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격의 나팔 소리(9)
국군 1군단 1특공여단 1대대 1중대 1소대장 안민수 중위는 처음 나타난 초나라 무인기 때문에 몸을 숨기고 있었다.
그런데 이번에 다시 나타난 무인기들은 앞 무인기와는 달리 자신들을 지나치지 않았고, 무차별적으로 전차와 장갑차에 충돌해 자폭하자 몸을 숨긴 곳에서 나와 눈에 보이는 무인기들을 향해
소총을 발사했다.
그러나 소총으로 무인기를 맞춘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했으나 그의 소대 부소대장 최일용 중사가 이번 2차 한중전쟁을 앞두고, 급하게 받은 산탄총을 연달아 발사해서 운 좋게도 작은
무인기 1대를 격추하자 손뼉을 칠 겨를도 없이 다시 소총 방아쇠를 연신 당겨야 했다.
“쾅!”
하나 그의 노력과 그의 소대원들의 노력 그리고 그들이 타고 다니는 장갑차의 노력에도 1소대 장갑차로 돌진한 무인기들이 연달아 자폭하는 바람에 장갑차들은 그대로 주저앉고 말았다.
“개새끼들!”
안민수 중위가 욕설을 내뱉는 순간 다행히 장갑차 운용병들은 그 자폭에도 죽지 않았는지 장갑차에서 겨우 빠져나왔다.
“이쪽으로!”
자신이 타는 장갑차의 정태수 등을 자신이 몸을 숨겼던 건물로 부르는 안민수 중위의 외침 너머로 최일용 중사가 받은 베넬리 M4 Super90(M1014) 산탄총이 연달아 불을
뿜었다.
이 M4 산탄총은 이탈리아 총기 회사 베넬리(Benelli)에서 제작한 반자동 산탄총으로 미 해병대도 채택한 바로 그것이었다.
남북한과 고구려군은 2차 한중전쟁을 앞두고 시가전과 무인기의 공습에 대응해 이 산탄총을 긴급 수입해 각 군단 특공여단과 특전사령부 등에 우선으로 공급했는데, 이 국군 1군단
1특공여단 1대대 1중대 1소대에는 최일용 중사가 유일하게 휴대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의 산탄총과 소대원들의 소총과 경기관총에 더불어서 국군 1군단 전체의 대공화기가 불을 뿜었지만, 초나라군이 마지막 발악으로 날린 무인기들은 마음처럼 모조리 격추되지
않았다.
그 덕분에 국군 1군단 1포병여단은 물론 1기갑여단과 1특공여단 등의 부대는 다소나마 피해를 봐야 했고, 이 보고를 받은 1군단장 이철영은 예하 1방공여단은 물론 1항공여단과
지원을 맡은 공군에게까지 불같이 화를 냈다.
“1군단장님이 우리 사단장님에게 입에 담지 못할 욕까지 했다니 다들 정신 똑바로 차리고 초나라 놈들이 무인기 날리는 곳과 지휘부를 찾아서 반드시 격멸해야 한다. 다들 알았나.”
“예, 여단장님!”
이때에는 이미 국군 1군단 1항공여단도 모자라서 F-35A 전투기 편대와 EA-18G 그라울러 전자전 공격기 편대, E-8 조인트 스타스 지상조기경보통제기까지 동원되어 초나라군의
무인기 시설을 탐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아직 발견하지 못했고, 그 덕분에 국군 1군단의 피해가 늘어나자 군단장 이철영이 다른 이도 아닌 공군 제1전투지원사단장 장인모 소장에게 직접 통신을 연결해서 진짜 입에 담지
못할 욕을 했다.
그 바람에 장인모 소장은 휘하의 각 여단장을 족쳤고, 기어이 공군 제1전투지원사단 1여단장 문재현 준장이 이렇게 초나라 무인기 시설을 찾으려고 직접 나선 것이다.
그리고 그가 나서는 바람에 공군 제1전투지원사단 1여단의 EA-18G 그라울러 전자전 공격기 편대, E-8 조인트 스타스 지상조기경보통제기와 RC-135W 리벳조인트, 더불어서
각종 정찰, 공격 무인기까지 추가로 출격했다.
“초나라군 통신은?”
“초나라군의 통신은 없습니다만, 수상한 민간 무선통신을 하나 추적하고 있습니다.”
“뭔데?”
“휴대전화인데, 뭔가 수상해서 추적하고 있습니다.”
“그래.”
한국 공군 제1전투지원사단 1여단의 통신감찰정찰기 RC-135W 리벳조인트도 무인기를 날리는 초나라군을 찾으려고 혈안이 되어 있었고, 그중 수상한 휴대전화를 추적하는 것은 유재일
대위였다.
그리고 그에게 말을 건 것은 전문혁 소령으로 그가 이 리벳조인트의 통신감청을 전부 책임지고 있었다.
그러나 그들 통신감청정찰기 RC-135W 리벳조인트보다는 이 제1전투지원사단 1여단의 무인정찰기 올빼미 128호가 가장 먼저 초나라군이 무인기를 발진시키는 시설 한 곳을 찾아냈으니
그곳은 바로 강소성 남통시의 현급시인 해문시(하이먼시, 海門市)가 아니었다.
“황금박쥐 편대, 나 사단장이다.”
“예, 사단장님.”
“지금 귀 편대가 비행하는 그 아래 주우상교 유한공사(住友橡?有限公司)인지 뭔지 하는 고무 제품 공장이 있다. 확인해!”
“확인했습니다.”
“당장 거기 큰 건물 3개와 작은 건물 전부를 날려버려!”
“이유를 물어도 되겠습니까?”
“올빼미가 그곳에서 초나라군 무인기가 출격하는 것을 확인했다. 그러니 속히 날려버려!”
“예, 사단장님.”
여단장 문재현 준장이 아니라 사단장 장인모 소장에게서 직접 이 명령을 받은 황금박쥐 편대는 다름이 아니라 EA-18G 그라울러 전자전 공격기 4대로 구성된 편대였다.
이들은 이후 고구려의 최남단 영토가 될 강소성 해문시와 장강을 사이에 두고 마주 보는 강소성 소주시(쑤저우시, 蘇州市)의 현급시인 상숙시(창수시,常熟市) 상공을 날면서 초나라
무인기 시설을 찾고 있었다.
그런데 사단장 장인모 소장이 올빼미 무인정찰기가 확인했다면서 이런 명령을 직접 내리자 그 즉시 기수를 낮춰 주우상교 유한공사로 접근해 들어갔다.
“편대장님, 바로 공격합니까?”
“그래, 조 대위가 중앙, 김 대위가 좌측, 임 대위는 우측 그리고 작은 건물은 내가 책임진다.”
“로저!”
한국 공군 제2전투지원사단의 황금박쥐 EA-18G 그라울러 전자전 공격기 편대가 그렇게 초나라군이 무인기를 날리는 위장 시설을 향해 돌입하면서 각자 1발씩 달고 온 CBU-87
집속탄을 목표물을 향해 투하했다.
“쿠콰쾅!”
길이 2.33m, 지름 0.4m, 무게는 대략 430kg, 내부에는 202개의 소형 폭탄이 들어있어 경장갑을 뚫을 정도의 파괴력을 가지고 있는 CBU-87 집속탄이 각자의 목표물을
타격하자 이런 소리부터 울렸다.
그러자 편대원들이 공격한 제법 큰 건물 3개는 그대로 폭발에 휩싸여 불타올랐고, 편대장 이정호 소령이 공격한 작은 건물 5개 중 1곳도 완전히 불타올랐으나 4곳은 그대로
남아있었다.
“어, 초나라군입니다.”
“놈들 어디서 뛰어나온 거야?”
“편대장님이 공격하지 못한 저 멀쩡한 작은 건물에서 뛰어나왔고, 어, 휴대용 지대공미사일 쏘려고 합니다.”
자신이 공격한 작은 건물이 아닌 그 옆에 있던 다른 건물에서 뛰어나온 중국군이 휴대용 지대공미사일까지 쏘려는 것을 확인한 황금박쥐 편대는 그 자리를 이탈했다.
달고 온 CBU-87 집속탄은 단 한발뿐이었고, 지원을 위해 F-2 삼족오 스텔스 전투기 편대가 다가온다는 연락을 받았으니 굳이 자신들이 초나라군을 공격할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들이 막 그 공역을 이탈하는 찰나 한국 공군의 F-2 삼족오 전투기 편대가 이미 그 초나라군과 살아남은 작은 건물 4곳을 향해서 KGGB 즉 500파운드(225kg)
유도항공폭탄을 투하했다.
“쿠콰콰쾅!”
다시 한번의 폭음이 초나라 강소성 소주시(쑤저우시, 蘇州市)의 현급시인 상숙시(창수시, 常熟市) 주우상교 유한공사에서 울려 퍼졌다.
그 바람에 그곳에서 무인기를 발진시켜 한국군을 공격하던 초나라군과 휴대용 지대공미사일까지 쏘려던 초나라군은 또 한 번의 불벼락을 뒤집어썼다.
그러나 그 공격만이 아니라 K-239 천무 다연장로켓 발사차량 2대를 잃은 국군 1군단 1포병여단이 발사한 천무 다연장의 239mm 유도 로켓 12발에 더하여 24발, 36발,
48발이 날아와서는 주우상교 유한공사는 물론 그 일대를 쑥대밭으로 만들어버렸다.
“초나라 놈들이 무인기 날리던 시설을 찾아 폭격했다고?”
“그렇습니다. 군단장님.”
“그런데 왜 아직도 각 예하 부대에서는 초나라 무인기가 나타난다고 수시로 보고가 올라오는 거야.”
“그 폭격한 곳 말고도 또 다른 기지가 있는 것 같습니다만······.”
“지금 그런 한가한 소리나 할 때야. 그러니 다시 한번 더 공군에 연락해서 모조리 찾아서 괴멸시키라고 해. 알았나.”
“예, 군단장님.”
“그리고 고구려군과 북한군도 진격의 나팔 소리를 울리면서 진격한다니 우리 예하 각 부대도 될 수 있으면 진격의 나팔 소리를 울리면서 진격하라고 해. 알았나.”
“진격의 나팔 소리 말입니까?”
“그래.”
국군 1군단장 이철영 중장이 부관에게 지시한 것처럼 초나라군이 무인기를 발진시키는 시설은 폭격을 받은 강소성 상숙시의 주우상교 유한공사만이 아니었다.
어떻든 국군 1군단의 독촉을 다시 한번 더 받은 공군 제1, 제2 전투지원사단은 물론 각 전투기사단까지 눈에 불을 켜고 초나라군 무인기를 찾아 나선 것은 두말하면 잔소리였다.
그리고 1군단 예하 일부 부대에서 군단장 이철영의 또 다른 명령을 실행이라도 하듯 진격의 나팔 소리를 울리면서 마지막 남은 초나라군과 민병을 소탕하려고 진격했다.
그러니 고구려군에 이어서 인민군 그리고 이제는 한국군까지 진격의 나팔 소리를 울린 것이다.
어떻든 그런 가운데 한국 공군 제1전투지원사단 1여단의 통신감찰정찰기 RC-135W 리벳조인트의 유재일 대위가 끝까지 추적한 휴대전화 신호를 바탕으로 또 한곳의 초나라 무인기 발진
시설을 찾아냈다.
그런데 그곳도 장강 건너 초나라 강소성 상숙시의 체육관이었고, 그곳은 곧 한국 공군의 F-2 삼족오 스텔스 전투기의 공습으로 말미암아 불구덩이가 되고 말았으나 초나라 무인기는
그래도 계속 날아와서 국군 1군단 장병들을 괴롭혔다.
그래도 1군단은 멈추지 않고 계속 초나라군을 격퇴하면서 어쩌면 마지막일지도 모르는 전투를 치르고 있었다.
대한민국 해병대 1여단과 2여단이 초나라 강소성 남통시의 현급시이자 그 강소성의 가장 남쪽에 있는 계동시(치둥시,?東市)로 진격해 국군 1군단과 함께 초나라군과 민병을 압박하면서
퇴로를 차단하자 초나라 상해 앞바다 숭명도와 장흥도, 횡사도에 남은 것은 남북한과 고구려 합동해군 소속 해병대였다.
이들 합동해군 소속 해병대의 주축은 한국 해병대였고, 북한 인민군의 해군육전대와 고구려 해군의 육전대까지 포함되어 정식 명칭은 남북한과 고구려 합동해군 소속 해병대 1사단으로
병력은 약 5,000명 수준이었다.
그러나 이 상해 앞바다 숭명도와 장흥도, 횡사도에서 작전에 들어간 인원은 약 3,000명이었고, 나머지 인원은 오키나와 각 지역에 여전히 주둔하고 있었다.
“쏴!”
합동해군 소속 해병대 1사단 포병대대의 K105A1 105mm 자주포가 연달아 불을 뿜으면서 장흥도와 마주 보는 상해 연안을 맹포격했다.
그동안 상해는 남북한과 고구려 육해공군의 수많은 공격을 받고 또 받은 것도 모자라서 이제는 합동해군 해병대의 공격까지 받는 처지로 전락했다.
그러나 그만큼 상해가 초나라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었고, 장차 고구려와의 국경도시로서 그 의미 또한 중대할 것이기에 포격은 멈추지 않았다.
그리고 그런 포격으로 말미암아 상해의 항만 시설과 조선 관련 산업시설에 더해서 여타 산업시설들도 철저하게 파괴되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