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내가 김정은-401화 (401/470)

2차 한중전쟁의 서막(1)

고구려 지상군은 이때 1, 2, 3, 4, 5기동여단으로 구성된 1기동군단과 1, 2, 3, 4, 5기갑여단으로 구성될 2기갑군단 그리고 1특전여단 등이었다.

그런데 이중 1특전여단은 구성된 지 제법 되었지만, 아직 훈련 중이었으니 민재인 위원장이 직설적으로 이렇게 말한 것이다.

“2기갑군단을 구성할 1, 2, 3기갑여단은 이미 다 창설했습니다. 그리고 4, 5기갑여단은 지금 훈련 중이니 2차 한중전쟁까지는 훈련을 마칠 수 있을 것입니다.”

“1특전여단은?”

“부대는 창설했지만, 아직 훈련 중입니다.”

“그 말은 남북한 특수부대보다 못하다는 말이오?”

“절대 못 하지 않습니다. 하여 맹훈련 중이지 않습니까.”

“그 말이 그들보다 못하다는 말 아니요.”

“모두가 남북한 특수부대 출신들인데, 어떻게 못 할 수 있겠습니까.”

“국방국장의 그 말을 들으니 내 조만간 시범이라도 한번 봐야겠소. 그리고 항공작전사령부와 전략유도탄 사령부에 새로운 무기들은 모두 배치했소?”

“다 배치했습니다.”

“진짜요?”

민재인 위원장이 따지듯 이렇게 묻자 서진성 국방국장이 갑자기 무슨 큰 결심을 했는지 이렇게 대답했는데, 그 대답이 한마디로 걸작이었다.

“예, 위원장님. 다 배치했습니다. 그리고 저 이제 국방국장 그만두고, 저 해남도로 가서 낚시나 하면서 유유자적 살면 안 됩니까?”

“곧 2차 한중전쟁을 앞둔 마당에 국방국장이 저 해남도로 가서 낚시나 한다니 그게 도대체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요.”

“아니, 위원장님의 잔소리가 자꾸 심해지시니 이제 은퇴할 때가 되었나 싶어서 드리는 말씀입니다.”

국방국장 서진성이 민재인 위원장 앞에서 농담인지 진담인지 분간이 가지 않게 이렇게 말하자 부위원장 김명남과 북한 출신 인사들은 어안이 벙벙한 표정으로 그를 쳐다봤다.

그 반대로 한국 출신 인사들은 웃음을 참느라고 사력을 다해서 버티고 있었다.

“국방국장은 점점 못하는 말이 없어지네. 그리고 은퇴는 꿈도 꾸지 마시오. 이제 곧 2차 한중전쟁이 개시될 것인데, 무슨 은퇴를 한다는 말이오. 그러니 다시는 그딴 소리 하지

말고, 그 대신에 2차 한중전쟁 개전 이전에 휴가는 며칠 줄 테니까 해남도로 가서 그 앞바다에 그동안 고기가 얼마나 늘었는지 바다 정화작업은 잘되고 있는지 확실하게 우리 고구려

영토화가 되고 있는지 동남아해(남중국해)는 어떻게 하면 더 관리를 잘할 수 있는지 그런 것들이나 살펴보고 오시오. 거기다가 우리가 관리하는 우디섬 등 남북제도(파라셀제도)도 어떻게

하면 더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을지 그것도 점검해보고, 관광을 허용해달라는 민원이 제법 많으니 그 방안도 살펴보고 오시오. 알겠소.”

2차 한중전쟁을 앞두고 기어이 이렇게 휴가를 얻어낸 것 같은데, 민재인 위원장이 휴가를 가서도 할 일을 주자 국방국장 서진성은 입이 한발은 튀어나왔다.

그러더니 이렇게 대답하는 것이 아닌가.

“그것이 무슨 휴가입니까. 업무의 연장이지. 그냥 휴가 주기 싫으면 싫다고 하십시오.”

“그래서 가기 싫다는 말이오?”

“아니, 기간을 한 10일 정도 달라는 말이죠.”

“시기가 시기이니 10일은 못 주고, 5일을 주겠으니까 다녀오시오. 얼른!”

“5일. 좋습니다. 그리고 분명히 5일이라고 했습니다. 그럼 저는 이만 회의 끝내고 휴가 가도 됩니까? 단, 오늘은 빼고 5일입니다.”

“하하하!”

“큭큭큭!”

서진성이 기어이 이렇게 5일의 휴가를 받아냈다.

그러니 이건 휴가를 받아내려고 쇼를 한 것으로밖에는 보이지 않았고, 민재인 위원장의 허락이 떨어지자마자 회의고 나발이고 자리를 박차고 일어서는 것이 그것을 더 명확하게 했다.

그렇게 그가 자리를 박차고 일어서자 한국 출신 인사들이 기어이 참던 웃음을 터트리고야 말았다.

그러자 민재인 위원장도 따라 웃고 말았다.

고구려 국방국장 서진성은 한국 국방부 장관으로 재직하던 지난 2019년 한국군 국방개혁 때부터 지금까지 전혀 쉬지를 못하고 일만 했다.

그 덕분에 한중전쟁에서 승전할 수 있었으나 그 이후에도 쉬지 못하고 곧장 고구려 국방국장으로 와서 고구려군을 창설하고, 한일전쟁까지 승전으로 이끌었다.

그러니 수백 년 후 우리 후손들은 어쩌면 이 서진성을 우리 민족 최고의 명장으로 평가할지도 몰랐다.

왜냐하면, 우리 민족의 어느 명장 즉 강이식, 을지문덕, 양만춘, 강감찬, 서희, 이순신도 중국과 일본의 항복을 동시에 받은 장군은 없었기에 말이다.

어떻든 그런 그가 피곤함에 절었는지 아니면 권태기가 왔는지 이렇게 말하는 바람에 민재인 위원장은 휴가까지 주고는 한바탕 웃은 다음에는 흔쾌히 휴가 떠나는 것도 허락하고 말았다.

“하하하! 가시오. 가! 그것도 지금 당장. 아, 그리고 여기 휴가 더 가고 싶은 분 있으시오?”

“없습니다.”

“그럼 서진성 국방국장을 제외한 모두는 초나라가 항복 조건 1항, 5항, 13항, 15항, 21항 이외에 어긴 조항이 더 있는지 자세히 한 번 더 살펴보시오. 그 사이 군은 철저한

준비를 하고. 다들 알았소.”

“예, 위원장님.”

“그리고 부위원장과 국방국장 그리고 교육국장은 그 초나라에서 촬영한 동영상을 비서실에 주고 가시오. 그래야 언론을 동원해서 초나라가 항복 조건을 이렇게나 어기고 있다고 대대적으로

선전하면서 바람을 잡지.”

“잘 알겠습니다. 위원장님.”

“그럼 이만합시다. 국방국장이 휴가 가야 하니까. 아, 서 국장은 동영상 주고 휴가 가시오.”

2차 한중전쟁의 서막을 위한 회의는 그렇게 끝나고 말았고, 국방국장 서진성은 초나라에서 촬영해온 동영상을 위원장 비서실에 주는 즉시 집으로 가서는 부인을 재촉해 같이 북경 공항으로

내달렸다.

그런데 그가 막 공항에 도착했을 때 수진이 환하게 웃으면서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아니, 강수진 수석이 여기는 무슨 일로 오셨소?”

“무슨 일로 왔겠습니까. 장관님, 휴가비 드리라는 위원장님의 특명을 받고 왔죠. 아, 안녕하세요. 사모님, 강수진이에요.”

“반가워요. 강수진 수석. 그런데 위원장님이 보냈다고요?”

“예, 휴가비 드리라고요. 여기 있으니 사모님께 드리면 되겠군요.”

“참 자상하시기도 하시지. 이렇게 당신이 가장 아끼시는 강수진 수석을 통해서 휴가비도 다 보내시고 말이야.”

“당신은 그 휴가비가 얼마나 나를 더 부려 먹으려고 작정하고 보낸 돈인지 알고서나 그런 소리야.”

“당신은 아직 젊어서 일 더 많이 해도 돼요. 위원장님도 아직 저렇게 일하고 계시는데, 당신이 벌써 은퇴한다는 것은 말이 안 돼요.”

“뭐라고!”

“은퇴는 꿈도 꾸지 말라고요.”

“이 사람이 못하는 말이 없어.”

“그럼 아직 고구려가 완전히 자리를 잡지도 못했는데, 은퇴한다는 것이 말이나 되는 소리예요. 그리고 당신이 맡은 고구려군은 사정이 더 안 좋잖아요. 그런 고구려군을 남북한군만큼은

만들어 놓고 그때 은퇴해도 하세요. 아시겠죠.”

서진성과 그 아내가 이렇게 목소리를 높이자 수진이 끼어들어 두 사람을 공항 귀빈실로 데려갔다.

그렇게 귀빈실에서 차를 한잔 마시고, 잠시 담소를 나누니 수진 밑에서 일하는 비서관이 비행기 표를 가지고 와서는 조용히 건넸다.

“탑승 시간 되었으니 휴가 잘 다녀오세요. 장관님.”

“이제 장관이 아니라 국장이요. 강 수석!”

“저에게는 언제나 자랑스러운 장관님이십니다.”

수진의 이 말에 흐뭇한 생각이 든 서진성은 그 길로 귀빈실을 나가 비행기를 타려고 했는데, 이등석일 줄 알았던 좌석이 일등석이었다.

그리고 비행기가 출발하기도 전에 부인이 휴가비가 자그마치 삼천만 원이라고 하자 또 한 번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어떻든 서진성 고구려 국방국장을 태운 고구려 항공 여객기가 북경 2공항을 출발해서 초나라 상공을 그대로 통과해 해남도로 날아갔다.

이때 북경에는 이 2공항(옛 북경 다싱공항)과 1공항(옛 북경 수도공항)이 운용 중이었는데, 2공항은 거의 민간 공항으로 운용되는 상태였고, 1공항은 고구려 공군 사령부와

제1전투기사단 등 공군 관련 거의 모든 사령부가 자리를 잡고 있었다.

그러므로 1, 2, 3 터미널은 그것에 맞게 관련 시설을 개축하고 있었고, 그 공사는 아직도 진행 중이었다.

그리고 1공항은 민재인 위원장의 전용기는 물론 외국 귀빈이 올 때 그들의 전용기도 이착륙하는 곳이기도 했기에 한국으로 치면 서울공항과 흡사한 기능을 수행하고 있었으면서도 고구려

공군의 중추 역할도 수행하고 있었다.

***

고구려 국방국장 서진성이 해남도로 그렇게 휴가를 가는 찰나 전 일왕 나루히토와 상왕 아키히토, 전 일본 총리 이시바와 전전 일본 총리, 전 부총리 니시가와와 전전 부총리 아소, 전

외무상 에사키, 전전 외무상 도테기, 전 방위대신 마사요시, 전전 방위상 고노 이상 10명은 고구려 군사법원에 전범으로 기소되어 재판을 받기 시작했다.

이들 이외에도 5,548명의 전 일본 정·재계와 자위대, 우익인사 등도 전범으로 기소되어 역시 같이 재판을 받기 시작했다.

또한, 전범으로 기소되지는 않았지만, 정·재계와 우익인사 등 1만 명은 고구려로 잡혀 와서 배달도 등의 사막 지역 나무 심기와 나무 가꾸기에 동원됐다.

그러므로 왜 군정사령부가 민재인 위원장의 부탁으로 보낸 옛 일본의 악질 정치인, 야쿠자, 우익인사 등 2,000명과 이들 1만 명을 더해서 옛 일본인 총 1만 2,000명이 고구려

배달도, 요서도 등 사막 지역 나무 심기와 나무 가꾸기에 동원된 것이다.

그것도 죽을 때까지 그리고 죽으면 그 나무 아래 묻혀 거름이 될 예정이었다.

“지금 국가(중앙정부)직과 지방(지방자치단체)직 공무원 임용시험에서 영어 과목을 전부 폐지한다고 하셨습니까?”

“그렇소. 행정 5, 7, 9급의 모든 시험에서 영어 과목을 폐지하시오. 경찰 간부 후보생 중 외사 부분 지원자만 빼고, 전 경찰 공무원 시험, 그리고 전 소방 공무원 시험,

특정직 공무원인 유치원, 초등, 중등교사 시험, 단 영어 교사 시험 제외하고, 모든 영어 시험을 폐지하시오.”

“그럼 입법부와 사법부 시험은 어떻게 합니까?”

“대법원장과 국회의장에게 권고해서 역시 영어 시험을 폐지하도록 하시오. 그것이 안 된다면 법으로 꼭 필요한 부분 이외의 모든 영어 시험을 폐지하는 영어 시험 금지특별법을 제정할

것이오. 또한, 지금부터 행정부 내에서 무분별하게 사용하는 모든 영어 명칭, 영어 표어 등도 금지하시오. 더불어서 교육부와 상의하여 대입 수학능력시험에서도 영어 시험을 폐지하고,

영어는 제2외국어의 한 과목으로 축소하시오. 이것도 알겠소.”

“그럼 제1외국어 정책을 폐지하라는 말씀입니까?”

“그렇소. 제1외국어는 영어라는 고정관념을 깨는 것이니 제1외국어가 독어도 될 수 있고, 불어도 될 수 있다는 말이오. 하니 수학능력시험에서는 아예 그들 언어 중에서 수험생이 가장

자신 있는 한 과목을 골라서 제2외국어 시험을 치게 하자는 것이고, 문항 수도 지금보다 확 줄여서 출제하라는 것이오.”

“그렇게 공무원 영어 시험 폐지, 수능 영어 시험 폐지, 제1외국어 정책 폐지 등등의 정책을 당장 실시하면 혼란이 가중되지 않겠습니까?”

“당장 영어 시험 안 치면, 수험생들이 좋아서 춤을 출판에 무슨 혼란이 가중된다는 말이오.”

“영어에 자신 없는 수험생들 말고, 영어에 자신 있는 수험생과 영어 때문에 먹고 사는 사람들 말입니다.”

“영어를 아예 없애는 것도 아니고, 또 그 사람들의 수입을 지금처럼 보전해주는 것보다는 영어 때문에 해외로 지출하는 비용을 줄이는 것이 더 국가적으로 이익이 되는 일이 아니겠소.

그리고 돈이 없어서 영어 과외도 못 시키고, 어학 연수도 못 보내는 서민들의 고충을 해결해주는 것이 대통령인 내가 더 할 일인 것 같으니까 당장 그렇게 시행하시오. 알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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