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ello, Hellony(1) >
삼 개월이 흘렀다.
이동준은 멍하니 쇼파에 앉아 사색에 잠겼다.
‘설중연.’
최근, 그녀의 태도가 바뀌었다.
그것이 긍정적인지 아닌지에 대해서는 아직은 잘 모르겠다. 다만 설중연은 이동준이 오두막으로 찾아올 때마다 자꾸만 무언가를 요구하였다.
‘칠각수의 뿔을 갖고 싶구나.’
‘원궁의 고기를 취하고 싶다.’
‘백 년 동안 머금은 이슬로 만든 죽엽청을 마시고 싶은데, 없는가?’
대부분은 별것도 아닌 것들이라지만, 지구에서 구하기가 극히 힘들어서 힘을 숨기고 사는 이동준이 던전을 자주 찾아가야만 하는 일이 잦아졌다. 아무래도 던전을 클리어할 경우 기록이 남기 때문에, ‘홍엽사’의 행적이 최근 꽤 잦아졌다는 이야기가 돌고 있었으나 어차피 달마 지존의 뒤를 밟을 수 있을 정도의 실력자는 이 세상에 없다.
‘긍정적으로 생각해야만 하는가?’
이동준은 그런 고민을 했다.
언제나 죽은 눈동자로 살아가며, 자신이 무얼 주어도 반응조차 하지 않던 그녀가 최근에는 꽤 생기있는 눈빛을 내보이며 자꾸만 무언가를 요구하기 시작했다?
‘그래. 긍정적으로 보는 게 옳다.’
그녀의 태도가 바뀌었음은, 곧 마음 한구석에서 무언가의 변화가 찾아왔다는 의미일 터.
이동준은 어쩐지 심장이 살짝 두근대었다.
며칠 전, 영물의 심장이 담긴 주머니를 건네주었을 때 천마가 활짝 웃음꽃을 띄웠기 때문. 그녀가 행복해하고 있다는 증거였으며, 그렇게 행복에 젖은 설중연을 볼 때면 이동준 역시도 이미 오래 전에 잊어버린 행복이라는 감정을 되찾은 것만 같은 느낌이었다.
‘이번에는 칠각수의 뿔이던가······.’
지구에서 구하기란 상당히 어려운 것. 그러나, 문제는 없다. 온갖 던전을 파헤치고 다니다 보면 분명히 칠각수와 마주할 수 있을 테니까.
그런 생각을 하며 이동준이 여러 계획을 세우고 있을 때, 신혜지가 안방으로 도도도 달려들어왔다.
“아빠!”
“말해라.”
“저 이번에 헬로니의 내한공연에 친구들이랑 가기로 했거든요. 주말에 외출해도 돼요?”
“그런 걸 일일이 허락받을 필요는 없다만···. 몸 조심히 다녀와라.”
이동준은 신혜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그리 말했고, 그녀는 활짝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감사해요!”
신혜지가 신난 표정으로 나가는 것을 보며 이동준은 속으로 다짐했다.
이대로 소중한 이들의 평화를 쭉 지켜나가자고.
*
쿵, 뿔이 여섯 개나 달린 거대한 코뿔소의 머리가 바닥에 떨어졌다.
A랭크의 괴수 금강기갑코뿔소였다. 신체 여기저기에 금강석을 두르고 있어, 급소를 정확히 베어내야만 잡을 수 있는 이 몬스터는 등급만 A일 뿐 거의 S랭크의 파워를 필요로 했는데 검희 하선영에게는 너무나도 쉬운 상대였다.
보스 몬스터까지 깔끔하게 처리한 하선영을 뒤로한 채 에테르 크리스털을 추출하자, 그녀의 눈빛이 반짝였다.
“얘는 얼마짜리라고?”
“A랭크의 에테르 크리스털이 3개는 떨어졌네요. 세금 안 떼고 3억은 하겠는데요?”
“와, 와우. 이거 한 마리에?”
“거기에 B급의 자잘한 크리스털 다 합치면 10억은 나올 거예요. 게다가 여기 ‘등급 미정’ 던전이라 국가에서 3000만원의 포상금이 주어지구요.”
“···말도 안 돼. 포상금만 해도 내 연봉의 두 배는 되겠는걸.”
PC방 알바생의 연봉이라고 해봐야 얼마 되지도 않을 테니 그럴만 했다.
“헌팅이라는 게 다 그렇죠.”
그렇다.
이것이 진정한 헌터들의 세계.
나조차도 1년 전이었다면 꿈도 못 꿨을, 그런 세계이다.
초능력을 가진 자들은 장비의 손실을 걱정하지 않고서도 B~A랭크의 괴수를 이토록이나 간단하게 처리하여 떼돈을 쓸어 담는다.
“석 달 사이 대체 내가 얼마나 번 거지······?”
금제를 해제한 이후, 하선영은 B랭크의 헌터 자격증을 받았다. 그녀가 본래의 실력을 발휘한다면 전 세계에 단 37명밖에 없다는 SS랭크 이상의 출력도 나오겠지만 일단은 눈에 띄는 행동은 하지 않기로 했으니까.
이후 석 달 동안 나는 하선영을 데리고서 우리나라 각지에 ‘미확인’ 처리가 된 던전을 찾아다녔다.
헌터가 임무를 수행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이상현상 관측소에서 게이트 및 던전을 감지하고서 홈페이지나 어플 등에 게시를 하게 되면 먼저 의뢰를 수락하여 채가는 것. 이후로 던전의 진입 권한을 가진 자가 그룹을 짜든 어쩌든 마음대로 할 수 있는데, 임의로 포기했다가는 큰 페널티가 부여된다.
그래서 어지간한 헌터도 운이 좋지 않으면 원하는 임무를 수행하기도 힘들뿐더러 최악의 경우에는 지방으로 파견을 나가거나 아예 아무것도 못하고 손가락만 쪽쪽 빠는 경우가 있었는데, 그런 이들을 위해 탄생한 것이 바로 ‘헌팅 에이전시’였다.
일전에 위혼 덕분에 만날 수 있었던 ‘안테나 닷컴’을 비롯하여, 그들은 헌팅에 직접적인 관여를 하지 않는 대신 임무를 쏙쏙 빼와서 딱 알맞는 길드에게 배분을 해주고 수수료를 떼간다. 그래서 에이전시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있는 길드가 성장률이 높은 것이고.
나 또한 임시로 길드를 만들었기에 안테나 닷컴과 단기간 계약을 맺을 수 있었고, 그들이 물어다 주는 ‘미확인 던전’을 속속 공략하여 빠르게 업적을 채워나가고 있었다. 매달 공적이 없으면 길드의 권한이 박탈당하기 때문이기도 했고, 돈을 벌어야 하기도 했으니까.
“으으······. 미쳤어. 미쳤어.”
“그렇게 좋으세요?”
“당연하지. 내가 평생 벌어도 이런 돈은 못 만진다니까?”
그녀는 결심했다는 듯 주먹을 콱, 움켜쥐었다.
“좋아. 떼돈을 벌었으니 과금을 좀 해야겠어.”
“오···.”
차라도 한 대 뽑을 생각인가? 라고 했으나.
“맨날 가고 싶었는데 비싸서 못 가고 손가락만 빨았던 우리 동네 소고기집에 갈 거야.”
“오···?”
“그리고 모든 메뉴 다 시킨 다음!”
“다음?”
“상추만 먹고 나올 거야.”
“······.”
···아니, 대체 왜?
진지한 눈으로 행복한 계획을 세우고 있는 그녀를 보고 있자니, 정말로 저것이 하선영이라는 인물이 생각하는 ‘과금’인 모양이었다. 애초에 비싼 것과는 너무나도 거리가 먼 생활을 하던 그녀였기에 몇백만을 호가하는 명품백이나 시계, 차나 건물은 생각조차 들지 않는 걸까?
‘그럴 리는 없나.’
하선영은 나보다 족히 두 배는 더 살았고, 지구에서 살았던 시간도 꽤 길다. 그 정도로 하선영이 세상 물정을 모를 정도는 아닐 테니, 그저 저 소박한 소원이 그녀가 평소에 하고 싶었던 소원일 것이다.
‘그나저나, SS랭크라.’
하선영의 경지를 굳이 무협식으로 표기하면 ‘화경’이라고 한다. 그게 어느 정도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거의 끝물에 들었다는걸 보면 곧 다음 경지에 도달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의미이기도 했지만······. 중요한 건 그게 아니었다.
‘다른 은둔 고수들의 평균도 A랭크에서 S랭크라는 말이 돼.’
하선영은 무려 검희라는 별호를 받았던 여자다. 그런 그녀가 SS랭크의 상위권 수준이라. 전 세계 각지에 모여있는 고수들을 모아서 달마를 한꺼번에 공격한다는 작전이 의외로 통하지 않을 수도 있겠다.
육황삼제 중에서는 자신보다 강한 이들이 있다고 하니, SSS랭크 수준의 고수를 기대할 수도 있겠지만 결국 이동준의 수준은 최강의 ‘URS’였으니까 말이다.
단순히 무력과 무력의 충돌로 이동준을 잡는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상황이 별로 좋지 않은 것처럼 보이지만 내게 주어진 힌트는 꽤 많았다.
우선적으로, 이동준이 ‘달마’라는 점.
다른 문파와 달리 달마가 강해지기 위한 조건은 꽤 까다로웠다. 어떤 무협지에서는 살인을 아예 금지하기도 했으며 어떤 무협지에서는 달마가 극히 까다로운 동자공을 익혀서 여자랑 손만 잡아도 무공이 사라지기도 했다. 이렇듯 사람마다 달마에 대해 그리는 느낌은 달랐지만, 결국 어떤 무협지에서도 항상 달마에게 어떠한 ‘제한’을 건다는 것.
그리고 주인공들은 그러한 클리셰를 모조리 따라간다.
즉, 이동준을 살살 긁을 수만 있다면 얼마든지 약화시킬 방법이 있다는 뜻이 되겠다.
슈슈슈슈슉!
던전의 보스를 잡자, 공간이 흐릿해지며 나와 하선영의 몸이 바깥으로 전송되었다. 그러자 화분이 내게 말을 걸었다.
-···마녀야.
“어.”
-천마 양에게 연락이 왔어···.
“그래? 뭐라시는데.”
-부탁해봤대.
“잘 됐네.”
그러한 이유로 나는 화분을 통해 천마와 꾸준히 연락을 나누며, 달마에게 이것저것 시켜보는 중이었다. 서울에서 하선영이 활동할 때 달마의 눈을 피할 수 있어서 좋았으며, 또한 그가 ‘홍엽사’로서 활동을 점점 더 많이 하게 되면 결국 무공이 노출 될 수밖에 없었으니까.
생각한 것보다 이동준은 천마 설중연에게 푹 빠져있는 상태였고 그녀가 별 해괴망측한 것을 구해오라고 시켜도 정말 모든 것을 다 구해왔다. 아마도 그러한 과정 또한 주인공 보정의 영향을 받는 모양.
그래서 이번에는 아예 대놓고 영물 중의 영물이라 불리는 ‘칠각수’라는 영물의 뿔을 구해오라 부탁했는데, 진짜로 출발한 모양이다.
“오, 서담.”
“네.”
“‘창제’에게서 연락이 왔어. 네 이야기에 흥미가 있는 듯싶은데?”
“···그렇군요.”
그리고.
최근 석 달 사이에 나는 하선영을 통해, 전 세계 각지에 퍼져있는 고수들과 접촉을 하고 있었다.
*
봉황창제(鳳凰槍帝) 다니엘.
그것이 무림에서 그를 뜻하는 별호였다.
뭔가 좀 어색하다고 느껴지겠지만, 색목인이 익숙했던 그곳에서는 별로 이상할 것도 없었다고 한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TV나 뉴스로 당신에 대한 소식은 듣고 있지요. 설마하니 당신이 무림인조차 소식을 모르는 ‘달마’에 대해 알고 있을 줄은 몰랐지만.”
다니엘은 가격이 조금 나가는 번역기를 사용하였다. 본래 살던 곳은 남미로 추정되며, 그곳의 언어도 내가 꼭 하자면 못할 것도 없지만 굳이 번역기를 두고 고생을 할 필요는 없다.
“당신의 이야기는 잘 들었습니다. 달마, 이동준이 모든 금제를 어기고서 본인만 활동하고 있다고 했습니까?”
“예. 그 증거로 당장 보여드릴 수 있는 건 이것뿐입니다.”
나는 헌터 협회 본부에 정식으로 요청하여 ‘홍엽사’의 활동 기록을 받아내었다. 이에 관심이 있는 사람은 굉장히 많았고, 지금도 수많은 홍엽사의 팬층이나 기자들이 그에 대한 자료를 다운로드 받고 있기 때문에 누구라도 접근할 수 있는 자료.
그곳에는 최근 석 달을 비롯하여 몇 년 동안이나 꾸준히 던전과 게이트에 들어갔다는 홍엽사에 대한 기록이 남아있었다.
“과연······. 정체불명의 헌터에 SS랭크 이상급의 강자라···. 하지만 이 자료만으로는 홍엽사가 이동준이라고 확신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저는, 검희의 말을 믿고 있기 때문에. 그딴 증거 없이도 믿을 수 있다는 말은 드리고 싶군요.”
그러면서 다니엘은 이를 뿌득 갈더니 주먹을 부들부들 떨었다.
그가 무공을 금제하여 지구에서의 삶이 얼마나 고단했던가. 아니, 삶이 고단하기 이전에 무공은 곧 무림인의 모든 것. 팔다리와 날개를 모두 거세당한 것 같은 감각에 얼마나 괴로웠던가.
그런데.
자기 자신만 그 모든 금제를 어기고서 활동하고 있었다니.
“정말이지······. 믿을 수가 없군···.”
“진정해, 창제. 여기서 내공을 돌렸다가는 복수의 기회조차 없이 우리 모두 죽을 테니까.”
“후우···.”
어찌나 분노했는지 식은땀을 흘리던 다니엘은 이내 진정한 듯 현명한 눈을 번뜩 떴다.
“유서담 헌터. 지금까지 몇 명이나 되는 무림인을 만났습니까?”
“당신을 포함하여 서른한 분의 무림인과 만나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그들의 의견은 어땠습니까?”
잠시 고민하다, 답한다.
“절반은 반신반의하며 부정적인 태도였고, 절반은 긍정적인 태도였으나 적극적으로 나설 생각은 없어보였습니다. 허나, 이 소식을 자신들이 아는 무림인들에게 지금도 전파하고 있을 겁니다.”
“그렇군요. 다른 무림인들이 그랬듯, 나도 솔직히 이 일을 곧이곧대로 믿기는 힘듭니다. 저는 검희의 말을 존중하기에 이 자리에 나왔고, 또 당신의 말을 믿겠지만······. 다른 고수들에게는 쉽지 않을 겁니다. 그들이 이런 미약한 증거 몇 가지만으로 들고 일어설 것이라고 생각합니까?”
“그건 그렇죠.”
그렇다.
지구상에 쏙 숨어버린 무림 고수를 어떻게 찾을 것이며, 그들에게 어떤 ‘증거’를 제출해서 움직이게 할 것이고, 또 어떠한 ‘계기’로 달마를 한꺼번에 치게 만든단 말인가?
일단 대략적인 계획은 잡혀있었다.
‘우선, 천마에 대해서.’
창제도 그렇고, 검희도 그렇고 이번에 만나서 이야기를 나눠본 결과, ‘천마신교’의 이미지가 그렇게 나쁘지는 않았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었다.
일전에, 검희에게 물었다.
‘하선영 씨. 무림에서 천마신교는 어떤 존재였습니까? 듣던대로 막 악당들이에요?’
무협의 세계에서 모든 무림인이 천마신교를 척살하는 이유는 그들이 ‘악인’이었기 때문이다.
‘으응. 뭐 그랬지 않을까? 사실 잘 모르겠어.’
‘네?’
‘우리 지구인이 도착하기 전까지는 좀 활동했었다는데, 이후부터는 이상하리만치 조용했거든. 아, 그렇지. 소천마 설중연 때문이라는 말이 조금 있었는데.’
‘소천마 설중연이요?’
‘맞아. 그 여자가 소천마가 된 이후로 천마신교의 악행이 거의 잦아들고 있었거든. 무림맹 측에서는 그들이 거대한 전쟁을 준비중이네 어쩌네 했지만······. 알 수 없게 됐지.’
‘왜요?’
‘달마가 죄다 죽여버렸거든.’
‘······.’
하선영은 썩 안쓰럽다는 표정을 지었고.
창제에게 물었을 때는.
‘나는 오히려 천마신교에게 도움을 많이 받은 편이지. 한때는 무림인으로서 부끄럽다 생각했으나, 훗날에는 무림인으로서 그들에게 은혜를 입은 것을 자랑스럽게 여겼다.’
‘그렇습니까?’
‘그들은 종교인으로서 당당했고, 내가 살던 시절에는 그들의 종교를 세계에 전파하기 위해 꽤 바람직한 방법을 사용했다. 물론 그들의 종교가 상당히 폭력적인 교리를 가지고 있다고는 하나, 그 이유만으로 탄압되어야 할 이유는 없다.’
모든 주인공이 정의롭지는 않다. 하물며, 이동준은 ‘지구’의 주인공. 무협 세계관은 주인공 이동준이라는 인물에게 있어서 그저 ‘과거 회상을 위한 도구’에 지나지 않았다. 즉, 그곳의 정의가 어떻든간에 별로 상관이 없다는 것.
거기에, 달마 이동준이 너무 폭력적으로 모든 일을 해결하는 바람에 천마신교가 정말로 나쁜 짓을 저지르려고 했든 어쨌든간에 순식간에 일이 모조리 끝나버린 게 오히려 이득이 되었다.
“흐음······.”
추정컨대, 아마 천마신교는 그대로 두었다면 정말로 설중연에 의해 무림 침략이 시작되었든 어쨌든 유혈사태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다. 달마 이동준은 정말로 그러한 일을 미연해 방지했을 확률도 높았고. 하지만 유혈사태가 발생하기 전에 이동준이 먼저 움직여버린 결과, 사람들이 천마신교에 대한 원망을 품을 기회조차 사라졌다.
즉, 나는 그 점을 이용하면 된다.
‘계기는 충분하다.’
천마가 갇혀있는 히말라야 산맥.
그곳은 곧 ‘계기’가 될 것이며, 곧 달마의 무덤이 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모든 무림인이 움직일 계기가 필요한······.’
그때.
눈앞에 떠오르는 메시지.
[주인공 이동준의 메인 스토리가 진행됩니다.]
“어?”
그와 함께 스마트폰의 메신저가 진동했다.
[신혜지: 길마님! 저 주말 길드 훈련에는 참석 못할것같아여!]
[신혜지: 친구들이랑 헬로니 공연보러가요 ㅎㅅㅎ]
[신혜지: 사진]
“헬로니?”
사진 속에는 헬로니의 티켓과 함께 신혜지의 셀카가 찍혀있었다. ···여자들은 왜 꼭 물건을 찍는데 셀카를 첨가하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재차 울리는 진동.
확인해보니, 테일러 나인이었다.
[테일러: 야]
[테일러: 나 지금 한국임ㅇㅇ]
[테일러: 사진]
테일러는 셀카를 보내진 않았다.
[테일러: 그래서 말인데]
[테일러: 너 헬로니 스토커 잡는 의뢰 좀 맡아볼 생각 없냐?]
[유서담: 스토커?]
[테일러: ㅇㅇ이게 워낙 골때리는 놈이더라고]
뭔가 이상하다.
헬로니의 S랭크 음파 능력은 광역공격은 물론, ‘탐지’계열로는 거의 최상위의 성능을 자랑하는데 고작 스토커를 못잡았다고?
냄새가 난다.
아주 수상한 냄새가.
헬로니의 공연을 보러 가는 신혜지, S랭크의 음파 능력자조차 잡지 못하는 스토거, 발생한 메인 스토리.
“······창제님. 확실한 증거가 있으면 무림인들이 들고 일어날 거라고 했죠?”
“그렇죠. 안타깝지만, 확실하지 않은 일로 무림인이 목숨을 걸지는 않을 테니까요. 무언가 떠오른 것이라도 있습니까?”
“글쎄요.”
아직은 모든 게 확실하지 않다.
다만, ‘메인 스토리’에 신혜지가 휘말렸다는 점이 가장 중요했다.
[유서담: 갈게]
[유서담: 스토커 잡으러]
어쩌면, 이번 헬로니의 공연이 달마 사냥을 위한 최종 빌드업이 될지도 모르겠다.
< Hello, Hellony(1)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