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복 협상(2)
초나라 주석 이극강이 혹시나 고구려와 남북한군이 장강 이북의 강소성에 만족하지 못하고 강을 건너 상해 등으로 진격해올까 염려하는 그 찰나 초나라 공안부장 조극지는 그 상해에서
반고구려와 남북한 시위를 막는다고 생고생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때의 초나라 공안으로는 그 들불처럼 번지는 시위를 온전히 막아낼 수가 없었다.
그런데 상해는 이때 남북한과 고구려 합동 해군 소속 해병대 1사단 포병대대의 K105A1 105mm 자주포탄이 쉼 없이 날아와서 터지는 와중이었다.
그래도 시위는 멈출 줄을 몰랐으니 포탄이 시위대와 민간인 거주 구역이 아닌 산업시설 등과 초나라군과 연관된 시설에만 떨어져 내렸기 때문이다.
어떻든 그런 와중에 시위는 점점 고조됐고, 공안 일부는 그 시위대를 향해 발포하기도 했으니 초나라는 내우외환에 시달리고 있었다.
“아직 멀었네?”
“다 왔습네다. 여단장 동지.”
“말로만 하지 말고, 날래날래 저격여단 아새끼들과 합류해야 하니까 속도를 더 올려.”
“알갔습네다.”
북한 인민군 특수전사령부 예하 정찰여단장 방완수의 독촉에 이 여단의 선봉에 선 1대대장 이상철은 대대의 선두인 1중대장 조용호에게 역시 그 명령을 전달하면서 독촉했다.
그 결과로 1중대 1소대장 이상순 대위가 역시 그 독촉을 전달받았을 때 그들 소대는 먼저 출발한 저격여단이 장악하고 있는 초나라 운성시 평륙현(핑루현,平??) 황하 강변까지 약
30km 정도를 남겨두고 있었다.
그러니 이들 북한 인민군 초나라 원정군의 좌우 선봉인 정찰여단과 저격여단이 황하에서 만나면 사실상 산서성에서 싸우던 초나라군과 민병 등은 종심을 돌파당한 것이지만, 지금 초나라군과
민병 등은 종심을 돌파당할만한 그런 대규모 부대 규모가 아니었다.
그래도 상황이 이렇게 되면 북쪽에서는 초나라 원정군 본진의 공세를 온몸으로 받아야 했고, 남쪽에는 정찰여단과 저격여단이라는 두 특전부대의 포위에 갇히는 형국이 됐다.
“1분대장, 너도 중대장 동지와 대대장 동지 그것도 모자라서 여단장 동지의 독촉을 들었으면 날래날래 달려!”
“온 힘을 다하고 있습네다. 소대장 동지.”
“진짜네?”
“물론입네다. 그리고 얼마나 달렸는지 장갑차가 퍼질 지경입네다.”
“기껏해야 60km 정도 달려왔는데, 무슨 장갑차가 퍼진다고, 지랄이네. 그것도 남조선에서 만든 장갑차가.”
“어, 적입네다.”
1분대장 남철수 상위가 자신의 말에 대답은 하지 않고, 이 말과 함께 장갑차 탑재 기관총을 난사하기에 소대장 이상순 대위도 얼른 총알이 빗발치면서 날아가는 곳으로 시선과 함께
총구를 돌렸다.
그러자 민병으로 보이는 대여섯 명이 돌무더기 뒤에 숨어있다가 소총과 기관총을 무차별로 발사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곧 1소대 장갑차 중에서 K-4 고속유탄기관총을 무장으로 장착한 장갑차가 사격을 개시하자마자 40mm 유탄 폭발에 휩쓸려서 하나둘 쓰러졌다.
그때를 놓치지 않고 1분대장 남철수 상위가 탄 장갑차가 그들에게 돌진하면서 기관총을 난사하자 모두 다시는 움직이지 못했다.
“확인해!”
“모조리 죽었습네다.”
“다른 놈들은 없네?”
“없습네다.”
“그럼 날래 진격하자우!”
이때 초나라군 민병들은 이런 식이었으니 정면으로 북한 인민군에게 맞설 전력이 되지 않으니 숨어있다가 기습 공격을 하는 이런 식 말이다.
그리고 간혹 급조폭발물을 설치하거나 그도 아니면 장갑차나 전차를 향해서 대전차무기를 발사하거나 하는 등의 기습을 가했으나 이번 민병들은 소총과 기관총으로만 무장한 상태로 기습
공격을 가했다가 오히려 K-4 고속유탄기관총 40mm 유탄의 화력에 당하고 만 것이다.
“알갔습네다. 그런데 소대장 동지, 이놈들 원래부터 여기서 우리를 기다리다가 공격한 놈들 갔습네까? 아니면 밀려서 후퇴하다가 우연히 우리를 보고 공격한 것 같습네까?”
“뭐든 우리를 향해서 총질하면 모조리 죽여버리면 되는 것 아니네.”
“그건 그렇습네다만, 우리 앞에 과연 얼마나 많은 패잔병이 있을지 궁금해서 말입네다.”
“우리 앞에 있는 아새끼들은 저격여단 아새끼들이 다 처리하갔지. 안 그러네?”
“저격여단 아새끼들이 다 처리하지 못할 정도의 적들이 있으면 어케합네까.”
“그럼 우리가 처리하면 되고, 나머지 놈들은 사령관 동지의 본진이 처리하면 되지 뭔 걱정이 그렇게 많네.”
북한 인민군 특전사령부 예하 정찰여단 1대대 1중대 1소대장 이상순 대위와 1분대장 남철수 상위는 이런 말을 주고받으면서 서서히 장갑차의 속도를 올렸으나 얼마 가지 못해 다시
초나라 민병 십여 명으로부터 공격당했다.
그러나 그런 고투를 벌이면서도 그들은 저격여단이 있는 초나라 운성시 평륙현 황하 강변으로 달려가고 있었다.
“11시 방향 거리 1,250m, 적 벙커. 확인했어? 그럼 쏴!”
“확인. 발사합니다.”
“그래, 쏴! 그리고 김 하사는 저 담 밑으로 전차 붙여!”
“알갔습네다.”
고구려 2기갑군단 3여단 1대대 1중대장 임진규 대위의 K-2 흑표전차는 지금 초나라 산서성 진성시(진청시,晋城市) 북쪽에서 서진 즉 북한 초나라 원정군이 남하해오는 것을
지원하려고 움직이고 있었다.
고구려군이 이렇게 서진하고, 북한 인민군 초나라 원정군 본진이 남하하면 곧 그 진성시나 아니면 더 서쪽의 임분시(린펀시,?汾市)에서 만나 함께 황하를 향해 남진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명중입니다.”
“좋아.”
“다른 적은 없습니까? 중대장님.”
“없어. 그러나 여기서 잠시 기다려본다. 이제는 초나라 놈들이 무턱대고 덤비는 것이 아니라서 말이야.”
“이제 무턱대고 덤빌 놈들이 없는 것이지 말입니다. 민병 떨거지들도 무턱대고 덤비다가 다 나가떨어지고, 초나라 육군 놈들도 다 나가떨어진 지금에는 말입니다.”
“그랬으면 얼마나 좋겠느냐마는 그래도 남은 놈들은 아직도 있어.”
“그렇게 남은 놈들이 정말 있다면 속히 덤볐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야 모조리 처리하고, 우리의 승리를 확정 지을 수 있을 것이니 말입니다.”
“안 그래도 우리의 승리는 확정적이야. 위대한 우리 고구려의 승리 말이야.”
“그런데 중대장님, 진짜 그렇게 되어 이 초나라 산서성을 우리가 차지하고, 저 강소성까지 우리가 차지하면, 우리 고구려의 강역은 옛 고구려의 강역을 넘어서는 우리 민족 역사상
최대의 강역을 가진 위대한 국가가 되는 것이지 말입니다.”
“그렇지. 옛 고구려의 강역이 현 요동도 즉 옛 중국 동북 3성과 북한 지역이었다면, 지금 우리 고구려의 강역은 그 요동도에 요서도는 물론 저 배달도와 해서도 그리고 해남도도
모자라서 마카오와 홍콩 일부에 오키나와까지니까. 거기다가 이제 초나라 산서성과 강소성 전체를 우리 강역에 포함할 것이니 그럼 우리 고구려는 옛 고구려의 강역을 훨씬 뛰어넘은 강역을
보유한 우리 민족 역사상 가장 넓은 강역을 가지 위대한 국가가 되는 것이지.”
임진규 대위의 말처럼 초나라 강소성과 산서성을 고구려 영토로 편입하면, 현 고구려는 옛 고구려를 넘어서는 우리 민족 최대의 영토를 가진 국가가 된다.
비단 한반도와 옛 중국의 영토뿐만이 아니라 옛 일본 후쿠오카현을 제외한 규슈 전체와 오키나와까지 포함한 영토를 가지게 될 것이니까.
그래서였는지 임진규의 말을 들은 한국군 출신 사수 나영태 하사만이 아니라 인민군 출신인 조종수 김우영 하사까지 그 좁은 전차 안에서도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정말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곧 그렇게 되니까 나 하사는 적이 나타나면 반드시 백발백중 알겠지.”
“물론입니다. 사격이라면 자신 있으니 표적이나 찾아 주십시오.”
“좋아. 그럼 일단 이 담장을 벗어나자고. 김 하사, 저 도로로 나가.”
고구려 2기갑군단 3여단 1대대 1중대장 임진규 대위의 K-2 흑표전차는 그렇게 담장 뒤에 잠시 몸을 숨기고 있다가 다시 도로로 나갔다.
그러니 정말 민병들이 벌떼같이 달려들었다.
하나 임진규 대위의 전차가 그들을 향해 발포하기도 전에 그의 중대 전차들이 먼저 발포를 시작하는 것으로 전투는 한동안 이어졌다.
그때 국군 1군단 5기계화보병사단 기갑수색대대 1중대 진필호 상사의 K-2 흑표전차도 주포를 발사하면서 치열하게 싸우고 있었다.
“명 중사, 한방 더 먹여!”
“벙커 완전히 파괴됐습니다.”
“그래도 뭔가 찜찜하니까 내 말처럼 한방 더 먹여!”
“그렇다면 알았습니다. 쏩니다.”
“쏴!”
진필호 상사의 전차 사수는 여전히 명태성이었으나 그는 이제 하사가 아니라 중사였고, 진필호도 중사가 아니라 상사였으니 둘 다 한일전쟁에서의 공적을 인정받아 진급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막 상사로 진급한 진필호가 전차장을 하는 것은 이상하지 않아도 중사로 진급한 명태성이 전차장이 아닌 사수를 하는 것은 누가 봐도 조금 이상했다.
그러나 이 5기계화보병사단 기갑수색대대는 지난 한일전쟁에서 다른 전공도 많이 쌓았지만, 결정적으로 일본 왕궁 서쪽으로 진입해 일본 자위대 육상총대 제1공정단 후지타 육장보 등을
사살했다.
그것만이 아니라 일본 왕 아키히토를 잡는데도 일조했기 때문에 대대 그중에서도 진필호 당시 중사의 1중대 거의 모든 중대원이 일 계급 특진과 함께 훈장을 받았다.
그 바람에 중대에 승진한 이들이 수두룩했고, 승진자들의 전출입을 통한 부대를 재편해 그들이 계급에 맞는 적당한 보직을 찾아가야 했지만, 2차 한중전쟁을 목전에 둔 상황이었기에 그
부대 재편은 일단 보류됐다.
그랬기에 명태성은 중사로 진급하고도 사수로 남았고, 당시 조종수였던 김태범 병장은 전역했기에 조종수 한 명만 보강해서 이 2차 한중전쟁을 맞았다.
하나 이 전쟁이 끝나면 진필호도 명태성도 계급에 맞는 적당한 보직을 다시 찾아가야 하는 것은 불문가지였으나 이 2차 한중전쟁에서는 어떻든 아직은 같은 전차에 탑승해 싸우고 있었다.
어떻든 국군 1군단 5기계화보병사단 기갑수색대대 1중대 진필호 상사의 K-2 흑표전차 주포를 2발이나 얻어맞은 초나라군이 구축한 임시 벙커는 박살이 난 것처럼 보였으나 그래도
누군가 뭔가를 들고 살아서 기어 나왔다.
그랬으니 진필호 상사의 예감은 또 맞았고, 그렇게 기어 나온 초나라군의 손에 들린 것은 중국판 재블린 대전차미사일로 불리는 홍전-12였으나 역전의 용사인 그가 그를 놓칠 리는
만무했다.
“타타타탕!”
K-2 흑표전차의 전차장용 12.7mm 중기관총이 그 순간 불을 뿜으면서 홍전-12를 발사하려던 초나라군을 벌집으로 만들어버렸다.
그러자 명태성 중사는 다시 1발의 전차포탄을 그 벙커를 향해 더 발사했다.
“쾅!”
“OK 명중. 잘했어. 이제 기어 나오는 놈은 없겠지?”
“이제 기어 나오면 그놈은 산 놈이 아니라 귀신일 겁니다.”
“그거 말 되네. 그런데 이번 짱깨들은 1차 한중전쟁 때의 그 짱깨들과는 달리 눈에 불을 켜고 덤빈다는 생각은 나만의 착각일까?”
“저도 뭔가 모르지만 그런 느낌적인 느낌이 듭니다. 아마도 이번에 패하면 잃을 것이 너무나 많다는 것을 모두 스스로 자각하고 죽기 살기로 덤비는 것 아니겠습니다.”
“그렇겠지. 머리를 장식품으로 달고 다니지 않는 이상 이번에도 지면 쪽발이들처럼 우리의 군정 통치를 받거나 그도 아니면 그것보다 더 심한 식민지가 되거나 하여튼 그래야 하니까
말이야.”
“이번 전쟁을 통해서 짱깨도 쪽발이들처럼 명목상으로는 군정 통치이지만, 사실상 식민지 통치를 통해서 영원히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야 하는 데 말입니다.”
“그래야지. 그래야 지난 오천 년의 역사가 되풀이되지 않지.”
“정말 그렇게 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