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내가 김정은-366화 (366/470)

일본의 항복(2)

국군 1군단 5기계화보병사단장 박인호도 마침 그때 공항에 도착해 이렇게 명령했다.

이때에도 일본 일부 공항을 통해서 외국으로 도망치는 일본인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것을 보면 아직 일본은 완전하게 장악된 것도 아니었고, 항복한 것도 아니었다.

“우리가 한발 늦었습니다.”

“한발이 아니라 두 발은 늦은 것 같다. 내 생각에 중간에 덤프트럭이라도 길을 막기를 바랐는데, 어쩌겠냐.”

“그게 아니라면 진짜 페라리나 람보르기니라도 길을 막았으면 좋았을 걸 말입니다.”

“그래, 그런데 어떻든 우리도 왔으면 된 것 아니냐.”

“그건 맞습니다. 그리고 아직 일본이 항복한 것이 아니니 전공을 더 세울 일은 많을 겁니다.”

“암 그래야지. 당연히 그래야지. 하하하!”

“맞습니다. 하하하!”

기갑수색대대도 그때 나리타 공항에 도착했고, 1중대 1소대 진필호 중사와 명태성 하사는 이렇게 웃었다.

이미 자신들이 세운 전공 즉 일본 왕궁 전투에서의 혁혁한 전과와 그 과정에서의 일본 육상자위대 육상총대 제1공정단장 후지카 육장보 사살 등은 사단장 박인호가 공적으로 상신하라고

했다.

그러면 그에 따른 합당한 보상을 하겠다고 말이다.

전쟁에 참전 중인 현역 군인에게 훈장과 특진이 아니면 무슨 합당한 보상이 있겠는가.

그래서 둘은 함께 웃은 것이다.

어떻든 나리타 국제공항에 있던 일본인들은 그때부터 모두 국군 5기계화보병사단 장병에게 체포되어 강제로 신체와 짐 수색을 당했고, 가지고 있던 거의 모든 화폐, 금은보석, 기타

귀중품에 더해서 여권까지 빼앗긴 다음 쫓겨났다.

그리고 그 와중에 거칠게 저항하고, 반항하던 이십여 명이 총에 맞아 사망하는 불상사도 벌어졌다.

그때 사단장 박인호는 1군단장 이철영에게 상황을 보고하고, 공군에도 나리타 국제공항으로의 전개를 요청했다.

***

국군 1군단 저격대대 서한국 중사와 박인철 하사는 여전히 일본 국회의사당에서 약 650m, 일본 총리 관저에서는 약 260m 정도 떨어진 일본 도쿄도 미나토구 리소나 은행

아카사카지점 옥상에서 주변을 경계하고 있었다.

“일왕이 잡혔다니 이제야말로 다른 곳으로 옮겨 가야 하는 것 아닙니까?”

“그래야 하는데, 박 하사도 들었듯 대대장님이 여기 그대로 있으라고 하니 뭐 별 뾰족한 수가 있어.”

“별 뾰족한 수는 없지만, 여긴 정말 일본 개미 새끼 한 마리도 보이지 않으니 다른 곳으로 옮겨야 할 것으로는 보입니다만.”

“그건 그렇고 일왕도 잡혔다니 이제 전쟁 끝날 것으로 보인다. 별 전공도 없이 끝나면 좀 그런데 말이야.”

“23명이나 저격했고, 닌자 정찰 헬기도 1대 파괴했다고 말씀드렸지 않습니까. 그러니 별 전공이 없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서 중사님.”

“닌자 정찰 헬기를 빼면, 정규 자위대원이 아닌 민병 포함 사살 기록이니 사실 별 전공도 아냐. 하여튼 기다려보자. 그럼 다른 명령이 내려오겠지.”

“예, 서 중사님. 그리고 우린 전공을 세울 만큼 세운 겁니다.”

“그래, 그렇게 생각하자.”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그런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 같은 쫄다구는 까라면 까야 하니까 대대장님 명령처럼 기다려보죠. 그런데 강 수석님 따라다니는 놈은 뭐하는 놈입니까?”

“따라다니는 놈이 따라다니는 놈이라고 했을 것인데.”

“진짜 뭐하는 놈이 따라다닙니까?”

“몰라도 되고, 헛물켜지도 말고, 다른 예쁜 여자나 찾아봐. 그도 아니면 박 하사도 인민군 여군이나 사귀든지.”

“그럼 예쁜 인민군 여군 한 명 소개해 주십시오.”

“박 하사, 네가 이 전쟁 끝날 때까지 나에게 어떻게 하는지 본 다음에.”

“잘하겠습니다.”

“진짜 잘한다면, 우리 수정 씨에게 말해 예쁜 인민군 여군 소개해 주라고 할 것이나 아니면······.”

강수진에게 계속 헛물켜는 듯한 박인철 하사를 이렇게 약간 정신 차리게 했다.

그러나 서한국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으니 그건 강수진이 뭐가 예쁘다고 남자들 열에 아홉은 그러는지 진짜 도무지 이해가 안 됐기 때문이다.

“지금도 잘하지만, 앞으로는 더 잘하겠습니다. 그러니 예쁜 인민군 여군 한 명 소개해 주십시오. 한국 여자애들과는 달리 이번에 인민군 8군단 여군들 보니까 그렇게 콧대도 안 높고,

순순해 보이던데 말입니다.”

“그건 맞아. 내가 아는 한국 여자애들보다는 내 약혼녀가 더 순수하니까. 그리고 가식도 별로 없고, 빼는 것도 별로 없어.”

“그러니 저도 꼭 소개해 주셔야 합니다.”

“그건 두고 봐야지.”

“진짜 잘하겠습니다.”

“그것도 두고 보면 알 것이고, 일단은 적이나 찾아.”

“눈에 불을 켜고 찾겠습니다. 그러니 꼭 소개해 주십시오.”

서한국과 박인철 하사가 다시 한가롭게 이런 이야기를 나눌 때 대한민국 특전사 707 특임단은 일왕과 상왕을 끌고 NHK로 가서 이미 생방송 준비가 끝난 스튜디오에 둘을 앉혔다.

그런데 그들의 옷은 죄수복이었고, 그들 앞에는 항복을 선언하는 선언문이 일본어로 작성되어 놓여 있었다.

“그대로 읽지 않으면, 일본 국민이 더 큰 피해를 볼 것이다. 그러니 저 방송 카메라가 들어오면 거기 적힌 그대로 읽는다. 다들 알았나.”

대한민국 특전사령관 강대호, 그가 NHK까지 707 특임단을 따라와서는 일왕 나루히토와 상왕 아키히토에게 이렇게 말했다.

그는 사실 둘을 다 죽여 버리고 싶은 마음을 억누르고 있었으니 반말 정도야 그에게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

“야, 통역! 이 새끼들이 대답을 안 한다. 그럼 어떻게 해야겠어!”

“시정하겠습니다.”

“네가 뭘 시정해!”

“시정하겠습니다.”

“네가 시정할 것이 아니라 이 새끼들에게 확실하게 전해. 항복문서 그대로 읽지 않으면 딸이고 아들이고 손자고 손녀고 모조리 다 죽인다고. 아니, 그전에 죽도록 고문부터 해주겠다고.

알았어!”

“예, 사령관님.”

일본 낭인들에게 처참하게 살해당한 명성황후의 복수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고종이 독살당한 것이라고 믿고, 조선의 마지막 왕이자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제인 순종 효황제가 강제 즉위에

이어서 강제 폐위된 것, 일제의 한반도 침략과 식민지 지배 등등에 대한 응분의 복수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강대호는 일왕이든 상왕이든 공주든 왕자든 그 누구라도 정말 눈도 깜빡이지

않고 죽여 버릴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일왕 나루히토와 상왕 아키히토가 미리 준비한 항복문서를 생방송 카메라 앞에서 읽는 것, 그것이 더 중요했기에 억지로 화를 눌러 참고 있었다.

“그럼 다시 한번 내 말 통역해! 너희는 대한민국 특전사에 잡힌 포로다. 그리고 너희가 이 항복문서를 읽고 진심으로 항복하지 않으면, 너희 아들과 딸만이 아니라 지금부터 너희가

대한제국 국민에게 했던 것보다 10배는 더 가혹하게 일본 국민을 대우해주겠다. 그러니 현명하게 처신하기를 바란다. 이상!”

일왕 나루히토와 상왕 아키히토는 포로로 잡히는 그때부터 항복 강요를 받고 있었고, 이곳까지 끌려오면서도 끊임없이 항복 강요와 회유, 협박 등을 당했으나 아직 어떤 반응도 내놓지

않고 있었다.

자위대가 남북한과 고구려군에 이길 수 있다는 것은 애초부터 믿지 않았지만, 이렇게 순식간에 동경이 함락될 줄은 몰랐다.

그러나 상황이 이렇게 되어 포로로 잡히고 말았으니 어떻든 간에 결론은 내려야 했다.

그리고 이런 상황 판단은 현 일왕 나루히토보다는 상왕 아키히토가 더 잘했으니 그의 재위 기간에 아베 정권이 집권하면서 오늘날 이 사태를 잉태하게 하였기 때문이다.

거기다가 자신이 더 적극 아베 정권의 독주를 견제하지 못했기에 오늘날 일본이 이 모양 이 꼴이 된 것이라는 판단도 섰다.

그래서 현 일왕이자 아들인 나루히토와 이 상황과 앞으로의 일에 대해 잠시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그러지 대뜸 강대호가 통역병에게 이렇게 물었다.

“이 새끼들 지금 뭔 이야기하는 거야?”

“항복하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정말이야?”

“예, 사령관님. 상왕 아키히토가 더 적극적이고, 일왕 나루히토는 아직 수긍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그럼 항복하지 않으면 어떻게 되는지 아주 자세하게 또 알려줘.”

통역병이 중간마다 둘의 대화에 끼어드는 것을 보면서 강대호는 입맛만 다셨다.

자신이 일본어를 할 수 있었다면, 정말 멋지게 협박을 하는 것이 아니라 이 상황을 제대로 인식시켜서 항복하게 하였을 것인데, 그러지를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둘이 항복을 하든 말든 그런 것은 중요한 것이 아니었고, 이 상황에서는 항복문서만 카메라 앞에서 읽게 하고, 그것을 일본 전역에 방송만 하면 됐다.

그러면 전 세계가 일왕과 상왕이 남북한과 고구려에 항복했다고 방송할 것이고, 그럼 일본의 남은 자위대 잔당들과 민병들도 항복할 것이 불을 보듯 뻔했기 때문이다.

“충성! 특전사령관님, 저는 국방 TV 전재국입니다. 아직 준비가 멀었습니까?”

“그래, 그러니 잠시만 더 기다려봐. 저 둘이 지금 항복하느냐 마느냐 논의 중이라니까.”

“1시간이면 되겠습니까?”

“그 정도면 안 되겠나.”

“그럼 기다리겠습니다.”

대한민국 특전사령관 강대호가 NHK에서 일왕 나루히토와 상왕 아키히토를 지켜보고 있는 그때 해병대 사령관 강민철은 생장의 집과 일본회의 동경 본부와 지부 모두를 거의 폐허로 만들어

버린 다음 다시 움직였다.

그 과정에 수백 명의 민병을 사살하고, 제법 많은 전리품을 거두었지만 그래도 강민철은 불만이 가득했다.

대한민국 해병대가 고작 일본 우익단체와 민병 세력이나 소탕하고 있었으니까 말이다.

“사령관님, 동경 도청입니다.”

“개미 새끼 한 마리 빠져나가지 못하게 포위하고 점령한다. 저항하는 자는 가차 없이 사살해. 알았나!”

“예, 사령관님.”

사령관 강민철이 불만 가득한 목소리로 이렇게 지시하자 1여단장 오경수도 어느 정도 짐작 가는 것이 있어서 대답하는 즉시 자신의 1여단을 지휘해서 동경 도청을 포위하고 1층부터

차근차근 점령해 나가기 시작했다.

“타타탕!”

그리고 그 와중에 경비원들과 일부 직원들이 저항했고, 그들은 정말 가차 없이 사살당했어도 동경 도청 48층 건물을 모두 장악하는 데는 제법 시간이 걸렸다.

그때 해병대 2여단은 동경 도청이 아닌 7층 도의회 건물과 인근을 점령해 나감으로써 그 시간부터 신주쿠의 일본인들도 공황에 빠졌으니 전쟁과는 무관하다고 생각하고 일상을 이어가던

것에 일대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때까지만 하더라도 점령지가 아닌 일본 여러 곳의 쇼핑과 유흥, 비즈니스 등은 정상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었다.

물론 일본의 수출과 수입은 한일전쟁 개전으로 말미암아 거의 중단된 상태였지만, 내수는 어느 정도 살아있었다.

그런데 우리나라 강남처럼 계획에 의해 발전한 부도심이자 급속한 경제발전을 이룬 일본의 모습을 한눈에 실감할 수 있는 최대의 번화가이자 교통의 요지로 동경의 심장이라고 할 수 있는

신주쿠에 대한민국 해병대 전차와 장갑차가 나타나서는 총포를 무차별적으로 발사했으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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