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내게 주인공은 살인이다-5화 (5/251)

< 검이 내가 된다(2) >

대련이라는 명목하에 빠르게 체육복으로 갈아입고서 대련장에 자리를 잡자 운동을 하던 다른 지망생들도 관심을 가지고 슬쩍 모였다.

“첼레스테의 대련은 저번 관장님 이후로 처음이지?”

“어. 그때도 굉장했지. 관장님을 상대로 꽤 선전을 했으니까.”

“그나저나 상대가 베테랑 헌터라면서?”

“초능력 없는 퓨어란다.”

“으음···. 상대가 되려나 모르겠네. 퓨어 헌터가 맨몸으로 강한 건 아니잖아?”

그들의 수근거림에 김관장은 입맛을 쩝, 다셨다.

그러고선 자신의 애마(목검/10,900원)을 들고서 허공에 휘적이는 유서담을 바라본다.

‘저 녀석 다짜고짜 도발이라니. 입원한 새, 성격이 조금 바뀌었군.’

김관장 역시도 이태리어를 유창하게 할 줄 알았기에 첼레스테를 향한 도발을 들었다.

‘나는 당신의 아버지를 이겼다.’

그리고 그 말은 사실이었다.

어느 정도는 말이다.

99전 99패. 연습 대련에서 서담은 언제나 살바토레에게 패배했다. 사실 당연한 일이다. 목검 하나로 하는 순수한 대련에서 어찌 일반인이 이기겠는가.

그러나, 서로의 모든 장비와 초능력을 100%로 발휘해서 싸웠던 단 한 번의 실전에서.

유서담은 살바토레에게서 승리해낼 수 있었다.

‘대련의 결과가 궁금하긴 하군.’

유서담은 여타의 퓨어 헌터와는 다르다. 그는 이 세상의 누구보다도 헌팅 아이템을 잘 활용할 줄 아는 헌터였고, 동시에 퓨어 헌터의 정점이었다.

다만.

이 대련에서는 도구를 사용할 수 없다는 점이 상당히 컸다.

이 자리에 있는 그 누구라도 다 안다. 퓨어 헌터가 헌터 업계에서 살아남을 수 있던 이유는 ‘싸움’을 잘해서가 아니라 ‘사냥’을 잘해서라는 사실을.

쉽게 비유하자면 베테랑 퓨어 헌터와 초능력자 지망생의 싸움은 영화 ‘나 홀로 집에’를 떠올리면 된다. 케빈은 집안의 다양한 도구를 활용하여 어른을 이길 수 있었지만, 그런 거 하나도 없이 맨몸으로 붙으면 도둑들에게 힘 한 번 써보지 못하고 무력화된다.

유서담이 딱 케빈의 처지였다. 그것도 도구 하나 없는 케빈 말이다.

“(준비되셨나요?)”

“(그래.)”

그 말이 떨어진 순간 갑작스레 변해버린 첼레스테의 날카로운 기색을 느끼며 주변의 모든 사람들이 입을 다물었다.

평생을 전장에서 살아온 사냥개와 맹수의 새끼의 대결.

“후우······.”

유서담은 숨을 크게 들이쉬었다. 마치 세상이 느려진 것만 같다는 착각이 들었다.

탓!

다짜고짜 자리를 박차고서 달려드는 유서담. 그에 첼레스테가 표정을 굳히고서 검을 유연하게 흔들었다. 공격이 오고 있음에도 방어하기보단, 그 빈틈을 찾아서 공략하겠다는.

어찌 보면 베테랑 헌터를 상대로 하기에는 너무나도 안이한 판단.

하지만, 여태 세 차례나 퓨어 헌터를 검술로 이겼던 첼레스테였기에 자신이 있었다.

쐐액!

“······!”

꽤 날카롭게 휘둘러지는 검의 궤적을 보며 첼레스테는 몸을 가볍게 비트는 것만으로도 피해냈다. 초능력자의 검도는 옛날의 검도와는 다르다. 그들은 초인적인 반사신경과 움직임으로 피할 수 없는 공격을 피해내고, 막을 수 없는 공격을 쳐낸다.

가볍게 한 손을 비틀어 서담의 명치를 노리는 검. 그러나 그는 옆으로 슬쩍 이동하여 피해낸 뒤, 마치 선풍기를 회전시키듯 손 안쪽에서 검을 빙그르르 돌려 첼레스테의 머리를 노렸다.

한순간에 마치 검이 휘어진 것만 같은 환영이 보였다. 첼레스테가 깜짝 놀란 표정으로 다급히 고개를 숙였지만 이미 그녀는 서담의 사정거리 안쪽으로 들어온 상태. 뒤로 물러나는 첼레스테의 목에 검을 찔러넣던 서담은 직전에 멈추었다.

너무나도 압도적인 결과.

첼레스테의 눈동자가 크게 떠졌다.

“(이제 몸 좀 풀렸겠지?)”

“(······네!)”

첼레스테의 눈빛이 돌변했다.

마치 폭풍과도 같이 기세가 변한 첼레스테가 서담에게 달려들어 검을 휘둘렀다. 마땅한 규칙이 있는 건 아니지만, 저건 사람이 아닌 괴수를 상대할 때 사용하는 검술.

분명히 힘도 첼레스테가 더 세고, 속도도 더 빨랐다. 게다가 전문적으로 검술을 배운 적이 없는 서담과는 다르게, 그녀는 가문의 검술을 어렸을 때부터 혹독하게 수련하였다.

그러나.

첼레스테의 공격은 서담에게 단 하나도 닿지 못했다.

모든 검의 궤적이 유서담의 눈에 그림처럼 한눈에 파악되었다.

녀석이 검을 휘두르기도 전에 이미 두 수 앞의 상황이 예측되었고, 세 번째를 넘어서 네 번째에 무슨 결과가 나타나는지까지 너무나도 선명하게 보였다.

그의 머릿속에서 길리텐더의 검술이 춤을 추고 있었다. 그저 한 번 본 것만으로 그것을 완벽히 따라 할 수는 없다. 다만 1%, 아니 0.01%라도 좋으니까 그것을 알고 있기만 해도.

현대와는 다른, 검술로 모든 것이 결정되는 세계의 검술을 그저 인지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검술 A+의 재능은 빛을 발하였다.

유서담은 분명히 느리다. 일반인이 ‘기력’ 없이 아무리 단련을 해봐야 육체의 한계는 명확했으니까.

‘분명히 맞출 수 있을 것 같은데!’

하지만, 첼레스테는 서담을 잡을 수 없었다. 마치 아슬아슬하게, 약 올리는 것처럼. 검의 끝과 끝에 자꾸만 스치는 데도, 그녀의 검은 단 한 번도 서담에게 닿을 수 없었다.

‘이럴 수가······.’

상대방은 그저 일반인의 신체. 그리고 자신은 무려 D랭크의 강체 능력자이다. 그녀가 마음만 먹으면 50m도 3초 이내에 주파할 수 있는 무지막지한 신체 능력. 그 능력치의 차이가 명백함에도 불구하고, 이길 수 없었다.

‘분명히, 답이, 있어!’

첼레스테에게 있어서 싸움이란 정답을 고르는 객관식 문제의 연속이었다.

문제 1. 상대방에게서 승리하기 위한 가장 알맞은 답을 고르시오.

1번? 2번? 3번? 4번? 5번?

그녀는 그저 그 선택지 중 하나를 골라서, 승리한다. 그것이 곧 ‘천재’의 싸움.

그러나.

‘도저히···답이 보이지 않아······.’

그 어떤 선택지도 답이 아니었다. 마치 객관식 문제를 툭 던져놓고, 주관식 답을 내놓으라는 느낌이었다.

‘설마, 이 사람은 정말로······.’

거기까지 생각이 들었을 때, 그녀는 입술을 콱 깨물었고.

결국 최후의 수단을 쓰기로 결심했다.

‘힘 싸움으로 가면, 내가 무조건 이겨······!’

첼레스테의 휘두르기에 묵직하고 강력한 힘이 담기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힘 싸움을 유도하려는 듯싶었지만 유서담이 15년 동안 구른 짬밥이 있는데, 그걸 받아 쳐주겠는가?

“어······?!”

힘을 팍 주고서 몰아붙이는 그 검을 옆으로 가볍게 흘러넘기며, 첼레스테의 품으로 순식간에 파고든 뒤 유서담은 검을 그녀의 목에 겨누었다.

“······.”

“······.”

짧은 침묵 이후, 대련을 구경하던 지망생들에게서 반응이 터져 나왔다.

“미, 미친.”

“대체 뭐야?”

“일반인 아니었어?”

“아니, 분명 움직임은 거의 일반인이야. 나랑 비슷하면서도 살짝 떨어지는 게, E랭크가 살짝 안 되는 것 같긴 한데······.”

“······그럼 순수 검술로 D랭크 강체 능력자를 눌렀다고?”

“아무리 베테랑이라지만, 그게 말이 돼?”

말이 되느냐고? 당연히 안 된다.

김관장은 유서담의 능력을 어느 정도 알고 있다. 그는 검술에 정말이지 쥐뿔만큼도 재능이 없었다. 그가 강한 이유는 에테르 블레이드가 아니라, 폭약류에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었으니까.

‘대체 유서담 저 녀석, 입원해있던 사이에 무슨 일이 일어난 거지······?’

첼레스테 또한 얼떨떨한 표정으로 유서담을 바라보았다. 믿을 수 없는, 그저 도발에 불과하다고 생각한 말 한 마디에 시작된 대련. 그러나 그녀는 느낄 수 있었다.

그 말을 그저 도발이라고 치부하기에는, 이 남자의 검술은 지나치게 특별했다.

*

첼레스테와의 대련 이후 나는 매일같이 체육관에 나가서 체력을 단련하였다. 정말 기적처럼 내게 주어진 검술 A+라는 재능은 생각보다도 훨씬 더 나를 즐겁게 해주었다.

무아지경(無我之境)이라는 단어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과연 무아지경을 겪어본 사람은 몇이나 될까?

솔직히 말해서 나도 평생을 통틀어서 거의 없었다. 그마저도 사냥하지 않으면 내가 죽을 수도 있는 극한의 상황에서 발동되었을 뿐.

그러나 검술의 재능을 얻은 뒤로는, 그저 검을 쥔다는 행위를 할 때마다 무아지경으로 빠져드는 게 가능했다.

살면서 단 한 번이라도 이런 짜릿한 경험을 해본 적이 있던가.

검과 하나가 되어 근육이 비명을 질러대는 것조차 모르는 채 수련에 맹진한다는 할 수 있다는 건 정말 아는 사람만이 그 쾌락을 알 수 있으리라.

그저 휘두르고, 찌르고, 휘두르기만 해도 성취감이 느껴질 정도로 검술의 성장 속도는 정말이지 어마어마했다.

나에게만 변화가 생긴 건 아니었다.

만사에 무관심을 표하며 자신만의 세상에서 검을 휘두르던 첼레스테가 귀찮게 굴기 시작했다는 점.

“(이번에는 또 뭡니까?)”

“(···대련해주세요.)”

잠시 고민하던 나는 답했다.

“(귀찮습니다.)”

“(네······.)”

그러자 어깨를 축 늘어뜨리고서 구석으로 걸어가는 첼레스테가 어쩐지 안쓰러워서 다시 불렀다.

“(아니다. 심심한데 해줄게.)”

“(네!)”

표정이 활짝 밝아지는 첼레스테.

그리고, 10분 동안 아주 깔끔하게 다져주자 나가 떨어졌다.

“(으으.)”

벌써 한 달째.

얌전하고 소심한 줄로만 알았던 그녀는 내게 매일같이 대련을 신청했고, 모두 내가 가볍게 승리하였다.

처음에는 패배를 인정하지 못하고서 대련을 신청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사흘 차에, 나는 뭔가를 깨달았다. 그것은 검술 A의 재능을 가지게 된 나였기에 깨달을 수 있었던 아주 미세한 차이.

그녀는 무려, 내게서 검술을 배우고 있는 것이다!

물론 나도 검을 제대로 다루지는 못하지만 그녀는 내가 펼쳤던 ‘이계의 검술’을 기억해냈고 또한 그것을 따라하려고 애를 써서 실제로 성과를 올리기까지 했다. 정말이지 미친 재능이 아닐 수 없었다.

나 또한 그녀의 도전이 썩 나쁘지는 않았다. 닥치는 대로 허공에 검을 휘두르는 것보다 누군가를 패는 게(?) 내 성취를 확인하는 데에 더 도움이 되었으니까. 그녀를 상대로 여러가지 기술을 시험해볼 수도 있었고 말이다.

게다가 첼레스테는 그냥 처맞기만 하는 게 아니었다.

몇 번 다져지다 보면 저 혼자 “아!”하고 탄성을 내뱉더니 구석에 가서 명상을 했는데, 그럴 때마다 어마어마한 기의 폭풍이 몰아쳤다. 무언가 깨달음을 얻었으리라.

김관장님은 나와 그녀의 대련을 보더니 헛웃음을 터뜨렸다.

“나보다 잘 가르치는거 아니냐? 저 꼬맹이가 갑자기 열의를 가질 정도라니. 네가 관장하지 그래.”

“하나 차려주시면 해볼게요.”

관장이라. 나쁘지 않을 것 같다.

“그나저나, 서담. 넌 계속 그 일 할 거냐?”

“해야겠죠.”

나는 12년 동안 ‘로스트 데이’라는 이름의 길드에서 활동해왔다.

그러나,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은 바로 그날.

길드에서 퇴출당했다.

더 이상 쓸모도 없는 헌터는 데리고 있을 필요가 없다는 이유로.

“길드에서는······. 널 다시 안 받아준대냐? 왜? 퇴원하면 다시 활동할 예정인 거 아니었어?”

관장님은 내 심장의 상태를 모른다. 그뿐만이 아니라, 대부분이 모른다. 내가 말하지 않아서였다.

“퇴원 소식도 안 전했습니다. 안다고 쳐도 안 받아 줄걸요. 거기에 F랭크 헌터를 대체 어디다 쓴답니까?”

로스트 데이에 소속되어있던 당시에도 나는 15년 차의 선배님이라는 명함 하나만으로 사냥 의뢰를 최대한 긁어모아서 활동할 수밖에 없었는데 말이다.

이게 참 딜레마였다. F랭크 헌터가 장비에 돈을 적게 투자해서 몬스터를 사냥하려면, 하급 몬스터를 잡아야하는데 그렇다고 상급의 몬스터를 잡으려면 그만큼 장비에 쓰이는 돈이 어마어마하게 나간다.

결국에는 F랭크 헌터가 아무리 실적을 높게 쌓아도, 순이익이 거의 없는 상황.

그래서 경영에 쓸모가 없는 나는 길드에서 반쯤은 버려진 신세였다. 강제 퇴출을 하지 않아서 억지로 활동했을 뿐.

“그래도,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칼질밖엔 없는데 먹고 살려면 사냥해야죠.”

여태까지는 그랬다. 하지만 지금부터는 다를 것이다.

나는 아주 특별한 존재를 사냥하는 사냥꾼이 되었으니까.

*

원룸의 정가운데에 가부좌를 틀고 앉은 나는 숨을 크게 들이쉬었다.

몸속에서 무형의 에너지가 꿈틀, 피어오른다.

이것이 바로 ‘마력’.

지구에는 없는, 이계의 기운.

지구의 헌터들은 모두 기(氣)를 사용했으며, 이를 얻기 위해서는 몬스터를 사냥하고서 나온 에테르를 체내에 주입해야만 한다. 하지만 이마저도 재능이 필요했으니, 일반인은 에테르를 주입받아봐야 체내에 단 1%도 쌓지 못하고 모두 자연으로 흘려보낸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천재는 그런 에테르를 100% 전부 흡수할 수 있다.

나는 재능이 일반인 수준이었고 체내에 단 1%의 에테르도 존재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는 그와 비슷한······아니 어쩌면 더욱 신비로운 ‘자연 에너지’를 다룰 수 있게 되었다.

<유서담>

[도합 레벨: 19]

*능력치

[근력 18] [체력 18] [민첩 17]

[기력 1] [마력 2]

*재능

[검술 A+] [사냥 D+] [사격 C]

[요리 D-] [육감 F] [직감 A]

*스킬

[주인공 사냥꾼 Lv. 1]

고작해야 검을 휘두르고 또 휘둘렀을 뿐인데, 체내에 마력이 쌓인다. 신기한 일이었으나 원리는 알지 못했다. 하지만 많은 양을 모을 수는 없었다. 마치 마력이라는 이름의 모래를 젓가락으로 집어서 쌓는 느낌으로, 분명히 뭔가가 느껴지기는 하는데 모을 수가 없었다.

‘체력도 꽤 올렸고.’

듣자하니 입원해있는 동안 나는 상당한 근손실을 겪은 상태였던 모양. 레벨은 17이었지만 능력치가 상당히 떨어졌던 모양이다. 그 근육들을 회복하면서, 동시에 레벨 업으로 인한 능력치가 합쳐지면서 최대치만큼은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능력치를 쌓을 수 있었다.

고작 한 달 사이에 한계치를 바랄 수는 없다. 최소 몇 개월은 운동해야 근력을 쌓을 수 있을 테니까.

‘그래도 이 정도면 충분해.’

장비의 A/S도 끝난 참이고, 이전과는 다르게 효율적으로 준비하여 20kg의 중량을 정확하게 맞춰놓았다. 샷건 한 자루와 라이플 한 자루, 수리를 끝마친 에너지 블레이드. 그 외에 탄약류를 재정비한 나는 심호흡을 크게 하였다.

이제 슬슬 다음 의뢰를 받을 준비가 모두 끝났다.

“의뢰를 받겠다.”

<의뢰 목록을 확인하시겠습니까?>

“고를 수도 있어?”

하긴, 헌터도 사냥감을 자기 마음대로 고르는데. 이상할 건 없나.

[당신이 사냥에 성공할 확률이 15%가 넘어가는 대상의 목록을 호출합니다.]

이윽고 내 눈앞에 촤르륵 출력되는 수많은 목록들. 그에 나는 얼떨떨한 표정을 지었다.

“이게 다 뭐야······?”

#아빠가_알고보니_달마지존

#현대 #귀환 #달마 #먼치킨 #하렘 #일상

#조선_나_혼자_상점창으로_바꾼다

#대체역사 #환생 #상점 #독식 #밀리터리

#돌아온_공녀는_평범하게_살고_싶다

#로맨스판타지 #회귀 #무심여주 #힐링 #집착하는_남주들

#SSS급_운빨로_먹고사는_헌터

#퓨전 #운이좋은 #성장 #먼치킨 #차원이동

내가 떨떠름한 표정으로 그것들을 보고있자 의뢰인이 말했다.

<현대의 트렌드를 따라서 정보를 요약해보았습니다.>

“이게 트렌드라고?”

<당신 빼고 다 유행 중입니다.>

“······말이 좀 심하네.”

내가 암만 SNS를 안 한다지만, 좀 너무한 거 아니냐고.

그러다 뭔가 이상한 걸 본 나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

“···뭐야. ‘현대’가 있잖아? 이건 뭐야?”

<현재 ‘주인공 사냥꾼’의 레벨이 낮아 정보의 열람이 불가능합니다.>

“아 왜. 줄거리 정도는 알려줄 수 있잖아.”

<타차원의 이야기에 간섭하기 위해서는 직접 몸을 이동해야 합니다.>

“에휴······. 그래 뭐 알았다. 그래도 요약 정도는 돼 있으니까.”

<항목을 태그하시면 해당 주인공의 레벨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에 나는 그녀가 시키는 대로 주인공들을 태그하였고, 이내 표정을 와락 구겼다.

“미친······.”

하나같이 다 수준이 높은 놈들밖에 없었다. 저번에 잡은 33레벨의 주인공이 제일 양호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심지어 꽤 관심이 있던 현대물은 주인공의 레벨은 입에서 ‘떠헉!’ 소리가 나도록 높았다.

한참이나 목록을 뒤지던 나는 그나마 상대할만한 주인공을 찾아내었다.

#검이_내가_된다

#판타지 #특이종족 #성장 #통쾌

바로 ‘검’과 관련된 주인공이었다. 이왕 상대할 거라면 검과 관련된 재능이나 스킬이 있는 쪽이 낫지 않겠는가? 게다가 이거, 제목만 봐도 검에 죽고 검에 사는 주인공이 나올 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래. 무협지에서 흔히 보던, 검과 사람의 혼이 하나되어 싸우는 경지 ‘신검합일(身劍合一)’의 스킬이 나올 수도 있지 않겠는가? 운이 좋으면 내가 그 스킬을 뺏을지도 모르고 말이다.

“좋아. 이걸로 결정했어. 지금 바로 이동시켜줘.”

[40레벨의 주인공 ‘성검 바라젯타’의 세계, 케빌던랜드로 이동합니다.]

···잠깐, 주인공이 뭐라고?

< 검이 내가 된다(2)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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