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항복(11)
일본 총리 이시바와 경제산업상 이토 등이 벙커에서 나와 정식으로 항복하자 인민군 8군단장 박수일이 호탕하게 웃으면서 그 항복을 받아들인다는 듯 이렇게 말했다.
그러나 그 이면으로는 인민군 8군단 8특공여단이 지하 벙커로 들어가서 숨어 있는 자가 없는지 또 비밀문서나 비밀 장소, 비밀 장비가 없는지 확인하는 작업을 병행한 것은 두말하면
잔소리였다.
그런데 그것도 모르고 일본 총리 이시바 등은 약간은 안도의 한숨을 쉬고 있었으니 이렇게 대꾸했을 것이다.
“반갑소이다.”
“소장도 일본의 총리를 이렇게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자자, 그리고 여기서 이럴 것이 아니라 저쪽으로 가십시다. 차를 준비했으니까 말이오.”
“차요?”
“그렇습니다. 벙커에서 마음 놓고 제대로 차도 마시지 못했을 것이나 이제는 마음 푹 놓고 차나 한잔 드시면서 허심탄회하게 대화나 나누어봅시다. 그래야 이 전쟁이 더한 희생 없이
조속히 종결될 것이 아닙니까.”
“그렇다면, 차를 못 마실 이유는 없는 것 같소.”
인민군 8군단장 박수일이 이끄는 곳으로 그렇게 따라간 일본 총리 이시바와 내각 관료들 그리고 자위대 고위 장성 등이 자리를 잡고 앉았다.
그들과 함께 지하 벙커에서 나온 자위대원들과 여타 인물도 모두 무장을 해제당한 상태로 한쪽에 모여 8군단 특공여단과 8군단 군사경찰단 그리고 여타 부대원들에게 이중삼중으로 감시를
당하면서도 북한 8군단이 나누어준 차를 마시기 시작했다.
이미 무기는 모두 회수했고, 신체 수색도 당해 감춘 무기가 없음도 확인된 상태였기에 비교적 자유롭게 나누어준 차를 마시고 있었으나 그들이 박수일의 속마음과 계책을 알았다면 과연
차를 마실 수나 있었을까.
어떻든 그런 어색한 자리가 잠시 이어지던 찰나 박수일이 일본 총리 이시바에게 이렇게 말했다.
“총리, 마음 편하게 차 드시고, 아직도 총을 잡고 저항하는 자위대원과 민병에게도 항복을 권유해주시오. 그래야 더 많은 희생이 발생하지 않고, 이 전쟁을 깔끔하게 마무리 지을 것이
아니요. 부탁합니다.”
“그건 그러죠. 그런데 항복 조건은 어떻게 되는 거요. 진짜 옛 중국과 같은 조건으로 우리의 항복을 받아주는 것이요?”
“지금 한국 외교부 장관님과 국방부 장관님, 그리고 공화국의 외무상 동지, 고구려 외교 국장님도 급히 이곳으로 오고 있으니 협상은 우리 같은 군인이 아닌 남북한과 고구려의 외교
책임자와 귀국 일본의 외교 책임자가 하는 것이 맞을 것 같습니다. 아닙니까?”
“남북한과 고구려의 외교 책임자가 온다면 그건 맞는 것 같소이다. 하면 우리도 외무상을 협상 대표로 내세우겠소.”
“그러시오. 단, 그전에 내가 좀 전 말한 아직 항복하지 않은 자위대원과 민병에게 총리가 항복은 권유해주시오. 그래야 피해가 적을 것입니다.”
“천황폐하와 상황폐하도 이미 항복하셨으니 뭐 어렵겠소. 그런데 어디서?”
“곧 NHK 중계 차량과 한국 국방 TV 관계자도 올 것이니 그때 부탁합니다.”
이것이었다.
그래서 박수일이 일본 총리 이시바 등이 지하 벙커에서 나왔어도 바로 체포하지 않고, 이렇게 어느 정도 예의를 갖춰주면서 상대해주는 것, 말이다.
아니었다면 벌써 포박되어 구타라도 당했을 것이나 아직 항복하지 않고 각지에서 싸우는 자위대 패잔병도 있었고, 민병도 있었다.
그랬으니 일왕과 상왕에 이어서 총리 이시바의 항복 방송도 만들어서 일본 전역은 물론 전 세계에 방송해야 했다.
그래야 피를 조금이라도 덜 흘리고 일본을 점령할 것이 아닌가.
그리고 한국 외교부 장관과 국방부 장관, 북한 외무상과 고구려 외교 국장이 일본으로 오는 것은 항복 조건 협상 때문이 아니라 일본 식민지 또는 군정 통치와 항복 조인식 때문에 오는
것이었다.
그러니 일본 총리 이시바 이하 전 각료는 그것마저 속은 상태로 항복 방송을 녹화했다.
“친애하는 일본 국민 여러분, 오늘 서기 2022년 9월 6일 오전 7시를 기해서 나는 자위대 대원과 우국충정에 총을 들고 일어나서 싸우는 모든 일본 국민에게 항복할 것을
명령합니다. 지금 이 순간부터 더 이상의 전쟁은 없습니다. 그러니 아직도 싸우고 있는 자위대원과 국민께서는 즉각 총을 내려놓고 남북한과 고구려군에 항복하기를 명령합니다. 이미
천황폐하와 상황폐하께서도 항복하셨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그런 천황폐하와 상황폐하의 명령을 어기고 계속 싸운다면, 그것은 불충입니다. 하여 다시 명령하니 모두 총을 내려놓고 남북한과
고구려군에 항복하십시오. 더 이상의 무모한 저항은 우리 일본의 피해만 가중할 뿐이니 즉각 항복하십시오. 2022년 9월 6일 일본 내각총리대신 이시바.”
북한 인민군 8군단장 박수일에게 깜빡 속았으나 아직도 속은 줄 모르고 NHK와 한국 국방TV 앞에서 이렇게 간단하게 항복 방송을 녹화하는 일본 총리 이시바의 표정은 행동과는 달리
비통하기는 한 것 같았다.
그러나 지금 자신이 속아서 항복 방송을 녹화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으면, 비통한 표정만 짓고 있을까.
어떻든 박수일에 속아서 항복 결정을 하고, 아직도 속으면서 항복 방송 녹화를 한 일본 총리 이시바는 그렇게 방송 녹화를 마쳤으니 박수일의 계략은 멋지게 성공했다.
일본 총리 이시바가 속아서 항복 방송을 녹화한 다음 박수일 계략의 마침표를 찍듯 이어서는 일본 방위대신 마사요시가 다시 한국 국방TV와 NHK 카메라, 국방TV와 국방일보 종군
기자들 앞에 섰다.
그리고는 아직도 싸우는 일부 자위대 패잔병들에게 이렇게 항복을 명령했으니 박수일의 완승이라고 해야만 했다.
“용맹스러운 자위대원들에게 방위대신으로서 명령한다. 이미 천황폐하와 상황폐하 그리고 총리대신께서 항복했으므로 아직도 싸우는 자위대원이 있다면, 즉각 총을 내려놓고 항복하라. 다시
한번 방위대신으로 명령한다. 아직 싸우는 자위대원이 있다면, 즉각 총을 내려놓고 항복하라. 이것이 방위대신으로서의 마지막 명령이다. 즉각 항복하라!”
방위대신 마사요시가 이렇게 간단하게 항복 명령을 내리자 이어서는 역시 속은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육상 막료장 유아사, 해상 막료장 야마무라, 항공 막료장 마사히로까지 항복 방송을
촬영했다.
그리고 그 방송은 곧바로 국방TV와 NHK는 물론 남북한과 고구려군이 장악한 일본의 각 TV, 라디오, 통신사, 이동통신사 등등을 통해서 일본 전역으로 또 전 세계로 급속도로
전파되기 시작했다.
그렇게 일왕 나루히토와 상왕 아키히토에 이어서 일본 총리 이시바, 방위대신 마사요시, 육상 막료장 유아사, 해상 막료장 야마무라, 항공 막료장 마사히로까지 녹화한 항복 방송이
연달아 방송되는 그때 북한 인민군 8군단장 박수일이 이 항복 방송을 총책임진 국방TV 전재국과 담당 PD에게 이렇게 물었다.
“전재국 동무, 더 촬영할 것이 남았소? 아니면 이대로도 충분하오?”
“이 정도면 충분하고도 남습니다. 박 상장님, 그리고 일본 총리 잡은 것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축하는 무슨 축하! 그리고 PD 선생도 이 정도면 충분하오?”
“예, 박 상장님. 그리고 이미 전파를 타기 시작했고 남북한과 고구려는 물론 미국의 NBC, CBS, ABC, CNN과 영국 BBC 등과 기타 TV, 라디오, 통신사, 이동통신사
등에도 항복 방송 장면을 배포하고 있으니 곧 조선중앙TV에서도 방송될 것이고, 휴대전화 메시지는 물론 각종 SNS, You Tube 등에도 올라갈 것입니다.”
“하하하! 그럼 됐군. 됐어!”
“예, 됐습니다. 장군님!”
담당 PD에 이어서 국방TV 전재국 그리고 지금까지 아무 말 없이 상황만 지켜보던 국군 1군단장 이철영까지 가세해서 호탕하게 웃음을 터트리자 박수일도 진짜 호탕하게 웃을 만큼
웃었다.
그런 다음 예하 8특공여단장을 불러서는 이렇게 명령했다.
“8특공여단장, 지금부터 저 쪽발이 새끼들을 죽지 않을 만큼만 두들겨 팬다. 반항하는 놈과 저 자위대 군복 입은 놈들은 더 죽도록 패고 한 대 더 팬다. 알았나.”
“예, 군단장 동지.”
“그럼 즉각 시행해! 당장!”
그때부터 호의적으로 시원한 또는 따뜻한 차를 대접하든 인민군 8군단 8특공여단은 온데간데없었다.
마치 모두 악마처럼 비릿하게 웃으면서 지하 벙커에서 나온 일본 각료들과 자위대원들과 일반인들까지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진짜 죽을 만큼 두들겨 팼으니까 말이다.
“이게 무슨! 아악!”
“아악! 으악!”
8특공여단이 진짜 죽을 만큼 두들겨 패는 바람에 지하 벙커에서 나온 일본 총리 이시바와 부총리 니시가와, 방위대신 마사요시, 경제산업상 이토, 관방장관 히로시, 총무대신 요시타카,
외무상 에사키 등과 일본 자위대 육상 막료장 유아사와 해상 막료장 야마무라, 항공 막료장 마사히로 등이 죽는다고 비명을 질러대는 와중에도 박수일은 뭐가 마음에 안 드는지
8특공여단장에게 이렇게 말했다.
“간나새끼, 지금 뭐하는 거야! 그렇게 패서 이놈들이 눈이라도 깜빡하겠어. 그러니까 더 패. 죽도록 더 패란 말이다. 저 이시바 총리 새끼도 더 패고, 저 부총리 니시가와 놈도 더
패고, 저 방위대신 마사요시 놈과 자위대 놈들은 죽도록 패고 한 대 더 패란 말이다. 알간!”
“예, 군단장 동지.”
“대답만 하지 말고, 이놈들의 비명이 온 동경 시내에 안 울려 퍼지면 특공여단장 네놈부터 즉결처분하겠어. 이것도 알간!”
거의 질책에 가까운 박수일의 이 명령이 떨어지자마자 일본 총리 이시바는 그 순간 소총 개머리판에 이마를 맞아 그대로 뒤로 나자빠졌고, 부총리 니시가와와 방위대신 마사요시는 군홧발에
차여 역시 뒤로 나자빠졌다.
그들만이 아니라 육상 막료장 유아사, 해상 막료장 야마무라, 항공 막료장 마사히로까지 인민군 8군단 8특공여단의 소총 개머리판과 군홧발, 주먹에 맞아 전부 피투성이가 됐다.
외무상 에사키, 총무대신 니시가와, 관방장관 히로시, 경제산업상 이토는 물론 그들의 가족, 지하 벙커에 있던 여타 내각 대신들과 일본의 주요 인사들도 죽도록 맞았고, 자위대원들은
더 죽도록 맞고 한 대 더 맞아 전부 쓰러졌다.
그 모습을 보면서 국군 1군단장 이철영은 눈살을 찌푸렸으나 말리지는 않았고, 한편으로는 속이 시원하기도 했다.
2022년 9월 5일 월요일 아침 8시, 추석을 5일 앞둔 시점부터 시작된 동경 포위 공략 작전에 들어간 남북한과 고구려군은 그날 밤 22시 일왕과 상왕의 항복을 끌어냈고,
다음날인 2022년 9월 6일 오전 7시에는 어떻든 일본 총리 이시바의 항복도 받아냈다.
그리고 그 동경 포위 공략 작전의 대미는 아무래도 일본 총리 이시바 이하 항복한 전원이 죽도록 얻어맞아 태반이 기절한 사건이었다.
“특공 여단장! 기절한 놈들 찬물 한 바가지씩 부어 전부 깨워! 그리고 다시 두들겨 패고, 또 두들겨 팬다. 다들 알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