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후의 승리(7)

서한국 상사의 저격소총 조준경에 해병대 흑표전차가 잡히는 것으로 사실상 초나라 강소성에서의 전투는 끝이 나고, 한국군 1군단, 2군단, 5군단, 그리고 특수전사령부와 해병대,

합동해군 해병대는 점령지에 대한 현지화 작업에 돌입했다.

그러면서도 아직 강소성에 남은 초나라군이나 민병 또는 초나라 국민이 있는지 수색을 병행했고, 각 군단의 자주포를 동원해서는 초나라 상해 등을 포격했다.

그런 가운데 초나라 외교부장 조옥성과 고구려 부위원장 김명남의 항복 협상이 재개됐다.

그런데 이 항복 협상에 미국이 끼어들어 자신들의 이익을 관철하려고 했으나 한마디로 거절한 김명남은 초나라가 받아들이기 어려운 조건들부터 제시했고, 그렇게 초나라를 압박했다.

“어케됐어?”

“1군단과 항공육전여단은 여량시(?梁市,뤼량시)를 거쳐 임분시(?汾市,린펀), 운성시(?城市,윈청시)를 완전히 점령한 다음 황하를 경계로 하남성 삼문협시(三門?市,싼먼샤시)를

포격하고 있습네다.”

“2군단과 7군단은?”

“2군단과 경보병여단은 역시 임분시(?汾市,린펀), 운성시(?城市,윈청시)를 거쳐 역시 황하 건너 삼문협시(三門?市,싼먼샤시)의 현급 행정구역인 영보시(??市)를 포격하고

있습니다. 7군단과 해상저격여단은 진중시(晋中市), 장치시(長治市,창즈시), 진성시(晋城市,진청시), 초작시(焦作市,자오쭤시)를 점령하고 거기서 황하를 경계로 초나라 낙양과 정주를

동시에 압박하고 있습네다. 그러므로 우리 군단 본진만 이제 저격여단 등이 있는 운성시 평륙현으로 이 산서성 점령은 사실상 끝입네다.”

“고구려군은?”

“고구려군은 황하를 경계로 낙양과 정주시를 압박하면서 포격하고 있습네다.”

“고구려군 2기갑군단 4여단은 평륙현에서 저격여단과 함께 있네?”

“그렇습네다.”

“참모장, 한국군은 벌써 강소성을 다 장악하고 상해를 포격한다는데, 우리만 너무 늦어진다는 생각은 안 드네? 그런 생각 들지. 그러니 지금부터 예하 모든 부대를 독촉해서 오늘

중으로 평륙현으로 진입한다. 해서 초나라 삼문협시를 완전히 박살을 내버린다. 그래야 항복 협상이 더 유리해진다. 알간.”

“예, 군단장 동지.”

“그럼 각 부대에 내 명령을 전달해. 전속력으로 진격하라고. 만약 오늘 내로 평륙현으로 들어오지 못하는 부대는 각오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알았네!”

북한 인민군 초나라 원정군 사령관 박수일의 이 명령에 그의 예하 8군단 각 부대는 그때부터 전속력으로 황하를 경계로 초나라 삼문협시와 마주 보는 운성시 평륙현으로 내달렸다.

물론 이 명령이 떨어지기 전에도 전속력으로 내달리고 있었지만, 더 속도를 올린다고 보면 됐다.

“지금 초나라가 사용하는 간체자를 버리고 고구려와 남북한이 사용하는 전통 한자 정체자 사용과 한국어를 공용어로 지정하는 것, 그리고 자체 통화발행권 박탈에 이어서 군대 보유 금지

즉 자위대도 보유를 금지하라는 말씀이십니까?”

“그렇소. 이제 초나라는 군대를 보유할 수 없고, 오직 경찰만 존재할 뿐이오. 그 경찰의 무장은 권총, 소총, 저격소총, 경기관총으로 제한하며 이 무기들은 고구려가 모두 제공할

것이오. 그러니 초나라는 이제부터 일절 인명을 살상할 수 있는 어떤 형태의 무기도 연구, 생산, 보유를 영원히 금지하는 것이오.”

“음!”

“그리고 또 있소. 초나라는 당분간 우리 고구려의 군정 통치를 받아야 하오.”

“얼마나 말입니까?”

“그건 초나라 국민이 얼마나 우리의 정책을 따라와 주느냐에 따라 달라지겠지.”

“하면 기존 항복 조건은 모두 폐기하는 것입니까? 아니면 이 개정안을 넣어 개정하는 것입니까?”

“이 개정안을 넣어 개정하는 것이 아무래도 좋지 않겠소.”

고구려군과 한국군에 이어서 북한군까지 원래 목표했던 군사작전을 완료해 황하 이북의 초나라 하남성과 산서성 그리고 장강 이북의 강소성 등과 마카오까지 다 장악 점령하자 항복 조건

협상이 본격 개시됐다.

그리고 그 대략적인 초안이 나왔으니 그건 바로 이런 것들이었다.

그렇게 각 군이 점령지 현지화에 돌입한 상태에서의 항복 협상은 일방적으로 초나라에 불리했고, 초나라 주석 이극강과 외교부장 조옥성이 시간을 끌면 끌수록 아직 멀쩡한 초나라 공장에

떨어지는 미사일은 늘어갔다.

***

2023년 2월 7일 오전 9시에 시작된 2차 한중전쟁은 고구려와 남북한의 일방적인 승리로 끝이 나고, 점령지인 초나라 강소성과 초나라 산서성, 마카오 등은 모두 고구려의 영토로

편입됐다.

그리고 비록 미국의 방해 공작이 있었지만, 항복 조건 협상도 끝이 나서 드디어 중국에 이어서 초나라가 또 한 번 고구려와 남북한에 항복하는 의식이 북경에서 열렸다.

“존경하는 고구려와 남북한 국민 여러분, 지난 2월 7일 9시부터 시작된 전쟁이 오늘 서기 2023년 6월 1일을 기해서 공식적으로 끝이 났습니다. 그리고 오늘 초나라는 항복

조건에 서명하고, 이번에는 구배구고두례(九拜九叩頭禮)의 예로 항복하겠습니다. 먼저 전 초나라 주석 이극강, 부주석 등모량, 외교부장 조옥성 등이 항복하는 의식을

거행하겠습니다.‘궤(?)!’모두 무릎을 꿇는다.”

이 항복 의식의 사회자는 이번에도 국군 1군단장 이철영이었다.

그리고 그가 이제 능숙하게‘궤(?)! 모두 무릎을 꿇는다.’라고 하자 예전 중국 국가 주석 시진핑 등과 일왕 나루히토와 상왕 아키히토 등과는 달리 초나라 주석 이극강 등은 순순히

무릎을 꿇었다.

그 바람에 그들 곁에 붙어서 있던 남북한과 고구려에서 엄선해 선발한 병사들은 그들을 강제로 꿇어앉힐 필요가 없었다.

그렇게 일배(一拜)!, 재배(再拜)!, 삼배(三拜)!, 사배(四拜)!, 오배(五拜)!, 육배(六拜)!, 칠배(七拜)!, 팔배(八拜)!, 구배(九拜)까지 하고 나서 머리를 조아리는

것으로 또 한 번의 구배구고두례의 항복 의식은 끝이 났다.

그러자 북경 천안문 광장을 가득 메운 고구려와 남북한의 국민과 군인과 기자들까지 우레와 같은 함성을 내질렀다.

그리고 그 함성이 끝없이 이어지는 것처럼, 각국에서 온 수많은 취재진이 자국에 타전하는 소식도 한없이 이어졌다.

그러나 언제나 그렇듯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기 마련이라 그 함성은 이철영의 목소리에 점점 잦아들었다.

“고구려와 남북한의 국민 여러분, 그리고 이 자리를 빛내주시는 내빈과 삼국의 국민과 군 장병 여러분 이제부터는 초나라 전 주석 이극강과 외교부장 조옥성이 항복 문서에 서명하는 항복

서명식을 하겠습니다. 우레와 같은 함성 다시 한번 부탁합니다.”

“와아!”

“감사합니다. 그럼 항복 조건에 대해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이번 2차 전쟁의 항복 조건은 1차 한중전쟁 후 체결한 항복 조건을 일부 수정하여 25개 항으로 만든 것입니다. 그 첫

번째 항은 1차 항복 조건과 비슷하여 초나라는 영원히 중화와 중국이라는 단어와 그 단어가 들어간 국호를 사용하지 못하는 것은 물론 중화민족, 중국이라는 이름까지 사용하지 못하고,

그런 내용을 교육하지도 못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초나라는 당분간 고구려와 남북한의 군정 통치를 받는다는 것입니다. 2항은 역시 화학무기, 생물학무기, 핵무기 등 대량파괴무기를

연구, 생산, 보유, 배치하지 못하고, 레이저 무기, 레일건 등 신무기도 연구, 생산, 보유, 배치하지 못하며, 아울러서 인명을 살상하는 어떤 무기도 연구, 생산, 배치하지

못한다. 그리고 이에 대한 사찰을 받는다. 3항은 군대는 물론 자위대까지도 보유를 금지한다. 과학, 항법, 기상, 탐사, 통신, 군사 등 어떤 형태의 위성이든 연구, 생산, 발사,

보유도 금지한다. 단, 민간용 통신 위성은 고구려와 남북한의 허가를 받아 임대하여 사용할 수 있다. 그리고 어떤 형태든 핵 추진 함정을 연구, 생산, 보유, 배치하지 못한다.

4항은 지금 초나라가 사용하는 간체자를 버리고 고구려와 남북한이 사용하는 전통 한자 정체자 사용과 한국어를 공용어로 지정한다. 5항은 자체 통화발행권 박탈하고, 고구려가 사용하는

한국은행 발행 원화를 사용한다. 6항은 고구려와 남북한이 이번에 수복하고 점령한 강소성과 산서성, 황하 이북의 하남성, 남경, 마카오 등을 고구려의 영토로 영원히 인정하고, 이에

대해 반환 또한 영구히 요구하지 않는다. 7항은 이번 전쟁의 책임이 초나라에 있음을 인정하고 고구려와 남북한에 각 한화 200조 원의 총 600조 원의 전쟁배상금을 지급한다. 또

고구려와 남북의 전사자 한 사람당 배상금 30억 원, 중상으로 장애를 입은 병사는 20억 원, 3개월 이상 부상 치료를 받는 병사는 1억 원, 1개월 이상 3개월 미만 부상자는 각

3,000만 원의 보상금을 지급한다. 8항은 이번에 고구려 영토가 된 강소성과 산서성 등과 한반도로 날아오는 공기의 질과 이제 고구려의 영토가 된 황하 등으로 흘러드는 강의 수질을

고구려가 요구하는 수준으로 맞춘다. 9항은 초중고대학에서 고구려가 제공하는 역사 서적으로 동북아의 역사를 주 4시간 가르치고, 동북공정과 서북공정 등으로 왜곡된 역사관을

바로잡는다. 10항은···.”

국군 1군단장 이철영이 그렇게 10항에 이어서 11항, 12항에 이어서 마지막 25항을 설명했는데, 그건 1차 한중전쟁 이후 체결한 항복 조건 21항과 22항을 합친 조약으로 바로

앞으로 초나라는 고구려와 대한민국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비방하는 시위나 집회 등을 모두 금지한다. 그리고 위 조항을 단 하나라도 어길 시 고구려와 대한민국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초나라의 선전포고로 간주해서 즉각 전쟁을 재개한다는 것이었다.

어떻든 이렇게 2차 한중전쟁은 25개 항의 항복 조건이 정식으로 서명되는 것으로 끝이 났으나 초나라의 항복 의식은 북경을 거쳐 평양 그리고 마지막으로 서울 광화문 광장으로

이어졌다.

그리고 그 덕분에 고구려와 남북한 국민은 다시 한번 승전이 가져다주는 환희에 젖어 들었고, 그 전쟁이 초나라 아니 옛 중국을 완전히 거꾸러뜨리고 맞이하는 것이라는 것에 더 기쁨에

겨워했다.

그러나 그런 기쁨에도 마음껏 웃지 못하는 이가 있었으니 바로 고구려 국방국장 아니 이제는 초나라 군정 사령관으로 내정된 서진성, 바로 그였다.

대한민국 국방부 장관으로는 1차 한중전쟁 승전, 고구려 국방국장으로는 한일전쟁 승전과 2차 한중전쟁을 승전으로 이끈 그가 고구려위원회 위원장은 한국 몫으로 민재인 위원장이 되고,

일본과의 승전으로 왜 군정 사령관은 북한 몫으로 오지용이 임명되고, 이제 초나라 군정 사령관은 고구려 몫이 되자 그가 초대 군정 사령관으로 임명된 것이다.

“국방국장, 아니지. 이제는 초나라 군정 사령관이지. 어떻든 나는 군정 사령관이 아주 잘해주리라 믿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