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한중전쟁의 서막(11)
대한민국 이세연 대통령에 의해서 남북한 현역 군인이라도 서로 결혼해서 이렇게 각자의 부대에서 근무할 방안이 추진됐고, 남북한의 연인도 마음대로 결혼해 한쪽에 정착해 살 방안도
추진되게 됐다.
이러면 남북한과 고구려의 통합은 서서히 그러나 어쩌면 아주 급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봐야 했다.
이미 합동해군과 해병대까지 창설된 마당이었으니 통합의 속도는 더 빨라질 것이 자명했지만 말이다.
“대통령님의 결단과 배려에 감사드립니다.”
“감사는 무슨. 그리고 민은정 중장, 어차피 이런 말이 나온 김에 탈북해서 우리 한국에 정착한 사람들의 고향 방문과 이산가족들의 고향 방문은 어찌 좀 안 되겠소?”
이산가족의 고향 방문은 한중전쟁 이전 몇 번 있었으나 전쟁 때문에 지금은 중단된 상태였다.
그리고 북한 이산가족 중에서 원하는 이에게는 남한 이주의 자유도 허락했으나 탈북민의 고향 방문과 북한 거주 가족과 친지 등의 만남은 아직 추진된 일이 없었다.
그래서 이세연 대통령이 이렇게 부탁했고, 민은정이 잠시 생각하더니 이렇게 대답했다.
“공화국 이탈 주민 문제는 총비서 동지께 건의해서 되는 방향으로 일을 추진해 보겠습니다. 대통령님. 그런데 이산가족의 고향 방문은 굳이 총비서 동지의 허락을 받을 필요도 없을 것
같으니까 제가 평양으로 돌아가자마자 공화국 적십자사에 통보하여 일을 추진토록 하겠습니다.”
“역시 민은정 중장이오. 내 이래서 민은정 중장도 강수진 수석도 좋아하는 것이오. 하하하!”
“칭찬이 너무 과하십니다.”
“두 사람은 이 정도 칭찬을 받아도 충분하오. 그런데 문화재 분배는 잘 되고 있소?”
“예, 대통령님. 그런데 프랑스가 우리 고구려에서 약탈해 간 돈황 막고굴의 고문서 등을 아직 반환하지 않았으니 대통령님께서도 그 문제 해결에 좀 더 힘을 보태주십시오.”
“강 수석, 그 문제는 우리 외교부 장관이 프랑스와 이미 논의 중이니 잠시만 더 기다려보시오.”
“문화재 청장님도 그 말을 하기에 외교부 장관님께 개전도 불사하는 더 강력한 제재를 가하겠다고 프랑스에 통보해달라고 했으니 대통령님께서도 꼭 그 말을 전해주십시오. 안 그러면,
우리 민재인 위원장님이 다시 프랑스 대통령에게 강력하게 요구하다 못해서 정말 개전을 불사할 수도 있으니까 말입니다.”
“이 마당에 프랑스와 개전까지 하면 정세가 더 복잡해지니 내 온 힘을 다해 보겠소.”
“부탁합니다. 대통령님.”
서한국과 하수정 중사 문제, 이산가족과 탈북자의 고향 방문 문제, 프랑스의 문화재 반환에 관한 문제가 대충 이렇게 이야기된 다음에야 저녁 식사가 이어졌고, 영부인을 포함한 네
사람의 대화는 밤늦도록 이어졌다.
그렇게 제법 한가롭지만, 절대 한가롭지 않은 가운데 시간이 흐르고 흘러 2023년 1월이 왔고, 서한국은 중사에서 상사로 특진했으니 한일전쟁에서의 공적을 그대로 다 인정받은
결과였다.
그리고 이에 맞추어서 나도 하수정 중사를 상사로 진급시켜주고, 둘이 결혼해도 인민군으로 복무할 수 있도록 법과 제도와 규정을 정비해주었다.
또한, 민은정의 건의를 받아들여서 설날이 오기 전에 이산가족의 고향 방문과 탈북민 일부의 고향 방문도 허용토록 조처했다.
“음!”
“마음에 안 드십니까?”
“아니······.”
그 2023년 1월 초, 드디어 내 이름을 건 백호 자동차에서 첫 SUV와 픽업트럭, 세단 모델이 생산되어 세상에 첫선을 보였고, 그 차들을 처음 본 내 반응은 이랬다.
우선 SUV는 닛산 인피니티 QX60의 개량형이었고, 픽업트럭은 닛산 타이탄의 개량형, 세단도 닛산 인피니티 Q60의 개량형으로 SUV의 이름은 X-55, 세단의 이름은 S-35,
픽업트럭은 T-55이었다.
“그럼 차량 이름이 마음에 안 드십니까?”
“아니······.”
“그럼 무엇이 마음에 안 드십니까?”
“마음에 안 드는 것이 아니라 다 마음에 든다. 다만, 기분이 이상해서 그런다. 그리고 차량 이름 뒤의 숫자는 배기량을 줄인 것이라고.”
“그렇습니다. SUV X-55는 5,500cc 줄임이고, 세단 S-35는 3,500cc, 픽업트럭 T-55는 5,500cc의 줄임입니다. 마음에 안 들면 다른 것으로
바꾸겠습니다.”
“그냥 둬. 그런데 엠블럼의 백호는 좀 더 사실적으로 바꾸었으면 좋겠다.”
“사실적이라면 마치 살아있는 백호처럼 말입니까?”
“그래, 지금 저건 죽은 백호 같아. 그러니 마치 살아서 움직이는 백호처럼 보이도록 다시 디자인해봐.”
“의류 브랜드 백호의 로고도 그럼 같이 바꿀까요?”
“그럼 더 좋고. 그러니 둘을 똑같이 디자인해서 로고를 같이 쓰도록 해.”
“알겠습니다. 백호 의류 브랜드와 백호 자동차의 로고를 사실감 있는 백호로 바꾸어 같은 로고를 사용토록 하겠습니다.”
“그럼 그건 그렇게 하고, 이제 차 한번 타보자. 민 중장도 타.”
닛산 인피니티 모델을 개량한 것이지만, 그래도 원판이 닛산자동차라는 것에 다소 기분은 상했다.
그래도 어떻든 드디어 북한에서도 자동차다운 자동차를 생산해낸다는 것에 의의를 두고 요모조모 살펴보고, 타보기도 하니 그런대로 괜찮다는 생각은 들었다.
그리고 가격도 원판보다는 40% 정도 저렴했기에 경쟁력도 있을 것 같아 그건 더욱더 마음에 들었다.
하고 장차 닛산과 미쓰비시만이 아니라 도요타 렉서스 모델들도 일부 개량해서 백호 엠블럼을 달고, 40% 정도 저렴한 가격에 팔면 세상 어느 나라 자동차와 겨루어도 승산이 있을 것
같아서 그건 더 마음에 들었다.
그래야 했다.
그래야 북한도 번듯한 산업이 생기는 것이다.
비록 한국에 자동차 산업이 있지만, 그렇게 서로 경쟁하면서 발전해 나가면 되는 것이다.
그 대신 옛 일본 자동차 산업에 더해서 옛 중국의 전기차 등의 산업도 완전히 죽여버릴 것이니까 말이다.
하여튼 그렇게 처음 생산된 백호 자동차에서 만든 SUV X-55에 타고 옆에 민은정을 태워 운전해 보니 그럭저럭 마음에 들었는데, 민은정은 나보다 더 마음에 드는 모양이었다.
“휘발유 차량이라서 그런지 정말 조용하고, 총비서 동지가 잡은 핸들의 백호 로고도 마음에 듭니다. 그리고 핸들 상단 중앙에 있는 그 표시등도 마음에 들고, 여기 이 부분을
탄소섬유(炭素纖維, Carbon Fiber)로 처리한 것은 이 차의 원판인 QX60보다 한층 더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주어 더 좋습니다. 총비서 동지.”
“옛 일본의 카본 즉 탄소섬유 제조사들이 다 우리 손에 들어왔으니 다음 모델부터는 더 많은 카본을 사용할 수 있으니 더 그렇겠지.”
“정말 그럴 것 같습니다. 카본 아니 탄소섬유가 덕지덕지 칠해진 외제 차들 보면 부러웠는데, 말입니다.”
“이젠 안 부러워해도 돼.”
민은정과의 백호 자동차의 첫 SUV X-55 시승식을 마치자마자 평양 미래 과학자 거리로 간 다음 그녀에게 이렇게 물었다.
“총 입주업체가 몇 곳이라고?”
“1층과 2층, 3층에는 지원사업소와 식당, 한국식 카페, 사우나, 찜질방, 노래방, 오락실, PC방, 영화방 등의 휴식 공간이 있고, 입주기업은 4층부터 20층까지 총 300개가
있습니다. 총비서 동지.”
“300개 기업이 입주했다면 떨어진 업체가 많다는 이야기인데, 그들은?”
“거리 끝에 따로 장소를 만들어서 100개 기업을 더 뽑아 입주시킬 예정입니다.”
“그렇게 해. 일본에서 가져온 아이템과 기술만 해도 수백 개가 넘으니까. 그리고 지원금은 각 업체당 얼마나 줬어?”
“한국 돈으로 1억씩 주었습니다.”
“잘했다. 그리고 모든 지원도 아끼지 말고 해줘. 이들의 손에 공화국의 정보통신산업이 달려있으니까.”
“맞습니다. 이들과 과학교육부 산하의 정보통신산업소, 김책공대와 김일성대학, 평성리과대학 정보통신산업소가 공화국 정보통신산업을 세계 제일의 위치에 올려놓을 것이니 말입니다.”
“그래야지. 반드시 그래야 해. 그리고 그러기 위해서 우리가 자동차와 함께 일본의 정보통신산업을 다 가져온 것이니까.”
백호 자동차에서 내놓은 차량을 둘러본 다음에는 이렇게 평양 미래과학자 거리로 가서 그곳에 새로 문을 연 20층 규모의 빌딩을 둘러봤다.
그곳이 바로 일본에서 가져온 정보통신기술을 북한 내 300개 기업을 선정해서 넘겨주고, 사무실과 지원금까지 지원해준 곳이었기 때문이다.
그 300개의 새로운 정보통신기업과 김책공대와 김일성대학, 평성리과대학 정보통신산업소가 북한 정보통신산업을 전적으로 책임지고 있다고 보면 되었으나 그것으로도 모자랄 것 같아서
100개 기업을 더 선발해서 지원해주라고 했다.
어떻든 북한도 이제 정보통신기업이 마음대로 창업하고, 활동할 수 있었고, 실력만 있으면 지원까지 받을 수 있는 곳이 되었다는 것이 더 중요한 의미가 있었다.
그것만이 아니라 옛 일본의 자동차 소재, 부품 관련 산업도 이때에는 모조리 북한으로 가져와서 대규모 자동차 산업 단지를 건설하고 있었고, 그중 일부는 벌써 문을 열어 백호 자동차에
그렇게 만든 부품을 납품하고 있었다.
그랬으니 이때 북한은 하루에도 몇 개의 기업이 새로 생기고, 일자리가 생기고, 그럼으로써 점점 변화의 바람이 거세게 불었다.
북한에 이렇게 변화의 바람에 심하게 부는 그때 초나라 부주석 등모량과 함께 J-20 전투기와 여타 미사일을 생산하는 비밀공장을 운영한 혐의로 고구려에 자발적으로 입국해서 조사를
받은 897명 중 일부 고급기술자는 고구려 국방과학연구소로 끌려갔다.
그들 이외의 인원은 고구려가 옛 내몽골 사막과 초원에 야심 차게 조성하는 숲으로 끌려가서 이 겨울에도 나무 가꾸기에 강제 동원됐고, 초나라 부주석 등모량 등 몇 명은 다시 초나라로
추방되었으니 그 이유는 그들이 진짜 주동자가 아니라는 이유였다.
그랬으니 당연히 고구려는 끝없이 진짜 주동자와 진짜 기술자와 진짜 기술을 넘기라고 초나라에 요구했고, 그럴수록 초나라는 점점 막다른 골목으로 몰려갔다.
그렇게 2023년 1월 22일 설날이 왔다.
그 설날을 계기로 초나라에서 활동하는 남북한과 고구려의 한국어 교사 모두에게 철수 명령이 떨어졌다.
또한, 초나라에 거주 중이거나 관광 중이거나 사업차 방문한 이들에 대한 철수 명령도 내려졌고, 초나라 관광과 초나라 투자 전면 중단 조처가 내려진 것도 그때였다.
남북한과 고구려가 이런 조처를 내리자마자 한중전쟁이 끝나고 초나라로 돌아왔던 외국인과 외국 기업들 역시 앞을 다투어서 초나라를 탈출하기 시작했다.
그때를 맞춰 유엔안보리 상임이사국인 한국이 유엔에 초나라 거주 외국인의 철수를 강력하게 권고했고, 한국 외교부는 외교관계가 있는 모든 국가에 역시 초나라 거주 자국민 철수와 자국
기업 철수를 강력하게 요청했다.
이런 조처가 내려진 2023년 설 연휴가 끝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남북한과 고구려의 국방부 장관과 총사령관 등이 한국 국방부에 모여서 대책 회의를 시작했다.
“그러니까 인민군은 육군 1, 2, 7, 8군단과 공군 제1전투기사단 그리고 특전사령부 등으로 이미 초나라 원정군사령부를 꾸렸고, 그 사령관이 8군단장 박수일 대장이라는
말입니까?”
“그렇소. 그러니 국군도 원정군사령부를 꾸리거나 그도 아니면 지금처럼 1, 2, 5군단과 해병대, 특전사령부, 공군 등으로 원정군을 꾸리시오. 그래야 일시에 밀고 내려가서 남경을
점령할 것이 아닙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