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경 입성(10)
나고야에 이어서 다시 지뢰 제거 선형폭약을 실은 트레일러를 단 KM9ACE 장갑전투도저에서 미클릭이 발사됐고, 그렇게 메이지 신궁에서 다시 폭발이 일어났다.
그리고 그 폭발 결과 폭 6~8m, 길이 100m가량에 묻혀있던 지뢰와 급조폭발물이 그 폭발과 함께 처리됐다.
그러자 기다렸다는 듯 흑표전차들이 그 통로를 따라 진격하면서 살아남은 민병과 자위대 패잔병들을 처리하기 시작했으나 그런 공격 한 번에 다 없어질 그들이 아니었다.
그랬으니 다시 미클릭 발사, 흑표전차 진격을 개시한 한국군이 어느 순간 일시에 후퇴해버리니 메이지 신궁은 일순 고요한 적막만이 흐르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건 일본 육상자위대 육상총대 예하 수륙기동단 소속의 사토 이등육좌와 오구니 삼등육좌 등 200여 명에게는 폭풍전야의 고요함이 아니라 죽음의 전주곡이 울리기 직전의
고요함이라고 해야만 했다.
“쐐애액!”
그리고 그 고요함을 깨고 이런 굉음과 함께 F-1 삼족오 전투기 3개 편대 12대가 날아와서는 줄줄이 달고 온 폭탄을 투하하기 시작했는데, 그건 일반 항공 폭탄이 아니었다.
“퍼퍼퍼펑!”
그 순간 이런 폭발음부터 들렸다.
그리고 이런 폭발음을 토해낸 폭탄은 길이 2.33m, 지름 0.4m, 무게 약 430kg, 폭탄 내부에 경장갑을 뚫을 수 있는 202개의 수많은 소형폭탄이 들어있는 CBU-87
집속탄이었다.
CBU는 집속탄(Clust Bomb Unit)을 의미하는 것으로 이 폭탄은 공중에서 투하되는 즉시 보관 용기가 회전하면서 일정 고도에 이르면 자체적으로 결합이 해제되어 원심력으로
주변에 소형폭탄을 뿌린다.
이 특성으로 회전 속도와 고도에 따라서 공격 범위를 21mx21m부터 121mx243m까지 조절할 수 있다.
그리고 내부 소형폭탄의 불량률이 5% 정도라지만, 실제로 불량률은 그보다 더 높고, 일단 투하하면 방향과 범위를 조작하지 못하는 단점 때문에 목표지점을 벗어나 민간인 구역에
떨어지면 심각한 민간인 피해를 발생시켜 수많은 비판을 받는 폭탄이 이 폭탄이었다.
하나 이 메이지 신궁의 전체 부지는 73헥타르에 이르고, 인근의 민간인은 모두 피난을 떠난 관계로 한국 공군은 주저함이 없이 이 집속탄을 무차별 투하했다.
“피하십시오.”
일본 육상자위대 육상총대 예하 수륙기동단 소속의 오구니 삼등육좌가 이렇게 소리치면서 사토 이등육좌를 이곳에 와서 구축한 참호를 밀어 넣었다.
그 순간 그의 부하 200여 명도 구축한 참호에 머리를 더 처박았으나 하필이면 그들의 머리 위에서 터진 CBU-87 집속탄은 용서라는 것을 몰랐다.
그리고 공격 범위도 121mX243m로 조절한 것이었다.
그 때문에 가나가와현 이세하라시 탑의 산 등에서 이곳 메이지 신궁까지 패퇴해 이름만 거창한 최후의 결전을 준비하던 일본판 해병대인 육상자위대 육상총대 예하 수륙기동단 소속의 사토
이등육좌는 중상을 입었으나 그를 참호로 밀어 넣은 오구니 삼등육좌는 그대로 절명했다.
그의 부하 200여 명 중 살아남은 이들은 100여 명뿐이었으니 최후의 결전은 그렇게 끝이 나는 듯했으나 이들이 마주할 공포는 또 있었으니 그건 바로 흑표범과 같은 자태로 서서히
다가오는 K-2 흑표전차들이었다.
“전방 12시 방향 거리 1,200m. 적 참호. 한 방 먹여!”
“쾅!”
F-1 삼족오 전투기들이 CBU-87 집속탄을 뿌리고 떠나자마자 K-2 흑표전차들이 다시 전진하면서 그래도 살아남은 메이지 신궁의 민병과 자위대 패잔병들에게 주포를 발사했다.
“박살 났다. 그 옆에도 한방 더 먹여!”
“예, 쏩니다.”
“쏴! 질긴 쪽발이들을 다 구워버리게.”
“그렇다고 그렇게 공격해도 안 죽은 자들이 다 구워지겠습니까?”
“그러니 우리가 모조리 구워버려야지. 반드시.”
국군 21기동보병사단 2연대 1대대 1중대 1소대의 전차장 이정대 중사와 사수 박성기 하사가 이런 이야기를 나누면서도 참호를 향해 흑표전차 주포를 발사했다.
그렇게 메이지 신궁에 남은 자위대 패잔병과 민병 등이 차츰 소탕되었으나 그들은 이 메이지 신궁에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그리고 그들이 진을 친 일본 왕궁에 한국 육군 항공작전사령부 1여단 소속의 AH-64 아파치 공격헬기 12대가 다시 나타난 것은 이때였다.
이곳에서는 자위대 10식 전차들과 자위대 패잔병 그리고 민병 등이 발악적으로 한국군 특전사령부 707특임단의 강하를 막고 있었지만, 한국 공군의 무인공격기 A-1 흑룡 3대와 국군
1군단 1항공여단의 참매 소형무장 헬기 6대의 공격을 받고 있었다.
그런데 이제 다시 항공작전사령부 1여단의 AH-64 아파치 공격헬기 12대가 나타난 것이다.
“쏴!”
육상자위대 육상총대 예하 중앙즉응연대 사라카와 일등육좌의 명령에 그와 함께 가나가와현 이세하리에서 패퇴해 이곳 일본 왕궁으로 와서 최후의 결전을 준비하던 야마모토 삼등육위 등
육십여 명이 91식 지대공유도탄도 모자라서 84mm 무반동포와 110mm 개인 휴대용 대전차탄 등을 발사한 것은 그때였다.
그러나 이들이 노린 AH-64 아파치 공격헬기들은 그렇게 멍청하지 않았다.
“퍼퍼펑!”
91식 지대공유도탄이 발사된 것을 가장 먼저 탐지한 것은 항공작전사령부 1여단의 신태용 소령으로 그가 이 12대 아파치 공격헬기의 가장 선두에 있었다.
그랬기에 그 즉시 채프 플레어 발사 장치를 누르고, 일본 왕궁 앞 신마루노우치 빌딩 뒤로 피했다.
원래 이들 12대의 아파치 공격헬기들은 지대공유도탄의 사거리 밖에서 10식 전차들부터 타격하려다가 좀 더 일본 왕궁으로 접근해서 자위대 패잔병들도 함께 타격하려고 했다.
그러나 이렇게 91식 지대공유도탄 등등이 날아오자 신태용 소령과 마찬가지로 빌딩을 방어막으로 사용하면서 재빨리 회피했다.
“쾅!”
그 순간 폭음과 함께 84mm 무반동포와 110mm 개인 휴대용 대전차탄 등이 일본 왕궁 앞 신마루노우치 빌딩에 맞아 폭발했고, 91식 지대공유도탄도 목표물을 잃고, 그대로 빌딩에
박치기를 해버렸다.
그리고 그 순간 빌딩 뒤에서 조용히 떠오른 신태용 소령의 AH-64 아파치 공격헬기에서 AGM-114 헬파이어 대전차미사일이 불을 뿜었다.
그와 더불어서 나머지 11대의 AH-64 아파치 공격헬기들에서도 헬파이어 대전차미사일이 불을 뿜었고, 이어서는 30mm 기관포가 빗발치듯 날았다.
“피해!”
중앙즉응연대 사라카와 일등육좌의 일성이 터진 것도 그때였다.
한국군의 AH-64 아파치 공격헬기를 노리고 발사한 91식 지대공유도탄 등이 실패로 돌아가는 찰나 피하거나 다시 공격을 가하거나 해야 했지만, 마땅한 공격 수단이라고는 91식
지대공유도탄 등 뿐이었다.
그러나 이제 아파치들은 신마루노우치 빌딩은 물론 여타 빌딩을 방패로 삼아 얄밉게 공격을 퍼부었으니 우선 그 공격을 피하는 것이 최선이었다.
그래야 강하하지 못하고, 일단 물러난 707특임단을 태운 기동헬기들이 다시 돌아와서 강하하면 그들과 맞서 싸워 왕궁을 지켜야 했다.
하나 그건 그의 생각일 뿐이었고, 그의 말과 행동보다는 30mm 기관포탄이 더 빨랐다.
“큭!”
단말마의 비명을 토해낸 육상자위대 육상총대 예하 중앙즉응연대 사라카와 일등육좌는 너무나 허무하게 무너지고 말았다.
가나가와현 이세하리에 매복해 한국군을 기다릴 때만 하더라도 일전으로 승리를 장담할 수 있을 줄 알았다.
그러나 막강한 화력에 패퇴해 이곳 일본 왕궁으로 와서 최후의 결전을 준비하면서도 역시 일전 정도는 승리를 거머쥘 수 있으리라 예상했으나 역시 막강한 화력 앞에 너무나 허무하리만큼
최후를 맞이하고 만 것이다.
하나 그만이 아니라 그와 함께 이곳으로 온 60여 명의 중앙즉응연대 대원들의 운명도 그리 길지는 않았으니 같이 싸우던 10식 전차들이 아파치의 헬파이어 대전차미사일에 맞아 줄줄이
터져나가고, 그 와중에도 30mm 기관포는 계속 날아왔기 때문이다.
“저 아파치 옆으로 붙여!”
특전사령부 예하 707특임단장 이정민 대령의 호통이 터진 것은 그때였다.
대한민국 최정예 부대라는 이름에 어울리지 않게 일본 왕궁으로 다가가다가 자위대 패잔병과 민병 등의 공격을 받고 강하도 못 하고 일단 후퇴를 했으니 다른 부대에 이 사실이 알려지면
어떻게 되겠는가.
그리고 자신들의 임무는 일본 왕궁에 강하한 다음 궁내청을 접수하고, 일본 왕을 사로잡는 것이었는데, 이렇게 허무하게 후퇴를 하고 말았으니 말이다.
그래서 있는 대로 인상을 구기면서 기동헬기를 아파치 공격헬기들이 공격을 퍼붓는 옆으로 붙이라고 소리친 다음 이렇게도 목소리를 높였다.
“우리 특임단이 저런 쪽발이들에게 쫓겨났다면, 망신도 그런 개망신이 없다. 그러니 속히 강하해서 싹 쓸어버려. 빨리!”
특임단장 이정민의 호통이 아닌 질책에 아파치 공격헬기들이 공격을 퍼붓는 옆으로 707특임단을 태운 기동헬기들이 붙자마자 강하가 개시됐다.
그때 자위대의 10식 전차는 거의 다 불타고 있었고, 자위대 패잔병과 민병 등은 아직도 곳곳에 은폐와 엄폐를 한 상태로 아파치와 기동헬기들을 향해 사격을 가하고 있었다.
그런데 707특임단 일부가 강하해 대응 사격을 개시하자 전세는 서서히 기울기 시작했다.
“두두두두!”
그때였다.
이런 소리와 함께 1군단 1항공여단의 참매 소형무장 헬기 18대가 나타나서 20mm 기관포를 무차별 발사하고, 천검 대전차미사일까지 발사한 것은 말이다.
그 바람에 일본 왕궁 앞 여기저기서 마지막 발악을 하던 자위대 패잔병과 민병 등은 그야말로 우수수 죽어 나갔다.
“지금이다. 모조리 강하해!”
1군단의 참매 소형무장 헬기가 공격을 퍼붓는 찰나 707특임단장 이정민이 다시 이렇게 소리쳤고, 그에 여기저기서 707특임단원들은 강하를 개시했다.
그리고 그 강하를 아파치들과 참매 소형무장 헬기 등이 엄호했으니 강하는 어렵지 않게 이루어졌다.
“덴노 헤이카 반자이!”
일본 육상자위대 육상총대 예하 중앙즉응연대 호시노 삼등육좌가 그 순간 이렇게 소리치면서 20식 소총을 난사하는 동시에 강하한 707특임단을 향해서 돌격했다.
그러니 이것은 정말 반자이 돌격이라고 할만한 미친 짓이었으나 그는 이미 죽은 중앙즉응 연대장 사라카와 일등육좌와 마찬가지로 골수까지 정한론에 물든 자였다.
그랬으니 이 돌격은 그에게 숭고한 희생이라고 해야만 했다.
자신이 지키는 이 왕궁에는 신(神)과 같은 일왕이 있었으니 그를 지키는 것은 그의 숭고한 의무였기에 말이다.
“타타타탕!”
707특임단을 내려준 수리온 기동헬기 1호기의 K12 중기관총이 불을 뿜은 것도 그때였다.
그렇게 7.62mmX51mm 나토탄이 바람처럼 날아가 20식 소총을 난사하면서 돌격해오는 호시노 삼등육좌의 육신을 할퀴어버렸다.
그때 강하한 707특임단장 이정민 대령이 강하한 대원들을 향해 이렇게 또 한 번 목소리를 높였다.
“모조리 쓸어버려!”