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내가 김정은-355화 (355/470)

일왕을 잡아라(3)

북한 인민군 8군단장 박수일은 이때 군단 직할 부대와 예하 8기갑사단, 21기계화보병사단 등과 함께 일본 방위성이 보이는 곳까지 진격해 있었다.

일본 방위성에서 왕궁까지는 약 1.7km 정도 떨어져 있었기에 국군 1군단과 2군단 등보다는 좀 더 빨리 진격한 것이기도 했다.

그런 그가 앞에 나타난 건물을 보고는 의아하다는 듯 이렇게 예하 8사단장 진수철에게 말했다.

“8사단장, 저 경시청 건물은 아직 멀쩡하네. 멀쩡해.”

“그렇습네다. 군단장 동지.”

“그렇습네다. 고작 한다는 소리가 그거야. 그리고 저 건물이 멀쩡하면 어떻게 해야겠어?”

“바로 날려버리갔습네다. 군단장 동지.”

“저 경시청만이 아니라 방위성 앞과 여기저기에 진을 치고 있는 쪽발이 아새끼들까지 땅크로 다 날려버리고 깔아 뭉개버려. 알았나.”

“예, 군단장 동지.”

인민군 8군단 예하 8기갑사단장 진수철이 이렇게 복명한 다음 바로 사단의 기갑수색대대에 군단장 박수일의 명령을 그대로 전달했다.

그러자 기갑수색대대가 8군단의 가장 선두로 나가면서 아직도 멀쩡하게 서 있는 방위성 옆의 일본 경시청 제5기동대 건물을 향해 K1A2 전차의 주포를 연달아 발사했다.

그리고 그 포격을 신호로 나머지 8기갑사단의 전차들이 방위성 인근에 포진한 자위대원들과 민병 등을 향해서 공격을 퍼부었다.

이 북한 8기갑사단의 전차는 모두 한국군이 사용하던 K1 계열 전차였고, 부대 편제도 국군과 거의 같았으나 군복은 국군과 달랐다.

어떻든 그런 인민군 8기갑사단이 드디어 사거리 안으로 들어온 일본 방위성을 공격하는 찰나 이 8군단 예하의 45기동보병사단은 방위성을 우회해 진격한 끝에 야스쿠니 신사를 목전에

두고 있었다.

이때 야스쿠니 신사는 개전초기 남북한의 탄도탄에 맞아 거의 폐허나 다름없이 변했으나 그런데도 민병 수백 명이 숨어 있다가 45기동보병사단이 다가오자 바로 총격을 가했다.

“모조리 쓸어버려!”

그 모습에 분기탱천한 45기동보병사단장 남대호가 이렇게 명령하자 가장 먼저 대응 사격을 가한 것은 역시 한국에서 저렴한 가격에 넘겨받은 바로 그 K1A2 전차들이었다.

그리고 다음으로 대응 사격을 한 것은 이 사단의 저고도 방공망을 책임진 M-1992 30mm 자주대공포와 역시 한국에서 넘겨받은 30mm 자주대공포 비호 복합이었다.

“두두두!”

북한 인민군 8군단 45기동보병사단의 M-1992 자주대공포의 AK-230 30mm 기관포가 분당 800발의 30mm 탄환을 토해내고, 그에 질세라 비호 복합도 30mm 탄환을

빗발치듯 토해내자 야스쿠니를 지키고 있던 민병 수백 명 중 누구도 고개를 들고 대응하지 못했다.

“쾅! 쾅!”

K1 계열 전차들과 자주대공포들이 무시무시한 화력을 쏟아내는 가운데 이 사단의 120mm 자주 박격포들도 그 사격에 가세해 야스쿠니를 다시 한번 더 불바다로 만들어버렸다.

그리고 그 120mm 자주 박격포도 한국군이 사용하는 것과 같은 것이었으니 이 8기갑사단은 북한 인민군인지 한국군인지 분간이 잘 가지 않는 부대였으나 무차별 발포는 멈추지 않았다.

“잔적을 소탕하라!”

어느 정도 공격이 끝나자 사단장 남대호가 이렇게 소리쳤고, 그 명령에 K1A2 전차 44대 즉 1개 전차대대가 가장 먼저 야스쿠니 신사 안으로 진격해 들어가면서 한 번 더 주포를

발사하고, 기관총을 난사했다.

그렇게 야스쿠니에서의 전투는 잠깐 벌어졌으나 민병들은 이 인민군 45기동보병사단의 적수가 되지 못했다.

그 결과 야스쿠니 신사를 목숨으로 지키려던 민병들은 정말 목숨을 내놓아야만 했으나 그래도 신사가 북한군의 전차에 짓밟히는 것을 막지는 못했다.

“사단장 동지, 잔적을 모두 소탕했습네다.”

“우리가 보지 못하는 곳에 이놈들처럼 정신 나간 민병 놈들이 더 숨어 있을지 모른다. 그러니 한 번 더 철저히 수색해서 정말 단 한 놈도 남김없이 사살하고, 이 야스쿠니의 돌조각

하나까지 모조리 파괴하고, 불태워 버린다. 알았나.”

인민군 8군단 예하 45기동보병사단장 남대호에 의해 야스쿠니 신사가 다시 한번 더 철저하게 파괴됐다.

그러나 그것에 그치지 않고, 이 45사단 1연대는 야스쿠니 신사 바로 앞의 키타노마루 공원으로 진입해서는 그곳의 일본 무도관, 과학기술관, 동경 국립 근대미술관과 공예관, 구 일본

육군 근위보병 제2연대 유적, 경시청 제1기동대를 점령하고, 파괴하고, 장악했다.

“사령관님, 한국군이 아니라 북한군입니다.”

“나도 봤다.”

“다른 곳으로 피하는 것이 좋지 않겠습니까?”

“하라 이등육좌, 이세하라시에서 패퇴해 이곳까지 왔으면, 이번 한 번만이라도 천황폐하와 대일본국을 위해서 장렬하게 싸워보는 것이 우리의 마지막 사명이 아닌가.”

“맞습니다만, 고작 소총과 기관총과 01식 경대전차유도탄 등으로 저 K1 계열 전차와 싸우기에는 무리입니다.”

“그렇게 겁이 나면 자네나 도망쳐. 나는 이제 어디에도 가지 않고, 여기서 끝까지 싸울 것이니까.”

“아닙니다. 저도 끝까지 사령관님을 지키겠습니다.”

“내가 아니라 이 대일본국과 천황폐하를 지켜야지. 안 그런가?”

일본 육상자위대 육상총대 사령관 스키모토 육장은 가나가와현 이세하리시에서 패퇴해 다른 곳이 아닌 이곳 방위성으로 왔다.

그 휘하의 부대원 중 그때 살아남은 자들은 이곳 방위성과 일본 왕궁 그리고 동경 시내 여기저기에 흩어져서 지금 남북한과 고구려군을 상대로 싸우고 있었으니 그것이 그들이 선택한 결사

항전이었다.

그러나 결사 항전도 어느 정도 전력이 비슷해야지만, 가능성이 있으나 지금 방위성을 지키는 자위대 패잔병과 민병 일부의 무장은 그야말로 소총과 기관총 등등이 다라고 할 수 있었다.

그러니 이건 결사 항전이 아니라 그냥 죽여달라고 목을 내놓고 기다리는 것이나 마찬가지 상황이었기에 스키모토와 함께 있던 하라 이등육좌가 다른 곳으로 피하자고 했으나 그 의견은

이렇게 묵살 당했다.

“이제 정리해.”

8기갑사단이 방위성에 있던 자위대 패잔병과 민병 등을 공격하고 나자 8군단장 박수일이 간단하게 이렇게 명령했다.

그러자 8기갑사단의 120mm 자주 박격포들이 한 번 더 방위성 여기저기를 타격했고, 그때를 맞춰 기갑수색대대의 K1A2 전차들이 전진했다.

“쾅!”

그런데 개전초 탄도미사일 공격에 이어서 공군의 폭격까지 받고, 이어서는 북한 인민군 8군단 포병사단의 포격, K1 전차 주포 공격, 120mm 자주 박격포 공격까지 받아 폐허가 된

방위성 잔해에서 누군가 벌떡 일어나서는 01식 경대전차유도탄을 발사했다.

그 바람에 8기갑사단의 선두에 서서 진격하던 기갑수색대대 1중대장의 K1A2 전차가 놀라서 방향을 틀었고, 그 때문에 전면장갑이 아니라 궤도에 유도탄을 맞아 전차가 그대로

주저앉았다.

하나 전차 주포는 그대로 발사되어 01식 경대전차유도탄을 발사한 육상자위대 육상총대 소속 고쿠보 삼등육위 근처에서 터졌으나 그는 별로 타격을 받지 않았다.

하나 중대장 전차를 따르던 1중대 다른 전차들이 그 사격으로 말미암아 자위대 패잔병 등이 아직도 살아있다는 것을 확인했고, 그때부터는 정말 무차별 사격을 가하면서 돌진했다.

“피해!”

그 순간 고쿠보 삼등육위에게 이렇게 소리친 것은 이나바 삼등육위였으나 그때는 늦어도 너무 늦어 북한 인민군 8기갑사단 기갑수색대대 1중대 1소대장 한태수의 전차가 발사한 포탄이

이미 그를 덮치고 있었기 때문이다.

“쾅!”

한소리 폭발음과 함께 이 방위성을 지키는 자위대 패잔병과 민병 등이 보유한 무기 중 그래도 가장 강력한 무기였던 01식 경대전차유도탄을 발사해 소기의 목적은 달성한 고쿠보

삼등육위는 그렇게 절명했다.

그리고 그에게 소리친 이나바 삼등육위 역시 1소대 다른 전차가 발사한 주포 포탄에 그대로 전사하고 말았고, 그들과 함께 이곳으로 와서 결사 항전하려던 육상총대 소속 자위대원들은

한명 한명 차례대로 죽어 나갔다.

“뭐 하는 거야. 저따위 패잔병들을 날래 정리하지도 못하고. 도대체 뭐하는 거야!”

“더 밀어붙이겠습네다. 군단장 동지.”

“그래, 날래 밀어 붙여. 날래 밀어 붙이라는 말이다. 그래야 방위성 밑 벙커에 숨은 쥐새끼들을 찾을 것 아냐.”

“예, 군단장 동지.”

“그리고 저격대대장과 특공여단장 너희는 도망치는 놈이 단 한 놈도 없도록 주변을 철저하게 포위하고, 쥐새끼 한 마리도 도망치지 못하도록 해. 알았나.”

“예, 군단장 동지.”

북한 인민군 8군단장 박수일의 추가 명령이 떨어지자 8기갑사단 기갑수색대대만이 아니라 예하 1연대와 2연대까지 방위성을 포위한 그 상태 그대로 점점 공격의 강도를 높였다.

그리고 8군단 예하 저격대대와 8특공여단은 방위성을 넓게 포위하고, 혹시라도 도망치는 또는 각 곳에 매복한 자위대 패잔병과 민병 등을 소탕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때였다.

“군단장 동지, 한국군 아파치들이 지원을 온답니다.”

“언제?”

“지금입네다.”

“그럼 8기갑사단을 잠시 뒤로 물려! 쪽발이들이 아니라 우리 애들이 공격 당할 수도 있으니까.”

한국군 항공작전사령부의 AH-64 아파치 공격헬기들이 지원을 온다는 보고에 박수일이 이렇게 명령했고, 그렇게 8기갑사단이 잠시 뒤로 물러나자 정말 로터 블레이드 소리와 함께 아파치

6대가 나타났다.

그리고 숨을 돌릴 틈도 없이 방위성을 포위한 6대의 아파치 공격헬기들이 70mm 히드라 로켓과 30mm M230 체인건을 발사하고, 간혹 AGM-114 헬파이어 대전차미사일까지

발사했다.

“대일본국 만세! 천황폐하 만만세!”

일본 육상자위대 육상총대 예하 특수작전군 소속 시미즈 삼등육좌가 이렇게 소리치면서 이곳에 와서 구축한 임시 참호에서 벌떡 일어나 아파치 공격헬기를 노리고 84mm 무반동포를

발사하려고 했다.

하나 그건 그의 생각일 뿐이었다.

마치 반자이 돌격이라도 감행할 기세로 일어나서 84mm 무반동포를 쏘려던 그를 아파치의 M230 30mm 체인건이 뚫고 지나갔기 때문이다.

“사령관 피해!”

“어······.”

하라 이등육좌의 다급한 외침이 울린 것도 그때였다.

이곳 방위성으로 와서 급조한 참호가 그동안 북한 인민군 8군단의 포격과 공격을 그런대로 버텨주었다.

그러나 하늘에서 무자비하게 쏟아지는 지옥불 즉 아파치의 AGM-114 헬파이어 대전차미사일까지 막아주지는 못했다.

그런데 마침 자신과 스키모토 육상총대 사령관이 몸을 숨긴 참호로 그 지옥불이 다가오고 있었다.

“쾅!”

한국군 항공작전사령부 1여단 1대대장 이재민이 발사한 AGM-114 헬파이어 대전차미사일이 그 순간 스키모토 일본 육상자위대 육상총대 사령관이 있던 참호를 정확하게 강타했다.

그렇게 가나가와현 이세하리시에서 패퇴해 이곳 일본 방위성으로 와서 결사 항전하려던 스키모토는 제대로 싸워보지도 못하고, 처참하게 죽어 나갔다.

그리고 그와 함께 있던 하라 이등육좌를 비롯해 몇몇 육상총대 지휘관들도 그를 따라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곳으로 가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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