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내가 김정은-392화 (392/470)

남북한과 고구려(4)

고구려 배달도 카스 공항 인근의 옛 중국 한족들이 살던 주택과 낡은 상가는 모조리 헐리고, 시내 곳곳의 낡은 주택과 상가, 건물 등까지 모조리 헐린 카스 지구는 역시 예전의 카스

지구가 아니었다.

그도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는 원래 이 카스 지구에는 약 370만 명의 위구르인, 한족, 타지크족 등이 살았으나 지금 그들은 모두 추방당했고, 그 대신 약 1만여 명의 고구려인이

살뿐이었으니까 말이다.

그러니 민재인 위원장이 나무를 심으라고 한 것이다.

그리고 시내뿐만이 아니라 약간만 시내를 벗어나도 황폐한 땅이 드넓게 펼쳐져 있고, 좀 더 동쪽으로 가면 그 유명한 타클라마칸 사막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으니 더욱 그랬다.

어떻든 고구려의 서쪽 끝인 배달도 카스 민군 복합공항 재개장식과 함께 고구려 공군 제1전투지원사단 창설식, 고구려 국방과학연구소에서 생산한 군사 장비들과 고구려군이 실전에 배치한

각종 군사 장비 전시까지 보고, 이런저런 지시까지 한 민재인 위원장은 북경으로 돌아왔다.

그렇게 북경으로 돌아와서는 또 이런저런 일을 처리하고, 홋카이도와 오키나와 상황을 보고받다가 뜬금없이 프랑스 대통령 필리프의 전화도 받아야 했다.

바로 이세연 한국 대통령이 남북한과 고구려의 모든 대외 정책 협상 대표는 자기가 아니라 민재인 위원장이라고 했기 때문이었다.

“여보세요. 아, 반갑소. 그동안 잘 지냈소.”

“예, 저는 잘 지냈으나 일본 군정사령부의 무지막지한 조처에 우리 프랑스와 프랑스 기업들이······.”

그렇게 필리프 프랑스 대통령의 전화를 받고, 처음의 부드러운 말과는 달리 점점 거칠어지는 말과 불평과 불만과 협박 비슷한 말도 듣다가 갑자기 울화가 치민 민재인 위원장이 이렇게

맞받았다.

“그래서 지금 우리에게 미쓰비시 자동차는 물론 닛산 자동차 등 프랑스가 투자한 일본 기업의 정상적인 기업 활동을 보장해라. 그리고 훔쳐 간 기술, 압수하고, 빼앗아 간 자산도 모두

돌려주라. 더불어서 주유 제한도 풀어 누구나가 자동차를 타고 다닐 수 있도록 해라. 그래야 닛산도 미쓰비시도 르노 자동차도 팔린다. 또한, 그것도 모자라서 동경 프랑스 대사관도

다시 열도록 해주고, 프랑스가 옛 일본에 투자한 모든 자산도 보호해 달라. 지금 이 말이오. 맞소?”

“그렇소. 그러니 즉각 그렇게 조처해주시오. 아니면 결코 이 사태를 좌시하지 않을 것이오.”

“야 이 빌어먹을 새끼야. 좌시하지 않으면 네놈이 뭘 어떻게 할 건데. 그리고 내 분명하게 전쟁 전에 전화로 일본 거주 프랑스인과 일본 투자 프랑스 자금을 최대한 회수하라고

친절하게 설명까지 해줬는데, 이제 와서는 뭐라고. 좌시하지 않겠다고. 그래서 어쩔 건데. 이 빌어먹을 새끼야!”

“빌어먹을 새끼라니 말이 너무 심하지 않소.”

“그럼 이 쌍놈의 새끼야! 내 말 똑바로 들어라. 당장 지난 1866년 조선(대한민국) 강화도를 침략한 것에 대해서 정중하게 사죄부터 하고, 그때 약탈해간 모든 문화재를 남김없이

반환해라. 또한, 우리 고구려 돈황 등 비단길(실크로드)에서 훔쳐 간 모든 고서적과 문화재 등도 모조리 반환해라. 만약 이를 즉각 이행하지 않으면, 네놈들이 일본에 투자한 것

중에서 단 한 푼도 건지지 못할 것이다. 그리고 당장 초나라, 옛 일본, 홍콩, 티베트, 위구르는 물론 대한민국과 북한, 고구려는 네놈들 물건 단 하나도 수입하지 않는 경제제재부터

단행할 것이다. 그래도 말을 안 들으면 너희가 조선(대한민국) 강화도를 침략했듯 우리도 너희 섬 중 한 곳을 골라서 그대로 침략해서 주민 살해하고, 똑같이 약탈해주마. 어떠냐?”

“뭐라고!”

“못 들었으면 귀 열고 똑바로 들어. 이건 경고가 아니라 최후통첩이니까. 이 빌어먹을 쌍놈의 새끼야!”

민재인 위원장이 다시 한번 더 욕과 함께 설명하자 필리프 프랑스 대통령은 기가 막힌 것이 아니라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그렇게 둘은 전화로 욕을 섞은 설전을 한동안 펼친 이후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동시에 전화를 끊어버렸다.

그러나 남북한과 고구려로서는 일본 군정 통치에 대한 국제사회의 첫 반대 그것도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프랑스의 반대가 나온 것이라 나름대로 의미가 있는 일이었다.

그리고 이것을 빌미로 또 얼마나 여러 국가의 반대가 나올지 모르는 일이었고, 프랑스 처지에서는 일본 투자 특히 닛산자동차 등의 투자자금을 단 한 푼도 회수하지 못한 것은 물론

초나라와 옛 일본, 대한민국 등의 수출이 끊길 위기였고, 잘못하다가는 전쟁까지 끌려들어 갈 일이었다.

이때 닛산자동차 지분의 약 45%가 르노 자동차 소유였고, 미쓰비시 자동차 지분의 약 35%도 닛산 자동차 소유였다.

그리고 프랑스 르노 자동차는 대한민국에도 진출해 있고, 고구려에서는 이미 자동차를 팔고 있었으며, 생산 공장까지 지으려고 준비하는 상황이었다.

“당장 법무국장 불러!”

프랑스 대통령 필리프와의 통화를 끝내고 민재인 위원장이 가장 먼저 한 일은 법무국장 강민석을 부르는 일이었고, 그가 나타나자마자 이렇게 말했다.

“우리 고구려에 들어와 있는 르노 자동차를 대대적으로 수사하시오. 배출가스 조작, 연비 조작 문제도 좋고, 안전 문제도 좋고, 국가별 차별 판매방지법 위반도 좋고 뭐든 좋으니 즉각

수사하여 위법 사항이 있으면 바로 기소하시오. 뭔 말인지 알겠소!”

“예, 위원장님. 그런데 이유가······.”

“프랑스 대통령 놈이 우리의 대일본정책에 대해서 좌시하지 않겠다니 우린 뭘 어떻게 해야 하겠소.”

“분명 좌시하지 않겠다고 했습니까?”

“그렇소. 그러니 르노 자동차를 우선으로 탈탈 털고, 그다음에는 우리 고구려에서 장사하는 모든 프랑스 기업을 탈탈 털어서 위법이 있으면 대표는 구속하고, 법인에는 벌금으로 한 1조

원씩만 부과하시오. 내 말 무슨 뜻인지 알겠소.”

“잘 알겠습니다. 위원장님.”

고구려는 강력한 징벌적 손해배상제도와 함께 대한민국이 상상할 수도 없는 벌금 제도도 채택하고 있었다.

그리고 민재인 위원장이 언급한 것처럼 배출가스 조작, 연비 조작, 자동차 안전 문제, 고구려에서 판매하는 차량과 미국과 유럽 등에서 판매하는 차량을 비교하여 고구려에서 판매하는

차량이 비쌀 경우와 품질에서의 차이가 있을 때는 국가별 차별 판매방지법 위반으로도 처벌할 수 있었다.

그런데 그 처벌 강도가 이 법규 위반 관련자와 법인 대표는 모두 3년 이상의 징역형이었고, 벌금은 회사가 망할 정도로 과했으나 민재인 위원장은 1조 원만 부과하라고 지시했다.

그 1조 원의 벌금만으로도 고구려에 진출한 프랑스 기업들은 모조리 문을 닫을 위기에 처할 것이니 말이다.

그렇게 법무국장 강민석에게 프랑스 기업에 관한 조사를 지시한 이후 민재인 위원장이 다시 부른 인물은 고구려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온 북한의 김명남이었다.

그는 한중전쟁 당시 북한 호위사령부 예하 91수도군단장으로 참전했다가 전쟁이 끝나고 전역했다.

그리고 남포시당위원장으로 가 있다가 이번에 오지용이 왜 군정 사령관으로 자리를 옮기자 그 자리인 고구려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온 인물이었다.

“그래, 지내시기에 불편함은 없소?”

“없습니다. 위원장님.”

“그럼 우리 고구려를 위해서 부위원장이 이번에 큰일을 좀 해주어야겠소.”

한중전쟁에서 북한 호위사령부 예하 91수도군단장으로 제법 전공도 세우고, 그 이후에는 전역해 남포시당 위원장으로 가 있다가 다시 고구려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온 김명남은 스스로

승승장구한다고 생각하는 중이었다.

군에 그대로 있었으면 아직 군단장이었겠지만, 지금은 남포시당 위원장을 거쳐서 고구려의 이인자 부위원장이 되었으니 말이다.

그런데 민재인 위원장이 불러서는 고구려를 위해서 큰일을 해달라고 부탁까지 하니 이 기회에 자신의 이름을 북한에 이어서 이제 이 고구려에도 각인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는 생각도

들었다.

“무슨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맡겨만 주시면 반드시 임무를 완수하겠습니다. 위원장님.”

“그러면 국방 국장과 산업국장을 데리고 초나라로 가서 모든 프랑스산 물품의 초나라 수입을 중단시키고, 초나라인들의 프랑스 관광도 중단시키며, 프랑스 투자도 금지하시오. 이미 투자한

것은 모조리 회수하도록 하는 것도 잊지 마시고. 그런 다음 우리가 사용하는 원화 사용을 더 재촉하고, Y-20 제트 전략 수송기와 창정 로켓 등의 모든 항공 우주기술과 기술자들도

고구려로 데려오시오. 할 수 있겠소?”

“예,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프랑스와는 무슨 문제가 있습니까?”

“프랑스가 감히 우리의 대일본 정책을 좌시하지 않겠다니 어떻게 해야겠소.”

“프랑스가 감히 그랬다면 선전포고를 해도 무방할 것으로 보입니다만······.”

“그러고 싶지만, 아직은 그럴 단계까지는 아니니 프랑스 물품의 초나라 수입을 일단 중단하고, 관광도 중단하는 등의 그런 조처부터 하는 것이오. 그리고 초나라는······.”

“초나라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저도 잘 알고 있으니 맡겨만 주십시오.”

“하하하! 알았소. 알았어. 그리고 국방 국장이 도울 것이니 반드시 깔끔하게 일 처리를 하고 오시오. 그래야 머지않아 2차 한중전쟁을 일으킬 수 있는 대의명분이 생길 것이니까

말이오.”

“반드시 임무 완수하고 돌아오겠습니다. 그럼.”

법무국장 강민석에 이어서 고구려위원회 부위원장 김명남에게도 이런 지시를 한 민재인 위원장은 이어서 고구려의 프랑스산 물품 수입을 즉각 중단시키고, 프랑스 관광도 중단시켰다.

그리고 또 하나 중단시킨 것이 있으니 바로 희토류 수출을 중단시킨 것이었다.

그런 다음 이세연 대한민국 대통령과 통화를 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프랑스에 대한 우리 고구려의 필요한 조처는 다 했고, 초나라도 필요한 조처를 하도록 우리 부위원장 김명남 등을 보냈으니 이제 대한민국이 필요한 조처를 할 때요.”

“프랑스 관광과 투자부터 은밀하게 중단시키겠습니다. 그러나 당장 수입을 중단시키는 것은 여러 가지 협정을 위반하는 것이 되니 관세부터 대폭 인상하겠습니다.”

“내가 알기로 지난 2021년 프랑스에 대한 수출은 31억 달러, 수입은 60.2억 달러로 한국의 무역 적자액이 29.2억 달러요. 올해도 아마 그 정도 무역적자를 볼 것이니

이참에 무역수지를 대폭 개선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전환하는 것이 순서 아니겠소. 그리고 우리가 이 마당에 WTO와 한 EU FTA 등의 협정을 따질 때요. 그러니 과감한 조처를

해주시오. 그래야 프랑스만이 아니라 그에 동조하는 국가들이 우리의 대일본과 대초나라 정책에 반기를 들지 못하지. 아시겠소.”

“정말 전쟁이라도 불사할 생각이십니까?”

“이 대통령은 어찌 생각하시오?”

“제 생각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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