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한중전쟁의 서막(10)

한국 문화재청장 김종명과 북한의 민은정 중장, 고구려의 수진이 치열한 그러나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몽유도원도와 수월관음도, 안중근 의사에 관련된 유물, 육조대사법보단경 목판본

단행본, 왕오천축국전 등과 수많은 유물의 향방을 이렇게 결정했다.

그러나 당장 그 유물들을 평양과 북경으로 옮기는 것이 아니라 이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 동안은 이곳에 두고, 평양과 북경 특별전까지 거친 다음에야 각자 제 위치를 찾아갈 예정이었다.

일례로 임진왜란 당시 북관대첩을 기록하여 조선 숙종 때 세운 북관대첩비가 러일전쟁 때 일본 그것도 야스쿠니 신사로 반출되었다가 반환 운동을 벌인 끝에 2005년 10월 20일에야

반환됐다.

이후 이 비는 국립중앙박물관에 안치되어 일반인들에게 공개되다가 2006년 3월 1일에 원래 비석이 있던 북한 함경북도 김책시 임명동에 복원하려고 북한으로 전달된 것처럼 그렇게

말이다.

“청장님, 그런데 프랑스가 이 왕오천축국전 이외의 돈황 약탈 유물 등은 언제 우리 고구려에 돌려준다고 했습니까?”

“그건 아직 결정된 바가 없습니다.”

“그렇다면 개전도 불사하는 더 강력한 제재를 가하겠다고 프랑스에 정식 통보해야겠군요.”

“강 수석, 이미 우리 외교부 장관님께서 그 문제를 프랑스와 논의 중이니 잠시만 더 기다려 주시오.”

“그럼 외교부 장관님께 반드시 전해주십시오. 프랑스가 조속한 시한 내에 돈황 막고굴 등에서 가져간 우리 고구려의 유물을 반환하지 않으면 절대 그냥 넘어가지 않겠다고 말입니다.”

“물론이오.”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까지 스웨덴의 스벤 헤딘, 영국의 오렐 스타인, 독일의 폰 르콕은 물론 프랑스의 폴 펠리오, 미국의 랭던 워너에 이어서 일본의 오타니 고즈이 등은

경쟁적으로 돈황과 실크로드 등의 유물을 약탈해 갔다.

그리고 그들을 소위 실크로드의 악마들이라 부르고, 그 실크로드의 유물은 최소 13개국 30개의 박물관과 연구 기관에 흩어져있다.

영국·프랑스·스웨덴·독일·러시아·미국·인도·일본·대만·핀란드 등에 더하여 대한민국 국립중앙박물관에도 그 유물이 있지만, 이제 그 유물은 모두 고구려로 돌아올 것이었다.

하고 고구려는 프랑스는 물론 미국, 러시아, 인도 등의 국가에는 실크로드 유물을 반환하라고 독촉하고 있었고, 대만과 핀란드, 스웨덴, 독일 등에는 거의 압박이 아니라 협박을 하고

있었기에 그 나라 중에서 가장 먼저 프랑스와 대만이 유물을 반환할 가능성이 농후했다.

“그래서 둘이 내년에 결혼하겠다는 말이야.”

“그래, 곧 2차 한중전쟁이 일어나리라는 것을 그 애들도 아니까. 그리고 둘의 국적이 한국과 북한이니 그것을 해결하기도 쉽지 않아. 그래서 내가 둘 다 고구려로 국적을 옮기라고

해도 둘 다 내 말을 안 들으니까 민 중장이 한번 이야기해봐. 그래야 쉽게 결혼하지.”

“내 말이라고 듣겠어. 그리고 정 그렇다면 둘의 국적에 상관없이 우리가 한 번 더 엮어줘 보자.”

“어떻게?”

“내가 총비서 동지께 사정을 설명하고 허락을 받을 것이니까 강 수석은 민재인 위원장님에게 도움을 청하거나 그도 아니면 서울 온 김에 이세연 대통령님께 부탁해봐. 그래서 국적에

상관없이 결혼할 수 있도록 말이야. 해야 이후에도 그런 커플이 자꾸 나올 것 아냐.”

“그런 커플이 자꾸 나와야 통일도 그만큼 가까워질 것이니까.”

“그렇지.”

“좋아. 그럼 그렇게 진행해보자.”

“나도 좋아. 그런데 한국 동생은 상사로 진급했어?”

“올해 중사로 진급하는 바람에 아직. 그러나 내년 1월 1일 자로는 진급할 거야. 그러니 하수정 중사도 상사로 진급해줘.”

“알았어. 자, 그런 의미에서 건배하자.”

“좋지. 건배!”

유물의 향배를 결정하는 일은 하루에 될 일이 아니었기에 그날 저녁 민은정과 수진은 서울 남산 모처에 올라 서울 야경을 보면서 이렇게 술잔을 기울였다.

그리고 서한국과 하수정 이야기에 이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더 이어갔으나 역시 태반은 그들에 관한 이야기였고, 일부는 한중전쟁에 관한 이야기였다.

“북한도 이번 한일전쟁에서 전사한 장병 사망 보상금 등 지급했어?”

“응, 한중전쟁과 마찬가지로 전사자 한 사람당 30억 원, 중상으로 말미암아 장애를 입은 병사는 20억 원, 3개월 이상 부상 치료를 받는 병사는 1억 원, 1개월 이상 3개월

미만 부상자는 각 3,000만 원의 보상금을 지급했어. 그리고 참전용사들에 대해서는 월급 빼고, 장군은 약 1,000만 원, 영관급 장교는 900만 원, 위관급 장교와 부사관

그리고 최전방에서 싸운 병사들에게는 모두 800만 원 정도의 생명 수당 더하기 참전 수당을 지급했고, 참전했어도 후방에서 근무한 장병은 400만 원 정도만 지급했으니 한국의 예를

그대로 따랐다고 보면 돼. 고구려도 그대로 지급한 것으로 아는데, 아니야?”

대한민국의 한일전쟁 전사자와 부상자에 관한 예우는 한중전쟁과 마찬가지였고, 생명 수당과 참전 수당도 같았기에 북한과 고구려도 그에 맞추어 전사자와 부상자를 예우했다.

그러니 서한국 중사는 한중전쟁에 참전해 4개월간의 월급과 생명 수당, 참전 수당, 무공 수당 명목으로 약 5,000만 원을 받았고, 이번 한일전쟁에도 참전해 역시 모든 것을 다

합쳐서 약 5,000만 원 정도를 받았다.

“맞아. 우리 고구려도 일본에서 온 자금으로 한국과 같은 수준으로 지급했어.”

“우리도 왜 군정사령부에서 보낸 금 333t과 미 달러화 6,666억 달러로 지급했어. 그러니 북남과 고구려가 같은 수준으로 전사자와 부상자와 참전 유공자를 예우한 것이니 서로

불만은 없겠다. 그런데 옛 일본 영토 중에서 우리 3국의 직할 영토로 편입한 곳과 오키나와는 이제 어떻게 되는 거야? 아니, 고구려의 계획은 뭐야? 전사자와 부상자, 참전용사

등에게 이번에도 임대하고, 저렴하게 매각하는 등의 조처를 하는 거야?”

“아직 옛 일본 영토 중에서 우리의 직할 영토로 편입한 곳에 대한 별다른 계획은 없어. 그리고 오키나와는 고구려 직할 영토로 편입했기에 일부는 전사자와 부상자, 참전용사 등에게

임대하는 것으로 방향을 잡았으나 그렇게 대폭은 아니야.”

“인구 유출을 꺼리는구나. 맞지?”

“그런 이유도 있겠지. 그런데 북한은 어떻게 할 것인지 알아.”

“우리가 직할 영토로 편입한 곳을 일부 임대하기로 결정은 했으나 마찬가지로 그렇게 대폭은 아니니까 다 인구 유출 때문이야. 공화국 인구가 고구려로 너무 많이 빠져나가는 바람에

말이야.”

“지금이야 그렇지만, 머지않아 통일되면 무슨 문제가 있겠어. 그런데 2차 한중전쟁 개전 날짜는 정확하게 알아?”

“그건 강 수석이 더 잘 알지 않아.”

“나도 정확한 날짜는 몰라. 그리고 지금 초나라 부주석 등모량 등 897명이 비밀 무기 공장을 운영했다는 등의 이유로 제 발로 찾아와서 조사를 받고는 있지만, 그것과는 상관없이

계속 초나라를 압박하고 있으니까 곧 개전은 할 것 같아. 그러나 1월 22일이 설날이고, 또 지금이 한겨울이니까 빨라도 2월은 되어야 개전하지 않을까. 안 그래?”

“그건 그렇겠다. 그리고 또 한 번의 전쟁이라. 그 전쟁으로 모든 것이 깔끔하게 끝나야 할 것인데 말이다.”

“그렇게 될 거야. 그리고 전쟁 끝나면 우리 같이 해남도에 휴가 가자. 어때?”

“좋아. 그 남북제도(파라셀 제도)에도 가보고 말이야.”

남북제도에는 이때 해남도에 주둔한 해군과 해병대 일부가 파견되어 있었고, 일일 100명 한정해서 관광객도 받기 시작했다.

그것이 다 고구려 국방국장 서진성이 해남도와 남북제도로 휴가를 겸해서 다녀온 이후 결정된 일이었다.

그리고 서진성은 그 휴가에서 돌아와 남북제도에서 하루를 숙박한 이야기를 수진에게 해주었는데, 하와이만큼 좋더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수진은 아직 하와이도 가보지 않았기에 얼마만큼 좋다는 것인지 상상은 되었으나 예측할 수는 없었다.

수진과 민은정은 이렇게 서울 야경을 보면서 그 밤 내내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그리고 그다음 날에도 문화재 관련 논의를 이어가다가 저녁에는 청와대로 초대를 받아 기어이 이세연 대통령 내외와 식사까지 하게 됐다.

“하하하! 어서들 와요. 남북한의 두 미인을 맞으니 청와대가 갑자기 환하게 밝아지는 것 같으니까 말이오.”

“칭찬 감사하지만, 저는 그 미인에서 빼 주시고, 민은정 중장만 칭찬하시면 됩니다. 대통령님.”

“강수진 수석의 미모도 빠지지 않소.”

“민은정 중장이 비웃으니까 그런 말씀은 그 정도만 하세요. 대통령님. 그리고 여사님, 그동안 안녕하셨죠.”

이세연 대통령과 영부인 김혜경에게 수진이 이렇게 인사하자 민은정은 희미하게 웃고만 있다가 역시 인사를 하고는 식탁에 마주 앉았다.

그렇게 한동안 인사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주고받은 다음 수진이 이렇게 말을 꺼냈다.

“대통령님, 국군 1군단에서 근무 중인 제 사촌 동생이 현역 북한군 중사와 결혼을 하려고 하는데, 여러 가지 제약이 많습니다. 그래서 대통령님께서 부탁합니다. 남북한 군인은 물론

민간인들도 자유롭게 결혼할 수 있도록 법과 제도, 규정을 좀 정비해주십시오.”

“강수진 수석의 동생이라면, 1군단 저격대대에서 근무한다는 그 서한국 중사를 말하는 것이오.”

“그 애를 아십니까?”

“알다마다. 내 당에 있을 때부터 강수진 수석 동생 이야기를 들었는데, 그런데 북한군 현역 중사와 결혼하려고 한다고요?”

“예, 여기 있는 민은정 중장의 친구인데, 지금 북경에 주둔한 인민군 1군단 본부에서 근무하는 하수정 중사입니다. 그런데 둘이 결혼을 하려니 여러 가지 법적 제도적 문제가 있어서

쉽지 않으니 대통령님께서 그 문제를 좀 살펴주십시오. 그래야 장차 남북한의 다른 연인들도 쉽게 결혼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만.”

“지금도 북한 주민은 헌법상으로 대한민국 국민이기에 두 사람이 결혼하는 데에는 문제가 없는 것 아니오.”

“대한민국 헌법상 북한 주민도 출생과 동시에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한 것으로 보지만, 북한에 살기 때문에 국적 행사를 하지 못할 뿐이라고 정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여러 다른 법과

제도, 규정 등등으로 두 사람이 결혼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만약 하수정 중사가 정식으로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하면 상관은 없는데, 그러면 그녀가 북한에서 가지고 있던 모든 것을

버려야 하니까요. 그래서 제가 둘을 고구려군으로 스카우트하려고 했는데, 그건 둘 다 싫다고 하는 바람에 이렇게 대통령님께 부탁하는 것입니다.”

“한 사람은 강수진 수석의 동생, 또 한 사람은 민은정 중장의 친구, 그런 젊은 남녀가 결혼하려는데, 걸림돌이 있으면 안 되지. 사랑에는 국경도 없다는데 말이오.”

“맞습니다. 사랑에는 국경도 없는데, 법과 제도와 규정이 발목을 잡습니다.”

“하면 내 이번 기회에 둘이 결혼할 수 있도록 법과 제도, 규정 등등까지 모조리 손봐주겠소. 그래야 제2 제3의 서한국 중사와 하수정 중사 같은 남북한의 연인이 나오고, 그것이 곧

통일의 밑거름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니까 말이오. 그러면 되겠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