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내가 김정은-429화 (429/470)

황하(黃河)와 장강(長江)(5)

남북한과 고구려 공군이 폭격하기에는 좀 먼 거리인 이 도시들은 이처럼 고구려 국방과학연구소가 개발한 이 신형 탄도미사일의 실전 성능시험의 표적이 되고 있었다.

그리고 탄도탄이 발사되면 될수록 탄도탄의 성능은 점점 더 향상되어 갔으니 전쟁만큼 무기 발전을 앞당기는 것은 없었고, 남북한과 고구려는 1차 한중, 한일, 2차 한중전쟁을 거치면서

그야말로 개발할 수 있는 모든 무기를 개발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것을 실전에서 사용하면서 성능시험을 하고, 개량에 또 개량하고 있었으니 이 전쟁이 끝나면 무기가 얼마나 발전할지는 현재로서는 그 누구도 예측할 수 없었다.

“현무-6A 순항미사일 발사 준비 끝났습니다. 사령관님.”

“그럼 발사해! 그리고 발사하자마자 모든 정찰 자산에 연락해서 미사일의 정확한 경로를 확인하라고 해.”

“예, 사령관님.”

“빈틈없이 해야 해. 그래야 정확한 성능을 파악하고, 개량할 부분이 있으면 해야 하니까.”

“물론입니다. 사령관님.”

고구려 육군 전략유도탄사령관 김종명의 지시가 있은 바로 직후 현무-5A 탄도미사일에 이어서 사거리 3,000km 현무 순항미사일까지 발사되어 초나라 호북성 무한(우한, 武?),

호남성 장사(창사, 長沙), 복건성 복주(푸저우, 福州), 영덕(닝더, ?德) 등의 산업시설을 노리고 날아갔으니 더는 남아날 초나라 산업시설은 없을 것 같았다.

그리고 고구려는 물론 대한민국의 모든 정찰 자산은 그 미사일들을 추적해 그 정보를 곧장 고구려 국방과학연구소로 보내고 있었으니 다시 개량에 개량을 거칠 것은 자명해 보였다.

이때 나는 다른 곳에 가지도 않고, 그렇다고 벙커에 피신하지도 않고, 그대로 내 집무실에서 총참모장 김진성에게서 전황 보고를 받고 있었다.

그의 옆에는 총참모부와 인민무력성 그리고 호위사령부 등의 주요 간부들이 진을 치고 서 있었다.

“그렇게 장승처럼 서 있지들 말고, 여기들 앉으시오. 그래야 나도 편하게 보고받지.”

“아닙니다. 총비서 동지. 저희는 서 있는 것이 편합니다.”

“내가 불편하다니까.”

“그래도······.”

“다들 앉아. 이건 명령이야. 명령!”

장승처럼 늘어서 있던 이들을 그렇게 강제로 앉힌 다음에야 마음 편하게 전황 보고를 받을 수 있었다.

이즈음의 내 위상은 한일전쟁 승전 때보다 더 높아져서 공공연히 호칭을 주석이라고 불러야 한다는 말도 나오는 실정이었다.

그러나 내가 그런 논의를 막고 있었다.

지금은 주석이니 뭐니 그런 것보다는 확실하게 2차 한중전쟁을 승리로 이끌고, 그래서 초나라를 아니 중국을 완전히 주저앉혀서 영원히 일어설 수 없게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급선무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것이 이 천금보다 만금보다 억만금보다 더 귀한 기회를 나에게 준 하늘에 대한 보답일 것이니 말이다.

“그럼 다시 보고 하갔습네다. 이 시간 우리의 자랑스러운 인민군 1, 2군단과 항공육전여단, 경보병여단은 초나라 산서성 북쪽 대동을 점령하고 남하를 준비 중입네다. 그리고 7,

8군단과 저격여단, 정찰여단도 산서성의 성도인 태원을 역시 점령한 다음 남하를 준비하고 있습네다. 총비서 동지.”

“한국군이나 고구려군과 비교하면, 우리 군의 진격 속도가 좀 늦지 않소?”

“그런 면이 없지 않아 보이는 것은 초나라가 정예 육군 병력을 모조리 우리 인민군이 진격하는 산서성에 투입했기 때문입네다. 한국군이 진격하는 강소성에는 해군을 투입했을 뿐인데

말입네다. 그리고 고구려군은 황하 이북의 하남성만을 공략하기에 더 빨라 보이는 것입네다.”

“우리 군이 초나라 정예 육군을 상대하는 데 반해 한국군은 바다에서 싸워야 할 해군을 육지에서 상대하기 때문이며, 고구려군은 고작 황하 이북의 하남성만을 공략하기 때문이다.”

“그렇습네다. 그래서 우리 군보다 진격 속도가 더 빠른 것으로 보이는 것입네다. 또한, 한국군이 진격하는 강소성보다 우리 군이 진격하는 산서성에 더 많은 초나라 민병이 진을 치고,

한마디로 죽기 살기로 저항하는 바람에 더 진격이 느리게 보이는 것입네다.”

“일리는 있어 보이는 설명이군.”

“일리 정도가 아니라 그것이 사실입네다. 총비서 동지. 그리고 초나라 아새끼들이 한국군과 고구려군에는 몰라도 우리 공화국 군대에는 정말 악착같이 달려들고 있는 것이 현실입네다.

그래서 그런 것일 뿐입네다.”

“초나라 아새끼들이 우리 공화국 군대에만 악착같이 달려든다. 아직도 우리가 자기들을 배신한 배신자인 줄 아는 모양이지.”

“아직도 그런 생각을 하는 모양입네다. 그래서인지 한국군이나 고구려군과는 달리 우리 군을 대하는 자세부터가 아예 다릅네다.”

총참모장 김진성이 이렇게 말하자 총참모부와 인민무력성 그리고 호위사령부 등의 주요 간부들도 이구동성 한마디를 보태는 것으로 봐서는 진짜 그런 모양이었다.

하긴 초나라 처지에서는 그도 그럴만했지만, 상황이 이 모양 이 꼴이 된 이 시점에서는 마음을 바꿔 먹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어떻든 초나라군이 인민군에게만 악착같이 달려든다면, 인민군도 악착같이 초나라군을 처리하면 되는 일이었다.

“초나라군이 그렇게 나온다면 우리 군도 초나라군을 더 철저하게 뭉개버리시오. 그런데 마카오는?”

“마카오에 파견한 우리 해상저격여단이 기타 각 군과 함께 타이파(Taipa,?仔), 코타이(Cotai,路?), 콜로안(Coloane,路環)을 점령하고, 마카오반도(Peninsula

de Macau, 澳門半島)와 광동성 주해 향주구(香洲?) 대횡금도(大?琴島)와 소횡금도(小?琴島)로 진격하고 있습네다.”

“해군은?”

“마카오 원정을 갔던 남포급 남포, 개성, 원산함은 모두 돌아오는 중이고, 백상어 고속정들은 아직 마카오에 있습네다.”

“이 전쟁이 우리의 승리로 끝나 산서성과 강소성이 고구려의 영토로 편입되고, 남쪽에서는 홍콩과 마카오 그리고 해남도 나아가서는 오키나와로 초나라를 견제 압박하면, 초나라가 예전

중국의 위상을 되찾기는 어렵겠지?”

“영원히 불가능할 것입네다. 총비서 동지.”

영원히 그래야 했다.

그래서 이 말을 듣자마자 속이 시원하게 한번 웃었다.

그러자 총참모장 김진성 이하 모두가 따라 웃었고, 웃음소리는 좀처럼 멈추지 않았다.

“하하하! 하하하! 당연히 그래야지. 하하하! 당연히 그래야 하고말고. 또 영원히 그래야 해. 다들 한 번 더 웃읍시다. 하하하! 그리고 그것이 우리가 이렇게 피를 흘리면서 싸우는

이유고, 우리 후손에게 자랑스러운 역사를 물려주는 일이자 오욕과 불명예로 점철된 지난 100여 년의 세월을 단박에 끝내고, 앞으로 1,000년 아니지, 만 년을 영광스럽게 사는

길이니까 말이야. 하하하!”

“당연히 그럴 것입네다. 총비서 동지! 하하하!”

“좋아. 좋아. 그러나 아직 완전히 승리를 거머쥐지는 못했으니까 방심은 절대 금물이야. 다들 알았소!”

“예, 총비서 동지.”

“좋소. 그리고 총참모장은 즉각 박수일 원정군사령관에게 내 명령을 전달하시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라. 그리고 절대 방심하지 마라. 알겠소.”

“예, 곧바로 전달하겠습네다.”

“그럼 다들 오랜만에 나랑 점심이나 합시다. 그동안 전쟁 때문에 못 나눈 이야기는 그 자리에서 다 나누고 말이오. 하하하!”

그렇게 총참모장 김진성 등과 점심을 함께 나누면서 전쟁과 전쟁 이후를 논의했다.

이때 북한 인민은 대체로 한국과의 관계가 지금보다는 더 가까워지기를 원했고, 일부에서는 조심스럽지만, 통일 이야기까지 나왔으나 통일은 그야말로 아직은 시기상조였다.

그리고 나도 그런 급진적인 통일을 원치 않았고, 그건 민재인 위원장도 동의한 바가 있었기에 고구려를 만든 것이다.

그러니 지금은 고구려라는 파이를 더 키워야 했다.

그래야 자연스럽게 그 고구려가 북한을 흡수 통일하고, 그다음에는 한국을 흡수 통일해서 이 땅에 한민족으로 구성된 새로운 나라 고구려 또는 다른 국호를 가진 나라가 들어설 것이니

말이다.

그럼 우리 민족은 멀게는 고구려가 멸망한 서기 668년 이후, 짧게는 발해가 멸망한 서기 926년 이후 잃어버린 저 요동과 요서를 넘어 우리 민족 역사상 가장 광대한 영토를 가진

나라를 세우게 되는 것이다.

거기다가 옛 일본 현‘왜’라는 식민지까지 가지게 되고, 우리 손으로 위구르 독립국을 건국해 주고, 티베트 건국에도 일정 부분 이바지한 위대한 나라가 되는 것이다.

어떻든 총참모장 김진성 등과 그렇게 점심을 먹으면서 제법 긴 이야기를 나누고, 여전히 애용하는 자모산 특각으로 가서는 민은정과 나란히 앉아 2월 아직은 춥지만, 제법 따사로운

오후의 태양을 받으면서 차를 한잔 마셨다.

그리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묻다가 드디어 판매를 시작한 백호자동차에 관한 것을 묻지 않을 수가 없었다.

내가 세운 백호자동차 공장은 심양 1공장과 2공장, 남포 공장과 덕천 공장이 있었는데, 애초 심양 1공장에서는 SUV, 2공장에서는 전기차, 남포 공장에서는 1t 트럭, 덕천

공장은 픽업트럭을 생산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아직 전기차량과 1t 트럭을 생산하지 않는 관계로 남포 공장에서는 닛산 인피니티 Q50의 개량형 S-35을 생산했으나 아직은 옛 일본 공장에서 가져온 부품을 조립해서

완성차를 내놓는 수준이었다.

어떻든 현재는 그렇게 완성차를 조립하는 수준이었으나 그 옛 일본 닛산 공장에 파견되어 그들의 기술을 배우는 백호자동차 노동자와 기술자가 수천 명이었기에 이제 그 공장들은 닛산

공장이라기보다는 백호자동차의 옛 일본 공장이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을 정도였다.

외국 자본 특히 르노자동차가 보유했던 지분 44% 정도와 기타 외국인들이 보유했던 지분 약 30% 정도에 대한 헐값 매수에도 성공했으니 더 말해 무엇을 할 것인가.

그리고 이 헐값 매수를 위해서 왜 군정 사령관 오지용은 닛산의 알짜 자산을 매각하고, 필수 불가결한 직원을 제외한 전 일본 직원을 해고해 매수 자금을 준비한 다음 공장 가동을

중단하고, 자동차를 생산 판매하지 않는 극단의 조처를 했다.

그러자 안 그래도 군정사령부의 허가를 받지 않고는 휘발유와 경유 등 연료를 살 수 없는 현실 그리고 그로 말미암은 자동차 수요 급감과 절묘하게 맞물렸고, 일본이 남북한과 고구려의

식민지로 전락한 이후 바닥을 치기 시작하던 닛산 주가는 그 영향으로 그야말로 끝없이 하락했다.

그때 오지용은 옛 일본 금융기관, 법인, 증권사, 개인 등이 보유했던 지분을 거의 강탈하고, 외국 자본이 가진 지분은 완전 헐값에 매수했다.

그 결과 닛산자동차는 이제 완전한 백호자동차의 계열사 정도라고 보면 되는 그런 위치로 전락하고 말았고, 미쓰비시, 혼다, 스즈키 등의 옛 일본 자동차 회사들도 그 길을 가고

있었으나 도요타는 아직 오지용의 마수에서 약간은 벗어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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