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2)
결혼식 피로연에 신랑 신부가 드디어 모습을 드러내자 가장 먼저 신랑 서한국에 다가가서 말을 건 사람은 바로 박인철 중사였다.
그런 그가 새신랑 서한국의 귀에 이렇게 속닥였다.
“새신랑님, 저기 저 신부 친구분이 제 마음에 가장 듭니다. 무슨 말인지 아시죠.”
“노란색 옷 입은 사람?”
“예, 바로 그렇습니다.”
“알았으니까 잠시 기다려.”
“예, 얼마든지요.”
박인철 중사를 뒤로하고 서한국은 나와 민재인 위원장 그리고 이세연 대통령이 있는 자리로 와서는 이렇게 인사했다.
“충성. 육군 상사 서한국 대통령님과 위원장님과 총비서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앞으로 보란 듯이 잘 살아 남북한 처녀와 총각들의 본보기가 되겠습니다. 충성!”
“그래, 서 상사. 그리고 결혼 진심으로 축하해요.”
“감사합니다. 대통령님!”
“나도 결혼 진심으로 축하하고, 신혼여행 다녀와서 신혼집에 입주하면 내 강수진 수석과 함께 초대할 테니까 그때 다시 봅시다.”
“감사합니다. 위원장님.”
“자, 두 분과는 달리 나는 이거 줄 테니까 신혼여행 가서 재밌게 놀다 오고, 잘 살아. 이건 인생 선배로 하는 이야기이자 형 같아서 하는 말이니까. 받아.”
“감사합니다. 총비서님.”
미화 1만 달러가 든 봉투를 그렇게 신혼여행 경비로 사용하라고 서한국에게 주고, 신부 하수정에게도 1만 달러가 든 봉투를 주었으니 둘이 2만 달러면 신혼여행 경비는 충분하고도 남을
것이다.
“서 상사, 축하해.”
“감사합니다. 그런데 곧 고구려군으로 옮긴다면서요?”
“응, 가야지. 서 상사는 안 옮길 거야?”
“소식에 의하면 곧 합동군으로 다 바뀐답니다. 그러니 굳이 옮길 필요가 있을까 합니다. 어떻든 먼 길 오셨는데, 즐겁게 놀다가 가십시오. 그리고 북경에서 다시 만나 그때 진짜 술
한잔하시죠.”
“그래. 그리고 얼른 가봐. 우리만이 아니라 기다리는 사람들 많으니까.”
“예, 그리고 잘 놀다 가시고, 북경에서 다시 만나서 술 한잔 찐하게. 아시죠.”
“물론이지.”
북한 인민군 1군단 저격대대의 이영기 특무상사, 방유종 상사와 이렇게 인사한 서한국은 이어서 국방부 장관과 합참의장이 있는 곳으로 가서 인사하고, 군단장 이철영에게도 인사했다.
피로연 장소에 하도 별이 많아 번쩍번쩍하는 것 같아 서한국은 진땀이 나는 듯했으나 모두 자신의 결혼을 축하하려고 온 손님이라고 생각하니 한편으로는 힘이 나서 일일이 찾아다니면서
그렇게 인사를 건넸다.
“강 수석님도 이참에 결혼해. 그런데 그 서민재 대위는 왜 안 왔어?”
“민 중장이 이런 말 할 줄 알고 내가 오지 말라고 했지.”
“진짜?”
“이봐. 이봐. 이러니 안 온 거지.”
“호호호!”
“그건 그렇고 휴가는 받았어?”
“당연하지. 5박 6일. 강 수석은?”
“나는 장장 일주일이니 저 애물단지들 신혼여행 다녀올 때까지 편히 쉴 수 있어.”
“잘됐네. 그런데 저 애들 신혼여행 다녀오는 순간 강 수석이 시집살이해야지. 시누이가 시집살이하는 초유의 사태 말이야.”
“그러게나 말이야. 신혼집도 북경 내 집에서 딱 3분 거리다. 그것도 걸어서 말이야. 미치겠다.”
“그럼 진짜 강 수석도 그 서민재 대위랑 결혼해.”
“시끄럽습니다. 그러니 이 피로연 끝나자마자 우리도 가자. 가서, 2차 한중전쟁도 승리로 끝났으니 우리끼리 술 마시면서 축하하자. 이 서울에서.”
“좋아. 그럼 빨리빨리 인사부터 끝내자.”
민은정과 수진이 내빈들에게 인사하고, 서한국 상사와 하수빈 상사 역시 내빈들에게 인사하는 것으로 결혼식 피로연이 절정에 달할 때 박인철 중사는 신부 하수정 상사의 친구 이송화를
소개받아 작업 중이었다.
“충성! 이제 중위가 아니라 대위 표정혁입니다. 크크크!”
“인마, 웃기는 왜 웃어. 징그럽게.”
“아닙니다. 소령님.”
“승진하니 그렇게 좋냐?”
“물론입니다. 선배님도 대위에서 소령으로 승진해서 좋지 않습니까.”
“까불지 말고, 너 진짜 합동군으로 갈 거야?”
“물론이죠. 그리고 이건 제가 고위급 소식통에게 들은 이야기인데, 육해공 모두 합동군으로 나아간답니다. 그러니 하루라도 빨리 가서 자리를 잡고 있어야지요. 하니 선배님도 같이
가시죠.”
“몰라. 인마.”
“그러지 말고 같이 가자니까요.”
“너 보기 싫어서 가기 싫다니까.”
대한민국 해병대 1여단 1대대 1중대장 노진수는 이때 2차 한중전쟁의 전공을 인정받아 대위에서 소령으로 승진했고, 1소대장 표정혁은 중위에서 대위로 승진해 있었다.
그런 그들이 오늘은 점심을 위해 만나서 이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런데 그들만이 아니라 국군 1군단 5기계화보병사단 기갑수색대대 1중대의 진필호와 명태성도 만나서 이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명 중사, 아니 이제는 상사지. 아무튼, 축하한다.”
“전차장님도 원사 승진을 축하합니다. 그런데 이제 어디로 가신다고요?”
“아무리 생각해도 고구려군으로 가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가려고.”
“정말입니까?”
“그래, 그러니 너도 같이 가자.”
“음.”
“합동군 창설되면 아무래도 한국군보다는 고구려군이 더 유리하다. 그러니 가자. 그리고 너는 총각이라 걸리는 것도 없잖아.”
“그건 그렇지만, 아무튼 생각 좀 해보겠습니다.”
“빨리 결정해라.”
“알겠습니다.”
이들처럼 이 1군단 1기갑사단 1연대 1대대장 김동연 중령도 내달이면 중령에서 대령으로 승진할 예정이었기에 지금 고구려군으로 가느냐 마느냐를 놓고 고민 중이었다.
그리고 그건 한일전쟁의 도화선을 당긴 한국 공군 제1전투기사단 1여단 1대대장 장호익 소령도 마찬가지였다.
또한, 예전 초나라 산서성 평륙현 황하 강변에서 초나라 패잔병과 민병 등을 상대로 마지막까지 치열하게 교전한 북한 인민군 특전사령부 예하 저격여단 1대대의 장철기 특무상사와 모철영
상사도 고구려군으로 가느냐를 놓고 논의 중이었다.
거기다가 북한 인민군 8군단 45기동보병사단 1연대 1대대 1중대 1소대 모정호 중위와 김정기 중사도 고구려군으로 가려고 고심 중이었다.
이렇게 남북한군에서 고구려군으로 이동하려는 이들은 많았고, 알게 모르게 육해공군 모두가 합동군으로 나아간다는 소식이 퍼져 있어 그런 숫자는 더 많았다.
“잘 다녀와라!”
“알았으니까 우리가 신혼여행 다녀와서 들어갈 북경 집 가서 청소 좀 해 놔라.”
“헛소리하지 말고 가라. 가.”
“한국 동생, 그리고 수정아, 잘 다녀와라!”
“감사합니다. 민 중장님.”
수많은 내빈과 하객과 친지와 친구 등의 배웅을 받으면서 드디어 서한국과 하수정이 신혼여행을 떠나자 수진과 민은정은 그 길로 남산의 어느 호텔로 가자마자 술잔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건배!”
“좋지. 우리만의 시간을 위하여!”
민은정과 수진이 그렇게 술잔을 기울이는 순간 남북한과 고구려군의 주요 지휘부는 대한민국 국방부에 모여서 합동군 창설에 관해 논의를 시작했고, 나는 이세연 대통령, 민재인 위원장과
함께 간단하게 술잔을 기울였다.
그렇게 어느 정도 술이 들어가자 민재인 위원장이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김 총비서, 우리 지난 2019년부터 참 잘해왔다는 생각이 안 드시오? 이제 우리를 가로막던 일본도 중국도 다 없어졌으니까 말이오.”
“없어진 것이 아니라 무릎을 꿇렸죠. 아주 제대로. 그런데 지난 2019년 그때 내가 쌀과 핵을 바꾸자고 했을 때 미친놈이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무슨 소리요. 나는 그런 말 한 적이 없소.”
“정말입니까?”
“사실이오.”
“믿어보겠습니다. 결과적으로 쌀과 핵을 바꾸었으니까. 그리고 일본과 중국을 더 완벽하게 제압하려면 왜 군정 사령부는 몰라도 초나라 군정 사령부는 아주 제대로 해야 할 겁니다.”
“그 점은 걱정하지 마시오. 내 제대로 초나라 군정 사령부를 운영해 이제 중국은 두 번 다시 우리에게 위협을 가하지 못하게 하여 놓고야 말겠으니까.”
“그러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이참에 초나라를 2개 또는 3개로 쪼개버릴 방안도 좀 마련해 보십시오.”
“그건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다음 추진합시다. 처음부터 그렇게 나가면 실패할 수도 있으니까.”
“하여튼 반드시 그렇게 만들어야 합니다. 그리고 대만도 완벽하게 눌러 놓아야 합니다.”
“이번에 그놈들의 국립고궁박물관에 있는 유물들 즉 북경에서 가져간 것과 청나라 유물들 다 돌려달라고 했으니 안 돌려주면, 대만 반도체 단지에 탄도미사일 쏴버릴까 하는데, 어떻소?”
“대만이 기어오르면 그렇게라도 해서 아예 묵사발을 내버려야죠. 찬성입니다.”
“그건 저도 찬성입니다.”
“이 대통령도 찬성했으니 그건 그렇게 하도록 하고, 지금 군인들이 하는 논의가 끝나면 정말 합동군부터 창설합시다. 그리고 북은 국경을 더 개방해 주시오. 우리 고구려 국민이
마음대로 출국과 입국할 수 있도록 말이요.”
“알겠습니다. 그러나 시간을 조금만 더 주십시오. 해서 우리 내부 정리를 좀 한 다음 고구려 국민에게 출입국을 전면 허용할 테니까요.”
지금도 한국과 고구려 국민은 북한을 거쳐 이동할 수 있었고, 관광도 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것이 완전한 개방은 아니었다.
그랬기에 민재인 위원장이 이렇게 요구한 것이다.
“내부 정리가 끝나면 된다. 뭐 그 정도는 기다려야지. 그런데 김 총비서, 진짜 민은정 중장과 재혼 안 할 거요?”
“지금 그런 이야기하는 자리가 아닙니다.”
“아니, 정 김 총비서가 추진 못하겠으면 내가 중매를 서 줄려고 하는 거지. 그래야 나도 아까 민은정 중장의 말처럼 술 석 잔 얻어 마시지.”
“지금 석 잔 줄 테니까 마시고, 이상한 소리 하지 마십시오.”
“이상한 소리가 아니라 둘이 잘되었으면 해서 하는 소리 아니요. 아무튼, 둘이 잘되기를 빌고, 자, 한잔들 하십시다. 위대한 한민족의 웅비를 위하여! 어떻소!”
“좋습니다. 위대한 한민족의 웅비를 위하여!”
“위대한 한민족의 웅비를 위하여!”
민재인 위원장이 아니라도 민은정과는 이미 잘되고 있다.
안 그럼 내가 왜 이혼했겠는가.
그리고 김일성 일가를 지우려고 명목상 내 여동생 김여성 가족과 일가친척도 모두 스위스로 보냈고, 또 보내고 있었다.
그들은 아마 죽을 때까지 북한으로 돌아오지 못할 것이다.
그러니 이제 내가 해야 할 일은 북한에서 정말 김일성과 김정일의 흔적을 지우고, 고구려와 하나가 되는 작업을 쉼 없이 추진하는 것이다.
아마도 그것이 전쟁보다 더 어려운 일이 될 것 같지만, 그래도 지금까지 잘해온 것처럼 잘할 것이다.
하여 분단 70여 년 만에 새로운 한민족의 통일국가를 건설하여 당당하게 세계 일등 국가로 나아가야 했다.
물론 지금도 G2 국가로 미국과 정당하게 일등 경쟁을 벌일 기반은 만들었지만, 그보다는 한 걸음 더 나가야 한다.
그래서 지금 남북한과 고구려의 국방장관들과 군의 핵심 주요 보직자들이 모여서 합동군 창설을 논의 중이다.
그렇게 합동군이 창설되고, 남북한과 고구려가 자유 왕래, 자유 무역과 교류를 이어가면 언젠가는 그런 날이 온다.
그때 하늘에 물을 것이다.
“나 이 정도면 김정은으로 환생인지 뭔지 해서 잘한 것 맞지 않습니까? 그것도 아주 잘하지 않았습니까? 잃어버린 우리의 고토였던 옛 중국의 동북 3성 흑룡강성, 길림성, 요령성을
기어이 찾았고, 내몽골자치구, 신장위구르, 감숙성 북부, 영하회족자치구 북부, 하북성, 산동성, 산서성, 강소성에 더해서 홍콩과 마카오와 해남도, 파라셀제도 그리고 북경과 천진 또
남경 등까지 고구려의 강역으로 편입했으니 말입니다. 그리고 영원한 민족의 원수인 일본을 거꾸러뜨리고 그 강역이었던 대마도, 규슈 전역과 오키나와 역시 고구려의 영토로 편입하고,
허울만 군정 사령부인 왜 식민지 총독부를 차려서 그놈들이 우리를 지배한 시간보다 더 오래오래 그놈들을 지배하면서 아예 민족을 말살해버릴 것이니 말입니다. 그러니 이만하면 잘한 것
맞죠? 그리고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