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한중전쟁(9)
초나라군과 민병을 모두 남경 시내 중심으로 일단 몰아넣은 국군 특전사령관 강대호와 국군 5군단장 손석민과 예하 각 부대 장병이 그렇게 잠시나마 한가로운 여유를 만끽했다.
그러나 그 찰나 대한민국 공군 제1전투비행사단의 F-2 삼족오 스텔스 전투기는 쉬지도 못하고 다시 출격했다.
“제1대대부터 폭탄 투하한다. 1대대 폭격 고도로!”
공군 제1전투비행사단 1여단 1대대의 F-2 삼족오 스텔스 전투기 20대가 그렇게 특전사령부와 국군 5군단이 남경 시내 중심으로 몰아넣은 초나라군과 민병들의 머리 위에 그야말로
폭탄의 비를 내렸다.
그러나 그건 시작에 불과했으니 그 1여단의 총 60대 삼족오 스텔스 전투기가 이 폭격에 동원되어 비도 그냥 비가 아닌 폭탄의 소나기를 퍼부었기 때문이다.
이 남경은 강소성의 성도이자 현 초나라의 수도이자 옛 삼국시대(三國時代) 오나라 손권(孫權)이 건업(建業)이라고 개칭해 도읍을 정한 것부터 시작해서 송(宋)·양(梁) 등의
도읍지였다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즉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지금 그곳에 초나라 해군 약 2만여 명과 민병 수만 명이 웅크리고 앉아 한국군이 시내로 진입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는 것, 그것이 더 중요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한국군이 시내로 진입한 것이 아니라 하늘에서부터 폭탄의 소나기가 퍼붓기 시작했다.
마치 한국군이 재고로 가지고 있는 모든 폭탄을 재고 처리하듯 쏟아부었으니 남경 시내 중심가는 그렇게 서서히 초토화되기 시작했다.
“부주석, 피해야 합니다.”
“어디로 피하자는 말이야?”
“이 강소성을 벗어나서 장강 이남으로 가면 됩니다. 남북한과 고구려군이 장강 이남으로 피난 가라고 했으니 그 이남으로 가면 이 공격에서 일단 벗어날 수 있습니다.”
“우리가 가면 이곳은 누구에게 맡기고?”
“해군 사령관 성광조에게 맡기면 됩니다.”
“그가 잘할 수 있을까?”
“지금 이곳 남경에는 그의 직할부대 2만여 명이 있고, 민병 수만 명도 있으니 그런대로 막아낼 수 있으리라고 봅니다. 그러니 부주석께서는 후방에서 더 많은 민병을 모집하여
지원해주시고, 작전을 지휘하시면 반드시 좋은 결과가 있을 것입니다.”
“총 한 자루 더 만들 수 없을 정도로 남북한과 고구려 놈들이 우리의 산업시설을 모조리 파괴하고 있는데, 무슨 지원을 더 해준다는 말인가.”
“그래도 이곳에서 폭사하는 것보다는 후방으로 가셔서 지원할 방도를 찾는 것이 우리에게 더 유익합니다.”
“그 말도 일리가 있기는 있군.”
“그러니 속히 가시죠. 이곳 남경은 해군 사령관 성광조에게 맡기고 말입니다.”
“좋아. 가자.”
초나라 부주석 등모량도 이때 남경에 있다가 한국 공군의 폭격이 그치지 않고 끝없이 이어지자 부하들의 건의에 기어이 민병 모집과 후방 지원, 지휘라는 이유로 피난길에 올랐다.
사생결단 또는 옛 일본 자위대와 민병들처럼 최후의 결전을 하는 것이 아니라 되지도 않는 핑계로 저부터 도망치는 것이었으니 무엇보다도 제 목숨이 더 중요하다는 의미였다.
그렇게 저만 살려고 도망친 등모량과 그를 따라서 초나라 지휘부도 도망치는 바람에 남경에는 초나라 해군 사령관 성광조가 지휘하는 2만여 군과 민병 그리고 공군 일부가 남아서 드디어
최후의 결전을 준비했으나 사기는 말이 아니었다.
어떻든 초나라 부주석 등모량 등이 민병 모집과 후방 지원이라는 등의 이유로 사실상 도망을 가고, 그런 이유로 초나라군과 민병들의 사기가 바닥에 떨어진 그때를 놓치지 않은 한국
공군의 폭격은 점점 더 거세졌다.
그리고 그럴수록 초나라군과 민병 등의 숫자는 탈영병과 폭사로 말미암아 점점 줄어갔고, 사기는 더 떨어질 것이 없을 정도로 떨어졌다.
“사령관, 피해가 너무 극심해서 무슨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모조리 앉아서 죽고 말 겁니다. 그리고 탈영병도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러니 뭔가 대책을 세워야 합니다.”
“이 상황에서 무슨 대책을 세우자는 말인가?”
“그럼 우리도 등모량 부주석처럼 강소성 밖, 장강 이남으로 가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우린 여기서 죽는다. 그것이 우리의 임무다. 그러니 다시는 그런 소리 하지 말고, 예하 부대에 최대한 몸을 숨기고, 이 폭격에서 무조건 살아남으라고 해! 무조건.”
“하지만······.”
“내 명령 못 들었나.”
“명령 들었습니다만, 이대로 앉아서 개죽음하는 것보다는 후퇴하시는 것이 좋지 않겠습니까.”
“다시 한번 말하지만, 우리에게 후퇴란 없다.”
“재고해주십시오.”
“재고도 없고, 후퇴도 없다. 우리는 이곳에서 결사 항전한다. 그러니 남북한과 고구려군의 폭격이 끝날 때까지 모두 최대한 몸을 숨기고 무조건 살아남는다. 그런 다음 남북한과
고구려군에게 일격을 가한다. 이상!”
한국 공군의 폭격이 거세지고 사상자가 점점 늘어나자 참모들이 초나라 해군 사령관 성광조에게 피난을 권했으나 그는 한마디로 이렇게 거절했다.
자신의 임무가 최후까지 남경에서 버티며 결사 항전하는 것이라는 것을 그는 누구보다 잘 알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 공군이 투하하는 폭탄에는 일반 폭탄만이 있는 것이 아니라 강화 콘크리트 1.8m~3.4m 관통하는 GBU-10, GBU-15, GBU-24, GBU-27과
5,000psi 강화 콘크리트 6m 이상을 관통하는 GBU-28, GBU-37과 60m 관통하는 GBU-57 등의 벙커버스터가 다수였다.
그랬으니 지하 방공호 또는 지하철역, 건물 지하 등등 지하 시설 곳곳에 대피했다고 해서 안심할 수가 없었다.
거기다가 그 벙커버스터 뒤를 따라서 MK-20 로크아이-2(Rockeye II) 분산형 폭탄이 터지면서 라이터 크기의 200여 개의 자탄을 뿌려대니 사상자는 날이 갈수록 늘어났고,
초나라군과 민병들의 사기는 끝없이 떨어져서 무기를 버리고 도망치는 도망병도 점점 더 늘어났다.
그럴 즈음 한국 공군의 폭격이 끝났으나 그것이 끝은 아니었다.
“쏴!”
공군의 폭격이 끝나자마자 국군 5군단 포병여단과 각 사단 포병연대, 각 연대 포병 대대 등의 K-239 천무 다연장로켓과 K-9A1 자주포, K105A1 105mm 차륜형 자주포,
120mm 자주박격포 등이 불을 뿜었다.
그리고 특전사령부가 운용하는 120mm 자주박격포들까지 가세해서 또 한 번 남경 시내 중심가를 불바다로 만들기 시작했고, 그 가공할 포격의 주연은 다른 포탄이 아닌 바로
백린연막탄이었다.
이 꺼지지 않는 지옥 불길 같은 포탄 때문에 그나마 공군의 폭격에서 살아남은 초나라군과 민병들도 몸서리를 치면서 도망치거나 더 깊은 곳 즉 지옥 불길이 미치지 못하는 곳으로
숨어들려고 했으나 그런 곳은 별로 없었다.
그 때문에 희생자는 점점 늘어났고, 싸울 의욕도 사라지는 찰나 거짓말같이 포격이 멈추더니 스텔스 무인공격기 말벌과 A1-흑룡 무인기가 나타나서는 또 무차별 공격을 퍼부었다.
그리고 AH-1 청룡과 AH-2 적룡 공격헬기까지 가세해서는 그야말로 살아 움직이는 모든 것들에 미사일을 쏘고, 기관총 세례를 퍼부으면서 초나라군과 민병들이 공황에 빠져들게 했다.
그런 다음에는 다시 한국 공군이 나타나서 남경을 버리고 떠나면 목숨만을 살려준다는 내용을 담은 전단을 뿌리고 사라졌다.
“전방에 적 땅크다. 쏴!”
“어느 것 쏩네까?”
“마음에 드는 것 아무거나 쏴!”
“마음에 드는 놈이 없는데요.”
“그럼 가장 마음에 안 드는 놈을 쏴!”
초나라 산서성 북쪽 대동을 쑥대밭으로 만들고 남으로 진격하던 북한 인민군 1군단 1기갑사단 1연대 1대대 1중대장 대위 남후성이 포수 하사 전준호에게 이렇게 명령하자 그가 고구려
국방과학연구소가 일부 개량한 K-2A1 흑표전차 주포를 발사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그것이 아니라 드디어 초나라 기갑부대가 나타났다는 그것이었다.
초나라는 지난 1차 한중전쟁에서 가진 기갑 장비를 모두 잃은 것은 물론 생산공장까지 거의 파괴되는 악조건하에서도 이때를 대비해서 8x8 ZBL-08 보병전차 즉 차륜형 장갑차와
99식 전차를 그야말로 찍어내려고 했다.
남북한과의 항복 조건에 전차와 장갑차 수량 제한은 없었기에 그것이 가능했으나 문제는 역시 생산시설의 파괴였다.
당장 8x8 ZBL-08 보병전차를 생산하는 북방공업집단만 해도 본사가 북경에 있었고, 이제 그 북경은 고구려의 수도가 되었으니 장갑차 등의 무기를 생산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었다.
그뿐만이 아니라 생산공장들까지 거의 파괴가 되었으니 더 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었다.
그래도 초나라는 사력을 다해서 99식 전차와 08식 장갑차를 생산했고, 그 전차와 장갑차들이 드디어 대동을 쑥대밭으로 만들고 진격해오는 북한 인민군 1기갑사단 앞에 나타난 것이다.
“명중입네다.”
“그 옆에 놈도 쏴! 그리고 조종수는 저 언덕 뒤로 땅크 붙여!”
“오른쪽 놈 쏩니다.”
“그래, 발사!”
“쾅!”
1차 한중전쟁과 한일전쟁에도 참전한 북한 인민군 1군단 1기갑사단 1연대 1대대 1중대장 대위 남후성이 다시 이렇게 명령하는 찰나 포수 하사 전준호는 다시 99식 전차를 조준했고,
조종수는 전차를 언덕 뒤로 몰았다.
그런데 그때 전차 포탄이 아니라 08식 장갑차의 30mm 기관포 포탄이 그들이 탄 전차 전면 장갑을 두들겼다.
하나 이들이 탄 전차는 바로 K-2 흑표전차를 개량한 K-2A1 흑표전차였기에 30mm 기관포 포탄에 전차 전면 장갑이 뚫릴 일은 없었다.
“99식 전차와 08식 장갑차입니다.”
초나라군의 99식 전차와 08식 장갑차가 전장에 모습을 드러내자마자 그 출현은 곧 무인정찰기 올빼미에 발견되고 말았다.
그렇게 무인정찰기 올빼미가 획득한 정보는 곧장 1기갑사단장을 거쳐서 인민군 1군단장에게까지 보고됐다.
그러나 그들이 다른 명령을 내리기도 전에 공중 지원을 나와 있던 F-1 삼족오 전투기와 AH-1 청룡, AH-2 적룡 공격헬기가 초나라군 99식 전차와 08식 장갑차 사냥에
본격적으로 가세했다.
고구려 국방과학연구소가 AH-1 청룡과 AH-2 적룡 공격헬기 그리고 백룡 기동헬기 등의 헬기를 내놓자 북한 인민군도 한국 육군과 같이 육군 항공작전사령부의 전력을 대폭 증강해서
이번 전쟁을 맞았다.
그리고 그 북한 인민군 항공작전사령부 1여단 1대대의 AH-1 청룡 공격헬기들이 가장 먼저 초나라의 99식 전차와 08식 장갑차를 향해서 천검 대전차미사일을 발사했으니 이것도
전장의 아이러니라고 할만했다.
왜냐하면, AH-1 청룡 공격헬기의 모태가 바로 옛 중국제 WZ-10, AH-2 적룡 공격헬기는 Z-19 공격헬기였으니 말이다.
그런데 그 공격헬기들이 옛 중국 이제는 초나라제 99식 전차와 08식 장갑차를 사냥하고 있었으니까.
“그런데 저 짱깨 탱크들은 그동안 어디 숨어 있다가 지금 나타난거네?”
“저 숲속에 쥐새끼처럼 숨어 있다가 나타난 것이 아니갔습네까. 아니면 저 주택들 지하실이나 실내 주차장 같은 곳에 숨어 있다가 나타났거나 말입네다.”
“그래서 그동안 우리 정찰기와 정찰 무인기와 위성에도 잡히지 않았다는 말이네?”
“그러지 않으면 말이 안 되지 않습네까.”
“어떻든 간에 그동안 잘도 숨어 있기는 있었지만, 이제는 아니지. 유도탄 발사!”
“유도탄 발사.”
북한 인민군 항공작전사령부 1여단 1대대 노진철 소좌와 이진동 중위가 탄 AH-1 청룡 공격헬기에서 그렇게 천검 대전차미사일이 발사됐다.
그러나 그들만이 아니라 항공작전사령부 1여단 전체의 AH-1 청룡과 AH-2 적룡 공격헬기에 F-1 삼족오 전투기까지 가세해서 초나라 99식 전차와 08식 장갑차 사냥에 열을
올렸다.
그렇게 옛 중국제 공격헬기가 옛 중국제 전차와 장갑차를 공격하는 그 아이러니 속에서 또 하나의 중국제 J-20 전투기가 모태인 F-1 삼족오 전투기들도 그야말로 미친 듯 그 사냥에
동참하고 있었다.
“명중입네다.”
“좋아. 그런데 기관포탄에 맞은 피해는 없네?”
“모든 기기 정상 작동하니 일단 피해는 없습네다.”
“그럼 우리에게 기관포 쏜 놈을 찾아서 지옥으로 보내준다! 아주 직행으로!”
“11시 방향. 거리 1,200m, 위장망도 모자라서 낙엽까지 덮어 위장한 저놈입네다.”
“그럼 직승기에 뺏기기 전에 날탄 쏴!”
“조준 완료했습네다. 쏩네다.”
“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