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한중전쟁의 서막(7)
초나라 무기 공장을 고구려가 미사일로 타격한다니 놀라서 눈이 동그래져서 나를 빤히 보는 민은정이 순간 왜 그렇게 귀여운지 모르겠다.
그리고 그 커다랗고 맑은 눈에 빠지고 싶다는 유치한 상상도 해 봤으나 지금은 그런 감정에 빠질 때가 아니었으니 나도 참 불쌍하기 그지없는 놈이었다.
김정은으로 환생인지 뭔지 하고 나서는 제대로 된 연애도 못 하고, 주야장천 전쟁만 하고 있었다.
그런데 눈앞에는 저리도 예쁜 여자 민은정까지 있다.
그러니 이건 그냥 그림 속의 떡이 아니라 그림 속의 미녀일 뿐이니 내가 어찌 불쌍한 놈이 아닌가 말이다.
‘아! 불쌍한 내 신세야! 그냥 강백호로 살았으면 여자는 실컷 만나고 살았을 것인데. 빌어먹을!’
이렇게 신세 한탄하면서 민은정의 그 예쁘고 맑고 큰 눈을 똑바로 바라보면서 빠져든 것이 아니라 대충 사정을 설명해줬다.
그래도 너무나 귀여운 민은정과 그 아름다운 눈을 보면서 상황을 설명하려니 이 감정을 어떻게 하기는 해야겠다는 생각은 들었다.
빌어먹을!
어떻든 그런 며칠 후, 고구려위원회 위원장 집무실에는 민재인 위원장과 고구려 국방국장 서진성, 고구려군 최고사령관 전 대한민국 합참 수석부의장 김정철, 부사령관 전 인민군 대장
이희철, 육군 사령관 전 인민군 대장 정기영, 공군 사령관 전 대한민국 합참 공군 부의장 조성식, 전략유도탄사령부 사령관 전 인민군 전략로켓군 부사령관 김종명 등이 모여서 벽면을
가득 메운 모니터를 바라보고 있었다.
“국방국장, 준비됐소?”
“예, 위원장님. 상해 미사일 생산 공장을 타격하려고 현무-5A 4발과 현무-6A 4발이 발사대기 상태이고, 공군의 F-2 삼족오 스텔스 전투기 2개 편대 8대는 이미 우리
고구려의 새로운 영토가 된 백제도(百濟道) 복강도(福江島) 즉 옛 일본 규슈 후쿠에섬 복강(福江) 공항에서 출격한 상태입니다. 그리고 하남성 허창의 J-20 전투기 생산 공장을
타격할 F-2 삼족오 스텔스 전투기 3개 편대 12대도 역시 북경에서 출격했습니다.”
“허창의 J-20 전투기 공장은 삼족오 전투기의 타우러스 미사일 12발이면 충분할 것 같은데, 상해 미사일 공장은 현무 미사일 8발과 타우러스 미사일 8발로 충분하다고 보시오?”
초나라 상해의 미사일 공장과 하남성 허창의 J-20 전투기 생산 공장은 이렇게 현무 미사일과 아울러서 F-2 삼족오 스텔스 전투기까지 동원하여 공격하기로 결정됐다.
처음에는 새로 개발한 현무-5A와 현무-6A 미사일로만 타격하려다가 작전을 바꾸어 공군까지 동원하기로 한 때문이다.
“한국 국정원 요원들이 보내온 정보와 위성으로 확인한 공장의 규모로 볼 때 충분하고도 남습니다.”
“그렇다면 그건 됐고. 한국 이세연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총비서에게는 내가 연락했는데, 한국 국방부와 북한 총참모부에는 통보했소?”
“예, 그리고 곧 그 두 곳은 물론 청와대와 북한 김정은 총비서 집무실이 화상으로 연결될 것입니다.”
“그럼 빨리 연결하시오. 그리고 그 공장 인근에 고구려와 남북한의 국민은 없겠지요?”
“그 두 곳은 공단 지역이기에 관광객도 한국어 교사로 간 이들도 없습니다.”
“그럼 타격하는 데에는 문제가 없겠네.”
“그렇습니다. 타격에는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그때 한국 대통령 이세연과 국방부 장관 김태호, 합참의장 김진규 등과 나와 북한군 총참모장 김진성 등의 화상통신이 연결됐다.
그렇게 3국 정상과 군 수뇌부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고구려 국방과학연구소가 있는 고구려 요동도 심양 인근의 너른 공터에는 연구소가 개발한 현무-5A 탄도미사일과 현무-6A 순항
미사일을 실은 발사 차량이 그 모습을 드러냈다.
“현재 공군은?”
“출격해 목표를 향해 순항하고 있습니다.”
“그 복강(후쿠에) 공항에서 상해까지의 거리가 얼마요?”
“상해까지는 약 715km이고, F-2 삼족오 스텔스 전투기들은 지금 목표지점 600km까지 접근했습니다. 그리고 북경에서 허창 목표물까지의 거리는 705km이고, 역시 전투기들이
미사일 사거리로 근접하고 있습니다.”
“그럼 우리도 현무-6A 초음속 순항 미사일부터 발사해야겠군. 두 분, 그 미사일부터 발사합니다.”
민재인 고구려위원회 위원장이 미사일 발사 의향을 묻자 먼저 대답한 것은 이세연 대한민국 대통령이었다.
나는 그때 화면으로 보이는 그 미사일을 바라보면서 민은정이 건네주는 차를 한 모금 마셨다.
“예, 미사일 발사 하십시오. 미국과 러시아, 영국에도 통보했고, 유엔안전보장이사회에도 통보했으니 말입니다.”
“미국이 별말 없었소?”
“이런저런 이야기가 있었지만, 그냥 싹 무시했습니다.”
“잘했소. 이 마당에 미사일 발사 안 하면 우리만 바보가 되는 것이니까. 그리고 김정은 총비서, 이세연 대통령은 찬성인데, 총비서는 반대 안 하죠?”
“반대하기를 바라십니까?”
“아니.”
“그럼 마음껏 쏘십시오. 반대 안 하니까.”
나와 이세연 대통령이 미사일 발사에 동의하자 민재인 위원장이 고구려 국방국장 서진성에게 발사를 명령했고, 서진성은 고구려 전략유도탄사령부 사령관 김종명에게 발사를 지시했다.
그러자 김종명은 발사를 책임진 전략유도탄사령부 1여단장 정철진에게 발사를 명령했다.
그렇게 명령을 받은 정철진은 현무-6A 순항 미사일 발사 차량에 가장 먼저 발사 명령을 내렸다.
이미 미사일은 하늘 그것도 저 먼 상해의 하늘을 향해 고개를 들고 있었고, 표적 입력 등의 발사 조처는 다 되어있었기에 그야말로 발사 단추만 누르면 되는 상태였다.
이곳 발사장에서 상해 표적까지의 거리는 1,183km밖에 되지 않았기에 이 미사일의 사거리인 3,000km도 되지 않았다.
“위원장님과 국방 국장님과 사령관님의 명령이 떨어졌다. 1, 2, 3, 4호 발사 차량 순서대로 현무-6A 순항 미사일 발사한다. 1호 차 발사하라! 발사!”
“1호차 발사!”
여단장 정철진의 명령을 받은 1호 발사 차량의 사거리 3,000km, 탄두 중량 1t의 현무-6A 순항 미사일이 그 순간 창공으로 솟구쳐 올라서 마하 2.5~3의 속도로 상해의
표적을 노리고 날아갔다.
이 현무 미사일 발사 차량에는 각 1기의 미사일이 실려있었기에 이어서 2호, 3호, 4호 차량도 미사일을 발사하자 총 4발의 현무-6A 순항 미사일이 그렇게 발사됐다.
그러자 고구려 전략유도탄사령부 1여단 장병이 환호성을 질렀고, 이를 지켜보던 고구려 국방과학연구소 직원들도 환호성을 질렀다.
이 미사일이 고구려 국방과학연구소의 첫 미사일 작품이었고, 이 실전 발사가 성공하면 남북한과 고구려가 공동으로 실전에 배치할 것이기에 말이다.
이렇게 고구려 전략유도탄사령부 1여단이 초나라의 비밀 무기 공장을 향해 현무-6A 초음속 순항 미사일 4발을 발사하자 다음 차례는 당연히 고구려 공군이었기에 공격을 책임진
편대장에게 공군 사령관 조성식이 직접 명령을 내렸다.
“승전 편대장, 나 사령관이다. 현무-6A 초음속 순항 미사일이 발사되었으니 귀 편대도 잠시 후 상해 목표물을 향해 유도탄을 발사하라. 알았나.”
“예, 사령관님. 정확하게 10분 후 유도탄 발사하겠습니다. 충성!”
“그래, 충성. 그리고 비룡 편대장 들리나?”
“예, 충성! 명령하십시오. 사령관님.”
“허창 목표물은 사거리 안에 들어왔는가?”
“1분이면 넉넉하게 사거리 안으로 들어옵니다. 사령관님.”
“그럼 사거리 안으로 들어오자마자 별도의 명령이 없어도 편대장이 책임지고 유도탄 발사한다. 알았나.”
“예, 사령관님. 충성!”
고구려 공군사령관 전 대한민국 합참 공군 부의장 조성식이 이렇게 상해와 허창으로 향하는 F-2 삼족오 스텔스 전투기 각 편대에 미사일 발사를 지시하는 순간 민재인 위원장도
현무-6A 순항 미사일에 이어서 현무-5A 탄도미사일 발사 명령을 내렸다.
그러자 이내 사거리 5,000km, 탄두 중량 5t의 현무-5A 탄도미사일 4발이 역시 각 발사 차량을 떠나 상해 초나라 비밀 미사일 공장을 노리고 날아갔다.
“떴습니다.”
한국 국정원 요원 한수용과 변태식은 아직 상해 그 미사일 공장 인근에서 여전히 그곳을 감시하고 있으면서 이 미사일 발사 소식을 전해 들었다.
“여긴 진짜 안전하겠지?”
“저번 공장 촬영하던 곳에서 여긴 5km 이상 더 떨어진 곳입니다. 그러니 충분히 안전할 것이니 걱정하지 마십시오.”
“원형공산오차가 얼마라고 했는데?”
“현무-5A는 최대 150m~최소 10m, 현무-6A는 최대 10m~최소 1m이니 안심하십시오.”
“탄도미사일이 최대 150m~최소 10m, 순항 미사일이 최대 10m~ 최소 1m 그대로만 나오면 안심은 되겠지만, 이번이 실전에서 처음 사용하는 미사일이라서 그런지 왠지 모르게
불안해. 그런데 공군이 쏘는 타우러스 순항 미사일은?”
“실전에 처음 사용해도 그동안의 시험 사격에서 탄도미사일이 최대 150m~ 최소 10m 원형공산오차를 기록했다니 진짜 안심하십시오. 그리고 순항 미사일은 말씀드린 것처럼 최대
10m~ 최소 1m 정도라니 더 안심하시고, 타우러스 순항 미사일은 정확도가 1m이니 더 안심하십시오.”
“그래도 뭔가 모르게 불안한데.”
“무슨 겁이 그렇게 많습니까. 그런데 그렇게 겁이 많은 사람이 어떻게 현장 요원을 하는지 도무지 이해가 안 갑니다.”
“인마, 내 나이 되어봐라. 떨어지는 낙엽도 조심해야 한다.”
“무슨 말년병장입니까. 떨어지는 낙엽을 조심하게.”
“그래. 그리고 이건 낙엽과는 비교도 안 되는 미사일이라 더 조심해야 한다.”
한국 국정원 요원 한수용과 변태식, 두 사람이 이런 이야기를 하면서 망원경으로 초나라의 비밀 무기 공장을 지켜본 지 얼마나 되었을까 가장 먼저 비행 소음도 들리지 않고 날아와서는
미사일 공장 정중앙을 강타하는 물체가 불현듯 시야에 들어온 것도 같았다.
그러나 그것보다 먼저 강렬한 불빛과 함께 시커먼 연기가 보였고, 이어서는 폭음이 그들의 귀를 강타했으니 바로 F-2 삼족오 스텔스 전투기 2개 편대 8대가 발사한 타우러스 순항
미사일 8발이었다.
“쿠쿵!”
타우러스 순항 미사일의 정확도가 1m라는 것을 보여주듯 정확하게 공장 정중앙을 그대로 타격한 것도 잠시 더 큰 폭음과 함께 현무-5A 탄도미사일 첫발이 날아와서는 공장 정중앙에서
우측으로 약 25m 정도 떨어진 곳에 먼저 떨어져 내렸다.
그렇게 고구려군이 쏜 고구려 국방과학연구소의 첫 미사일 작품 현무-5A 탄도미사일이 초탄이 원형공산오차 약 25m를 보이면서 목표물을 정확하게 타격한 것도 잠시 곧이어 3발이 더
날아와서는 그 인근에 떨어졌다.
그러고 나니 곧 현무-6A 초음속 순항 미사일 4발이 더 날아와서는 공장 정중앙을 그대로 타격했다.
“끝내주네.”
“좀 전에는 원형공산오차 때문에 그렇게 걱정하시더니 이제는 끝내줍니까?”
“응. 그리고 속히 연락해. 목표 괴멸!”
“안 그래도 하고 있고, 폭발 장면 촬영한 것도 보내고 있습니다.”
한국 국정원 요원 한수용과 변태식이 보낸 폭발 장면 촬영 영상은 곧 남북한과 고구려에 그대로 전해졌고, 이를 확인한 민재인 위원장과 이세연 대통령에 나까지 흡족한 미소를 지을 때
고구려 국방과학연구소 직원들도 환호성을 질렀다.
그중에서 미사일 개발을 총책임진 한국 출신 민종수는 더 환호성을 지른 다음 동료를 격려했으니 그중에는 한국 출신과 북한 출신이 태반이었다.
그리고 초나라에서 온 기술자와 일본에서 잡혀 온 기술자도 있었으니 고구려 국방과학연구소는 옛 한·중·일 3국의 미사일 기술자들이 다 모여 있다고 보면 됐다.
“허창은?”
“지금 영상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정찰총국 애들이 보낸 것인가?”
“그렇습니다. 위원장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