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내게 주인공은 살인이다-69화 (69/251)

< 무武와 협俠은 중대문제다(3) >

소리가 없는 공간이었다.

사람들은 소리없이 소리치며, 누군가를 향해 손을 흔들고 있었다.

그들은 각각 손에 빛이 나는 막대를 들고 있었는데, 화를 내는 걸까 혹은 흥분을 한 걸까.

아니면.

무언가에 열광을 하는 것일까.

그들은 기쁜 것처럼 보였고, 미친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그들에게는 공통점이 있었다. 모두가 ‘단 한 명’에게 열광을 하고있다는 사실.

그곳에는 보랏빛 머리칼을 가진 아름다운 여인이 있었다. 그녀는 마이크를 들고서 무어라 소리를 질렀고, 사람들은 그에 반응을 해주었다.

감정이 흘러들어온다. 흥분, 고양, 상기, 열광.

그리고.

그 끝에 드리운 그림자를 보며.

“흑!”

예언가 예카테리나는 ‘그림’에게서 손을 떼었다.

털썩, 자리에 주저앉은 그녀는 숨을 고르게 내쉬었다.

또다시 재앙을 보았다.

‘이번에는 콘서트인가······?’

장소는 한국. 사건은 일주일 안에 벌어진다. 아마도, ‘헬로니’라 불리는 그 여자와 관련된 재앙일 터.

‘미리 말하면 막을 수 있는 정도의 수준이야.’

그렇게 생각하며 그녀는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곳은, 새하얀 복도였다.

복도에는 온갖 수많은 그림이 존재했는데, 그것들은 전부 현실에서 벌어진 사건을 그려놓은 것들이었다. 과거에 일어났던 일, 현재에 벌어지고 있는 일, 어쩌면 미래에 벌어질 수도 있는 일이 그려진 그림들. 그것에 손을 대면, 마치 그 공간으로 이동된 것처럼 생생하게 미래를 볼 수 있다.

이곳은 꿈 속의 세상.

정확히는, 꿈 속의 ‘미술관’.

예언가 예카테리나는 꿈을 꾸면 반드시 이 정체불명의 미술관으로 오게 되며, 강제적으로 미래를 보게 된다. 눈을 감아도, 고개를 돌려도 반드시 그림을 볼 수밖에 없는 운명.

“하아······.”

숨을 천천히 고르던 예카테리나는 문득 어딘가에서 소리가 들려오자 고개를 홱 돌렸다.

통···통···통···.

통···통통···통···.

규칙적이거나, 불규칙적인 저 소리는 틀림없는 누군가의 발소리였다.

그 소리를 들으며 예카테리나는 침을 꿀꺽 삼켰다.

이곳은 예카테리나의 꿈 속 세상.

오로지 자신만이 존재해야하는 이 꿈 속의 미술관에는, 자신을 제외한 누군가가 살고있다.

저게 뭘까. 누굴까. 어디에서 온 걸까.

알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

다만, 저것에게 잡히면 안 된다는 사실만을 직감적으로 인지하고 있을 뿐.

‘꿈에서 깨야 돼.’

저 기묘한 존재와 꿈 속에서 동거를 한지도 몇 년째. 이제는 익숙하다.

통···통통···통통통···.

익숙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무섭지 않다는 건 아니다.

복도의 저편에서 ‘무언가’의 형체가 모습을 드러내었다. 3m는 넘을 것 같은 신장, 불에 탄 듯 그슬린 몸, 그러나 물에 빠졌다가 막 나온 것처럼 뚝뚝 떨어지는 물방울.

그것은 고개를 홱 돌려, 예카테리나를 쳐다보았다.

끼릭.

어지간한 성인 남성보다 커다란 머리가 돌아간다.

그러더니.

통, 통통.

통통통통통!!

통통통통통통통통통!!!

무서운 속도로 예카테리나를 향해 달려오기 시작하였다.

‘꿈에서 깨. 꿈에서 깨. 꿈에서 깨, 제발!’

그날도 어김없이, 예카테리나는 비명을 지르며 악몽에서 깨어났다.

*

신도시 세김에서도 초 엘리트만이 모인다는 세종 초능력 학교.

이곳에서는 자주 외부인에게 공개되는 수업을 진행하고는 했다. 아무 때나 그런 건 아니고 학생들의 초능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훈련, 즉 ‘모의 대련’이나 ‘모의 던전 탐사’를 진행할 때에만 그랬는데 뻔하게도 학생들이 길드의 컨택을 받을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주는 것이다.

길드는 인재를 데려갈 수 있어서 좋고, 학교는 자신의 학생들이 명문 길드에 들어가면 위상이 놓아져서 좋고, 학생들은 길드와 접촉할 기회가 많아져서 좋고.

셋이 모두 좋은 Win-Win-Win 전략이라고 볼 수 있겠다.

물론 이미 길드의 컨택을 받은 학생들의 경우에는 별로 와닿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길드의 입장에서는 또 다르다. 이미 계약된 학생들이 모의 대련과 던점 탐사 및 몬스터 사냥에서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혹은 더 효율적으로 싸울 수 있도록 여러가지로 준비를 해주고는 했는데, 이건 길드 사이에서의 자존심 문제라고 한다.

나는 이제 막 길드를 창설해서 잘은 모르겠지만, 그래도 남들 다 하는데 나도 하자는 생각으로 이렇게 찾아온 것이고. 원래는 부하 직원들이 가겠다만······. 내 길드에는 아직 움직일 사람이 나밖에 없다.

신혜지는 싱글벙글 웃으며 말했다.

“그거 아세요? 친구들이 저 엄청 부러워해요.”

“그래?”

“네. 처음에는 길드 이름도 없는 무명 길드와 계약했다고 동기들이 아주 무시를 했거든요. 나중에 유서담 헌터님의 길드라고 밝혀지니까 어떻게 알게 됐냐고 막······.”

그녀는 기분이 좋은지 함박웃음을 짓고선 이야기 보따리를 풀었다. 새삼 느낀 건데, 아빠와는 달리 말수가 정말 많고 사교성이 좋은 아이였다.

그러고 보면 주변을 둘러보면 나 말고도 길드 관계자들과 만나고 있는 학생들이 꽤 보였다. 아마도 학생들 사이에서도 길드를 두고서 자존심 싸움을 하는 모양. 누가누가 더 좋은 길드에 소속되었냐에 대한 문제인 듯싶다.

그중에서도 톱은 단연코 대길드에 소속된 이들이겠지만, 신혜지 역시 자신감 만땅인 만큼 내 길드의 입지도 어느정도 있는 모양. 비록 내 길드는 아직 이름도 없고 아무것도 없지만, ‘이능력’이 존재한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어마어마한 존재감을 뽐내고 있었다.

물론, 나는 이능력 하나만 믿고 길드를 끌고나갈 생각따위는 없었다.

“자. 선물이야. 네가 쾌도를 다룬다고 해서, 그에 맞는 에테르 블레이드를 공수해왔어.”

“어어? 헐, 대박!”

나도 이제 이 정도는 할 수 있다.

“이, 이거······ 2등급의 에테르 블레이드잖아요?”

“그래. 접쇠식으로 칼날을 만들어서 에테르 사출력을 높였거든. 안전 장치는 그쪽이야.”

“맙소사. 내가 다마스커스 스타일 에테르 블레이드를 만지다니······.”

학생의 신분으로는 3등급은커녕 4등급의 허접한 에테르 디스펜서를 쓰는 게 보통이긴 했다. 나 또한 2등급의 에테르 블레이드는 만지기 굉장히 어려웠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이제는 가능하다.

“헉! 여기 ‘케이지 인더스트리’에서 제조했다고 써있는데요?”

바로 내 길드를 후원해주는 기업이 생겼기 때문. 아직 제대로 된 공적조차 없음에도 케이지 인더스트리는 벌써부터 과감하게 2등급의 에테르 블레이드 열 자루를 내게 지원하였다. 내 길드 소속의 길드원이라고는 달랑 셋 뿐이기에 셋 모두에게 나눠줘도 전혀 문제가 없을 정도.

“맞아. 케이지제야.”

“맙소사. 맙소사. 어떡해. 대박.”

아마 장비와 관련해선 별 기대조차 하지 않았는데 어지간한 대길드 수준의 장비 지원이 들어오자 신혜지의 입이 쟁반만큼이나 커졌다. 그러면서 콧김을 뿜어내며 주변을 둘러보는 게, 동기들에게 자랑을 하고 싶은 모양.

“앞으로 모의 훈련 있을 땐 그거 들고 나가도록 해.”

요새 이름값이 굉장히 올라가서, 온갖 관심을 받고있는 신혜지가 케이지의 로고가 박힌 검을 들고 싸운다면 분명히 내 길드 또한 주목받을 터다.

“그럼 점심이나 먹으면서 다음 모의 훈련에 대해서 이야기나 해볼까?”

“네!”

여기까지 보자면 정말 마스터로서 유망한 인재를 챙기기 위해 찾아온 것처럼 보일 것이다.

하지만 사실 진짜 이유는 그게 아니었다.

‘천마. 그리고 이동준의 행적.’

얼마 전 의뢰인이 보여주었던 ‘줄거리’를 떠올린다.

줄거리에는 자세한 내용이 전혀 적혀있지 않았으나, ‘365일 내내 눈이 내리는 설산’에 천마가 갇혀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많은 것을 유추할 수 있었다.

일단은 천마가 갇힌 장소.

지구상에 365일 내내 추운 곳은 많다. 대표적으로 남극과 북극. 하지만 그곳조차 365일 내내 눈이 내리지는 않는다. 아니, 지구상 그 어떤 곳도 눈이 그렇게 내릴 수는 없다.

31년 전 대전쟁 이후 이상현상으로 인해 기후가 비정상적으로 변해버린 ‘히말라야’를 제외하고서는 말이다.

즉, 천마는 히말라야 산맥 어딘가에 갇혀있다는 것.

그리고 이동준은 왜 천마를 가뒀느냐? 그에 대한 문제는 아무래도······ ‘메인 히로인’이라는 추측을 할 수 있겠다. 주인공 이동준의 메인 스토리에 직접적으로 관여를 할 정도로 천마의 비중은 높았으며, 결국 그는 그녀가 죽지 않도록 꾸준히 관리를 해오고 있을 터.

내공을 폐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눈내리는 설산 속에서 천마가 혼자 살아남을 수 있을 리가 없으니, 이동준은 그런 천마를 절대 죽지 않도록 관리하기 위해 일정한 텀을 두고 찾아가서 식량 등의 필수품을 조달할 것이다.

즉, 이제부터는 히말라야 산맥 어딘가에 갇힌 천마의 ‘정확한 위치’와 이동준이 어느 정도의 텀을 두고 그곳을 찾아가느냐에 대한 문제만이 남았다. 이것은 줄거리만으로 파악할 수 없는 정보.

그렇다고 이동준에게 직접 물어보는 미친 짓을 할 수도 없으니, 결국 남은 사람은 그와 가장 가까이에서 지내는 신혜지밖에 없었다.

“······그래서요. 제가 아빠한테 세수경을 가르쳐달라고 했더니 그건 현세에 전해선 안 된다며 막 뭐라고 하시더라구요. 너무하지 않아요?”

“하하. 아버지도 걱정되는 마음에 그러셨겠지.”

식당에 도착한 나는 최대한 평범하게 신혜지와 대화를 하였다.

“아. 그러고 보니 유서담 헌터님은 DR도 아니신데 어떻게 무공에 대해 그렇게 잘 아세요?”

DR은 무공의 사용이 금지되어 있다. 신혜지도 그 정도는 알고있다. 그러나 내 기술은 DR의 무공과 비슷하면서도 DR의 무공이 아니었고, 덕분에 신혜지 자신이 세상에 힘을 드러낼 수 있다는 사실 또한 알고 있었다.

“자세한 이유는 말해줄 수 없지만, 우연찮게 연이 닿았거든. 그래도 네 아버지에 비하면 택도 없는 실력이라서 많은 가르침을 청하고 있지.”

물론 신혜지처럼 내가 달마에게 소중한 존재는 아니라서, 배울 수 있는 것들이라고 해봐야 기껏해야 최하위의 심법이나 대련을 조금 주고받는 정도일까.

문득.

검희에게 들었던 이야기가 떠오른 나는 신혜지에게 물었다.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너 아버지가 그곳에서 살던 시절의 이야기는 안 해주셔? 나도 관심이 많은데, 난 그런 걸 잘 못듣잖아.”

“네? 으음.”

그녀는 눈을 동그랗게 뜨더니 잠시 고민하다 고개를 저었다.

“아뇨. 잘 안해주세요. 저도 해달라고 조르긴 하는데, 꺼려하시더라구요. 그래서 잘 안 물어요.”

그래. 모를 것이다.

내가 달마였어도 딸에게 그런 이야기를 절대로 하지는 않을 테니까.

‘달마가 무림에서 무슨 짓을 했냐고? ······정의집행을 했지. 다만, 조금 가혹했을 뿐.’

검희의 말을 떠올리며 나는 쓴웃음을 애써 감추었다. 신혜지에게 무슨 죄가 있을까. 그녀는 단지, 아무것도 모르고 있을 뿐이다. 그렇다고 동정심이 든다거나, 마음이 약해지지는 않았다.

나는 달마를 죽이기 위해, 무엇이든 누구든 이용할 생각이니까.

“그러고 보니 가끔 아버지와 연락이 안 될 때가 있는데, 혹시 많이 바쁘시니? 나도 네 아버지에게 여러모로 배우고 있는데 그럴 때마다 골치가 아프거든.”

“그래요? 아, 혹시 ‘그때’ 연락하신 건가?”

“그때?”

“네.”

신혜지는 콜라를 쪽쪽 빨아먹으면서 말했다.

“한 달에 이틀 정도? 주말마다 외출을 나가시거든요. 어딜 가시는 건지는 저도 모르지만.... 아, 중국에서 기념품 자주 사오시던데, 예전에 살던 곳이 가끔 그리우신 것 같아요.”

“그렇구나.”

“엄청 중요한 일인가봐요. 여태 한 번도 빼먹은 적이 없거든요.”

한 달의 텀. 그리고 히말라야와 서울을 왕복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이틀.

‘중국이라. 히말라야는 확실하군. 달마 지존 정도나 되니까 이틀만에 히말라야를 왕복하겠지.’

천마를 구출하기 위해 출발을 한다고 치면 달마가 히말라야 산맥에서 막 돌아왔을 때를 노리는 것이 좋다. 임무 시작 직후, 주어지는 제한 시간은 정확히 한 달.

지금 당장 천마를 구출하러 가는 건 불가능하다.

오랜 시간을 들여 충분한 준비를 해야만 하기도 했고, 이곳에서 처리할 일이 상당히 많기도 했으니까. 그러나 시간을 지체했다가 천마가 달마에게 감화되기라도 하면 감당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질 터.

하지만, 시간을 버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었다.

‘주인공 사냥꾼의 스킬이 메인 스토리에 간섭할 수 있다고 했지?’

<그렇습니다.>

‘거리가 얼마든, 시간이 언제든 상관없다고 그랬고.’

<가능합니다.>

<단, 스킬이 발동되기 위해서는 당신의 ‘존재감’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그건 문제없어.’

내 스킬에 녹아들어, 나와 한몸이나 마찬가지인 누군가가 내게 있었으니까.

‘정령아. 잠깐 일 좀 하자.’

지금도 설산에 갇혀있을 누군가를 떠올리며, 나는 화분에게 말을 걸었다.

*

휘이이잉······!

한때 천마였던, 지금은 아무것도 아니게 된 여인 설중연은 멍하니 창밖으로 몰아치는 눈보라를 바라보았다. 이 오두막은 달마의 특별한 도술로 인해 추위가 전혀 새어들어오지 않는다. 그러나, 이곳에서 단 한 발자국이라도 나가는 순간 얼어죽을 것이다.

‘차라리 포기할까.’

한때는 살고 싶어서 똥밭에서조차 구르던 시절이 있었다. 그저 살고 싶어서. 이 더럽고 천한 목숨을 한 숨이라도 더 이어가고 싶어서. 그래서, 필사적으로 살아남았다.

그런데 이제는 다 부질없는 짓이 되어버렸다.

자신의 기억해주던 무림의 천마신교는 이제 없다.

지구의 그 누구도 자신이 이곳에 갇혀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다.

문득.

달마의 목소리가 머릿속을 어른거렸다.

‘천마의 이름을 포기해라. 그럼 설중연으로서, 널 여기서 데리고 나갈 테니까.’

천마를 포기한다는 것.

그것은 곧 자신의 인생이 곧 달마의 것이 됨을 뜻한다.

과연 천마를 포기하지 않을 이유가 있을까. 이제는 아무것도 남지 않은 족쇄에 사로잡혀, 꽃길을 미련하게 저버리고 있는 게 아닐까. 천마로서의 모든 것을 내려놓은 채 그의 여인이 되면, 천마로서 살던 시절보다 더욱 행복하게 살 수 있지 않을까.

예전이라면 절대로 하지 않았을 그런 고민이 요즘들어 머릿속을 맴돌았다.

자꾸만.

자꾸만, 그에게 마음이 흔들리기 시작했다는 증거였으나 그녀는 전혀 눈치 채지 못했다.

···아니. 방금까지는 못했었다.

‘내가 왜 이런 생각을?’

순간적으로 가슴이 철렁 내려앉고, 머리가 차갑게 식으며 냉정을 되찾은 그녀가 퍼뜩 정신을 차리자.

펄럭···.

창문으로, 웬 투명한 나비같은 것이 날아들었다.

“이건······?”

천마는 저도 모르게 나비를 향해 손을 뻗었다. 그러자 검지 손가락 위로, 자그마한 나비가 조심스레 안착하였다.

[스킬 ‘은빛 정령의 꽃에 날아든 나비’가 발동됩니다.]

[스킬 ‘주인공 사냥꾼 Lv3’이 ‘매력발산(SS)’과 충돌합니다.]

[조연 설중연의 스킬 ‘천마부동심(SS)’이 ‘매력발산(SS)’에 저항합니다.]

그것은, 히말라야 산맥으로부터 수천 킬로미터나 떨어진 어딘가에서 누군가가 보낸 선물.

나비는 검지 손가락에서 날개를 흔들다가 날아오르더니, 빛무리로 화하여 허공을 새하얀 빛으로 이루어진 메시지로 수놓았다.

-당신을 찾으러 가겠습니다.

그 별것도 아닌 빛무리는, 모든 것을 내려놓기 직전의 천마에게 자그마한 희망을 선물해주었다.

< 무武와 협俠은 중대문제다(3)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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