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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주인공은 살인이다-12화 (12/251)

< 아 카메라 치우라고(2) >

내 입장에서 보자면, 아니 누가 보더라도 첼레스테는 잘 해주고 있었다.

만약 코스탄티니가 평범한 실력파로 이곳에 참여했더라도 많은 수의 시청자를 끌어모았을 것이다. 그녀는 노력파였고, 천재였으며, 그만큼 확실한 성과를 내고 있었으니까.

고작해야 열일곱의 나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완벽하고 깔끔한 동작에, 모든 몬스터에 대해 침착하고 현명하게 대응한다.

그런데 심지어 그녀가 코스탄티니 가문의 장녀이며, 외모까지 빼어나게 아름다웠으니 시청자들이 몰리는 것은 당연한 수순. 일반인 시청자들의 숫자는 크게 변동이 없었지만, 관계자 시청자가 문제였다.

첼레스테의 캠은 7번. 원래는 한두 명의 관계자가 보는 정도였으나, 어느 기점부턴가 갑작스레 관계자들이 몰려들었다.

그리고, 그 순간이었다.

[주인공 이연준이 스킬 ‘관심력(A)’를 습득하였습니다.]라는 개같은 메세지가 떠오른 것은.

주인공을 만난 것은 이번이 세 번째였지만, 아무래도 주인공들은 위기에 닥쳤을 때 스스로 극복할 생각 따위는 추호도 없이 스킬을 얻어서 극복을 하는 모양이었다.

앉은 자리에서 A랭크의 초능력을 갑자기 습득해버린 것도 놀라운데,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관심력(A)는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을수록, 능력치가 증가합니다.]

바로 스킬의 효과.

만약 다른 세계였다면, 솔직히 A랭크는 무슨 B나 C랭크로 강등되어도 할말이 없을 정도로 구린 능력. 하지만 지구는 다르다. 미디어 매체가 어마어마하게 발달하여 세상 반대편에서도 누군가를 지켜보는 게 가능해진 현대에서라면, 이 스킬은 솔직히 S, 아니 SS를 줘도 아깝지 않을 정도였다.

저런 미친 스킬이 세상에 나타난 것도 놀라운데, A랭크라니.

S랭크의 초능력부터면 모를까, A랭크는 사실 가지고 있는 사람이 꽤 많을 정도로 흔하다고 봐도 좋았다. 다행인 점은, 만약 이 세상 누군가가 저 말도 안 되는 초능력을 가지고 있었다면 곧바로 세계 최강자가 되었을지도 모르니 티가 났을 거라는 점.

‘여기서 막아야 한다.’

만약 이연준이 이 던전을 기점으로 해서, 더더욱 성장하여 아예 스스로 인터넷 방송이라도 시작하는 날에는 끔찍한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다. 지금도 수만 명이 그를 바라보고 있었고, 덕분에 이런 메세지가 자꾸만 출력되었다.

[주인공 이연준의 레벨 변동 확인: 63(+3)]

[주인공 이연준의 레벨 변동 확인: 63(+4)]

[주인공 이연준······.]

다행스럽게도 성장세는 크지 않았고, 간혹가다가는 추가 레벨이 떨어지는 경우도 있었다.

바로 시청자의 숫자에 영향을 받는 것.

‘특출난 관종에게 저 초능력이 생겼다가는 아주 지구가 망하겠군.’

아직은 괜찮다. 죽일 수 있을 때, 죽여놓으면 된다.

일반인 시청자들을 서서히 빼앗기고 있었지만 첼레스테가 최후의 마지노선이었다. 헌터 지망생이고 뭐고 그냥 외모 하나만 보고 방송 보는 부류.

착용 과정부터, 착용감까지 모두 우월한 일체형 에테르 슈트를 입은 첼레스테는 스판덱스, 흔히 말하는 새하얀 쫄쫄이를 입은 채였는데 눈 덮인 숲의 배경과 굉장히 잘 어우러져서 아무래도 시청자들 사이에서 난리가 난 모양이었다.

‘어떡하지?’

이대로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다른 지망생들의 시청자까지 모조리 빼앗길 가능성이 있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이게 개인 방송이 아니라서 ‘리액션’을 할 수 없다는 점.

‘그래. 차라리 이대로 무난하게만 진행하면 돼. 그 사이 놈을 사냥할 준비를 해야겠어.’

살인죄고 뭐고 일단은 그게 중요한 게 아니다. 당장 내가 뒈지게 생겼는데, 이 일부터 해결하고 뒷일을 생각해야겠다.

아직 시청자 변동은 크지 않다. 저 정도의 변화라면, 충분히 상대할만 하다.

그래, 변수만 없으면.

그러나 그건 안이한 생각이었다.

나는 지금까지 주인공과 싸움만 해왔지, 그 스토리의 흐름에 참여해본 적이 없었고.

그래서 ‘클리셰’라는 것의 의미를 이때까지도 모르고 있었다.

[주인공의 이야기에 클리셰가 감지됩니다.]

*

안산시.

대괴수 파장 관측 누리본부대.

경기도 전역에서 발생하는 던전 및 게이트 현상을 관측하는 이곳에서 난데없이 경보음이 울려퍼지기 시작했다.

위잉! 위잉!

연구소장 김국한은 갑작스런 경보에 서둘러 파장 관측 제어실로 향했다. 백의를 입은 연구원들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무슨 일이야?”

“아무래도 ‘던전 변이 현상’이 발생한 것 같습니다.”

“위치는?”

“의정부입니다! C랭크의 던전 ‘눈 덮인 오동나무의 갈림길’로 확인되었습니다.”

“···뭐?”

던전 변이 현상.

아주 극악의 확률로, 던전의 난이도가 급격하게 변동되는 현상이었다. 본래의 파장이 C였다면 갑자기 F랭크가 되기도 했고, 그 반대로 B랭크가 되기도 한다는 의미. 하지만 정말로 드문 일이었고, 현재 한국에서도 몇 번 관측되지 않은 현상인 만큼 관측본부도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김국한은 표정을 와락 구겼다.

“젠장. 메뉴얼대로 대응해야지 어떡하겠어. 파장의 수치는?”

“그게······.”

파장의 수치가 마구잡이로 변화하더니, 서서히 안정화가 되기 시작하였다.

“······S랭크입니다.”

“뭐, 뭐라고?!”

예고도 없이, C랭크가 S랭크로 변이했다니. 이게 대체 무슨 끔찍한 일이란 말인가! 김국한은 서둘러 말했다.

“수도방위 긴급대기조에게 연락해! 당장 A랭크의 헌터와 S랭크의 헌터를 차출해야 한다고.”

김국한은 식은땀을 줄줄 흘렸다. 하필이면 눈 덮인 오동나무의 갈림길이라니. 저곳은 현재 유명 생도들의 데뷔전이 진행 중인 던전이 아니던가?

그러고 보니, 저 던전은 애초에 ‘파장 관측’으로 감지가 되지도 않았다. 정말 아주 간혹 있는 일이었지만, 그래도 큰 문제는 없었다. 지구상 유일한 ‘예언’의 초능력을 가진 예언가가 이런 일을 아주 간혹 대비해주기 때문. C랭크의 눈 덮인 오동나무의 갈림길 역시도 마찬가지였다.

‘애초부터 느낌이 쎄하더라니.’

던전은 한번 입장하면 클리어하기 전까지 나갈 수 없다. 즉, 저 안에 들어선 지망생들은 모두 꼼짝없이 갇혔다는 이야기. 다행스러운 점은 선임 헌터들이 모두 A랭크에서 S랭크라는 사실이었다. 저 정도의 인원이면 던전 공략을 성공시키는 건 몰라도, 지원부대가 올 때가지 버티는 것 정도는 가능했다.

‘난데없이 S라니······.’

A랭크까지는 수치화가 명백히 되어있어, 헌터 몇 명을 보내면 변수만 없다면 피해를 입지 않고 공략이 가능하다. 그러나, S랭크부터는 다르다. 그 안에서는 일반적인 상식이 통하지 않는 일들이 벌어지기 마련이었고 도감에 등록되지 않은 기형적인 몬스터가 출현한다.

A의 다음 등급이라서 S가 아니다.

측정이 불가능하기에, S다.

그는 서둘러 라이브 방송을 틀면서 속으로 기도했다.

‘제발 아무 일도 없기를······.’

*

쿠구구!!

변이가 시작된 것은 던전 탐사 세 시간째였다. 여전히 관계자들의 시청률은 첼레스테 쪽이 더 높았고, 이대로 무난하게 보스룸까지 진행될 것 같다는 서담의 판단이 섰던 그때.

“뭐, 뭐야!”

“이건···. 젠장할, 던전 변이 현상이다!”

“모두 D포인트까지 후퇴해!”

갑작스레 던전 변이 현상이 발생하였고, 본부로부터 연락이 왔다.

[S랭크]

[천 년의 사리가 쌓인 죽은 오동나무의 세 갈래 길]

-해당 던전의 랭크가 ‘S’로 감지되었으니, 공략대는 교전을 최대한 피하도록 하라!

서담으로서는 이런 현상을 처음 겪어보는 게 아니었다.

그러나, 다른 헌터들은 아닌 것인지 눈에 띄게 당황하는 게 보였다. 심지어 S랭크의 장현석마저도.

S랭크의 던전 및 게이트 사태부터는 최소한 S랭크의 초능력자 셋과 A랭크의 초능력자 스무 명이 배치되는 게 가장 인상적이다. 물론, 그보다 더 적은 숫자로도 공략이 가능하긴 했다. 초능력의 랭크는 낮지만 베테랑의 헌터가 많을 경우에 말이다.

그러나···. 이곳에 모인 이들 대부분의 경력은 5년에서 7년 정도였고, 장현석은 이제 막 5년 차에 접어든 파릇파릇한 신참이었다. 사실 서담이 5년 차였을 땐 정말 세상사 별 기이한 일을 다 겪으며 세상을 방황했지만, 현대의 헌터들은 그렇지 않다. 안전한 도시에서 100%의 클리어율이 보장되는 인원을 데리고서 공략을 진행하다 보니, 클리어율이 99% 아래로 내려가기만 해도 당황하는 일이 부지기수였다.

그래서.

서담은 하는 수 없이 입을 열었다.

“모두 진정들 하시고, 제 얘기를 들으십시오.”

그는 이 자리에 있는 그 누구보다도 랭크가 낮았다. 그럼에도 초능력자들은 저도 모르게 홀린 듯 서담에게 주목하였다. 그 이유는 그 누구도 알지 못했다.

“D포인트로 후퇴하는 건 보류입니다.”

“네? 어째서입니까? 본부대에서 명령한 일입니다.”

“본부대의 판단이 잘못된 겁니다. 지금 이 상황에서 후퇴해봐야, 더욱 강력하게 리젠(Regeneration)되어버린 몬스터와 조우할 뿐이죠. 차라리 전진하여 E포인트를 세우는 게 낫습니다.”

“리, 리젠 말입니까?”

헌터라면 무릇 배우는 단어이긴 했으나, 생소할 것이다. 그도 그럴게 ‘리젠’ 현상은 던전 내에서도 쉽사리 볼 수 있는 현상이 아니었으니까.

서담은 에테르 블레이드를 사출하고서 푸른 섬광으로 물들이며 앞장섰다.

“이제부터는 진짜 실전, 선임 헌터분들께서 앞장서서 생도들을 보호해주셔야 합니다.”

“아, 알겠습니다.”

“장현석 헌터는 내 후방에 서서 보조를 하도록 해.”

일방적인 명령조였지만 장현석은 표정을 살짝 찡그릴 뿐 서담의 말을 따랐다.

전방을 바라보며, 서담은 숨을 깊게 내쉬었다.

S랭크의 던전이라. 지금껏 수도 없이 많이 공략해왔다. 그러나, 그때와 지금은 장비와 동료가 질적으로 달랐다. 비록 검술의 재능을 얻었고 검법을 얻었다고 해도, 이만한 장비로 이런 인원을 데리고서 S랭크의 던전을 공략하는 건 절대로 무리.

서담의 목적은 안전한 장소까지 이동하여 대기를 하는 것으로 이번 사태를 마무리 짓는 것이었다. 여전히 라이브 방송은 송출되고 있었지만, 재미없게 가만히 기다리는 시간이 늘어난다면 자연스레 시청자가 떨어져나갈 테니까.

하지만.

그렇게 좋게 상황이 흘러가지 않으리란 사실을 이제는 서담도 안다.

[주인공에게 위기가 닥치면 세계가 이야기를 뒤틀게 됩니다.]

[시청률이 빼앗기는 위기가 발생하자 시청률을 되찾을 수 있는 스킬을 각성하였으며.]

[각성 된 스킬을 사용하기에 가장 걸맞는 환경이 조성되었습니다.]

주인공은 절대로 패배해서는 안 된다.

심지어, ‘시청률’ 경쟁에서도 말이다.

만약 서담이 존재하지 않았더라면 첼레스테도 이 자리에 없었을 것이며, 이연준은 안정적으로 시청자를 모두 끌어모은 채 ‘새로운 스킬의 각성’의 여지만을 남겨두고서 이번 사태가 종결되었을 것이다.

그는 성공적으로 C랭크의 던전에서 활약을 할 것이고, 그렇게 능력치를 서서히 성장하여 이윽고 때가 되었을 때 각성했을 스킬이 바로 ‘관심력’이었겠지.

그러나, ‘주인공 보정’의 영향에서 유일하게 벗어날 수 있는 존재인 유서담이 끼어드는 바람에 문제가 생겨버렸다. 아직 이전에 얻은 능력인 ‘파워 스테로이드(C)’를 제대로 안정화하지도 못했는데 새로운 초능력을 벌써부터 각성해버린 것.

조연이 주인공의 시청자를 빼앗는다? 이는 위기이다. 그렇다면 절정에서, 주인공이 다시 그 시청자를 가져오는 것으로 더욱 완벽한 ‘사이다’가 완성된다.

즉 서담은 평생을 살면서도 보기 힘들었던 이상 현상이 난데없이 발생하여 C랭크라는 멀쩡한 던전이 주인공을 돋보이기 위한 무대로로 쓰이기 위해, S랭크로 변이된 것이다.

그리고 주인공이라는 존재는, 이러한 상황을 그 누구보다도 완벽하게 이용할 줄 알았다.

“잠깐! 지망생이 앞장서지 말라니···어라?”

“저, 저 자식 뭐야?”

쿵, 쿠직!

분명 선임 헌터를 앞세우겠다고 일컬었거늘, 그런 겁쟁이들의 말 따위 듣지 않겠다는 듯 최전방에서 몬스터를 뭉개는 지망생을 보고서 모든 이들의 눈이 휘등그레 떠졌다.

-와 방금 뭐냐?

-ㅅㅂㅋㅋ살다살다 C급 생도가 A랭크 몬스터 때려잡는걸 다 보네

-(팔을 번쩍 든 이모티콘)

-(놀람)(놀람)(놀람)(놀람)

-오오오오

-모냐 저게 가능함??

시청자들의 반응 역시 폭발적이었다. 이연준은 이제 고작해야 C랭크. 게다가, 각성한 지 얼마 되지도 않은 파릇파릇한 신입 중의 신입이었다. 그런 그가 선임 헌터들도 겁내는 A랭크의 몬스터에게 달려들어서 심지어 해치우기까지 했다는 점이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물론 실질적으로는 장현석과 유서담 등이 상처를 입힌 몬스터였지만, 생도가 선두에 섰다는 점부터 이미 이목을 끌만한 일이었다.

자연스레.

관계자 시청자들 역시 다시금 이연준으로 관심을 돌리기 시작하였고, 그의 능력치가 빠르게 상승하였다.

[주인공 이연준의 레벨 변동 확인: 63(+7)]

유서담은 이를 악물었다.

‘젠장. 차라리 드론을 모두 쏴버릴까?’

하지만 이내 고개를 저었다.

고작 시청률을 빼앗았다고 새로운 스킬을 각성한 마당에, 새로운 각성의 여지를 부여할 필요는 없었다. 분명히 이연준에게는 어떻게든 새로 발생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또다른 기연이 주어질 테니까.

카메라를 모조리 처부수고 싶은 강렬한 충동을 꾹 눌러 참으며 서담은 현재 상황을 머릿속으로 생각했다.

지금껏 이연준만을 생각했지만, 사실 당장의 코앞에 직면한 문제는 이연준이 아니다.

이곳은 S랭크의 던전.

당장 E포인트로 이동하자고 먼저 얘기를 꺼냈지만, 그곳이라고 해서 안전할까?

그럴 리가.

애초에 S랭크의 던전에서 지원부대가 올 때까지 버틴다는 전제가 사실상 말이 되지를 않았다. 아마도, 이대로 가다가는 1시간 이내에 전멸을 면치 못할 것이다.

가장 좋은 방법은 이 던전의 보스를 사냥하는 것인데, 이 멤버로는 절대로 불가능한 데다가 만약 가능하다고 쳐도 이연준이 필시 각성하게 될 터. 그때가 되면, 서담이 상대할 방법이 없을 정도로 강해지겠지.

서담은 새삼 자신에게 초능력이 없다는 점을 한탄했다. 만약 자신에게 힘이 있었더라면, 이연준에게 일방적으로 ‘관심’이 쏠리는 이 상황을 어떻게든 억제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유서담은 F랭크의 헌터. 하다못해 F랭크의 괴수를 만나더라도 신중하고 침착하게 대응을 해야만 하는 나약한 몸이었다.

하지만, 이연준은 축복을 받은 존재였다. 고작해야 잡몹을 잡으면서 위기에 처한다는 그런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절대로 오지 않는 것이다.

분명히 유서담과 첼레스테의 콤비 또한 F랭크와 D랭크의 조합 주제에 갑작스레 쏟아져 나오는 A랭크의 몬스터를 상대로 훌륭한 대응을 하고는 있었지만, 역부족이었다.

[스킬 ‘관심력(A)’과 스킬 ‘파워 스테로이드(C)’의 밸런스가 맞지 않아, 서로 충돌하였습니다.]

충돌?

혹시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까 기대하며 유서담이 눈을 크게 뜨는 순간.

[······‘파워 스테로이드’의 스킬 랭크가 B로 상승하였습니다!]

[주인공 이연준의 레벨 변동 확인: 77(+8)]

“이런 씨발······.”

설상가상으로 이연준의 능력이 B랭크로 각성하면서, 본체의 레벨마저도 올라버렸다. 상황은 더욱 최악으로 치닫았다.

‘어떻게든 해야······.’

제아무리 서담이라도 이런 경우는 생전 처음 겪어보는 것이었고. 심지어 인터넷 방송을 본 적도 없어서 시청자가 어떤 식으로 유동하는지에 대해서도 전혀 알지 못했다.

그러나.

다시 한번 떠오르는 메세지를 보았을 때.

[주인공 이연준의 스킬 ‘파워 스테로이드(B)’가 과한 성장률을 보이고 있습니다.]

[주인공 이연준에게 스킬 ‘광전사(S)’의 획득 가능성이 발생했습니다.]

“······응?”

유서담은 저도 모르게, 이연준의 눈을 바라보았다.

그의 입꼬리가 씰룩이기 시작했다. 불안? 공포? 절망?

S랭크 던전의 공략.

밑도 끝도 없이 성장해대는 주인공 사냥.

둘 중 하나라도 불가능할 것 같은 이 상황에 닥친다면 누구라도 그런 감정이 들지도 모른다. 하지만 서담은 반대였다. 오히려, 그는 머리가 맑아지는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다.

드론, 생중계, S랭크 던전, 관심을 받아먹으며 자라는 관종 주인공, 마지막으로 스킬 광전사.

서담의 입꼬리가 씨익 올라갔다.

절대로 사냥이 불가능할 것만 같았던 두 마리의 토끼, 아니 두 마리의 상어를 동시에 잡을 방법이 떠오른 것이다. 그리고 상어를 잡기 위해서는 우선 미끼를 던져야 한다.

“이봐, 이연준.”

“예?”

서담은 이연준을 불러 세운 뒤 어깨에 팔을 두르고서 은근한 목소리로 말했다.

“너, 스타가 되고 싶지 않아?”

< 아 카메라 치우라고(2)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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