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한중전쟁의 서막(4)
일본 대학 폐쇄, 한국어 교육, 휴대전화 사용 불가, 인터넷 사용 불가 등의 조처도 모자라서 이제는 옛 일본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한국어 교육이 이렇게 계획됐다.
왜 군정사령부의 이런 조처가 계속되고, 허가증이 없는 차에는 기름까지 넣어주지 않자 이때 일본 주유소들은 줄줄이 문을 닫는 사태도 벌어졌다.
그리고 그런 상황이 계속되자 차를 가진 개인이 차를 내놓기 시작했으며, 그 바람에 중고차가 급격하게 쏟아졌다.
아울러서 남북한과 고구려가 직할 영토로 편입한 규슈 등에서 노획한 차에 더해서 이제는 오키나와의 차량까지 중고 시장으로 나오자 군정사령부는 기다렸다는 듯 그 차들을 시세의 20분의
1 또는 30분의 1 가격으로 대규모로 사들였다.
그리고는 그 차량을 남북한과 고구려로 보내 경매를 통해 저렴한 가격에 일반에 공급했고, 일부는 수출까지 추진했다.
하나 지금 군정 사령관 오지용과 일본 원정군 사령관 박수일은 그런 차량 이야기가 아닌 일본인 학생이 아닌 일반인의 한국어 교육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었다.
“그건 그렇겠군. 하여튼 그런 방법이라도 동원해야겠소. 그런데 이번에 북남과 고구려에 보낼 자금이 각 100조 원이요?”
“그렇습니다. 그동안 거두어들인 자금을 삼등분해서 각 100조 원을 보내는 것입니다.”
“일차 금 333t과 미화 6,666억 달러에 이어서 이차 100조 원이면, 금을 빼고 돈만 따지면 각각 약 770조 원 정도이니 옛 중국에서 받은 전쟁배상금에는 미치지
못하는군.”
“그러나 그동안 반출한 기술과 기술자들 그리고 앞으로 거두어들여서 가져갈 것 등등을 따지면, 옛 중국에서 받은 전쟁배상금보다는 훨씬 더 많은 것을 가져갈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야지. 반드시 그래야 하오. 그것이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왜놈들에게 35년이나 당한 고통을 고스란히 갚아주는 것이고, 그때 수탈당한 것 역시 고스란히 돌려받는 것이 될
테니까.”
“수탈당한 것을 그대로 돌려받으면 되겠습니까. 몇 배는 이자를 쳐서 받아야지요.”
“그건 당연한 소리. 그런데 이제 이곳 주둔군만 남기고 나머지 부대는 서서히 철수해야 하는 것 아니오?”
왜 군정 사령관 오지용과 일본 원정군사령관 박수일이 이렇게 주된 이야기를 나누는데도 남북한과 고구려의 각 부사령관과 한국군 1군단장 이철영과 5군단장 손석민 등은 주로 그 이야기를
듣기만 했다.
그러다가 오지용이 이렇게 묻자 두 사람의 이야기를 들으며 고개를 끄덕이면서 동의를 표하던 국군 5군단장 손석민이 가장 먼저 이렇게 대답했다.
“조만간 저희 국군 5군단부터 철수할 것입니다. 그다음이 인민군 7군단 차례고 말입니다.”
“하하하! 드디어 때가 왔군. 정말 그런 것이오?”
“그렇습니다. 아직 이 전쟁이 끝나지도 않은 것 같은데, 다시 전장에 나서야 할 때가 말입니다.”
“이 옛 일본과의 전쟁은 이제 총칼이 아닌 정치력으로 해야 하니 잘 철수하시어 휴가부터 가시오. 그럼 다시 조국과 민족을 위한 성전(聖戰)에 참가해야 할 것이니까 말이오.”
“성전이라니 너무 거창합니다.”
“절대 거창하지 않소. 여기 계신 모두가 알듯 우리 민족 5천 년 역사에서 지금과 같은 절호의 기회는 없었소. 그러니 우리는 이 절호의 기회를 절대 놓치지 말고 앞으로 5천 년
아니, 영원히 우리 민족이 반석 위에 설 수 있도록 해 놓아야 하는 막중한 사명이 있소. 그리고 그런 전쟁이 성전이 아니면 어떤 전쟁이 성전이겠소. 안 그렇소?”
오지용이 말한 전쟁론에 대해 금방 수긍하는지 아니면 단박에 그의 말뜻을 알아차렸는지 국군 5군단장 손석민이 갑자기 태도를 돌변해서는 이렇게 대답했다.
“사령관님의 그 말씀을 듣고 보니 그 성전에서 반드시 다시 승리해서 우리 민족의 앞날이 영원토록 반석 위에 설 수 있도록 만들어 놓고야 말아야겠다는 각오를 다지게 됩니다.”
“하하하! 든든하오. 든든해. 손 중장의 그 말을 들으니 든든하기 그지없소. 그리고 반드시 그렇게 해 주시오.”
왜 군정 사령관 오지용이 이렇게 말하자 국군 5군단장 손석민은 다시 그가 왜 군정 사령관으로 왔는지 조금은 더 이해가 갔다.
비록 같은 군복을 입고 차수 계급장을 달고 있었지만, 그는 북한 국무위원회 부위원장과 고구려위원회 부위원장을 지낸 노련한 정치인이었다.
고로 이제 일본과는 총칼을 앞세운 전쟁은 끝났고, 앞으로는 군정사령부가 무력이 아닌 정치력으로 일본을 지배해야 한다는 것을, 그래서 그가 왔다는 것을 알 것 같았다는 말이다.
그리고 그는 군정 사령관으로 오자마자 제법 노련하게 모든 문제를 풀어나가면서 단시간에 옛 일본을 안정시켰고, 남북한과 고구려가 필요한 것을 착착 실행하고 있었으니 더욱 그랬다.
“심려하지 마십시오. 사령관님, 저만이 아니라 여기 계신 모든 분이 다 그럴 것입니다.”
“다들 믿겠소. 그런데 국군 1군단은 언제 철수하시오?”
“국군 5군단과 인민군 7군단 다음이 저희 1군단 차례입니다.”
“그래요. 어떻든 이철영 중장도 잘 철수하시어 또 한 번의 전장에서 또 승전해 주리라 이 사람은 믿겠소.”
“물론입니다.”
“박수일 사령관, 모두 이곳을 떠나기 전에 오늘 밤 우리 다 같이 조촐한 만찬이나 한번 하는 것이 어떻겠소? 그것도 옛 일본 왕궁에서 말이오.”
“하하하! 좋습니다. 좋아.”
국군 1군단장 이철영도 그 자리에 있었기에 오지용과 이런 대화를 나눴고, 박수일 북한 인민군 일본 원정군사령관이 호탕하게 웃으면서 좋다고 하자 그날 밤, 일본에 주둔한 남북한과
고구려군 주요 지휘관들이 모두 왜 군정사령부가 주최하는 만찬에 참석했다.
그것도 옛 일본 왕궁에서 펼쳐진 만찬에 말이다.
그러니 이건 점령자들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과도 같은 것이었다.
“서 중사님은 이제 귀국하시면 바로 결혼하시는 것입니까?”
“나는 그러고 싶지만, 바로 할 수야 있겠어.”
“하면 되죠.”
“그러고 싶지만, 돌아가는 상황이 다시 초나라와 한판 할 것 같으니까 그게 되겠냐는 말이다.”
“진짜 초나라와 다시 전쟁할까요?”
“박 하사 너는 눈치도 없냐. 지금 돌아가는 상황을 봐라. 안 하겠냐. 그러니 결혼도 못 할 것 같다. 어휴.”
“그래도 휴가는 보내 주겠죠?”
“휴가야 당연히 보내 주지. 그래야 또 전쟁할 것이니까.”
국군 1군단 저격대대 서한국 중사와 박인철 하사는 만찬이 열리는 이때 동경 1군단 본부에서 대기하면서 일본에서의 철수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럼 휴가 다녀와서 복귀하면, 인민군 여군 소개해 주는 것입니까?”
“그건 두고 보자.”
“그 말은······.”
“그냥 두고 보겠다고.”
“앞으로 더 잘하겠습니다. 서 중사님, 그러니 인민군 여군 소개해 주십시오.”
“그래서 두고 보겠다고.”
“진짜 잘하겠습니다. 정말로 잘하겠습니다.”
“근데 박 하사, 넌 한국 여친은 없어?”
“없습니다. 여자 사람 친구는 있는데, 애인은······.그리고 콧대 높은 한국 여자애들이 저 같은 군발이 좋아하겠습니까.”
“박 하사는 너는 얼굴도 제법 잘 생겼는데도 그렇다고?”
“군발이가 잘 생겨봐야 군발이죠.”
“박 하사 네가 그렇게 말하니 그것도 말이 되는 것 같네. 젠장!”
그로부터 며칠 후 오키나와를 제외한 옛 일본 혼슈, 규슈, 시코쿠, 홋카이도는 어느 정도 정리가 끝나 치안이 비교적 안정기로 접어들었다.
그러자 왜 군정사령부 휘하 주둔군으로 남을 인민군 4군단과 국군 6군단, 고구려 5기동여단 등만이 옛 일본 본토에 남고, 다른 모든 부대는 서서히 철수를 준비했다.
“지금부터 총리님의 대국민담화가 있겠습니다.”
일본에서 각 부대가 철수를 준비하는 그때 대한민국 국무총리 김창락이 대국민담화를 발표했는데, 내용은 다름이 아니라 대통령 이세연에게서 얼마 전 지시받은 바로 영어시험 폐지에 관한
것이었다.
그 사이 교육부 장관, 행정 안전부장관 등 관계기관장과의 논의를 거쳐서 한일전쟁 승전과 국군 등의 철수를 앞둔 시점 이렇게 그 내용을 발표하는 것이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국무총리 김창락입니다. 아직 한일전쟁이 완전히 끝나지 않았지만, 곧 우리의 자랑스러운 국군이 최종 승전보를 전해 올 것입니다. 그때까지 조금만
기다려주시면, 우리는 저 일본을 영원히 지워버릴 수 있습니다. 그러면 그동안 저들이 우리에게 안겨준 그 수많은 고통도 몇백 배로 되돌려 갚아줄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목적으로 옛
일본인들이 이제부터는 오직 우리 한국어만 사용하게 할 것입니다. 초나라도 현재······.”
대한민국 국무총리 김창락이 여기까지 담화를 이어갔을 때 그 담화를 보던 대한민국 모든 국민은 한일전쟁 승전에 관한 이런저런 이야기인 줄 알았으나 이어진 그의 담화에 그것이 얼마나
잘못된 판단인지 곧 알게 됐다.
“초나라도 현재 우리 한국어를 제1외국어로 일주일에 6시간 교육하고 있지만, 머지않아 초나라는 우리 한국어를 공용어로 지정해야만 할 것입니다. 거기에 위구르도 중국어를 완전히
폐기하고, 우리 한국어가 공용어로 자리를 잡게 할 것이고, 티베트도 우리 한국어를 제1외국어로 채택했습니다. 그리고 고구려령 홍콩이 아닌 영국령 홍콩도 우리 한국어를 공용어로
사용토록 할 것입니다. 그러니 우리 한국어는 이제 남북한과 고구려와 초나라와 옛 일본, 위구르, 티베트, 고구려령 홍콩과 영국령 홍콩 인구 약 18억 명 이상이 사용하는 국제적인
언어가 된 것입니다. 아울러서 러시아, 영국, 프랑스, 베트남, 필리핀, 인도, 인도네시아, 몽골, 카자흐스탄, 파키스탄, 몽골, 대만 등등이 우리 한국어를 초중고대학의 정규
교과에 포함해서 가르칠 예정으로 지금 우리 교육부와 협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거기다가 미국, 캐나다, 호주, 브라질, 칠레, 페루, 콜롬비아 등도 우리 교육부와 한국어 교육에
관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국민 여러분, 한국어가 이렇게 세계적인 언어가 된 그리고 될 이 마당에 우리 내부에서는 아직도 영어 사대주의에 빠져서 여기도 영어 저기도
영어입니다. 하여 정부는 2022년 11월 1일을 기해 국가(중앙정부)직과 지방(지방자치단체)직 공무원 임용시험에서 영어 과목을 폐지합니다. 행정 5, 7, 9급의 모든 시험,
경찰 간부 후보생 중 외사 부분 지원자만 빼고, 전 경찰 공무원 시험, 그리고 전 소방 공무원 시험, 특정직 공무원인 유치원, 초등, 중등교사 단 영어 교사 제외하고, 모든
영어시험을 폐지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대법원장과 국회의장에게도 영어시험을 폐지하도록 권고했습니다. 또한, 법으로 이를 명문화하기 위해서 꼭 필요한 부분 이외의 모든 영어시험을
폐지하고, 외래어 사용을 금지하는 특별법을 발의할 예정입니다. 아울러서 무분별하게 사용하는 모든 영어 명칭, 표어 등도 금지하고, 대입 수학능력시험에서도 영어시험을 폐지하고,
영어는 제2외국어의 한 과목으로 축소할 것입니다. 이제 제1외국어 영어라는 고정관념을 깨는 것입니다. 그러니 제1외국어는 독어도 될 수 있고, 불어도 될 수 있고, 러시아어가 될
수도 있다는 말입니다. 그러므로 수학능력시험에서는 아예 그 언어 중에서 수험생이 가장 자신 있는 과목 하나를 골라서 제2외국어 시험을 치게 하자는 것이고, 문항 수도 지금보다 확
줄여서 출제할 것입니다. 그리고 영어시험과 무분별한 외래어 사용을 금지하는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하기 이전 민간에서도 될 수 있는 한 영어 등 외래어 사용을 자제해주시기를
부탁합니다. 이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