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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주인공은 살인이다-90화 (90/251)

< 21세기의 마법사들(1) >

유서담이 미국으로 가서 중원 무림을 세울 이공간을 찾는 그 시간, 테일러 나인은 고향으로 돌아왔다.

순백의 설경을 따라서 태양이 얼굴을 전부 들이미는 데만 장장 10시간이 걸리는 광활하게 펼쳐진 땅 위에 세워진 거대한 연방 국가, 러시아 연방.

블레스타쉬 가문의 본가는 협정 시계시보다 10시간은 더 빠른 블라디보스톡의 한적한 시골에 위치해 있었다. 정말로 현대에 들어서 ‘귀족’을 흉내내기라도 하려는 것인지, 웅장하게 지어진 대저택은 도무지 적응이 되질 않았다.

가문의 상징인 은색의 빛을 표현한 배지에 머리까지 단정하게 정돈한 테일러 나인은 은색의 드레스를 입고서 얌전히 의자에 앉아있었다.

“다시 보니 반갑구나, 테일러.”

가문 회의를 위해 전원이 모여있는 바람에 그녀의 옆에는 형제자매들이 나란히 위치해 있었는데, 16년 전과는 달리 그녀의 존재감을 아예 무시하지는 않고서 말을 걸기는 했다.

“천박한 땅에서 더럽게 구르다 왔는데, 행여나 실례가 되지 않도록 주의하도록 하여라.”

물론, 좋은 의미로 말을 거는 건 아니었지만.

테일러는 무심한 눈으로 힐끗 고개를 들어 말을 건 형제자매들을 바라보았다. 그들은 머리를 단발로 짧게 친 테일러의 머리칼을 경멸하듯이 쳐다보았다. 허리까지 닿는 머리칼을 자랑스레 여기는 건 좋으나, 똑단발이 요새 트렌드라는 사실은 알아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새끼들은 레옹3도 안봤나. 하여튼 애늙은이들만 모여서는······.’

한때, 그녀는 이곳을 두려워하였다.

귀족제가 사라진 현대 사회에서도 얼마 남지 않은 귀족의 흔적을 가진 가문. 이들이 귀족 ‘흉내’를 낼 수 있는 이유는 다름아닌 임계치를 넘어선 힘의 불균형, 즉 초능력 덕분이었다.

15년도 더 이전, 초능력을 이용하여 세계를 정복하겠다느니 뭘 어쩌겠다느니 하는 최초의 초능력자 빌런 단체가 발생하였고, 그런 악당들이 최초의 ‘빌런 헌터’라 불리는 영웅들에 의하여 저지된 이후로 초능력을 이용하여 계급제를 형성하는 건 현대 사회에서 절대적으로 금지되어 있었다.

당연하지만 계급제가 금지되었다고 해서, 권력까지 금지시킬 수는 없는 노릇. 러시아의 몇몇 가문은 뛰어난 초능력자 기사를 배출해내 상당한 권력을 쥐게 되었고 그것은 곧 그 옛날의 귀족을 연상케하는 혜택을 받게 되었다.

오로지 초능력 하나로 귀족이라는 별칭을 얻은 가문답게, ‘초능력’ 하나만으로 가문 내에서의 발언권이 정해지는 문화가 있다 보니 테일러의 가문 내 영향력은 제로에 가까웠다.

그냥 영향력만 없었으면 오죽 좋았을까. 집안 내에서 멸시에 괴롭힘은 기본이었고, 매 초능력수업 때마다 온갖 모욕이란 모욕은 다 받으며 정말 가문에서 기르는 애완동물만도 못한 유년기를 보냈다.

테일러 나인에게 있어서 블레스타쉬는 다시는 돌아가고 싶지 않은 지옥이었다.

실제로, 이곳으로 돌아오는 그 순간까지도 숨이 턱턱 막혀왔으니까.

그러나.

이제는 알겠다.

‘뭘 쫄아있던 거야.’

이 자리에 모인 여덟의 형제들.

모두 자신보다 월등한 출력을 가진 S랭크의 초능력자로서, 엘리트 교육을 받아 그야말로 귀족 중의 귀족이었지만······. 그래봐야 실전 경험 없는 애송이들이었다.

자신들이 진짜 귀족이라도 된 마냥 비싼 옷과 음식, 그리고 보드카에 취해 자아도취에 빠져있는 머저리들.

가문에서 처음 도망쳐 나왔을 때, 그녀는 겁쟁이였다.

그때는 초능력이 없으면 인간 이하의 취급을 받는 게 당연한 것인 줄로만 알았다.

그때는 초능력이 없으면, 이 세상에서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는 줄로만 알았다.

그러나 아니었다.

우연히 만나게 된 어떤 소년은 초능력 하나 없음에도, 그 누구보다 또렷한 목표와 용기를 가지고 있었다. 아무런 초능력도 없는 주제에, 아무런 재주도 없는 주제에, 아무런 재능도 없는 주제에, 그는 언제나 초능력자들의 앞에 서서 모두를 이끌었고 모두가 그에게 기대었다.

‘······그렇게 생각하니, 지금의 유서담은 참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한때 자신만만했던 그의 모습은 시간이 저물어 갈수록 점점 더 사그라들었다. 자신에게 용기를 주었던 그 소년이 맞나 싶을 정도로.

모두가 초능력을 얻었고, 모두가 당당히 성공했을 때. 오로지 그만은 사회에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하였다. 결국, 그 또한 초능력이 문제였으니까.

그래서 철없던 어린 시절, 테일러는 자신의 초능력을 차라리 유서담에게 주었으면 좋겠다고 매일밤 기도하며 잠들기도 했었다. 물론,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지만······. 그보다 더한 기적이 지금 일어나지 않았는가?

16년 전, 그는 자신에게 용기를 주었다. 하등 쓸모없는 초능력을 누구보다 더 유심히 관찰하고 지켜봐주었고 마침내는 당당히 한 명의 헌터로서 거듭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그리고 16년이 지난 지금에도.

그는 그때와 마찬가지로 자신에게 똑같이 용기를 주었다. 이번에는 당당히 어깨를 마주할 수 있는 위치에서 말이다.

‘···여기서 꿀릴 수는 없어.’

자신이 여태 살아온 16년은 이 세상 그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는, 아주 소중한 시간이다. 그 시간들을 절대로 무시당할 수는 없었다.

“모두 모였구나. 중요한 기사 연회에 앞서, 집나갔던 막내가 돌아와서 좋구나.”

소란스러웠던 장내는 가문의 가주이자 테일러의 아버지이기도 한 알렉산드르 블레스타쉬의 등장으로 고요해졌다. 은색의 밋밋한 창틀 사이로 새어 들어오는 은은한 햇살이 알렉산드르의 은발을 비쳤으나, 빛이 나지는 않았다. 어쩌면 테일러의 눈에만 그렇게 보인 걸지도 모르겠다.

장내를 천천히 훑어보던 알렉산드르는 이내 테일러와 눈을 마주쳤지만, 흥미를 잃었다는 듯 시선을 돌렸다.

정말 감흥도 없고, 감동도 없는 재회다. 단 한 번 언급할 뿐인, 그저 그런 정도의 존재감.

무려, 16년만에 막내 딸이 돌아왔음에도 저런 무미건조한 반응이라니.

‘······확실해졌어. 나는 이곳을 나가야 해.’

여태까지는 그저 몰래 가문의 암묵적인 허락 하에 잠시(16년) 일탈을 한 것이었다. 적어도 알렉산드르는 그렇게 생각할 것이다. 이제, 초능력을 활용할 수 있게 되었으니 저급한 짓거리를 그만두고 ‘기사’로서 활동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암묵적인 허락. 즉, 언제든 테일러는 가문으로 강제 귀환을 당할 수도 있었다는 말이기도 했다. 그런데, 생과 사가 확실치 않은 전장에서 10년이 넘도록 딸래미가 구르는데도 신경조차 쓰지 않고 있다가 초능력이 쓸만해졌다는 이유로 돌아오라니.

‘어처구니가 없지, 진짜로.’

가문이 암묵적으로 일탈을 허용했을 뿐이기에 여태 테일러는 마땅한 길드에 소속되지도 못했다. 그나마 주로 활동하던 ‘연합’은 뜻이 맞는 자들끼리 모여서 활동을 했을 뿐, 소속이라고 보기에도 애매했다. 즉, 유서담의 신생 길드 어나더 리그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알렉산드르, 즉 블레스타쉬는 반드시 넘어야만 하는 관문이었다.

*

예언가는 사라졌다.

그것도, 벌써 반 년 가까이 되었음에도 모리안 길드는 세상에 그 사실을 공표하지 않았다. 여전히 예언가를 보유하고 있는 척, 그러나 잠시 정체기가 와서 예언을 할 수 없다며, 그렇게 질질 끌고있는 것이다.

마치, 그렇게 시간을 끌면 자신들의 명성을 대체할 방법이 있다는 듯.

예카테리나는 멍하니 시야를 내렸다.

천장에 별처럼 달라붙어있는 샹들리에의 아래로, 호화스러운 연회장이 흐릿한 시야를 가득 메웠다. 시력을 잃은 그녀였지만 ‘백색 마녀의 도서관’의 도움을 받아 마법을 사용하면 잠시 동안 세상을 내다보는 게 가능해졌다.

온 사방이 금칠이었다.

러시아에서 일 년에 단 한 번 열리는 연회로서, ‘기사들의 연회’라고 불리는 이 자리에는 ‘귀족’이라 불리는 이들만이 참석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기사들은 물론이요, 모리안 길드를 비롯하여 세계 각지의 주요 인사들의 비중이 더욱 높아졌는데 결국은 끼리끼리 모여서 친분 다지기나 하자는 취지일 것이다.

이 자리에 나올 수 있던 이유는, 순전히 모리안의 길드 마스터 에이번의 변덕 때문이었다. 본래는 예카테리나의 존재를 절대 세상에 공개하지 않았던 그녀였으나······. 이제는 아무래도 상관없다는 듯 행동하는 꼴을 보아하니 뭔가가 수상해도 단단히 수상하다.

‘···마녀의 법칙을 캐물을 생각이었는데, 계획이 틀어졌어.’

본래 이런 자리까지 나올 생각도 없었거늘.

예카테리나는 투명한 눈을 내리깔고서 자리에 조용히 앉아서 와인을 홀짝였다. 살면서 술은 입에도 대본 적이 없고, 남자와의 접촉 역시 철저하게 금지되어 있어서 이런 방면으로는 상당한 쑥맥이었다. 벌써 다른 마녀들은 누군가와 어울리고 있는데 예카테리나만이 외톨이였다. 내심 유서담이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마음을 고쳐잡았다.

‘이제부터는 스스로 해야만 해.’

나락에서 건져 올려준 데다가, 평생의 염원이었던 마법을 배우게 해주었으며, 음악을 되돌려준 데다가, 머물 장소까지 주겠다고 약속해주었다. 그에게 너무나도 많은 것은 받은 지금, 일어서는 것마저도 그에게 의지할 수는 없다.

“오, 처음 보는 분이군요. 모리안 길드에 이런 미인분이 계시는데 제가 어찌 몰랐을까요?”

가끔 한 번씩 접근하는 사람들이 있었으나 예카테리나는 최대한 핑계를 대며 거절하였다.

“제가 몸이 좋지 않아서······.”

그 말 그대로, 그녀는 상당히 수척한 얼굴을 하고있었다. 지금은 유서담을 만나기 전보다는 훨씬 나아진 상태라지만 10년이 넘도록 구석에 처박혀서 햇빛조차 제대로 보지 못한 채 악몽을 꾸며 생활했던 흔적이 어디 가지는 않는 것이다.

그래서 대부분 접근했던 사람들도 예카테리나가 아프다는 핑계를 대면 떨어져 나갔다. 그 사이 예카테리나는 최대한 이 연회장에 대한 정보를 파악하였다.

‘7대 기사 가문은 전부 모였나······.’

흐릿한 시야를 최대한 활용하여 사람들의 얼굴을 하나하나 살피던 그녀는 눈에 띄는 여인 한 명을 발견하였다. 테일러 나인. 자신이 보던 예언 속에서 유서담과 함께하던 여인이었다.

‘···저분이, 기사 가문 소속이었다고?’

어쩐지 테일러 나인의 심기가 좋아 보이지 않았다. 가서 말이라도 걸어볼까 했지만, 그래봐야 그녀는 자신을 모른다. 말을 걸 껀덕지도 없었고.

이윽고 기사 가문을 제외하고서, 초대받은 이들을 둘러본다.

이례적이라고 봐도 좋을 정도로 세계 곳곳의 인사들이 모여있었다. 길드 관계자는 거의 보이지 않았으나, 에이번의 바로 곁에 ‘로스트 데이’ 길드의 비서실장으로 보이는 남자가 유독 눈에 띄었다.

‘그러고 보니······. 예전부터 계속 마법을 과학으로 구현해내는 연구를 진행 중이라고 했던가.’

마법에 과학을 섞는다는 말도 안 되는 실험을 강행할 수 있던 이유가 바로 저 길드의 어마어마한 자금줄 덕분이라는 이야기를 몇 번 듣긴 했다. 그리고 그러한 실험은 아주 오래 전부터 계속되었고. 작년 즈음엔가, 유서담 헌터 때문에 이형던전에서의 마법 실험이 크게 실패로 돌아가서 에이번이 화를 내던 게 아직도 기억이 났다.

‘아니지, 잠깐. 이거 뭔가······?’

그러고 보니 이곳에 모여있는 사람들의 조합이 이상했다. 길드나 헌터는 별로 없었으나, 대부분이 사회적으로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이들이었기 때문. 기사 연회를 와본 것은 처음이나, 원래 여기가 이렇게까지 큰 연회였던가?

‘설마······.’

문득, 어떤 생각이 떠올랐을 때.

에이번이 단상 위로 올라가, 모두의 이목을 끌어모았다.

“저는 모리안 길드의 마스터 에이번이라고 합니다. 반갑습니다.”

그녀는 천천히, 평소처럼.

“사실은, 오늘 저도 마음을 굳게 먹고 왔답니다. 아실만한 분들은 아시겠지만, 제가 오늘 중요한 발표를 하려고 이렇게 자리를 마련했거든요. 후후, 처음에는 많은 분들이 모인다는 생각에 가슴이 떨려서 말도 안 나왔는데, 이렇게 모여서 보니 전부 아는 얼굴들이군요.”

가볍게 유머를 던지고.

“어머나. 그건 그거대로 예술이지요. 거기 미스터 칸, 셋째 딸은 잘 크고 있나요?”

친근감을 유도하여.

마침내, 본론을 꺼내자.

“······여러분, 오늘 제가 꺼낼 주제는 ‘부적’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떠들썩하던 장내가 순식간에 고요해졌다.

부적.

극히 일부의 베테랑 헌터나 정보력이 좋은 일부의 기관이 아닌 이상 그것에 대해 아는 이들은 거의 없다. 그러나 이 자리에 모여있는 이들은 다 안다. 부적이란, 초능력을 가지지 못한 자라도 초능력을 사용할 수 있게 해주는 아주 독특하고 신비로운 물건이라는 것을.

그리고 부적이야말로 최근 ‘무공’이라는 이능력을 사용하며 무림인들이 활개를 치는 이때, 그들에게서 이목을 모조리 빼앗아올 수 있는 최고의 아이템이라는 사실 또한 잘 알고 있었다.

예카테리나는 서둘러 주위를 둘러보았다. 역시나, 카메라가 돌아가고 있었다.

“여러분. 부적은 사실 미신이 아닙니다. 미지의 이능력도 아니구요. 이건 ‘학문’입니다. 글과 숫자의 나열으로 얼마든지 증명해낼 수 있지요. 그리고 저는 이 학문의 이름을 ‘마법’이라 명칭하겠습니다.”

“······!”

“마···법이라고···?”

사람들은 의문을 표하면서도, 절대로 에이번의 말을 끊지 않았다. 그들 또한 알고있는 것이다. 부적이란 게 사실은 어쩌면 무공처럼 또다른 신비로운 무언가가 아닐까 하는, 그런 의문이 항상 들었을 테니까.

에이번은 자신의 팔목을 걷어올렸다. 그곳에는 기계로 이루어진 팔찌 하나가 착용되어 있었다.

“그리고, 마법은 에테르를 소모하지 않습니다. 무공과 마찬가지로 자연 그 자체에 존재하는 신 에너지, 이른바 ‘에센스 에너지’를 사용하며 그것을 사용한 결과물이 바로 이것입니다.”

화르륵!

그녀의 손바닥에서 불길이 피어오른다. 언뜻, 평범한 초능력과 별 다를바가 없어 보이나 일부러 에이번은 근처에 에테르 탐지기를 잔뜩 설치해두었다. 초능력자가 능력을 사용할 경우 즉시 경보가 울리며, 또한 에테르 파장의 변화를 감지하는 탐지기들이었다.

일반 도로나 건물에서 쓰이는 싸구려부터 시작해서, 극비 기관에서 쓰이는 성능 좋은 탐지기까지 모조리 모아놓았으나, 에테르 탐지기는 전혀 반응을 하지 않았다.

“이것이 바로 마법.”

현대 지구에도 예전부터 마법의 명맥이 이어져 오고는 있었다. 그러나 과학이 발전하면서 마녀들은 사회 속으로 숨어야만 했고, 마법의 대부분이 유실되고 말았다. ‘마법진’을 잃어버린 마녀들은 자체적으로 마법을 발동할 방법을 찾을 수 없어, 몇백 년 동안이나 숨어 지내야만 했지만······.

바로 오늘! 과학과 마법을 결합하여 마침내 마법진을 과학적으로 구현해낸 것이다!

에이번의 팔에 착용되어있는 저것은 머나먼 과거 마녀들이 사용하던 ‘지팡이’를 과학적으로 재현해냈다는 의미.

‘······맙소사.’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결과물이 눈앞에 나타나자, 예카테리나는 경악하고 말았다.

왜냐하면.

‘너무, 별론데···?’

에이번이 야심차게 세상에 발표한 과학마법이, 유서담의 마법에 비해 생각보다도 훨씬 더 수준이 떨어졌기 때문이었다.

< 21세기의 마법사들(1)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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