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하(黃河)와 장강(長江)(7)
대한민국 국군 1군단 1특공여단 1대대 1중대 1소대장 안민수 중위는 곧 대위로 진급할 예정으로 한일전쟁에도 참전한 전력이 있었고, 그의 소대원들도 모두 한일전쟁에 참전한 경험이
있었다.
그중에서도 부소대장 최일용 중사는 1차 한중전쟁에도 참전했고, 지난 한일전쟁에서는 일본 야쿠자를 소탕하고 챙긴 1kg 금괴 2개와 3만 유로로 고구려 북경에 상가도 하나
분양받았다.
그런 1소대가 1군단장 이철영의 휴식 명령이 끝나자마자 잠시 쉬던 초나라 강소성 동태시 외곽에서 다시 진격을 시작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상가는 북경보다 이번에 점령할 마카오가 더 좋을 것 같은데요.”
“그럼 소대장님이 마카오에 먼저 터를 잡으십시오. 그럼 북경 상가 정리하고 따라가겠습니다.”
“그럴까요.”
“예, 그럼 저만이 아니라 소대원들 거의 다 따라갈 겁니다.”
“사실 나도 그러고 싶지만, 장사에 자신이 없으니까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군에 남으시겠다는 말씀이죠.”
“진급도 시켜준다니까······.”
“그럼 군에 남으십시오. 이번 전쟁 아직 끝난 것이 아니니 더 큰 전공 세울 수도 있고, 그럼 대위가 아니라 소령으로 진급할 수도 있을 겁니다. 그리고 소대장님은 군이
어울립니다.”
“내가 보기에 부소대장도 군에 어울리는 사람인데, 왜 전역하고 장사나 하려고요.”
“마누라 때문입니다. 제가 처음 1차 한중전쟁에 참전할 때만 하더라도 그런대로 괜찮더니만 한일전쟁에 참전하자 그때부터는 제가 죽을까 봐 불안 증세가 심해지더니 이즈음은 거의 병자
수준으로 극도의 불안, 초조, 우울증 등을 겪는답니다. 그러니 어떻게 군에 더 있을 수 있겠습니까. 그런데 그것을 다 무시하고 만약 이대로 군에 계속 있다가 다시 명령이 떨어지면,
또 어떤 전쟁에라도 참전해야 할 것이고, 그럼 마누라는 병원에 입원시켜야 할지도 모릅니다.”
“그럼 전쟁 공포증을 부소대장이 아니라 아내가 대신 느낀다고 봐야 하나.”
“이상하지만, 그런 것 같습니다.”
“그럴 수도 있으니 전혀 이상 할 것 없습니다. 그런데 우리 소대에서 전쟁 공포증 걸린 애는 없죠?”
“다행히도 소대에는 그런 애 없습니다. 아니, 오히려 짱깨들을 모조리 죽이고 싶어 하는 것이 문제라면 문제죠.”
“그건 나도 마찬가지인데.”
안민수 중위와 최일용 중사가 이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동태시를 벗어나 초나라 강소성 남통시(난퉁시, 南通市)의 현급 행정구역인 해안시(海安市)에 진입하려는 순간 기관총탄이 빗발치듯
날아들었다.
“적이다.”
최일용 중사가 가장 먼저 이렇게 소리치는 순간 그가 탄 C-22식 8X8 차륜형 장갑차의 40mm 기관포가 기관총탄이 발사된 곳을 벌써 타격하고 있었고, 1분대장 전문기 하사가 탄
장갑차에서도 기관포가 발사되고 있었다.
“RPG!”
안민수 중위의 입에서 이 말이 터져 나오는 순간 2분대장 정필용 하사가 지휘하는 장갑차의 40mm 기관포가 가장 먼저 불을 뿜었다.
그러자 막 돌담에서 일어나서 대전차미사일도 아닌 RPG-7을 발사하려던 초나라군이 기관포탄에 찢겨나갔고, 그 주위에 있던 다른 초나라군도 역시 찢겨나갔다.
“소대, 산개!”
그 순간 소대장 안민수 중위가 다시 이렇게 명령했고, 그에 따라서 그의 소대 C-22식 8X8 차륜형 장갑차 4대가 좌우로 산개한 다음 초나라군을 향해 40mm 기관포를 연달아
발사했다.
그러나 탑승한 대원들은 하차하지도 않았고, 그대로 장갑차로 밀어붙이는 와중에 안민수 중위는 중대와 대대에 상황을 보고했다.
그러자 곧 군단 항공여단의 AH-1 청룡 공격헬기 2대가 나타나서는 초나라군이 있던 곳과 그 후방을 불바다로 만들어버렸다.
“하차!”
AH-1 청룡 공격헬기의 공격이 끝나자마자 장갑차에서 하차한 소대원들이 살아남은 초나라군이 있는지를 찾았으나 결과는 죽은 30여 명의 소대 규모의 초나라군만 확인했을 뿐이었다.
그건 그렇고 이때에도 이 1특공여단은 물론 2특공여단 등 각 군단 특공여단은 이처럼 장갑차를 타고 이동하면서 보병처럼 전투하고 있었고, 이렇게 진격의 선두에 설 때가 많았다.
그러나 곧 이들은 2선으로 물러났고, 그 1군단 진격의 선두는 1기갑사단 기갑수색대대 K-2 흑표전차들 차지가 됐다.
“특공여단 애들이 소대 규모의 초나라군에게 공격당했으니 정신들 똑바로 차리고 진격한다. 다들 알았나.”
국군 1군단 1기갑사단 기갑수색대대장 강재석 중령이 대대원들에게 이런 말을 하지 않아도 그의 대대원들 대부분은 1차 한중과 한일전쟁에 이어서 이번 전쟁까지 참전하는 그야말로
베테랑들이었다.
그런 1군단 1기갑사단 기갑수색대대가 초나라 강소성 남통시(난퉁시, 南通市)의 현급 행정구역인 해안(海安市)에 진입하는 순간 1군단 1기갑사단 1연대 1대대는 그들의 오른쪽을 맡고
있었다.
그리고 그들의 좌우에는 1군단의 5, 6, 30기계화보병사단과 3, 25, 28기동보병사단, 1포병여단과 1공병여단 등의 수많은 부대가 그렇게 남진을 하며, 이제 초나라 강소성에
남은 제일 큰 도시 남통시를 향해 진격해갔다.
“대대장님, 별 특별한 것 없으니 이대로 쭉 진격해서 해병대가 상륙한 상해 앞바다 숭명도와 장흥도, 횡사도까지 곧장 밀고 내려가면 되겠습니다.”
“그러면 얼마나 좋겠냐.”
“별 특별한 것이 없으니 그렇게 될 것입니다.”
“초나라군이 이제 내놓을 특별한 것은 없겠지만, 그래도 혹시 모르는 일이야.”
“놈들이 내놔봐야 뭘 더 내놓겠습니까. 그러니 아무 걱정하지 마십시오.”
“그래도 모르니 즉각 대응할 수 있는 만반의 준비를 하면서 진격하는 것 잊지 마. 알았어.”
“그건 당연한 것 아닙니까.”
“1중대장 너는 입만 살았지.”
“절대 아닙니다.”
“내가 보니까 너는 입이 네가 탄 전차의 주포보다 훨씬 빨라. 맞지?”
“절대, 절대로 아닙니다.”
국군 1군단 1기갑사단 1연대 1대대장은 아직도 전차에 민재인 위원장의 사인을 붙이고 다니는 김동연 중령이었다.
그리고 그런 그가 이렇게 말하자 이 말을 들은 거의 모든 1대대 1중대원이 동시에 웃음을 터트렸다.
자신들의 중대장 조광우 대위는 하여튼 말이 많았기 때문이다.
“아니기는 뭘 아니야. 그리고 네 중대원이 모조리 웃는 것이 그것을 증명하고도 남아.”
대대장 김동연의 이 말에 조광우가 중대원에게 이렇게 씩씩거렸다.
“중대에서 웃은 놈들은 각오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뭘 어떻게 한다고?”
“아, 아닙니다. 대대장님.”
“웃었다고 중대원들 괴롭히면, 내가 책임지고 1중대장 너를 그 10배로 괴롭혀 주겠다. 그래도 자신 있으면 중대원들 괴롭혀 봐.”
“절대 안 괴롭히겠습니다.”
“믿는다. 그리고 조금 더 진격 속도를 올려.”
이 국군 1군단 1기갑사단 1연대 1대대의 선두에 선 1중대가 그렇게 속도를 올리자 김동연 중령은 잠시 지도를 검색해보고는 자신의 전차에 붙여놓은 민재인 위원장의 사인을 한 번 더
바라봤다.
그러나 그 사인은 진짜 전차에 사인한 것이 아니라 사인한 것을 사진으로 찍어 인화한 다음 코팅해서 붙인 것이었다.
그도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는 그 사인은 그가 1기갑사단 1연대 1대대 1중대장으로 있을 당시 민재인 대통령이 부대를 방문해서 해준 것이었고, 그 흑표전차는 1차 한중과 한일전쟁
그리고 부대 개편 등을 거치는 바람에 지금은 다른 누군가가 타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었다.
어떻든 그 전차를 넘기기 전에 사진으로 남겼고, 이렇게 인화해서 다시 전차에 붙인 김동연 중령은 1차 한중전쟁과 한일전쟁을 거치면서 대위 중대장에서 중령 대대장으로 승진해서 이제는
이렇게 대대를 지휘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때 같은 중대에 있으면서 민재인 대통령에게 특전사 출신 전역 부사관들을 구제해달라고 했던 정치열 중사는 그 이후 1차 한중전쟁에서 상사로 승진했고, 이후 한일전쟁에서는
원사로 승진해서 이때에는 다른 대대 주임원사가 되어있었다.
“대대장님, 아무래도 적이 있는 것 같습니다.”
“1중대장, 뭔데 뜬금없이 적이 있다는 거야?”
“전방 약 2.5km 앞에 주택 50여 채가 있는 마을이 있는데, 뭔가 좀 이상해서 짐작하건대 적들이 매복해 있는 것 같다는 말입니다.”
“그렇게 이상하고, 적들이 매복해 있는 것 같으면 그냥 쓸어버려!”
“알겠습니다. 대대장님.”
1중대장 조광우 대위가 말한 주택 50여 채의 작은 마을에는 사람이라고는 그림자도 보이지 않았는데, 이를 달리 말하면 개미 새끼 한 마리도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뭔가 모르게 수상했기에 조광우 대위가 이렇게 보고한 것이었고, 그 보고를 받은 김동연 중령이 또 그렇게 지시한 것이었다.
이때 남북한과 고구려군은 위험을 무릎 쓰고 굳이 마을을 살리려고 하지 않았고, 수상한 곳이 있으면 보병이 확인하는 것보다는 먼저 막강한 화력으로 공격하고 나서 확인하는 것을
선호했다.
그랬기에 중대장 조광우 대위의 명령에 그의 중대 흑표전차 14대가 수상해 보이는 주택 50여 채를 향해서 조금 더 다가간 다음 사격 위치를 잡고는 주포를 무차별로 발사했다.
“쾅! 쾅! 쾅!”
그런데 주포를 발사하자마자 수상해 보이던 주택 50여 채에서 초나라군과 민병 수백 명이 뛰어나와서 소총과 기관총을 쏘고, RPG-7을 발사하고, 박격포를 쏘려고 했다.
“적이다.”
중대장 조광우 대위가 적이라고 외치는 그때는 1중대 전차만이 아니라 총 44대의 1대대 흑표전차도 이미 전투준비가 끝난 상태였다.
그러니 적이라는 말이 허공으로 사라지기도 전에 각자의 목표물을 향해 주포를 발사해서 그야말로 초나라군과 민병을 구워버리고, 12.7mm 기관총으로는 그 와중에도 살아남은 자들을
쓸어버렸다.
그러고 나니 아니나다를까 군단 항공여단의 공격헬기들이 나타난 것이 아니라 1기갑사단 자체에서 운용하는 무인공격기가 나타나서는 초나라군과 민병들의 마지막 숨통을 끊어버리려는 듯 천검
대전차미사일을 줄줄이 발사하고는 유유히 사라져버렸다.
“1중대, 확인해!”
대대장 김동연의 명령을 받은 조광우 대위가 이끄는 1중대 흑표전차 14대가 그 잠깐 사이 폐허로 변해버린 마을로 진입했으나 살아 움직이는 초나라군이나 민병은 보이지 않았다.
“대대장님, 살아남은 놈은 보이지 않으니까 진입하십시오.”
“굳이 진입할 필요도 없으니까 살아남은 놈이 없으면 그대로 진격해. 그래야 오늘 중으로 여고시(如?市)까지 진격할 수 있다.”
“여고시면, 루가오시(如?市) 아닙니까. 강소성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곳이자 장수(長壽)의 도시이자 분재(盆栽)의 도시로 유명한 그 도시 말입니다.”
“맞아. 그리고 가장 아름다운 곳인지는 모르겠지만, 장수와 분재의 도시로 유명한 곳은 맞는 말 같다. 하고 그 남쪽이 장강에 접해있으니 반드시 우리가 점령해야 하는 도시이기도
하다.”
“대대장님이 그렇게 말씀하시니 드디어 장강이 눈에 들어오는 것만 같습니다.”
“아직 멀었으니까 김칫국부터 마시지 말고 속히 진격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