, 그 뒤에 적혀있는 ‘여주인공’은······.

‘설마, 여기가 책빙의 장르라서 그런 건가?’

그렇다는 건, 저 여자는 내가 사냥할 대상이 아니라는 의미. 책 속의 주인공이라는 말은 결국 가짜 주인공이고, 책 빙의를 한 당사자가 ‘진짜 주인공’이라는 말이 될 테니까.

“···그대가 이번대의 내 호위기사인가?”

짙게 내려앉은 다크서클, 그 사이로 선명한 보랏빛 눈동자. 숨이 넘어갈 정도로 아름다웠으나, 그런 외모적인 부분따위는 내게 큰 감흥을 주지 못했다. 그저 그 눈동자가, 이미 죽어있는 것처럼 빛을 잃어가고 있어서. ···뭔가, 가슴이 불편해졌다.

“왜 대답이 없지? 이름을 말하라.”

우선은 주어진 역할에 충실하기로 했다.

“예. 기사 유서담이라고 합니다. 잘부탁드립니다, 공녀님.”

“하핫! 그래, 이번에는 얼마나 버틸지 기대되는데 그래.”

그녀는 자조적으로 웃음을 실실 흘리며 덧붙였다.

“미친년의 아래에서 일한다는 건, 생각보다 어렵다는 걸 깨닫게 될 거야. 멋진 기사나으리.”

쏴아아···!

여전히 창밖에는 소나기가 쏟아지고 있었다.

*

아라셀리 라인칼은 차원 유랑자이다. 차원과 차원 사이를 관통할 수는 있지만, 원하는 목적지를 찾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는 의미.

그러나, 이제는 가능하다. 원하는 장소를 설정하는 건 여전히 불가능하지만······ 최소한 원하는 단 한 사람을 찾아가는 것 정도는 가능해졌다.

유서담, 교수님이 또 움직였다는 사실을 깨닫자 마자 아라셀리는 즉시 준비를 하였다.

‘마력은 충분하고!’

몇 개월간 마법의 사용을 최대한 자제하면서 차원 여행을 위한 마력을 끌어모았으니까.

“쓰흐읍······.”

후우우웅···!!

바람이 휘날리며, 그녀의 머리카락이 사방으로 흩날렸다. 시간과 공간의 틈새가 서서히 갈라지며 일반인들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새로운 ‘길’이 생성되었다. 이윽고, 아라셀리가 그 길을 향해 손을 뻗어서 비틀자, 마침내 ‘문’이 만들어진다.

그것은 문이라기에는 찢어진 신문지, 깨진 머그컵의 일부, 부서진 과자라고 표현하는 게 더 옳을지도 모르겠다. 그만큼이나 불완전하다는 의미.

그런데, 그곳으로 뛰어드는 건 대체 얼마나 큰 리스크를 감수하는 행위란 말인가?

쩌저저적!!

세상이, 아니 모든 공간과 시간이 무너져 내리는 듯한 충격과 함께 아라셀리가 지니고 있던 모든 것들이 소멸되었다. 오로지 단 하나, 교수님의 은색 총알만이 남아있을 뿐.

‘으으, 으그윽!’

마치 은하수로 만들어진 다리를 뛰어다니는 느낌이었다. 중요한 건, 별빛이 생각만큼 인간에게 친절하지 않다는 것. 그 모든 공간에 한 발자국을 내딛을 때마다 살갗이 찢어지고, 발바닥이 꿰뚫리는 고통이 스며들어왔다.

심지어 그녀를 방해하는 것은 그뿐만이 아니었다.

‘시간의 파편!’

왜곡된 시간이 그녀를 향해 손아귀를 내뻗는다. 마치 모든 것을 끌어당기는 중력처럼, 자꾸만 데려가려고 하는 것이다.

시간의 파편은 갈고리처럼 자꾸만 그녀에게서 시간을 빼앗아갔다. 본래 성인이었던 그녀의 나이가 또다시 어려지기 시작하였다.

만약 여기서 모든 시간을 빼앗긴다면 존재 자체가 소멸되어버릴 터.

하지만 아주 다행스럽게도, 그렇게 되기 전에 ‘출구’가 아라셀리의 눈에 선명히 보였다.

‘으아아아······!!’

그녀는 있는 힘껏 발돋움을 했고.

슈우우욱!

이윽고, 빛이 세상을 강타하며.

“······커헉!”

철푸덕!

새하얀 대리석에 머리를 박으며, 바닥에 널부러졌다.

항상 이런 식이다. 차원간 이동을 할 때의 속도를 주체하지 못하고 어디에 머리를 박는 과정은 너무나도 당연하다시피 해서, 머리를 보호할만한 마법을 따로 구상했을 정도이니까. 다행스럽게도 이번에는 그나마 덜 단단한(?) 대리석이라서 망정이다.

“으으, 끄으흐······.”

머리를 부여잡은 채 서서히 몸을 일으킨 아라셀리는, 이내 수십 쌍의 눈동자가 자신을 바라보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어···?”

새하얗고, 푸른색의 신도복을 입은 수십 명의 여인들. 신도들은 아라셀리를 보고서 황당하다는 표정을 짓더니 서둘러 다가와 아무것도 입지 않은 그녀의 몸에 새하얀 옷을 걸쳐주었다.

“대체 어디서 나타난 거니?”

“머리는 괜찮니?”

“어머머. 어디서 나온 거래···?”

아라셀리는 그녀들이 둘러주는 옷을 몸에 걸치며 황급히 신체 나이를 확인했다. 대략 열일곱에서 열여덟 정도. 다행스럽게도 엄청 어려지지는 않았다.

‘교수님은? 으윽! 머리가···.’

그녀는 시간의 틈새가 뒤틀렸음을 감지했다. 아무래도, 교수님과 살짝 다른 시간대에 떨어진 모양.

‘여기는··· 신전인가?’

새하얀 기둥이 평평한 천장을 받치고 있으며, 바닥에는 동그란 문양이 촘촘히 새겨져 있었다. 아라셀리는 이제 그것들만 보고도 대략 이곳에 어떤 문화를 가졌는지, 어떤 생활을 하고 있는지조차 추측할 수 있었다.

이윽고 그녀의 눈이 향한 곳은 신비로운 여신의 조각상이 세워져있는 곳이었는데, 그곳에는 이계의 언어로 된 무언가가 적혀있었다. 보통 같았다면 읽을 수 없었겠지만, 그녀는 9서클의 마법사이자 숱한 차원을 유랑해온 여행자.

[아라셀리가 스킬 ‘언어의 장벽(SS)’을 사용합니다.]

잠시간 집중을 하자, 금세 해석이 되었다.

‘세월과 계절의 여신 카데르?’

뭔가, 불안하고 또 수상한 이름이다. 여신의 수식어에 ‘시간’을 연상케하는 단어가 두 개나 들어가다니. 그녀가 멍하니 조각상을 바라보고 있을 때, 신전의 정면에서 누군가가 걸어들어왔다.

“성녀님이 오셨다!”

10명의 수행원을 이끌고서 등장한 그녀는 검은색 머리칼에 검은색 눈동자를 가진, 아름다운 여인이었다. 그녀는 티끌 하나 묻지 않은 듯한 순수한 미소를 지으며 이쪽으로 걸어오다가, 쓰러져있는 아라셀리를 발견하고서는 다가왔다.

그러자, 신관들이 조용히 수군거렸다.

‘쳇. 오지랖은.’

‘뭣도 없이 운이 좋아서 성녀가 된 주제에···.’

‘보나마다 이 꼬마도 내다 버리라고 하겠지.’

하지만 가장 나이가 많은 신관이 수군거리는 어린 신관들을 힘껏 째려보자, 그들의 궁시렁도 사그라들었다.

“성녀님. 죄송합니다. 갑자기 이 아이가 나타나서······. 금방 데리고 나가겠습니다.”

성격 더러운 성녀의 눈에 띌 바에, 서둘러 처리하는 게 옳으리라.

하지만.

이변이 발생했다.

갑자기 성녀가 자애로운 미소를 짓는 게 아니던가?

“아니에요. 괜찮습니다. 신전에 온 아이라면 얼마든지 받아줘도 되는 걸요.”

“네? 그, 렇습니까?”

“당연하죠. 갈 곳을 잃은 아이같은데, 어디 제가 한번 봐도 될까요?”

“아. 예에···.”

그때, 문득. 아라셀리는 이 상황이 뭔가 이상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어머, 성녀님의 성격이 바뀌었어.’

‘갑자기 착해지셨는걸?’

‘나 갑자기 성녀님이 달라보여···.’

뭘 하지도 않았는데 갑자기 성녀의 이미지가 반으로 뒤집힌게 아니겠는가? 그 황당한 광경을 모두 지켜본 아라셀리는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었지만, 그러건 말건 성녀는 그녀에게 다가와 천천히 얼굴을 살펴보았다.

‘흐응, 이런 아이가 [원작]에 있던가? 뭐, 상관없겠지.’

그러더니 빙그레 미소를 지으며, 손을 뻗었다.

“반가워. 나는 ‘비앙카’라고 해.”

그 순간, 무언가 불쾌한 감각이 머릿속으로 스멀스멀 새어들어오자 아라셀리는 표정을 찡그렸다.

[주인공 비앙카가 패시브 스킬 ‘매력 독점(SSS)’을 사용중입니다.]

‘으엑, 뭐야 이거?’

마치 강제로 자신의 마음을 끌어들이려는 것만 같은, 그런 알 수 없는 미지의 감각. 마치 세상이 그녀에게만 특별한 마음의 자석을 허락해준 것만 같은 느낌이었으나······.

[아라셀리가 스킬 ‘대현자의 눈(SSS)’을 사용하여 저항합니다.]

대마법사에게는 전혀 소용이 없었다.

뭔가 이상함을 느낀 비앙카가 눈살을 찌푸리자, 아라셀리는 그녀가 내뻗은 손을 착! 맞잡은 뒤 힘껏 위아래로 흔들며 힘차게 말했다.

“저는 아라셀리라고 해요. 잘부탁드려요!”

< 검은 머리 성녀님의 로맨스(1) > 끝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