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하(黃河)와 장강(長江)(2)
고구려 1기동여단 3대대 1중대 진태식 상사가 그렇게 예전 일본 아사히 슈퍼 드라이 맥주였으나 이제는 북한 청천강 맥주로 이름을 바꾼 맥주 캔을 소대 두원식 하사에게 받아 마셔보니
자신이 마셔봤던 그 맛과 전혀 변화가 없는 것 같았다.
그도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는 옛 일본 아사히 맥주와 기린 맥주 등을 완전히 인수한 북한이 현지 공장에서 맥주를 생산해 이름만 청천강 그리고 압록강, 두만강이라고 붙인 다음
시판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거기에 기존 대동강 맥주까지 끼워서 남북한과 고구려, 옛 일본, 위구르 등에서 북한의 강(江) 시리즈 맥주로 판매했는데, 인기가 좋아서 이즈음 가장 많이 팔리는 맥주가 바로
북한의 강 시리즈 맥주였다.
그런데 그것에 만족하지 못한 북한은 현지 공장 즉 옛 일본 내 공장을 완전히 뜯어와서 북한에 새로운 공장을 건설할 계획을 실행하고 있었으니 그것도 곧 현실화할 것이었다.
“맥주, 어떻습니까?”
“좋은데, 두 하사도 한잔해.”
“저는 먼저 씻고 마시겠습니다.”
“박수일 하사는?”
“저는 대동강 맥주 주십시오.”
대동강 맥주를 달라고 한 박수일 하사는 북한 개성 출신으로 인민군 2군단에서 복무하다가 전역해 고구려군에 재입대한 인물로 인민군 8군단장이자 초나라 원정군사령관 박수일 대장과는
동명이인이었다.
그런 그가 대동강 맥주를 꺼내 한국군 출신 진태식 상사와 함께 마셨으니 고구려군에서는 이런 장면이 흔했다.
“박 하사, 한국 맥주가 진짜 그 대동강 맥주보다 못해? 나는 맥주 맛을 그렇게 잘 알지 못해서 이 청천강 맥주도 예전 아사히 슈퍼 드라이와 전혀 다른 것 같지 않다는 말이야.”
“먼저 그 청천강 맥주는 왜놈들이 아사히 슈퍼 드라이를 만들던 그 공장에서 그대로 만들어서 상표만 바꾼 것이니 맛에 변화가 전혀 없을 겁니다. 그리고 한국의 맥주보다는 대동강
맥주가 훨씬 맛이 좋습니다. 그건 한국군 출신들이 저보다는 훨씬 더 잘 알 겁니다. 물론 그중에서 상사님은 예외 같지만 말입니다.”
“하하하! 맞아. 맞아. 나는 맥주에 관해서는 논외로 해야지. 그러나 소주에 관해서는 좀 알지. 그리고 평양 소주보다는 한국의 진로가 훨씬 낫고 말이야.”
“그건 저도 인정합니다. 소주는 역시 한국 소주입니다. 아, 안동소주도 있다던데 그건 마셔볼 수 없습니까?”
“박 하사가 원한다면 내가 구해보지.”
“약속했습니다.”
“물론이지. 그러니 후딱 이 전쟁에서 짱깨들 밀어버리고 안동소주로 한잔하자고.”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고구려군 1진에 속한 1기동여단 3대대 1중대 진태식 상사와 박수일 하사 등이 하남성 신향시(신샹시, 新?市) 외곽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면서 한가롭게 이런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
고구려 공군은 피난을 권고하는 전단을 한 번 더 뿌리는 동시에 무인기로 적을 찾아서 정밀 공격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무인기 공격은 그날 밤 내내 이어졌고, 다음 날 아침을 맞은 1기동여단은 아침을 먹자마자 총공세를 펼쳤으니 그렇게 신향현은 불타올랐다.
***
북한 인민군 특전사령부 예하 저격여단의 장철기 특무상사와 모철영 상사는 그때 초나라 산서성의 성도 태원의 초나라군과 민병을 소탕하는 작전에 투입되어 거의 24시간 동안 잠도 못
자고 48명을 더 사살하는 전과를 올렸다.
이때 초나라군은 1차 한중전쟁이 끝나고 모집되어 아직 1년도 훈련받지 못한 신병이 대부분이었고, 민병은 그야말로 총 한번 쏴보지 못하고 오직 애국심으로 싸우겠다고 나선 이들이었다.
그런 그들이 10여 년 군에 몸담고, 이미 실전까지 무수히 겪은 것도 모자라서 북한 인민군 최고라는 저격여단에서 저격수로 이름을 드날리는 장철기 특무상사의 총알을 피해내기는
어려웠다.
그리고 그가 가진 저격소총이 바로 저격수 잡는 미국제 샤이엔 택티컬(Cheyenne Tactical)의 M200 저격소총 개량형 M300 저격소총이었으니 더 말해서 무엇을 할
것인가.
“이제 초나라군이나 민병 없네?”
“적은 더 보이지 않으니 잠시 쉬는 것이 좋갔습네다.”
“그럼 공군이 공습을 시작하면, 여기도 안전하지 못하니까 다른 곳으로 옮겨서 전투식량이나 먹자. 한국군 전투식량 있지?”
“예, 가시죠.”
“시원한 맥주도 있네?”
“예, 한국 전투식량에 초코파이도 있고, 공화국 대동강 맥주도 있습네다. 그러니 날래 가시죠. 곧 공군이 폭격할 것입네다.”
장철기 특무상사와 모철영 상사가 그렇게 자리를 옮겨 한국군 전투식량으로 주린 배를 채우는 순간 방금까지 그들이 있던 곳에 북한 공군의 F-1 삼족오 전투기들이 나타나서는 맹폭격을
퍼부었다.
그러나 그렇게 공군의 폭격이 이루어지지 않는 곳에서는 이곳 산서성 태원에 투입된 북한 인민군 특전사령부 예하 저격여단과 정찰여단 육천 정예 중 정예 병력은 계속 초나라군과 민병을
소탕하고 있었다.
그들 대부분이 장철기 특무상사처럼 샤이엔 택티컬의 M300 저격소총을 가진 것은 아니었으나 각자 가진 78식 저격보총이나 한국제 K-14 저격소총으로도 수명에서 수십 명의
초나라군이나 민병을 사살하고 있었다.
“야호, 이번에도 명중입니다. 서 상사님, 그리고 축하합니다. 드디어 110명을 채웠습니다.”
“표적이나 찾아.”
“잠시만 기다리십시오. 기록하고 금방 찾아드리겠습니다.”
국군 1군단 저격대대 서한국 상사도 박인철 중사와 거의 12시간 가까이 초나라 강소성 동태시(둥타이시,東台市)에서 초나라군, 민병과 싸우면서 드디어 1차 한중전쟁과 한일전쟁, 2차
한중전쟁을 거치면서 110번째 저격에 성공했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초나라군은 대부분이 1년도 안 된 신병이었고, 민병은 총 한번 안 잡아본 이들이라는 것을 고려했을 때 2차 한중전쟁에서 이제야 12명을 더 저격해 110명을
채웠다는 것은 어쩌면 저조한 전공(戰功)이었다.
그러나 이 동태는 태원처럼 큰 도시가 아니었고, 그렇게 초나라군과 민병이 많지 않았기에 서한국 상사는 이제야 110명째 저격에 성공한 것이라고 해야 했다.
“여긴 전쟁터야 그러니 기록보다는 표적부터 찾아.”
“비록 전쟁터지만 기록해야 합니다. 그래야 한일전쟁에서처럼 이 전쟁 끝난 다음 우리의 전공을 제대로 인정받아서 서 상사님은 준위로 진급할 수 있고, 저는 상사 계급장 달 것
아닙니까.”
“그렇게 상사 계급장 달고 싶으면 고구려군으로 가. 그럼 당장 상사로 진급시켜 줄 것 같은데, 그도 아니면 내가 강수진에게 부탁해보마. 그러니 당장 상사로 진급하고 싶으면,
고구려군으로 가.”
“그 말 진심이십니까?”
“뭐가.”
“고구려군으로 가라는 것과 강수진 수석님께 부탁한다는 것, 그 두 가지 다 말입니다.”
“그래, 북경에 집도 임대해놨다면서?”
“상사로도 진급하고 싶고, 북경에 집도 임대했지만, 그래도 저는 한국군에 남고 싶습니다.”
“아니 왜?”
“서 상사님은 강수진 수석님이 고구려군으로 오라고 해도 안 가는 이유가 뭡니까. 고구려군으로 가자마자 바로 준위로 진급할 것이 불을 보듯 뻔한데도 말입니다.”
그러고 보니 자신도 고구려군으로 가지 않으면서 박인철 중사에게는 가라고 하는 이유가 뭔지 딱히 꼬집어서 이야기하지 못할 것 같았다.
더 좋은 조건이 보장될 것이 불을 보듯 뻔한 고구려군으로 왜 가지 않을까.
당장 월급에서 한국군 상사의 월급이 고구려군 준위의 월급보다 더 많아서일까.
그러나 그건 아닌 것 같았다.
이때 고구려의 임금 수준은 북한보다는 높고, 한국보다는 낮았으나 물가 수준은 한국보다 훨씬 저렴했다.
특히 부동산 가격은 한국의 10%~30% 수준도 안 되는 곳이 허다했다.
또한, 생활물가도 한국보다 훨씬 저렴했고, 외국 수입품 가격은 고구려의 법규 때문에 한국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저렴했다.
그런데도 자신은 아직 고구려군으로 가지 않고, 한국군에 있었으니 뭐라고 딱히 설명할 길이 없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고구려군으로 가면 하수정과의 결혼도 지금보다는 훨씬 더 수월할 것인데도 말이다.
“나는 강수진과 그 서민재 대위 꼴 보기 싫어서 안 가는 것이고, 박 중사 너는 그런 것이 없으니 그냥 가면 되는 것이고.”
“그런 말도 안 되는 이유가 어디 있습니까.”
“여기 있다. 그러니 표적이나 찾아.”
“표적 없습니다. 그리고 여긴 너무 오래 있는 것 같으니까 다른 곳으로 움직이시죠.”
초나라 강소성 동태 시내 북해중로(北海中路)가 한눈에 들어오는 제법 좋은 곳에서 110번째 저격에 성공한 서한국 상사와 박인철 중사는 다른 저격 장소를 찾아 그렇게 움직였다.
그때 고구려군 2진 즉 1기동군단 2, 4여단과 2기갑군단 3, 4여단은 초나라 하남성 초작시(자오쭤시, 焦作市)를 점령하고 진격의 속도를 올리려고 했다.
“여기서 황하까지 거리는 얼마인가?”
“직선으로 약 45km 정도 떨어져 있습니다.”
“그럼 정주(정저우,鄭州市) 시가지까지는 직선거리로 60km도 안 되겠군.”
“그렇습니다. 포격 지시할까요?”
“당장 해. 공군이 피난을 권고하는 전단을 뿌릴 만큼 뿌렸으니 주요 시설을 다 쓸어버리라고 해. 그리고 2, 4여단은 신속하게 진격해 황하를 경계로 초나라와의 국경을 정확하게
확정하고, 낙양을 공략한다.”
“예, 군단장님. 그런데 2기갑군단 3, 4여단은 1진이 진격하는 신향시(신샹시,新?市)의 배후를 치도록 하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좋아. 2기갑군단장에게 그렇게 통보해서 신향시의 배후를 완벽하게 차단해서 초나라군과 민병을 일망타진하자고. 알았나.”
“예, 군단장님.”
“포격 지시는 당장하고.”
고구려군 2진을 지휘하는 고구려 1기동군단장은 전 한국군 7군단장 박민식이었다.
그런 그가 드디어 초나라 하남성 초작시(焦作市)를 점령하고 한편으로는 하남성의 성도인 정주(정저우,鄭州市)를 포격하고, 한편으로는 낙양(뤄양, 洛?)을 공략할 준비를 시작했다.
그리고 그의 명령이 1기동군단 군단 직할 포병여단에 전달되는 순간 박민식이 있는 군단 본부보다 황하로 더 앞서서 진격한 K-239 천무 다연장로켓부터 불을 뿜었고, 이어서는 북한
인민군도 운용하는 벼락-1과 벼락-2, 벼락-3 300mm와 400mm, 600mm 방사포도 불을 뿜었다.
더불어서 정주가 사거리에 들어오는 곳까지 전진한 각 부대의 K-9 자주포 대대들도 불을 뿜었다.
그 바람에 초나라 하님성의 성도인 정주의 주요 시설은 기어이 불타오르기 시작했고, 그럴수록 정주 시민들은 공황에 빠져 더 남쪽으로 피난을 서둘렀다.
“11시 방향, 적 전차 거리 1,290m, 쏴!”
“쾅!”
그때 고구려군 2진에 속한 1기동군단 2여단 기갑수색대대 1중대장 남길수 대위의 사격 명령에 사수 안정호 하사가 K-2 흑표전차의 주포를 발사했다.
“명중!”
“또 없습니까?”
“없어. 그런데 저놈은 어디 숨어 있다가 이제야 튀어나온 거지.”
“혹 낙오된 패잔병들이 아니었겠습니까.”
“패잔병들이 99식 전차를 타고 다닌다. 뭔가 좀 이상하지만, 그러라는 법도 없으니까 뭐 됐고, 여기 어디쯤이야?”
“초나라 하남성 초작시 무척현(우즈, 武陟) 외곽이고 저기 보이는 도로가 정주로 이어지는 S87 정운고속도로라는 그 도로입니다.”
“정운고속도로라. 그럼 저쪽에 보이는 것이 그러면 그 고속도로 나들목이야?”
“저기 안내표지판도 있으니 확인해 보겠습니다.”
“확인해. 그리고 고속도로 나들목이 멀쩡하면 우리가 저 도로 타고 황하 건넌다.”
“저 도로 타서 황하 건너면 바로 정주입니다. 중대장님. 그리고 거긴 초나라 영토이자 지금 포격을 받고 있습니다.”
“포격은 정주 주요 시설물에 하는 것이지 저기는 아냐. 그리고 여긴 초나라 땅 아니냐. 진격!”
“그래도 대대장님 허락을 받고 가는 것이 좋지 않겠습니까?”
기갑수색대대장의 허락도 받지 않은 1중대장 남길수 대위의 흑표전차는 그렇게 S87 정운고속도로의 무척 나들목을 통해서 기어이 도로로 올라갔다.
그러자 그의 중대 다른 흑표전차까지 그 뒤를 따랐으니 남북한과 고구려군 중에서 최초로 황하를 도강하려는 시도였다.
그렇게 고구려군 2진에 속한 1기동군단 2여단 기갑수색대대 1중대장 남길수 대위의 중대가 황하에 놓인 도화욕황하대교(桃花??河大?)를 건너 초나라 하남성 정주(정저우,鄭州) 외곽에
도착하기 전 그 정주 주요 시설에는 무수한 포탄과 로켓탄이 여전히 떨어지고 있었다.
보통 황하는 이곳 도화욕(桃花?)까지를 중류라고 하고, 이 도화욕 이하를 하류라고 한다.
그러나 그 도화욕 대교를 건너서 정주 시내 주요 시설은 그야말로 불바다 그 자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으나 남길수 대위의 중대가 도강한 도화욕에는 포탄이 떨어지지 않았다.
그 대신 정주의 하남성 인민 정부는 물론 거의 모든 관공서와 공안청사 그리고 초나라군 주둔지 등등은 불타고 있었다.
거기다가 정주의 수많은 산업시설도 공격을 받아 불타고 있었고, 하남성의 5대 주요 산업이라는 장비제조업과 식품 가공제조업, 신형 재료 제조, 전자 제조업, 자동차 제조업 등의
시설도 지난 한중전쟁에 이어서 다시 공격을 받기 시작했다.
“좌로 오 공, 줄이기 하나 백! 효력사!”
“좌로 오 공, 줄이기 하나 백! 효력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