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항복(5)
일본 상왕 아키히토가 읽은 이 항복문서의 마지막 문장 즉‘이로써 마침내 우리 민족은 멸망에 치닫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나아가 인류의 문명마저 무너질 위험에 놓였다. 짐이 어떻게
해서든 수많은 제국의 백성을 보호하고 황실의 신령께 사죄하며, 제국 정부로 하여금······.’이 부분은 그의 아버지이자 2차 세계대전에서 항복한 당시 일본 왕 히로히토의
종전선언문에서 따온 것이었으니 이는 아버지와 아들이 시공을 초월해서 같은 문장을 읽고 항복하는 것이었다.
비록 상대가 달라지기는 했지만 말이다.
그리고 그것이 남북한과 고구려가 원하는 것이었다.
어떻든 이 항복문서를 읽는 아키히토 일본 상왕과 그 곁에 앉아서 침통, 격정, 울분 등등 이루 헤아릴 수 없는 또는 필설로 형용하기 어려운 표정을 짓고 있는 일왕 나루히토의 모습은
NHK는 물론 한국의 모든 방송사와 서울에 주재하는 모든 외신을 타고 일본 전역은 물론 전 세계로 그야말로 급속도로 전파됐다.
“이륙하라! 이륙하라!”
일본 상왕 아키히토와 일왕 나루히토가 항복문서를 읽는 그 순간 일본 도야마현 도야마 공항 활주로를 박차고 창공으로 날아오르는 비행기들이 있었으니 바로 한국 공군의 F-2 삼족오
스텔스 전투기 2개 편대 8대였다.
그리고 이어서 고구려 공군이 러시아에서 도입한 AN-74C(COREA) 수송기 10대 그리고 북한도 똑같이 러시아에서 도입한 같은 기종 AN-74 수송기 10대 이렇게 20대, 총
28대의 비행기가 그들이었다.
이들은 그렇게 도야마 공항을 출발해서 저 일본 혼슈 북쪽 아오모리현 가미키타군 롯카쇼무라로 가고 있었는데, 이 20대의 AN-74 수송기에는 북한 특전사령부 예하 항공육전여단
병력과 항공육전여단장 정철수가 타고 있었다.
“직선으로 548km면, 금방 가겠으나 그동안이라도 애들 편히 쉬라고 해. 기어이 한국군이 일왕과 상왕의 항복을 받아냈으니 우리도 그에 못지않은 전과를 올려야 하니까 말이야.”
“예, 여단장 동지. 그런데 한국 특전사령부 애들이 너무나 쉽게 일왕과 상왕을 잡아 항복을 받아낸 것만 같습네다.”
“그들을 지킬 자위대는 거의 괴멸당하고, 고작 자위대 패잔병들과 경호원들과 민병들만이 있었으니 너무나 쉬웠겠지. 또한, 그들이 피신도 피난도 하지 않고, 그대로 왕궁에 있었기
때문에 더 쉬웠겠지.”
“왕과 상왕 체면에 피신이나 피난은 가기는 힘들었지 않갔습네까?”
“그렇겠지. 그러니 일가족이 다 왕궁에 있다가 너무나 쉽게 포로로 잡힌 것이고, 그럼으로써 한국 특전사령부 애들이 항복을 받아낸 것이겠지. 그건 그렇고 우리의 이번 임무도 일왕과
상왕을 잡아 항복을 받은 것만큼 중요한 것이라는 것을 명심해.”
“물론입네다. 미국이나 러시아 등 국제사회가 일왕과 상왕이 잡혀서 항복한 것보다는 우리가 이번 임무에 성공하면 더 신경을 곤두세울 것이니까 말입네다.”
“바로 그거야. 이 임무에 성공하면 일왕과 상왕을 잡아 항복을 받는 것보다 미제 놈들이 더 신경을 곤두세울 것이 뻔한 것, 그것 말이야. 그러니 역으로 우리는 실수가 없어야 해.”
“모두에게 다시 한번 더 작전에 대해 주위를 시키갔습네다.”
“그렇게 해. 그리고 이 수송기 제법 좋지 않네?”
“그렇습네다. 그동안 타던 것보다 훨씬 좋은 것 같습네다.”
“공화국에 돈이 생기니 이런 수송기도 다 타보고 말이야.”
북한 인민군 특전사령부 예하 항공육전여단장 정철수가 이렇게 말하자 그와 대화를 하던 참모장 이종민도 고개를 끄덕였다.
이때 북한 공군은 1, 2, 3, 4 전투기사단에 각 F-1 삼족오 전투기 100대씩을 배치했고, 5 전투기사단에는 MIG-29 29기와 MIG-23 19기, Su-25 공격기
20대를 배치했으며, 7 전투기사단에는 F-2 삼족오 스텔스 전투기 200대를 배치했다.
그 이외의 MIG-17, 19, 21기는 모두 박물관으로 보내거나 폐기했고, Su-7 등의 공격기도 모두 박물관으로 보내버렸으니 이제 북한 공군의 구형 기체는 MIG-29 29기와
MIG-23 19기, Su-25 공격기 20기가 전부였다.
그리고 이 AN-74 수송기 10대를 러시아에서 도입하면서 역시 구형 수송기와 폭격기 등도 역시 모두 박물관으로 보내거나 폐기 처분함으로써 북한 공군에 남은 수송기는 AN-24
6대와 이 AN-74 10대, 그리고 Il-76 3대가 전부였다.
그러나 수송 헬기인 Mi-17 15대와 Mi-26 Halo 4대가 공군 소속이었기에 그런대로 부족한 수송기 전력을 보충하고 있었으나 곧 고구려 국방과학연구소에서 옛 중국의 수송기를
카피한 새로운 수송기를 내놓을 예정이었기에 그때까지만 버티면 됐다.
어떻든 이렇게 1, 2, 3, 4, 5, 7 전투기사단에는 전투기 그리고 이 수송기들은 공군사령부 직속 항공수송 여단으로 배치했고, 내 전용기도 그 직속 여단에서 운용했다.
하여간에 그 북한 공군사령부 직속 항공수송 여단의 AN-74 수송기 등에 탄 북한 항공육전여단이 아오모리현 가미키타군 롯카쇼무라로 날아갔다.
그즈음 북한 특전사령부 예하 정찰여단과 해상저격여단, 경보병여단은 K-808 장갑차와 각종 장갑차, 기타 차량에 탑승해서 역시 진격을 시작했으니 최종 목적지는 일본 혼슈의
끝이었고, 그 첫 번째 목적지는 니가타현이었다.
그리고 도야마 공항에는 항공육전여단 병력 중 롯카쇼무라로 출동하지 않은 일부만 남아있었다.
“명 하사, 저거 해상초계기 아냐?”
“그런 것 같습니다.”
“야, 명 하사. 저런 것이 있다면 다른 것도 있을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그건 잘 모르겠습니다.”
“있어. 그런 예감이 또 들어. 또 든다는 말이다. 그리고 아직 공항의 모든 건물을 다 뒤지지 않았으니까 우리도 찾아보자. 그럼 뭐라도 있을 거다. 야, 김 병장, 저쪽으로
가봐!”
“어디로 말입니까?”
“12시 방향으로 건물로 직진. 직진!”
국군 1군단 5기계화보병사단 기갑수색대대 1중대 1소대 진필호 중사와 명태성 하사의 흑표전차는 이때도 일본 나리타 공항에서 공항과 그 인근을 수색하며, 그 와중에도 숨어 있는
자위대 패잔병이나 민병을 찾아 소탕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1연대 1대대가 대한민국 해군도 보유한 일본 해상자위대의 P-3C 해상초계기 2대를 찾아내자 자기들도 뭔가 찾아내려고 이렇게 움직였다.
이 일본 해상자위대의 P-3C 해상초계기는 그동안 벌어진 해전에도 참전하지 않고, 이곳에 은밀하게 숨어있다가 발견되었으니 그 조종사들과 운용 요원들은 모두 도망치거나 싸우다가
사살되거나 한 기체였다.
“여긴 정비동 같은데 문이 잠겼습니다.”
“그대로 밀어버려!”
“진짜 밀어버립니다.”
“그래, JAL(일본항공) 정비동 아냐. 그러니 그냥 밀어버려. 진격!”
“하면 진짜 갑니다.”
진필호 중사의 명령에 전차 조종수 김태범 병장이 일본항공 정비동의 굳게 닫힌 철문을 흑표전차로 그대로 밀어버렸다.
그러자 요란한 소리와 함께 정비동 철문의 자물쇠가 먼저 터지고, 이어서는 출입문이 뒤로 밀려 넘어졌다.
그런데 별안간 총소리가 들리더니 정비 동안에 있던 자위대 패잔병 20여 명이 진필호 중사의 흑표전차를 향해서 소총과 기관총을 무차별 발사했다.
이런 것을 보면 아직 나리타 공항은 물론 일본 전역이 완전히 점령된 것도 아니었고, 일왕과 상왕이 항복 방송을 했어도 자위대 패잔병과 민병이 완전히 항복한 것도 아니었다.
“내 이럴 줄 알았다. 하하하!”
“기관총도 안 쏘시고, 이 상황에서 그런 웃음소리가 나오십니까?”
“나온다. 나와. 그러니 명 하사나 빨리 저놈들 사살해. 아, 그리고 저 뒤에 보이는 수송기에는 흠집 안 나게 잘 조준해서 쏴라!”
“저도 저 수송기 보자마자 전차장님이 그렇게 말할 줄 알았습니다.”
“그럼 쏴! 나도 쏠 테니까. 조준 잘해서.”
“예, 조준 잘해서 쏩니다.”
자위대 패잔병 20여 명의 무장이 소총과 기관총이었기에 진필호 중사와 명태성 하사는 느긋하게 이런 이야기까지 나눈 다음에야 각자 전차장용 12,7mm 중기관총과 7.62mm
공축기관총을 발사했다.
그리고 그들이 들어온 정비동 안에 있던 수송기 즉 가와사키 C-2 수송기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전차 주포는 쏘지 않았으나 2종류의 기관총만으로도 자위대 패잔병 20여 명을 잘도
요리했다.
이들 국군 1군단 5기계화보병사단 기갑수색대대 1중대 1소대의 진필호 중사와 명태성 하사는 둘 다 한중전쟁 경험에 이어서 이 한일전쟁에서도 혁혁한 전공을 세우고 있는 역전의
용사들이란 것은 이 전투에서도 금방 그렇게 입증됐다.
그에 반해 자위대 패잔병 20여 명은 대전차무기는 없었지만, 소총과 기관총으로 무장하고도 정말 싸울 줄을 몰라서 그저 다가오는 흑표전차를 향해 방아쇠만 당겼다.
그러니 어찌 되었겠는가.
아니 흑표전차가 소총과 기관총에 뚫리기라도 한다는 말인가.
그런데 방아쇠만 당기고 있었으니 곧 진필호 중사와 명태성 하사가 쏘는 기관총에 맞아 하나둘 죽어 나갔고, 총소리를 듣고 지원을 온 소대 다른 전차까지 가세해서 자위대 패잔병은 금방
정리가 됐다.
“살아있는 놈 있어?”
“없는 것 같습니다.”
“좋아. 나 하차할 테니까 엄호 잘해라.”
“물론입니다.”
진필호 중사는 그 즉시 권총을 뽑아 들고 전차에서 내려 죽은 자위대원들을 먼저 확인했으나 살아있는 자는 아무도 없었다.
그러자 즉시 수송기 앞으로 가서 기체를 확인하고는 또 한바탕 웃어젖힌 다음 이렇게 말했다.
“하하하! 가와사키 C-2 수송기 맞다. 30t 적재하고 5,700km나 날아간다는 그 수송기이니 이곳에서 고구려까지는 그냥 가겠다. 안 그래?”
“30t이면, K-808 장갑차는 싣고 어디라도 가겠습니다.”
“그렇지. 우리 전차는 싣지 못해도 K-808 장갑차는 싣고 고구려 어디라도 가겠지. 그건 그렇고 명 하사, 이것도 우리의 전공이다. 전공. 그러니 소대장에게 빼지 말고 보고해.”
“예, 우리 전공입니다. 전공! 하하하!”
그때 1소대장이 다가와서는 진필호 중사와 잠시 이야기를 나눴고, 이어서는 1중대장까지 나타나 눈앞에 서 있는 가와사키 C-2 수송기를 보면서 입맛을 다시면서 이렇게 말했다.
“하여튼 진 중사는 알아줘야겠다.”
“무얼 말입니까?”
“이번 한일전쟁에서 아주 뽕을 뽑는다고.”
“하하. 그거라면 알아줘야죠.”
“그래, 알아준다. 알아줘. 그리고 이 수송기 건도 대대장님께 보고하마.”
“당연하죠.”
“그런데 또 없나?”
“그건 모르죠. 아직 이 공항을 완전히 장악한 것이 아니니까요. 그러니 구석구석 찾아봐야 합니다.”
“그래야겠지.”
어떻든 이로써 한일전쟁 개전 초기 북한 특전사령부 예하 정찰여단에 의해 C-2 수송기 3대가 노획되고, 이렇게 다시 1대가 더 노획됐다.
그리고 해상초계기 P-3C까지 노획되었으니 전리품은 넘친다고 할 수 있었다.
왜냐하면, 이 나리타 공항에서 외국으로 출발하려다 5기계화보병사단에 의해 출발하지 못한 여객기와 여타 여객기 전부가 전리품으로 노획되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